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식당' '리틀 포레스트', 슬로우 힐링이 답이다!
'슬로우 힐링' 열풍, 현대인에게는 특효약 TV 브라운관에 이어 스크린까지 점령 …'리틀 포레스트' 기대감↑ '삼시세끼' '윤식당' 등 '슬로우 힐링' 예능이 사랑받으면서 TV 예능의 판로가 바뀐 가운데 스크린에도 슬로우 힐링 무비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중인 tvN '윤식당2'는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이 스페인 테네리페 섬의 가라치코 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내용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주문들어온 음식을 만들고, 손님들과 안부를 건네는 게 전부이지만, 시청자는 특별할 것 없는 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지친 마음을 달랜다. 화면 속에 담긴 아름다운 스페인의 풍광과 낯선 이국땅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모습 자체가 시청자에게 대리만족과 위안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삼시세끼' 역시 마찬가지다. 직접 농사를 짓고 목장을 운영하며 하루 세끼를 잘챙겨먹는 게 전부이지만, 조금만 뒤쳐지면 도태되는 현대사회에서 유유자적하며 자급자족하는 모습은 현대인에게 특별하고 이상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2월 영화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가 관객을 만난다.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소재가 주를 이루는 요즘, 관객들에게 편안하고 기분 좋은 휴식같은 영화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작품은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풀리지 않는 혜원(김태리)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 은숙(진기주)과 사계절을 보내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 만화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 시골의 사계절을 배경으로 가족, 친구, 이웃과 함께 소소한 즐거움을 몸으로 느끼는 주인공의 모습이 영화의 관전포인트다. 임 감독은 한국의 사계절을 아름답게 담기 위해 실제로 사계절 동안 촬영을 진행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텃밭의 고추, 감자, 토마토 등은 물론, 논의 벼까지 직접 심고 기르며 공들여 촬영했다는 후문이다. '리틀 포레스트' 개봉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2015년 개봉한 일본의 동명 영화 '리틀 포레스트:여름과 가을' '리틀 포레스트:겨울과 봄'과의 차별성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일본에서 개봉한 동명 영화는 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 2편으로 나눠개봉했지만, 국내에서는 한 편에 사계절을 모두 담아 시간의 흐름이 보다 빠르고 리듬감이 더해졌다. 일본 작품이 사계절동안의 계절요리에 초점을 맞췄다면, 임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는 인물들간의 관계에도 집중한다. 사실 슬로우 힐링 무비 장르는 옆나라 일본에서 먼저 시작됐다. 영화 '카모메 식당' '안경'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수많은 영화팬을 거느린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이 대표적인 슬로우 무비 거장이다. 대표작 '안경'은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 남쪽 바닷가 마을로 여행을 온 이들이 민박집에 머물면서 보내는 슬로우 라이프를 그렸다. 민박집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한낮동안 해변에서 느긋하게 사색을 하고, 이상한 기체조를 하는가 하면 평화로운 해질녘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감한다. 그리고 또 다음날 어제의 일과를 반복한다. 느릿느릿 지루하게 보일 정도로 스토리가 없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 관객에게 진정한 휴식을 주겠다는 의미에서인지 영화는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고 천천히 느리게 전개된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지난해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를 선보이며 다시 한번 슬로우 힐링 무비란 무엇인가를 일깨워줬다. 엄마가 그리운 12살 토모가 외삼촌 마키오, 그리고 그의 다정한 연인 린코짱(성 전환자)과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 실제로 그들이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은 함께 밥을 먹는 것, 생각할 게 많아질때마다 뜨개질하는 것이다. 식탁 위를 가득 수놓는 정갈한 요리들과 뜨개질 소품은 시청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이 작품으로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우디네 영화제, 뉴욕아시안영화제에서 관객상과 심사위원상을 두루 받는 쾌거를 이뤘다. 치열한 현대사회에서 한 템포 쉬어가고 싶다면, 슬로우 힐링 무비를 관람하기를 권한다. [!{IMG::20180125000077.jpg::C::480::리틀 포레스트 스틸컷/메가박스(주)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