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신흥국, 中 성장세 둔화될 경우 변동성 커져"
태국, 베트남 등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시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 경로를 벗어나지 않을 경우 금융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중국의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될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6일 해외경제포커스에 게재한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실물경제 및 대외건전성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터키, 아르헨티나 등 '취약신흥국'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반면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주요 아시아 신흥국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신흥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안정적인 경기흐름을 바탕으로 최근 2∼3년간 5∼6%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으며 앞으로도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물가가 10% 이상 오른 취약신흥국과 달리 아시아 신흥국은 물가목표 수준의 안정된 물가 흐름을 보였다. 또 재정적자는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부채 비중, 재정건전화 노력, 투자 중심의 재정지출 등이 우호적으로 작용해 금융불안 촉발요인은 낮다. 대외건전성도 취약신흥국보다 좋았다. 인도네이사, 말레이시아 등은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나머지 적자국도 적자규모가 취약신흥국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적자재원은 외국인직접투자(FDI)로 보전되고 있다. 대외부채는 높은 수준이지만 상환 능력도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미 달러화 강세에 취약한 외화표시부채가 총부채 대비 10∼20% 수준으로 취약 신흥국(50% 이상)보다 낮다. 문제는 아시아 신흥국은 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기준 중국 수출 비중이 말레이시아(14.3%), 인도네시아(13.7%), 태국(12.4%), 필리핀(11.1%), 베트남(10.2%), 인도(4.2%)다. 보고서는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실물경제 상황과 대외부문 건전성을 종합해보면 금융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중국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대외여건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