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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기업 유동성 위기, 정부 지원이 답인가

'규제완화, 정부 지원, 납세 감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내 대기업들이 위기 돌파를 위해 정부에 다양한 지원 방안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대한항공은 정부로부터 1조2000억원의 긴급자금을 수혈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1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1조7000억원을 지원받았다.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유동성 위기에 놓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이번 지원으로 현금을 확보함으로써 일단 한숨을 돌렸다. 정유 업계는 최근 석유 가격 급락과 수요 감소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정유 업계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은 1조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현대오일뱅크도 5600억원대 적자를 냈다. 이에 정부는 정유 업계에 대한 세금 납부를 3개월 유예키로 했다. 하지만 정유 업계는 유예가 아닌 감면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억대 연봉'을 받는 정유업계가 스스로 자구책을 고민하기보다 코로나19 사태를 언급하며 정부에 지원부터 요청했기 때문이다. 정유 업계의 위기는 코로나19 사태보다 사우디와 러시아간 '치킨게임'의 영향이 크다. 코로나19사태가 아니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정유 업계의 위기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만약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사태 이후 경영 정상화가 되고, 영업이익이 발생한다면 해당 이익의 일부를 국가에 감사의 뜻으로 환원할지 의문이 든다. 이같은 문제는 국내 기업만이 아니다. 한전의 경우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정부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이 또한 국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한전은 과거 2016년 수조원의 흑자를 기록하자 '성과급 돈잔치'를 벌여 논란이 됐다. 당시 국민들은 폭염으로 '전기료 폭탄'을 맞았다. 성과급이 아닌 국민을 위한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했어야 했다. 우리나라 기업과 공기업은 회사가 위기에 직면하면 정부 지원에 손을 내밀지만 이익이 발생하면 자신들의 주머니 채우기 바쁘다는 인상을 풍겨왔다. 코로나19 사태의 특수성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기업마다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

2020-05-05 10:32:04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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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가상품 투자주의보

파생상품은 어렵긴 하지만 투자하는 상품의 가격이 오르면 수익을 내고, 내리면 수익을 못 내는 구조라고 생각했다. 추종하는 상품이 내려도 오르고, 올라도 내릴 수 있는지는 이번 사태로 알았다. 원인은 불나방 처럼 뛰어든 개미(개인투자자)에 있었다. 유가 상장지수상품(ETP) 이야기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의 차이점을 간단하게 말하면 ETF는 자산운용사, ETN은 증권사가 내놓은 상품이다. ETN이 후발주자인 만큼 증권사는 더 다양한 전략을 담은 상품을 내놨다. 원유 선물 레버리지(상승 시 2배 수익), 2배 인버스(하락 시 2배 수익) ETN이 나온 배경이다. 최근 유가가 20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개미들은 원유 선물 레버리지 ETN에 몰렸다. 20달러 이하로는 절대 떨어지지 않으리란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과열된 투자심리는 본질가치를 왜곡했다. 쉽게 말해 100원짜리 ETN이 200원에도 불티나게 팔린 것이다. 이 차이를 괴리율이라고 한다. 괴리율이 100%를 넘어가자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은 뒤늦게 투자자 보호에 나섰다. 다만, 방법은 없었다. 해당 ETN이 정상 가격수준을 회복할 때까지 거래를 막는 수밖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원유 선물 레버리지 ETN이 다시 거래를 시작하면 동전주가 되어있는 것 아니냐는 농담이 나왔다. 27일 거래를 재개한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농담을 현실로 만들었다. 시장과 동시에 59.95% 하락한 835원을 기록한 것. 원유 선물 레버리지 ETN 투자자라면 '버티는 게 답'도 아니다. 롤오버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ETN을 구성하는 선물(파생상품)은 만기일이 있다. 3월 중순이 되면 4월물은 팔고, 5월물을 다시 사들여야 한다. 시기가 지나면 4월물은 사라진다. 이때 월물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든다. 또 근월물보다 원월물 가격이 더 높은 콘탱고가 발생하면 롤오버 비용은 더 커진다. 그 비용은 ETN 투자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더라도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또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품 투자에 대해 "절대 하면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상품의 수익률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여서다. "나는 수익을 낼 수 있어"라는 자만은 금물이다. /손엄지기자 sonumji301@metroseoul.co.kr

2020-04-27 15:37:22 손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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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스트 코로나' 앞장서는 ICT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올 것이라는 뉴노멀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는 생활 필수품이 되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화상회의도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경기가 침체됐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기회도 생겼다.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되면서 코앞으로 다가올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비대면, 비접촉 서비스를 체감하게 되면서 신 수요 창출을 할 수 있다는 기회의 땅을 엿보게 될 기회도 왔다. 가장 앞장 선 산업군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다. 집에서 쇼핑을 할 때 거래하는 간편결제부터 스마트워크, 비대면 원격수업, 하다못해 언제 어디서나 즐기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ICT 기술이 포스트 코로나 선두에 앞장서 생활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데이터로 보면 이 같은 변화가 더 명확하게 다가온다. 전세계 인터넷 사용량은 두 배 늘어나고, 온라인 신용카드 결제액은 34.3% 증가했다. 특히 인터넷 도메인 시스템(DNS)의 폭발적 증가세는 눈여겨 볼 만하다. 웹 이용 시 관문인 국가 DNS 질의량은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이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급물살을 바라만 볼 일은 아니다. 물살이 지나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후 새질서 구축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새로운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와 트래픽 대응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글로벌 공조도 필수적이다. 포스트 코로나 디지털 세계에서는 국경없는 웹 기반 서비스가 가속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정부는 한국이 주도하는 아태지역 인터넷주소자원관리기관(NIR)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독자적 인터넷주소자원은 운영관리 하겠다고 나섰다. 이를 통해 각 국가별로 트래픽을 분산해 안정적인 웹 환경을 구축하고, 각 국의 정보를 교환해 신 사업을 창출하겠다는 방안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신 글로벌 공조를 ICT 강국 한국이 주도하길 기대해 본다. /김나인기자 silkni@metroseoul.co.kr

2020-04-26 15:11:26 김나인 기자
[기자수첩] 韓 성장률 '빨간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쇼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를 기록하며 역성장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마이너스(-) 성장은 사실상 예상된 바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등 세계 경제도 코로나19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중국 등 상황이 더 나쁜 국가들에 비하면 한국의 이번 성장률 수치는 '선방'한 셈이다. 중국은 1분기 성장률이 6.8% 감소한 바 있다. 하지만 2분기 성장률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 올해 안에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6일 코로나 사태를 반영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수정하면서 한국 성장률도 종전보다 3.4%포인트 낮은 -1.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IMF의 예측대로 우리나라의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된다면 2차 석유파동이 발생했던 1980년과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처음 겪는 일이다. 문제는 답이 없다는 것. 한국경제가 이번 1분기 성장률처럼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해도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코로나19가 진정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민간소비 등 내수가 개선될 수 있지만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특성상 수출 등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1분기 GDP에서 수출은 -2.0%에 그쳤지만 2분기 감소폭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9%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자 4월부터 수출이 본격 타격을 입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는 장기전이다. 코로나19의 국내 상황이 진전되는 분위기일지라도 글로벌 상황을 지켜보며 더 멀리 봐야 한다. 정부는 민간소비를 늘리는 동시에 수출 감소세를 최소화하고, 외부 감염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하는 등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희주기자 hj89@metroseoul.co.kr

2020-04-23 15:29:22 김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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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 많던 어르신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서울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선방한 도시 중 하나다. 인구밀도는 1제곱킬로미터당 1만6541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데 22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1만694명 가운데 서울 발생 환자는 628명뿐이다. 이는 전체의 5.87%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 내에서도 강북구와 중구는 코로나 확진자가 각각 5명, 6명으로 매우 적다. 왜일까. 이 지역에 사는 노인들이 재택감금에 가까운 수준으로 자가격리를 하고 있어서다. 강북구의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19.1%로 서울에서 가장 높다. 중구는 17.1%로 노인 비율이 3번째로 많다. 17.5%로 2위인 도봉구도 확진자가 9명으로 적다. 시장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집에 있기 너무 심심해 뒷산에 올라가 도토리를 주워다가 묵을 쒔다고 했다. 그리고 도토리묵을 조금 갖다 줄 겸해서 이웃에 사는 친구집에 놀러 갔는데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그 어르신은 "코로나 때문에 위험한데 왜 왔냐"며 버럭 화를 냈다고 했다. 할머니는 눈치 없이 찾아간 자신을 탓했다. "우리는 (코로나19에) 걸리면 진짜 죽어"라면서 "그런데 교회도 오지 말라 하고 노인정도 다 닫아 버리고 참 쓸쓸하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노인들은 코로나 공포에 떨고 있다. 국내 확진자 1만694명 가운데 80대는 483명으로 4.52%로 적은 편이지만 이중 113명이 사망했다. 치명률은 무려 23.4%로 이 병에 걸리면 5명 중 1명은 죽는다는 뜻이다. 70대도 마찬가지다. 70~79세 코로나 환자 707명의 10.04%인 71명이 세상을 떠났다. 노인들이 가족도 친구도 만나지 않고 두문불출하는 이유다. 다음달 5일까지라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이들의 시름을 덜어주는 건 어떨까.

2020-04-22 16:15:08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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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가 다 할 필요는 없다

김재웅 기자 "4차산업혁명에 반대하지 않는다. 공생을 위해 자본이 아닌 정부가 직접 하라는 얘기다." 택시 운전사들이 분신 소동을 벌이는 등 '카풀법' 논란이 커지던 당시, 고공농성을 벌이던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한 관계자가 밝혔던 입장이다. 거대 기업이 된 스타트업들은 결국 스스로 그들의 우려가 옳았음을 입증했다. 배달의민족이 사실상 독점적 위치에 올라서자마자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며 이빨을 드러낸 것. 앞서 타다는 기존 택시 사업자와 공생하는 대신 편법으로 경쟁에 나서면서, 결국 '타다 금지법'으로 사업 확장을 제지당한 바 있다. 정부도 행동에 나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공 배달앱 제작에 착수한 데 이어,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동참의 뜻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이를 계기로 국가 주도 공공 사업을 확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문제는 공공 사업이 늘 정의롭지는 못하다는 점이다. 책임자가 없는 탓에 예산을 낭비할 소지가 크고, 꾸준하게 지속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미 여러 사업이 예산만 허공에 흩뿌리고는 표류한 상황, 그나마 성공적이라는 서울시 '제로 페이' 사업도 여전히 논란 거리다. 정부는 직접 사업을 하기보다는 업계를 면밀히 분석하고 소통하며 적절한 지원과 규제를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믿었던 중소벤처기업이 오히려 정부의 허점을 파고들어 횡포를 일삼는 요즘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결론은 대기업으로 귀결된다. 최근 재계는 4차산업혁명에서 생존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회적 책임 강화에 나섰다. 스스로 '착한 자본'이 된 셈이다. 그러나 여러 규제에 막혀 스타트업에 투자하지도, 새로 사업을 벌이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좋은 예가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다. 당초 택시업계와 전면전을 벌였지만, 결국 공생을 택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가고 있다. 높은 경영 능력이 필요한 정부와 국민, 착해야만 살아남게된 대기업. 이런 때 손을 잡는다면 그야말로 '윈윈'일테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0-04-21 15:59:05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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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엎친데 덮친 서민대출

김유진 기자 "저신용자이긴 해도 단 한번도 대출이자 연체된 적도 없고 열심히 갚아가고 있는데 참 힘드네요" 약속시간에 늦을까 급하게 탄 택시 안. 한 기사님의 하소연이었다. 목적지를 알려드리고 택시가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사님은 급한 전화가 왔는데 받아도 되겠냐고 기자에게 먼저 양해를 구했다. 전화 통화를 하면서 운전을 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라면서도 본인의 일이 더 시급해 안받을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기사님은 한 저축은행에 대출을 문의하셨다. 어쩔 수 없이 통화 내용을 듣게 된 기자는 그저 안타까웠다. 코로나19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힘들다고는 들었지만 이렇게 피부로 와닿으며 체감한 것은 처음이었다. 전화를 끊은 기사님은 운전하면서 길게 통화를 한 점에 대해서 먼저 사과를 하시고는 본인의 상황을 조심스럽게 얘기해주셨다. 기사님은 시중은행에서 9%대의 새희망홀씨 상품과 저축은행에서 19%대의 대출상품, 또 대부업체에서도 24%의 대출을 받아서 이용 중이셨다. 소득에 비해 갚아나가는 기존 대출이 너무 많아 버거우셔서 상담이 필요했던 찰나였다고 한다. 마침 해당 저축은행 관계자를 만났다. 소득이 많이 없으신 분들이 고금리 대출로 많이 힘겨워하는 것을 눈으로 봤다 전했다. 저축은행 입장은 좀 달랐다. 시중은행은 물론 캐피탈에서도 대출을 거절당한 저신용자들을 꽤 많이 흡수하면서 더 금리가 높은 대부업체나 불법사금융까지 내몰릴 수 있는 상황을 차단했다는 설명이었다. 현재 DSR 규제로 인해 저축은행 업계 전반적으로 대출 심사가 깐깐함에도 불구하고 최고 7등급까지도 대출을 해주고 있다고도 전했다. 알아보니 다른 저축은행은 CSS 시스템을 적용해 10등급까지도 대출을 내주고 있었다. 금리가 높더라도 저신용자들에게 대출을 내주는 저축은행과 이자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괴리는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경제상황이 상황인 만큼 서민들의 고금리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데에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열심히 돈 벌어서 결국 빚 갚는데에만 다 쓰게되면 기초수급자로 전락할테고 결국 경제활동 인구만 줄어들지 않을까. /김유진기자 ujin6326@metroseoul.co.kr

2020-04-20 16:20:44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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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두산重의 자구안

채무조정을 상담하기 위해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은 적이 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빚 내역서' 작성하기였다. 열 칸 남짓 되는 빈칸 속에 내가 가진 채무를 모두 적으면 상담사는 한 달 수익을 묻고 채무조정이 가능한 지 확인한다. 외부사람들이 보면 아무렇지 않을 수 있지만 내 빚과 내 수익을 명확히 직면한다는 건 어쩌면 채무조정제도를 이용하는 이에게는 아픈 경험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상치 못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휘청거리는 대기업들이 채무조정을 고심하고 있다. 지난주 두산중공업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제출하며 "뼈를 깎는 자세로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마련했다"고 했다. 고통스럽겠지만 들어오는 수익에 비해 커져버린 등치를 줄여보겠다는 의지다. 그럼에도 채권단은 자구안이 실효성이 있는지 송곳 검증을 할 예정이다.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채무조정에 실패할 수 있으니, 냉정하게 털곳은 털고 운영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경영케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두산의 자회사인 두산솔루스도 수용 가능한 가격에 신속하게 매각하길 바라는 모양새다. 현금화가 가능한 계열사를 매각해 운영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두산 측은 자체 평가가치보다 낮은 수준으로 매각하기 어렵다며 손사레를 치고 있다. 앞서 성사가 코앞이던 스카이레이크의 두산솔루스 인수를 거절한 것도 그 이유다. . 그러나 제 새끼 안 이쁜 부모가 어디 있을까. 무섭게도 이 경우 두산은 우량계열사인 두산밥캣과 두산인프라코어를 팔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채무조정은 당장은 힘들 수 있지만 몸을 가볍게 해 더 멀리 뛸 수 있는 힘을 준다. 그 동안에 묵혀있던 거품을 제거해 본인의 위치를 명확히 알 수 있어서다. 두산중공업이 내놓은 자구안이 단순히 1조원의 자금을 신속하게 받은 후의 형식적인 대응이 아니길. 두산중공업에 쏟아부은 1조원의 혈세가 부채를 위한 부채가 되지 않길 기대해본다.

2020-04-16 17:11:48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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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총선 이후 부동산 시장

4·15 총선 과정에서 너나 할 것 없이 부동산 공약을 내세운 후보들이 눈에 띄었다. 집값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표심으로 바꾸기 위한 전략이었을 터. 가장 주목할 만한 공약은 종합부동산세와 관련된 내용이다. 종부세 강화를 내세웠다가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여당과 여기에 맹공을 가하는 야당의 기조가 대비된다. 정부가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에서 발표한 종부세법 개정안은 4·15 총선 후 이달 국회에서 논의된다. 개정안은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의 주택에 부과되는 종부세를 1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외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율을 기존보다 0.1~0.3%포인트 인상하고, 3주택 이상 다주택자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율은 0.2~0.8%포인트 높인다는 내용을 담는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종부세 세부담 상한도 200%에서 300%로 올리는 부분도 포함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 몇몇 후보들은 강남권 후보 지원유세현장에서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외쳤다. 보유세(재산세+종부세) 강화를 내세우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정책 방향이 다른 모습이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부동산 공약은 특별한 아이디어 없이 현 정부 및 여당 정책에 대한 반대에 집중한 형태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지난해 12월 말 정부 대책에 반대하며 1주택자에 대한 세부담 상한 비율을 150%에서 130%로 낮추고, 만 60세 이상 고령자와 장기보유자에 대한 공제율을 보다 확대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19번째 부동산 정책이 발표됐지만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만한 결정타는 없었다. 코로나19가 오히려 시장을 잠재웠다는 평이 많다. 부동산 공약이 표심 잡기를 위한 포퓰리즘의 정점으로 나아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총선 이후 모습이 궁금하다. 국민들은 계획 없는 부동산 정책에 피로감만 느낄 뿐이다.

2020-04-15 13:33:08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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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집값 흔드는 학군 경쟁

[기자수첩] 집값 흔드는 학군 경쟁 총선을 거치며 세종시 아파트값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나온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투자 수요가 몰린 영향도 있으나 학군 경쟁이 아파트값을 정하는 주 요인이다. 현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용 84㎡ 기준으로 매매가와 전세가는 이미 지난해 12월 이후 불과 1~2개월 사이 각각 1억원, 5000만원 내외 올랐다. 동네마다 치열한 학군 경쟁이 이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세종시민 연령대는 30대 후반~ 40대 초반이 다수를 차지해 대부분 초중고 학생을 둔 학부모다. 이 때문에 선거 표심은 교육 이슈를 시작으로 집값과 연계되는 구조다. 실제 현지 부동산마다 매매·전월세 중계 거래시 빼놓지 않고 홍보하는 것이 배정 학교와 학원가 접근성이다. 청사를 기준으로 도담동과 아름동, 새롬동, 한솔동 등 행정구역 중심이 소위 핫한 동네로 꼽힌다. 후보자들의 공약 또한 이런 표심에 기반한다. 학원가가 인접하고 특목고 진학실적 등으로 학부모 실거주 수요가 높아진 아름동 아름중학교 과밀학급 문제는 이전부터 지역 현안이었고, 선거를 기점으로 아름중 제2캠퍼스 신설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됐다. 일부 후보는 사립학교를 유치겠다는 현수막을 도시 곳곳에 걸어 놓았다. 하지만 사립학교 유치나 신설은 세종시교육청이 검토하는 사안은 아니다. 세종시교육청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행정구역별로 초중고 공립학교가 다 갖춰져 있는데 굳이 사립학교를 설립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세종시 사립학교는 대성학원이 설립한 세종대성고(옛 성남고) 1곳이 유일하다. 후보자들이 낸 공약은 다시 공약의 수혜 동네 입주민들이 집값을 올리는 호재가 된다. 지역민들의 여론과 염원을 담은 공약(公約)은 선거 이후 상당수 공약(空約)이 돼 왔던 기억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선거 이후 집값은 반대로 출렁일 수 있어서다. 몇 해 되지 않은 세종 학교를 일부 진학 실적이나 학군 경쟁으로 포장하기보다, 세종시가 갖는 인프라를 기반으로 거품없고 내실있는 학군이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2020-04-13 13:27:51 한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