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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 장도 채우지 못한 코로나 출입명부

"저기 저 카페에 의자 다 올려놓은 거 보이시죠? 광화문 집회 간 사람들은 그걸 보면서 미안함을 느끼지 않나요?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사과를 안 하고 반성을 못 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에요. 자영업자들이 다 죽고 있잖아. 제 자식들은 다 울고 있는데. 저이들은 잘못을 모르고…" 지난 7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서 반나절 넘게 마수걸이를 못했다는 한 상인이 생면부지인 나를 붙잡고 눈물을 쏟아내며 한 말이다. 그는 등받이 없는 간이의자에 홀로 멍하니 앉아 가게를 보고 있었다. 손님 없는 매장의 빈자리는 옷가지들로 가득 메워졌다. 행거엔 올봄 팔지 못하고 남은 꽃무늬 블라우스, 여름에 나갔어야 할 나시 원피스 등 지난 계절 재고와 가을 신상인 트렌치코트, 가죽점퍼, 청재킷이 손톱만큼의 여유 공간도 없이 빼곡히 걸려 있었다. 15년 넘게 가게를 꾸려왔다는 그는 "8·15 집회 이후로는 진짜 심각해요. 문 닫은 데 많잖아요. 왜냐면 하나도 못 파니까. 옷을 만져도 안 사가. 10명 왔으면 1명도 안 사요. 그래도 광복절 전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은 있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뚝 끊겼어요. 이거 언제 풀릴까요. 우리가 무너지면 자식도 다 무너지는데. 제발 개천절 집회라도 막아주세요"라고 말했다. 벼랑 끝에 내몰린 소상공인은 강남지하상가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도 널렸다.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수기로 작성하는 출입명부에서도 쉽게 읽힌다. 코로나로 경기가 어려워져 운영하던 카페를 접었다는 A씨는 동네 빵집이나 김밥집에 들러 음식을 살 때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는 데 그 위로 아무도 없거나 문 연 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 명단이 한 장도 채워지지 않았을 때 아무도 오지 않는 빈 가게를 지키던 과거가 떠올라 자꾸만 울컥해진다고 했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서울 지역 전체 소상공인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37% 줄었다. PC방·노래방 등 여가시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1% 급감했다.

2020-09-13 12:28:3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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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과'에 인색한 사회

김재웅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뉴 삼성'을 위한 개혁 의지도 내비쳤다. 준법감시위원회에 이어 노조를 허용하겠다는 약속과 경영진 교육, 세습을 포기하겠다는 내용까지. 대기업 총수가 쉽게 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자신 있게 공언했다. 처벌을 피하려는 것도 아니었다. '국정 농단'과 관련해서는 이미 1년간 수감됐던 터라 추가로 실형을 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고, '불법 승계'와 관련해서는 이미 많은 부분이 해명됐고 기소되기도 어려운 혐의라는 게 중론이었다. 이 부회장은 그저 삼성을 개혁하고, 그동안 국민들에 쌓였던 오해를 풀고 과오를 사죄하고 싶었을 테다. 그러나 사과는 부메랑이 됐다. 검찰은 수사심의위원회에서도 불기소 권고를 내린 불법 승계 혐의를 뒤집어 씌워 결국 이 부회장을 기소했다. 사과를 했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는 의중이다. 도무지 성립하기 어려운 배임 혐의까지 추가했다. 피해를 본 사람이 없는데도 피해를 줬다는 해괴망측한 논리다. 사과를 하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서일까. 문재인 정부는 '역대급'으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정부가 됐다. 부동산 정책이 '폭망'했는데도 벌써 3년째 뻔뻔하게 성공을 주장하고 있다. 청년 실업 문제가 극에 달했는데도 단기 일자리 확대 등으로 수치만 올려놓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고소가 무서워서 자세히는 언급할 수 없겠지만 개인사에서는 더 심각하다. 사소하게나마 자녀들의 교육이나 군 복무에서 '힘'을 쓴 정황이 발각됐지만 어느 순간부터 논점을 흐리더니 갑자기 '가짜뉴스'를 이유로 언론 보복에 나섰다. 그저 사과 한마디를 기다리던 국민들에게는 황당한 일이다. 사과는 어려운 행위다. 스스로 잘못을 알아야 하고, 남들에게 솔직하게 말해야 하고,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 어떤 형벌보다도 효과가 큰 처벌이기도 하다. 유독 사과에 인색해진 요즘. 이제는 서로 사과를 하고 받아야 하지 않을까.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0-09-10 09:28:20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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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힘내라 자영업자

김유진 기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뭉치면 위험하고 흩어져야 산다. 집에서 쉬고만 있어도 세계를 구할 수 있는 우스운 시대에 살고 있다. 코로나19로 자유로움을 잃어가는 중이다. 식당, 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저녁 9시만 되면 칼같이 문을 닫아야 한다. 9시에 식당에서 쫓겨난 시민들이 한강으로 몰리자 이제는 한강공원 출입도 통제된단다. 이러다가 야간 통금까지 생기진 않을까 걱정이다. 이같은 규제로 피해가 고스란히 스며드는 곳은 자영업자들의 영업장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상상 이상으로 심각하다. 매달 급증하는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이 같은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60조9258억원. 지난해 말 대비 21조5065억원이 증가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저축은행에서도 구원의 손을 뻗는다. 주로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금액을 살펴보면 올 상반기에 3조7840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금액이 1조5926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이들의 대출 수요가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다행히 정부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대출 원금 상환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내년 3월까지 더 연장해주며 지원책을 마련해줬지만 사실 해결책은 아니다. 오히려 금융권 입장에서는 이들의 연체율이 집계되지 않으면서 언제 터질 지 모르는 대출 리스크를 크게 떠안았다. 그나마 2금융권에서 비교적 쉽게, 비교적 높은 금리로 대출을 내줬다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을 지 미지수다. 금융당국도 계속해서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 지원을 손 보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빚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자영업자들의 피눈물에 공감을 요구하고 싶다. 뉴스를 봐도 한강에 수많은 인파가 몰린 사진과 9시에 조용히 불을 끄는 식당 사진이 같이 보여지고 있다. 당장 탐닉이 중요한 사람들과 희생하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이다. /김유진기자 ujin6326@metroseoul.co.kr

2020-09-09 15:22:39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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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PC방은 왜 고위험시설에 포함됐을까

"학생들 출입만 막고, 성인들이라도 받아서 장사를 해야 임대료라도 일부 보탤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12개 고위험시설군에 대해 '운영 중단'을 결정하자 클럽, 노래연습장, 뷔페 등과 함께 문을 닫게 된 인터넷 PC방 주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늘어놓은 넋두리다. 인터넷PC방은 왜 12개 고위험시설군에 포함됐을까. PC방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회원제로 관리하는 PC방은 출입자 명부를 작성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용자의 접속 기록이 모두 남기 때문에 어느 곳보다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만에 하나 확진자가 다녀갔을 경우 상대적으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곳이 PC방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PC방은 이용자와 이용자 사이에 칸막이가 설치돼 있어 여타 실내 장소에 비해 '언택트'에 충실하다는 항변도 나온다. 코로나19 발생후 소독 등 일상적인 방역도 잘 지키고 있음은 물론이다. 코로나19 확진자 관련 뉴스 가운데 PC방이 커피숍보다 '중심'에 선 경우가 없다는 점도 PC방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에게는 억울한 측면도 적지 않다. 한 PC방 사장님은 "커피숍은 놔두고 왜 우리보고 문을 닫으라고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으로 구성된 'PC방 특별대책위원회'는 최근 내놓은 긴급 입장문을 통해 "청소년 출입은 24시간 잠정 금지시키고, 한 자리 띄어 앉기를 조건으로 PC방을 고위험 시설에서 제외해 달라"고 호소했다. 마치 청소년들을 게임중독에 빠뜨리고 일탈의 온상인 것처럼 비춰졌던 PC방이 코로나19 방역 강화를 이유로 '도매금'으로 고위험시설에 포함된 것이 억울하긴 하지만 생존을 위해 최소한 숨쉴 구멍은 열어달라는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19의 상황이 엄중하고, 방역이 최우선인 것은 두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먹고사는 문제는 방역보다 더 중요하다. 책상에 앉아 마구잡이식으로 마녀사냥을 하기보단 현실을 감안한 더욱 냉철한 행정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상공인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한 최승재 국민의힘(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방역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민생도 같이 챙겨야한다"면서 "지금 조치는 민생도 방역을 하는 꼴"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2020-09-08 13:15:03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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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시아나는 '왜' 부실기업을 벗어나지 못하나

아시아나항공이 끝내 '노딜'을 앞두고,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로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비판이 일고 있다. 국적사 가운데 업계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던 아시아나항공이 또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로 들어갈 위기에 놓인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자금 수혈을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HDC현대산업개발과의 매각은 사실상 무산에 이르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산은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하며 산업은행에 이메일을 전달했다. 이 같은 상황에 '업계 2위'라는 명성이 무색할 지경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 '노딜'을 공식화한 뒤, 아시아나가 6년 만에 다시 산업은행 주도 채권단 체제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아시아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유동성 위기로 2009년 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2010년 1월 자율협약을 시작해 2014년 말 약 5년 만에 졸업한 바 있다. 물론 국가기간산업이자 2위 국적사의 경영난에 따른 사회적 파장을 정부가 손 놓고 관망만 하기에는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당장 1만여 명에 달하는 아시아나의 직원과 그 계열사 및 관련 산업까지 생각하면 '실업 대란'으로 이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2010년에도 정부가 아시아나와 자율협약을 맺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과연 채권단 체제가 최선책이 맞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채권단의 지원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뤘던 아시아나항공이 또다시 경영 부실에 빠지며,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부은 격'이 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지난 1999년부터 20여 년간 최대 10조원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룬 대우조선해양 사례에 견주고 있다. '혈세 낭비'라는 차원에서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아시아나를 국유화시키는 일은 문제가 아니다. 채권단은 이미 아시아나의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주식 약 37%를 보유해 최대 주주가 된다. 이제는 해답을 찾기보다, 업계 2위라 자부하는 아시아나가 어쩌다 '부실기업'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는지 원인을 철저히 규명할 때다. /김수지기자 sjkim2935@metroseoul.co.kr

2020-09-07 15:30:20 김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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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글 '인앱결제' 논란, 건전한 생태계 조성돼야

"모바일 시장은 구글과 애플로 이어지는 플랫폼과 앱 개발 콘텐츠 프로바이더, 이를 다운받는 유저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건강한 생태계는 개발사들이 선보인 콘텐츠를 올린 매출로 다른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는데, 플랫폼 수수료 30%는 국내 대형 개발사에도 부담이 됩니다." 업계 관계자가 최근 구글의 '인앱결제' 논란에 대해 기자에게 한 말이다. 최근 글로벌 사업자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 수수료 정책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게임 앱에만 강제되던 인앱결제가 모든 앱 전체로 확대된다고 해서다. 일각에서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가 '수수료 장사'를 벌여 국내 사업자들의 숨통을 죄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인앱결제는 콘텐츠 업체가 구글의 자체 결제방식만을 이용할 수 있고, 결제대금의 30%를 구글에 수수료로 납부하는 방식이다.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해도, 30억원은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내야 하는 셈이다. 그간 게임 앱은 30% 수수료를 부과했으나 이 대상이 웹툰, 음악 스트리밍,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지난달 구글의 인앱결제 확대 방침에 맞서 정부에 전기통신사업법 위반행위 신고서도 제출한 상태다. 문제는 인앱결제로 비용이 늘어나게 되면, 불가피하게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미 인앱결제가 적용되고 있는 게임 업계 또한 대형 게임사라고 해도 개발비 외에도 마케팅비와 유지비 등 비용이 계속 발생하는데 수수료까지 가중돼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물론 글로벌 시장에 진출을 할 수 있는 앱 마켓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수수료 정책과 결제 수단을 무조건 강제하는 것은 지배력을 남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국내 앱마켓인 원스토어는 자체 결재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했고, 이를 도입하면 수수료를 5%만 지급할 수 있게 했다. 수수료도 업계 불문률인 30%에서 20%로 낮췄다. 정부에서도 앱 마켓 수수료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돌입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해석의 여지가 있는 부분들은 시행령 조정을 해 볼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애꿎은 소비자 피해가 일어나지 않고, 함께 성장하는 건전한 앱 생태계가 조성되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2020-09-06 13:55:31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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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음식 주문 1000건인데 라이더는 3명?" 배달업계의 고충

"얼마 전 한 배달대행사에 순간 주문이 1000여 건 들어왔는데, 근무하는 라이더가 3명이었다고 한다. 배달 현장에선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은 음식을 만들어 놓은 후 배달을 못하고, 소비자는 음식을 받는 과정이 오래 걸리는 등 배달 수요 폭발로 인한 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문제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라이더 수 부족, 대형 배달 업체 간 프로모션 경쟁 등이 꼽힌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배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왔는데 정부가 지난달 30일부터 6일까지 수도권 소재 일반음식점과 제과점을 대상으로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허용하면서 배달 건수는 더욱 증가했다. 배달 업계 관계자가 "6일 이후에도 2.5단계를 연장할까봐 무섭다"라고 말할 정도다. 라이더가 부족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배달 건수의 증가는 라이더의 업무 과중과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졌다. 최근 음식을 시킨 후 받을 때까지의 과정이 오래 걸리고 음식이 식어서 왔다는 불만을 쉽게 볼 수 있다. 식당에서 미리 음식을 만들어뒀어도 라이더가 부족해 늦게 배달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이런 문제들을 일시적인 상황으로 볼 것이 아니라 배달 산업의 지속성을 위해 생태계 자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향후 배달이 일상에서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 속에서 건강한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현재 배달 수수료 인상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대형 플랫폼 간 프로모션 경쟁이다. 실제로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 등은 프로모션을 통해 라이더에게 평균 배달료 3000원에 더해 거리, 요일, 날씨에 따라 추가로 지불하고 있다. 이에 대응할 여력이 없는 동네 배달대행업체는 속수무책으로 라이더를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다. 프로모션을 이용하면 평균 수익보다 1.5배에서 2배 이상 많이 벌 수 있기에 발길을 옮기는 라이더가 많고, 배달대행업체는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 수수료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피해는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입을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은 플랫폼 업체가 비용을 부담하고 소비자에게 쿠폰과 행사를 통해 혜택을 주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플랫폼 업체가 부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배달 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한 법체계 논의와 함께 라이더를 하나의 직업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안전 보장 체계 마련이 절실하다.

2020-09-03 15:13:23 구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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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2조 깍인 지방교육재정, 손 놓은 교육부

[기자수첩] 2조 깍인 지방교육재정, 손 놓은 교육부 내년 교육부 소관 예산안이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됐다. 교육부는 코로나19에 따른 학교 비대면 원격교육 운영 지원과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사람투자 등 한국판 뉴딜, 고교무상교육 고교 전 학년 시행 등에 중점을 두고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반면 유초중등 교육에 쓰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올해 본예산 대비 2조원 이상이나 깍인다. 이렇게 되면서 각급 학교의 교수·학습과 학생 교육활동 등 기본적인 교육 여건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내 최대 교원 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부의 예산안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한국판 뉴딜인 그린스마트스쿨 구축 등의 사업이 더 시급한지 국회 차원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교육청 단위에서도 불요불급한 사업을 조정해 학교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 소관 예산의 약 80% 가까이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국세에 연동돼 지금처럼 경기 악화로 인해 세수 감축이 불가피할 경우 큰 타격을 입는다. 인건비와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내년 지방교육재정의 감액 체감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도 최근 발간한 '교육분야 주요정책현안'에서 내년 지방교육재정 감소를 예측하고 대안 마련을 요구했다. 교육위는 "세입여건 악화로 지방교육재정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반면 학교는 코로나19로 인해 방역, 원격수업 등에 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방학 축소로 냉·난방비 등 학교 기본 경비 소요도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히고 학교 교육의 현저한 질 저하를 우려했다. 올해 역시 세수 악화에 따른 교부금 감소로 각 시도교육청은 감액 추경을 단행, 그 과정에서 학교시설개선비, 기초학력보장 운영비, 직업계고 실험실습기자재 확충비 등을 삭감해야 했다. 교총은 교부금 감액을 연차별 분산해 충격을 완화하고, 교부금 감소 규모를 시도교육청과 미리 공유해 불요불급한 사업을 조정하는 등 재정 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코로나19라는 재앙 속에서 비대면 원격교육비 확대 등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미래형 교수학습이 가능한 디지털 기반의 친환경 공간으로 전환하는 그린스마트스쿨 등 한국판 뉴딜에 세금을 쓰기보다는 당장 코로나19로 애환을 겪는 학교 현장 지원이 시급하다. 국회의 이런 부분에 대한 심의를 기대한다.

2020-09-02 14:33:21 한용수 기자
[기자수첩] 잘못을 인정하는 정부가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 이유를 "확진자 수치 속에 드러나지 않는 불안 요인이 여전히 크게 잠복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원인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느슨한 방역체계'가 지목됨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 이유로 정부 책임론이 아닌 다른 것을 지목한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아직까지도 광화문 집회 참가자와 일부 교회 교인 또는 접촉자 중 많은 수가 검진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을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그릇된 신념이나 가짜뉴스, 정부에 대한 반대 때문일지 모르지만 그 때문에 많은 국민들의 노력이 허사가 되고, 민생 경제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는 등 국민들이 입는 피해가 너무나 크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대책 강화를 주문했지만, 정부 책임론은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 악화 원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상반된 입장이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SNS를 통해 "(최근) 부동산이 급등하는 것은 투기세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0일 현안 브리핑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론을 두고 "정책의 책임은 청와대보다도 내각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대 중국 춘추전국시대 정치가이자 유교의 시조인 공자는 군자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려하지 말라"는 점을 꼽았다. 이어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큰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잘못에 대해 고쳐야 함을 강조한 대목이다. 또 미국의 조직 개발 전문가 존 G. 밀러는 저서 '바보들은 항상 남의 탓만 한다'에서 "국가 지도자들이 모든 갈등의 원죄를 덮어씌우는 것은 국가를 불행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정부가 이 발언을 곱씹어 보고 반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0-09-01 15:22:24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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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회토론회도 '언택트'로 활성화해야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수백명씩 증가하면서 수도권에서는 16일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30일부터 2.5단계로 격상됐다. 18일부터 실내 집합인원 수가 제한되면서 최근 활발히 진행되던 국회토론회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 19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개최된 '디지털 뉴딜 시대의 인공지능 경쟁력 확보와 입법 대응 세미나'는 AI 사업을 포함한 '디지털 뉴딜'의 문제를 짚어보는 자리여서 AI 전문기자로서 이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다. 하지만 행사 전일 정부가 실내 50인 이상 집합을 금지하면서 토론회가 예정대로 진행될지 궁금했고, 안내된 문의전화로 토론회 진행 여부를 확인했다. 오후가 돼서야 받은 답변은 "방역 지침을 준수해 토론회를 개최한다"는 것이었고, "인원 수 제한으로 일찍 가야 하냐"고 문의하니 정해진 시간에 오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행사 10분 전 도착한 토론회장에서는 주최자들과 기자, 시민들과 실갱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기자는 3번을 전화했던 터라 자신 있게 말했지만 담당자가 직접 전화받은 적 없다는 이유로 출입을 저지당했다. 여러번 설명 끝에 겨우 끝 자리를 배정받을 수 있었지만, 이후에도 출입을 놓고 실갱이는 이어졌고 두어명의 추가 입장이 이뤄졌다. 기자는 왜 코로나19로 위험한 상황에서 비대면이 아닌 대면 토론회를 강행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지난 2월 심각한 코로나 사태 이후 많은 기업들, 기관 등이 예정됐던 행사를 웨비나로 대체해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기업들이 다시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했지만,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자 재빨리 웨비나로 전환해 행사를 무리 없이 진행했다. 21대 국회가 5월 30일 출범해 최근 국회토론회가 하루에 10여개까지 진행됐지만, 국회의원들은 잇따라 토론회를 취소했다. 극심한 코로나 추세가 계속된다면 국회토론회는 언제 다시 대중에 개방될지 장담할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백종헌 미래통합당 의원이 27일 100% '언택트 토론회'를 최초로 개최한 것은 환영할 만 하다. 국회는 이제 비대면 법안 발의와 영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한 '언택트 국회'로 변신하고 있다. 이 같은 시점에서 산업계 관계자는 물론 국민들도 참석할 수 있는 비대면 국회토론회는 빠른 속도로 확산되어야 한다. 언제까지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길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20-08-31 10:30:25 채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