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소상공인聯·우아한형제들 '상생협약' 중재 이유는?
우아한형제들, 26호 '자상한기업'에 선정…프로토콜 경제 '첫 모델' 약속도 당사자들 사전 미팅 전무, 협약 내용은 중기부가 직접 작성…부랴부랴 행사 배민 플랫폼 데이터 공공·민간에 공유하고, 500억 조성해 소상공인 지원도 소상공인들 주장했던 배민 광고비 인하, 수수료 삭감등 없어 "아쉽다" 평가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연합회와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간에 업무협약을 부랴부랴 체결한 배경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협약 체결 과정에서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와 우아한형제들은 단 한 차례의 사전미팅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협약 주요 문구는 중기부가 앞장서 만들었다. 또 중기부 조주현 소상공인정책실장은 양측간 협약을 앞두고 서울 대방동 소공연을 방문, 이를 설득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기부가 이처럼 공(?)을 들인 가운데 이번 상생협약엔 그동안 소공연을 중심으로 한 소상공인업계가 꾸준히 주장해 온 배민의 광고비·수수료 인하 등 실질적 내용은 빠져 알맹이 없이 형식만 갖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의지를 굳히고 조만간 정부의 개각 발표에 맞춰 장관직을 내려놓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기부는 18일 서울 송파 배민아카데미에서 우아한형제들, 소공연과 '상생협력을 통한 프로토콜 경제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박영선 장관과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임용 소공연 회장직무대행이 함께 했다. 그러면서 중기부는 우아한형제들이 26번째 '자상한 기업'이 됐고, 배민은 프로토콜 경제 실현을 위한 첫 번째 모델이 될 것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자상한기업'이란 박영선 장관이 취임후 꾸준히 추진해 온 '자발적 상생협력 기업'의 약자로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 뿐만 아니라 소프트뱅크벤처스, 스타벅스 등 외국계기업, 그리고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금융권, 마켓컬리와 이번에 우아한형제들 등 혁신 창업기업까지 두루 이름을 올렸다. 특히 박 장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플랫폼 경제의 병폐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의 하나로 '프로토콜 경제'를 틈만나면 언급하기도 했었다. 박 장관은 지난해 11월 말 열린 스타트업 축제 '컴업(COME UP) 2020' 개막사에서도 "코로나 이후 시대의 새로운 경제 모델인 프로토콜 경제는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고 있으며 플랫폼 경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독점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경제 모델"이라면서 "비대면 방식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세로 군림하고 있는 플랫폼 경제는 궁극적으로 프로토콜 경제로 전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일정한 규칙을 만들어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경제인 프로토콜 경제는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독점과 폐쇄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경제모델이다. 박 장관은 현대차가 중고차 매매업 진출을 놓고 중소형 매매상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해 정의선 회장에게 프로토콜 경제를 통해 해법을 찾아보자고 제안을 하기도 했었다. 중기부가 마련한 소공연과 우아한형제들간 이번 협약 내용엔 ▲(배민의)플랫폼 데이터 공공과 민간에 공유 ▲민간 협·단체가 참여하는 배달플랫폼 상생협의회 구성 ▲우아한형제들이 총 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소상공인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복수의 소상공인 업계 관계자는 "일정까지 당겨가며 맺은 양측의 협약 내용을 보면 프로토콜 경제를 어떻게 실현시키겠다는 것인지 와닿지 않는다"면서 "게다가 글로벌 회사가 인수한 배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소상공인의 글로벌화를 지원한다던가, 절실히 요구했던 광고비 및 수수료 인하 내용은 빠져있어 아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상생'이라는 큰 주제를 놓고 이번에 손을 잡은 만큼 일회성 행사가 아닌 향후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법을 찾는 등 양측이 진정한 상생 모델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기부 관계자는 "협약 내용에는 지난해부터 우아한형제들과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던 것들을 담았다"면서 "아울러 행사를 앞두고도 협약 사항에 대해 소공연과 우아한형제가 미팅을 통해 사전 조율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