金의장 중재 '15일 본회의'…여야, 예산안 타결할까
국회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오는 15일에 처리하기로 했다. 정기국회 회기 중 합의점을 찾지 못한 여야가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협상 마지노선(12월 15일)에 동의하면서다. 김진표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에 15일 본회의 전까지 합의안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기존 정부안과 각 당이 제시한 안건을 표결 처리할 것이라며 사실상 최후통첩한 상태다. 주호영 국민의힘·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당초 예고한 지난 10일까지 내년도 예산안 쟁점 현안에 대해 협상을 마치지 못했다. 핵심 쟁점인 '법인세 인하', '지역화폐 예산' 등에 대한 여야 입장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정부·여당은 법인세 최고 세율을 22%(기존 25%)로 낮추면 국내 투자 활성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103개 대기업만을 위한 특혜'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과세표준 2∼5억원 사이 중소·중견기업 5만4404곳에 대한 법인세 최고 세율을 10%(기존 20%)로 낮춰야 한다 주장한다. 지역화폐 예산에 대해서도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역상품권 효과가 전혀 없었다"는 취지로 증액에 반대하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은 "지역화폐 발행은 소상공인에게 큰 도움이 되는 민생 예산"이라며 맞섰다. 종합부동산세, 금융투자소득세 등을 두고도 여야 입장은 팽팽하다. 1가구 1주택자와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기본 공제액 상향(1주택자 11억원→12억원, 다주택자 6억원←9억원), 2주택 보유자 기본 세율(0.6%∼3%) 적용, 3주택 이상 다주택자 최고세율 5% 적용 등은 의견이 좁혀졌다. 다만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누진과세 적용 여부를 두고 여야가 팽팽히 맞섰다. 금융투자소득세는 여야가 2년 유예하는 데 의견이 모였다. 다만 고액 투자자 요건을 100억원 이상(현행 10억원 이상)으로 올리는 부분과 관련,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윤석열 정부 시행령 통치 논란이 있는 행정안전부 경찰국, 법무부 인사검증단 예산안을 두고 여야 입장은 좁혀지지 않았다. 청와대 이전 관련 용산공원 개방 예산안과 공공임대·분양 주택 예산 등을 두고도 여야 입장은 여전하다. 김 의장은 올해 정기국회 내에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한 데 대해 지난 9일 입장문을 통해 "예산안은 정부 사업들의 단순한 숫자 총합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 의지와 국민과 민생을 돌보겠다는 국회의 결의가 담긴 사회적 합의문서"라며 "지금이라도 여야가 민생경제를 살리고,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예산안을 합의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장은 지난 10일 오후 여야 원내대표들과 만난 뒤에도 "여야가 합의해 좀 더 충실한 예산안을 만들어야 어려운 민생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합의할 수 있는 시한을 주기로 했다"며 "(정부에서 예산안 관련) 시행령을 고치고 미리 예산 집행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에 15일까지 여야 합의가 안 되면 국회에 상정돼있는 정부안이나 수정안 갖고 표결하기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했다"고 합의 정신을 강조했다. 다만 여야가 11∼15일까지 나흘간 예산안 협상을 이어가더라도 쟁점인 ▲법인세 인하 ▲종합부동산세 인하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윤석열 정부 시행령 통치(행안부 경찰국, 법무부 인사검증단) 예산 ▲용산공원 개방 ▲공공임대·분양 주택 예산 ▲지역화폐 예산 등에서 입장이 좁혀지지 않으면 15일 본회의 처리도 위태롭다. 여기에 민주당이 1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 처리한 문제도 있다. 국민의힘은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단독 처리에 반발, 10·29 국정조사 불참을 시사했다. 예산 협상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민주당은 예산 협상이 난항인 가운데 감액 중심의 수정안을 제출해 표결 처리할 계획도 있다. 이 경우 역대 국회 처음으로 예산을 여야 합의가 아닌 표결로 처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