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눈돌리는 은행들…해외 임직원 2년새 600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은행들이 해외 임직원 수를 늘리고 있다. 국내 영업환경이 저금리 기조와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어려워진 가운데 해외영업 강화로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도다. 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해외 임직원 규모는 3097명으로 지난 2018년(2434명)과 비교해 663명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스템에 공개된 수치는 국내 임직원을 파견하거나, 국내법인으로 운영중인 지점과 사무소에서 현지 채용한 인력 등만 취합한 것"이라며 "해외법인에서 직접 채용한 인력 까지 포함하면 채용인력은 더 큰 폭으로 증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754명에서 지난해 말 1211명으로 해외 임직원이 증가했다. 이중에서 국내 임직원으로 파견하거나 현지 채용한 인력은 186명이다.. 신한은행의 해외 임직원 수도 지난 2018년 633명에서 711명으로 12%(78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536명에서 620명, 우리은행은 462명에서 494명, NH농협은행은 49명에서 61명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는 국내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아서다. 국내 영업환경이 저금리 기조와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어려워진 가운데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해외영업을 확대해 해외 자산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것. 은행권의 해외점포는 지난해 말 기준 197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해외점포의 총자산은 1650억억달러(약 183조9915억원)로, 국내은행 총자산의(2978조원)의 6%에 달한다.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말 기준 7억3300만달러(약 8173억원)으로 전년(9억8300만달러)에 비해 줄었지만 국내은행 총 당기순이익(12조3000억원)의 6.5% 수준이다. 특히 국가별로는 아시아 지역점포가 전체 해외점포 중 70%를 차지했다. 그 중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신남방 소재 점포가 43%를 차지해 가장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남방 지역의 경우 수익성과 성장 잠재력이 높지만, 아직까지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라며 "소액금융, 캐피탈 등 서민금융회사와 협업하고, 대출 등을 이용해 신용이력을 축적해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업계는 올해도 해외 진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미얀마 현지법인을 개설하고, 올해 싱가포르통화청에서 지점 설립 예비인가를 획득하는 등 해외 네트워크를 늘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베트남과 캄보디아 법인 지점 5곳을 개설한 데 이어 올해도 신한캄보디아 은행지점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또한 각각 베트남, 캄보디아 등 신남방 시장에서 성장을 추진한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금융산업의 2030 비전과 과제'를 통해 "국내 은행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해외진출은 중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사업이라는 인식을 갖고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진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지점에 근무하는 인력들 또한 순환근무 원칙에 따라 일시적으로 근무하기 보다 전문적인 교육과 현지 훈련등을 통해 전문인력으로 키워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