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사업 '기술금융'…건수줄고, 시중은행 비중 줄어
기술력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기술금융'이 1년새 1조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금융은 벤처·창업 기업이 아이디어와 기술을 개발·사업화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기술평가를 통해 기술력 있는 기업의 성장잠재력을 바탕으로 융자, 투자, 보증 등 다양한 금융지원을 제공한다. 6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기술금융 종합상황판을 보면 올해 6월 기준 기술신용 대출 건수는 68만4302건으로 1년 전(71만3569건)과 비교해 약 3만건 가량 감소했다. 기업의 기술을 평가한 금액도 올해 6월 기준 23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원금액은 같은 기간 309조원에서 307조9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 이상 줄었다. 지원건수과 지원금액이 줄어든 이유는 우선 기술금융의 평가가 양적성장보다 질적성장에 맞춰지면서 감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는 기술금융의 평가를 ▲기술신용평가 ▲품질심사평가 ▲테크평가 ▲행위규칙 정비를 추가 개선했다. 기술신용평가에는 신규평가시 3일, 재평가시 2일이라는 평가시간을 주었고, 평가사 인력요건을 은행본점에서 임의로 배정하지 않고, 자체평가은행을 기준으로 일원화해 평가하도록 했다. 품질심사평가는 기존 3단계로 분류됐던 평가결과를 5단계로 세분화했다. 테크평가는 기술금융 취지에 맞게 지식재산평가(IP), 창업기업 지원에 집중하게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2024년 6월 한국신용정보원의 기술 금융 가이드라인이 변동되면서 기존 기술금융 소호 차주중 기술금융에 해당하지 않는 고객이 증가했다"며 "기술 연관성이 객관적으로는 입증됐지만 기술금융 업종(광업, 제조업, 환경업, 건설업, 문화콘텐츠업, 지식서비스업)에 속하지 않는 기타차주의 비중이 대폭 늘어 감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평가와 별개로 기업은행과 농협은행, 부산은행은 누적 기술신용 대출 잔액이 증가했다. 기업은행의 누적 기술신용잔액은 124조9000억원으로 1년 전(107조4000억원)과 비교해 17조5000억원(16%) 증가했다. 농협은 같은 기간 3568억원(2%), 부산은행은 3823억원(5%) 늘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이다 보니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지원하려 하고 있다"며 "금융위 기술금융 개편에 맞춰 유망 기술 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성장단계별 금융지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이달 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한 혁신과제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번 TF 주요 안건에는 금융기술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창업기업과 소액여신 취급비중이 감소하고, 평가 배점이 확대됐음에도 신용대출 신규 취급 비중은 줄었다"며 "디지털 콘텐츠, 녹색산업 등 새로운 산업 수요에 맞게 기술금융 대상 업종을 확대하는 등 혁신적인 기업의 발굴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