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까지 회원 이탈, 입주사 LG CNS는 짐쌀 준비…위기 커지는 전경련
17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쇄신안 마련 등 정기총회에 앞서 정지작업에 들어갈 예정인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회비의 상당 부분을 분담하고 있는 4대 그룹 가운데 LG, 삼성에 이어 SK까지 공식 탈퇴키로 결정한데다,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건물에 둥지를 트고 있던 주요 입주사인 LG CNS까지 짐을 쌀 예정이어서 운영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초 약속대로 쇄신안을 마련하고 차기 회장을 인선한다고 하더라도 조직 규모와 예산은 대폭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전경련 30대 회원사들에게 탈퇴 여부를 공식 질의한 결과에 따르면 OCI가 탈퇴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화, CJ, LS, 교보, 미래에셋은 '내부 논의중'이란 답변을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확실하게 잔류하겠다는 곳은 동부그룹이 유일했다. 나머지 그룹들은 무응답이거나 수신 여부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그룹과 계열사가 모두 전경련에 탈퇴원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SK의 경우 그룹 지주사 외에도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네트웍스, SK증권, SK건설, SK해운, SK가스 등 20곳이 전경련 회원으로 활동했었다. 이날 SK그룹의 탈퇴 선언으로 4대 그룹 중에선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LG, 삼성까지 포함해 3개 그룹이 전경련을 떠나게 됐다. 이들 4대 그룹은 연간 492억원에 달하는 전경련 회비의 77% 가량인 378억원을 부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탈퇴를 선언하지 않은 현대차도 올해부터 회비 납부를 중단하는 등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전경련은 사실상 그동안 운영하던 회비의 80% 가량을 조달할 수 없게 됐다. 경우에 따라서 4대 그룹 외에도 10대 그룹, 중견그룹 등 600여 회원사 가운데 추가 이탈이 이어질 경우 전경련은 운영과 존립에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노른자 땅이라고 불리는 여의도에 50층짜리 건물을 갖고 있는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 전경련은 1979년에 지어진 건물을 부수고 회원사들의 도움을 받아 같은 자리에 지상 51층, 지하 6층 등 56개층 건물을 2013년 말 새로 세웠다. 새 건물 임대수익으로 전경련이 연간 벌어들이는 돈은 400억원 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돈은 건물 신축 당시 부채의 원리금 상환과 건물 관리비로 대부분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마당에 13개층을 사용하며 연간 115억원의 임대료를 냈던 LG CNS가 올해 하반기에 빠지기로 함에 따라 임대료 수익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LG CNS는 그룹이 현재 짓고 있는 서울 마곡의 R&D센터로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주요 그룹의 이탈과 입주사의 대규모 이전으로 회비, 임대료 수익에 큰 구멍이 나면서 '최순실 국정 농단사태' 이후 추진하고 있는 쇄신안 마련과 별도로 존립 기반 자체가 통째로 흔들리게 됐다. 전경련회관에는 현재 한화건설도 8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한화건설은 2020년까지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전경련은 오는 24일 열리는 정기총회의 안건 상정을 위해 17일 이사회를 소집했다. 하지만 일찌감치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기업들이 많아 이사회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족수를 넘겨 이사회를 무사히 거친다고 하더라도 한 주 뒤로 예정된 24일까지 허창수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을 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럴 경우 회원사들의 추가 이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단체로서 전경련 역할이 계속 필요하다는 시각과 이참에 환골탈태를 해야한다는 의견, 해체 등 여론이 분분한 상황이지만 이와 상관없이 회원사들의 엑소더스, 차기 회장 구인난, 악화되는 여론 등으로 재계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전경련이 더욱 심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전경련의 기반이 뿌리채 흔들리고, 회관 건물 공실도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하에 있는 중국집 차이나플레인 등 입주사들도 어떤 영향을 받을지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