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협력사 손잡고 해외 나가니 '누이좋고 매부좋고'
1991년 말 설립한 한국기능공사. 벤처기업, 이노비즈기업으로 자동차 안전벨트 부품과 에어백 부품 등을 생산하던 이 회사는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와중에 포스코의 '임원 동반성장지원단'을 만났다. 2010년 포스코가 출범시킨 동반성장지원단은 중소기업 등 협력사들의 해외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포스코는 한국기능공사에 해외동향 및 판로개척을 위한 전문가를 투입, 틈새시장을 분석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했다. 그 결과 기능공사는 2015년 매출액이 592억원으로 전년도의 522억원보다 70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도 1년새 약 10% 상승했다. 포스코 역시 효과가 컸다. 한국기능공사가 판로를 확대함에 따라 포스코가 공급하는 소재 판매량이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휴대폰 금속 가공 업체이면서 코스닥에 상장된 에스코넥은 삼성전자의 '협력사 EHS(Environment, Health, Safety) 모델화' 사업의 덕을 톡톡히 봤다. 이 사업은 환경안전 전문가를 3개월 동안 해외 현지에 파견해 협력사 작업환경, 공정개선 등 안전한 환경 구축을 지원하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다. 이 제도를 활용해 에스코넥은 해외 사업장의 환경안전 개선활동에 착수해 저소음 생산설비를 설치, 작업장 내 소음을 저감시켰다. 또 환기장치 보완으로 유해화학물질의 외부 유출을 방지하는 등 안전한 작업환경 구축도 성공했다. 현대·기아차 협력사인 성우하이텍도 기존 거래처와 협력해 해외에 진출하면서 BMW, 벤츠, 폭스바겐, 닛산,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까지 거래처를 넓힌 경우다. 성우하이텍은 현대·기아차와 손잡고 중국, 유럽, 인도, 러시아, 멕시코 등에 생산거점을 순차적으로 구축하면서 1997년 당시 339명이던 직원수가 지난해에는 1430명까지 4배 이상 늘었다. 또 품질과 기술경쟁력도 높아져 국내특허 592건, 해외특허 35건 등의 성과도 올렸다. 2007년에 수상한 '1억불 수출탑'은 지난해 '4억불 수출탑' 수상으로까지 이어졌다. 대기업들이 협력사와 함께 해외에 진출하며 '누이좋고 매부좋은'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가 동반성장지수 평가기업 96곳과 공기업 8곳 등 총 104곳을 대상으로 '해외동반진출 현황 및 우수사례'를 조사해 19일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62곳 중 45곳이 협력사와 손잡고 해외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이 27개사로 가장 많았고 건설 10개사, 도소매 5개사, 정보통신 3개사였다. 이들 대기업의 지원을 받은 협력사는 총 1862곳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아세안(19.6%)이 가장 많았으며, 중국(17.4%), 중동(10.9%), 동유럽(10.1%), 미국(9.4%) 순이었다. 대기업이 해외동반진출을 추진할 때 협력사 선정 기준은 ▲기술·품질 경쟁력 보유여부(37.8%) ▲매출·영업이익·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22.2%) ▲당사와의 거래기간 정도(17.8%) 등이었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관계자는 "협력사에 대한 지원은 해외에 나가기 전에는 사전시장조사 지원 및 해외투자 사전 설명회 등 현지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제공하고, 진출 후에는 제조공정개선 등 기술지원과 해외판로 개척 지원 등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동반진출로 대기업들은 ▲협력사와의 파트너쉽 강화(35.6%) ▲우수 부품 적기에 안정적 확보(31.1%), 협력사는 ▲매출액 향상(42.3%) ▲해외 판로개척 기회 확보(33.3%) 성과를 각각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들은 동반진출 애로사항으로 부지매입 및 유통망 제공 등 협력사 정착비용 부담, 품질개선·거래선 다변화 등 협력사 자생력 제고 노력 부족 등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또 동반진출 활성화를 위해 협력사 해외진출 지원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세액공제 등 세제 혜택 등이 가장 목마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