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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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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로그] 4만7000원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이따금 감정이입 할 때마다 이 곳 저 곳에 기부를 했다. 보통은 기부할 때 '슬프다, 안 됐다, 미안하다' 등의 죄책감이나 기부대상이 불행에서 구제되길 바라는 간절함 같은 감정으로 비롯한 행동이었다. 한데 이번에 동참한 기부는 사뭇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아름다운 재단이 주최하는 '노란봉투'캠페인은 47억원이라는 손배소와 가압류를 판결 받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금캠페인이었다. 47억원이라니,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막막한 돈이니 한숨부터 나올 성 싶다. 한데 어떤 사람이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해보았다. 47억원이면 그저 엄두가 안 나지만 계산해보면 그 돈은 4만7000원씩 10만 명이 힘을 합하면 되는 그런 액수이기도 했다. 사실 4만7000원이라는 액수는 1만원, 5만원, 10만원이라는 액수에 익숙한 우리에겐 뜬금없는 숫자이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 특수함 때문에 '현실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한 아이엄마에게 그것은 아이 학원비를 아껴 보낸 4만7000원이었고 내게는 장바구니를 한 주 살림을 줄여서 보낸 4만7000원이었다. 그 와중에 가수 이효리씨가 꾸깃꾸깃한 4만7000원을 동봉한 친필편지를 아름다운 재단 측에 보내왔다. 사실 내가 기부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효리씨의 영향이 컸다. 평소 선행을 많이 하는 유명인들은 1000만원이나 억 단위로 척척 기부하지 않던가. 이효리씨가 만일 거액을 기부했다면 와,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오히려 '내 일'처럼 느끼기 힘들었을지 모른다. 한데 이효리씨가 달랑(?) 4만7000원을 보내주었기 때문에 그것은 바로 '내 일'처럼 느껴지며 아, 나도 같이 연대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들 수 있었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구제하는 형식의 시즌성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훌륭하지만 나는 모두가 어깨를 나란히 평등하게, 조금만 같이 애쓰면 해결이 충분히 가능할 법한 목적을 향해, 집중적으로 연대하는 일이 더 힘차 보이고 좋다. 현실주의자인 나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이고 왠지 집요한 목적의식을 체감시켜주는 '4만7000원'이라는 기부금액수가 이래저래 참 마음에 든다.

2014-02-23 10:33:0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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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 이산상봉 계기 남북 봄맞을 채비해야

우여곡절 끝에 남북이 3년 4개월만에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성사시켰다. 1차에 이어 2차 상봉도 북측 상봉 신청자 88명과 남측 가족 357명이 만나 25일까지 금강산에서 혈육의 정을 나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장성택 처형 이후 가뜩이나 얼어붙은 남북관계 개선에 첫 물꼬를 텄다. 북한의 제3차 핵실험이라는 중대 도전에 직면했던 박근혜 정부는 취임 1주년을 맞아 남북관계에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북한의 반응도 적극적이다. 실제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북한측 단장인 리충복 조선적십자회 부위원장은 1차 상봉 후 조선신보와 인터뷰를 통해 "이번 상봉으로 남북관계 개선에서 새로운 '활로'가 열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산가족 상봉 이후다. 상봉 행사가 끝나면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은 상봉대가로 5ㆍ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금강간 관광 재개 등 현안문제를 협상카드로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도 식량과 비료지원은 물론 금강산 관광 재개가 핫이슈로 부각될 것이 분명한 만큼, 북한의 비핵화 등 정치적 사안은 우선 제처 두고라도 본격적인 대화 국면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남북 현안 문제를 좀더 유연하게 풀어 가야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4월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남북관계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바마 방한시 양국 정상회담 의제 중 남북문제를 포함한 동북아 질서 재편에 관한 논의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게 외교가의 조심스런 분석이다. 최근 남북을 오고간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그의 방북과 관련, 북한 외무성이 중국과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류 부부장을 접견하고 "중국 측이 6자회담 재개 여건조성을 위해 북한에 대한 설득 노력을 한층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당사자간 물밑 협상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박 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에 언급한 '통일 대박론'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물론 북한의 유화적 제스처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도 안된다. 다음달 6일은 개구리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남북관계도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대화를 통해 화해 무드가 조성되길 기대해 본다.

2014-02-23 09:55:48 김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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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 <69> 한양도성을 깔고 앉았던 조선신궁

지난해 말 서울 남산식물원 터에서 한양도성 유구(사진)가 발견됐다. 총 연장 18.6㎞ 가운데 현재 12.3㎞만 남아있는 한양도성에 94.1m의 새 구간이 더해지는 순간이었다. 특히 일제 때 땅속에 파묻힌 뒤 근 100년 만에 빛을 보게 된 거라 의미가 남달랐다. 앞서 일제는 이 땅에 총칼만 갖고 온 게 아니었다. 애당초 민간 신앙이었던 '신도'를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민국가를 수립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종교로 재정립한 '국가 신도'도 이식했다. 국가 신도는 천황을 정점으로 하는, 군국주의적 색채가 농후한 정신적 지배도구 그 자체였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지난 1925년 서울 남산 중턱 사이에, 그것도 한양도성 성벽을 깔고 지은 '조선신궁'이었다. 일본 천황가의 시조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와 메이지유신과 청일전쟁, 러일전쟁을 이끈 '메이지천황' 등을 신으로 모셨고, 비슷한 시기에 지은 조선총독부를 경복궁 중심축에서 5.6도 기울여 조선신궁을 마주보게 했을 정도로 위상이 남달랐다. 물론 지금은 조선신궁의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돌계단 일부가 옆으로 옮겨져 이용되고 있고 백범광장이나 안중근의사기념관광장 등 조선신궁 당시에 조성된 넓은 터들이 형태로나마 남아있는 정도다. 해방 이튿날 일본인 제관들 스스로 신위를 불태우고 건물을 철거해버린 탓이다. 서울시는 이번에 드러난 성벽 주변을 단장해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다만 조선신궁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함께 안내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발굴 현장 주변을 걸으며 과연 한양도성 성벽이 왜 땅속에 묻히게 됐는지, 나아가 식민의 역사를 잊지 않게 하는 버팀목으로서 이 현장을 재조명하는 방법은 없을지 상상해본다. /'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

2014-02-20 15:15:5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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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 미국인은 왜 아메리카노를 마셨을까?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타서 마시는 커피다. 곱게 분쇄한 커피 원두에 고온고압의 수증기를 순간적으로 통과시켜 커피를 추출하는 에스프레소가 너무 진하고 쓰기 때문에 물을 타서 마시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쉽게 말해 진짜 커피 맛을 모르는 미국 촌사람들이 무지하게 커피에다 물을 탔다는 것이다. 흔히 아메리카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탈리아에 진출한 미군 병사들이 에스프레소에 물을 타서 마시는 것을 보고 현지 주민들이 미국 촌놈들이 마시는 촌스런 커피라고 비웃은 것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진짜 촌사람이었기에 에스프레소의 참맛을 몰라서 물을 타서 마신 것일까? 이들은 도대체 언제부터 커피에 물을 타서 마셨을까? 물 탄 커피, 아메리카노의 출발은 미국 독립전쟁이 발단이다. 영국이 동인도회사에 차 무역의 독점권을 부여하자 미국인들이 반발하면서 항구에 정박해 있던 배에 실린 차 상자를 바다 속으로 집어던지는 사건이 유명한 '보스턴 차 사건'이다. 이런 분위기였기에 당시 미국에서 차를 마시면 영국 앞잡이 취급을 당했다. 게다가 고율의 세금으로 찻값도 폭등했다. 이 틈새를 파고들어온 것이 네덜란드 커피다. 당시 네덜란드는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에서 재배한 커피 원두를 대량으로 미국시장에 수출했다. 이때부터 미국에서는 홍차 대신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다만 유럽에서 마시는 진한 에스프레소는 그동안 익숙했던 홍차를 대신하기에 너무 진했다. 하는 수 없이 물을 타서 마셨는데 연한 커피색이 홍차 빛깔과 비슷한 데다 맛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물을 탄 연한 커피, 아메리카노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2-19 14:31:1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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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우먼] 고정관념을 깰 용기가 없어요

Hey 캣우먼! 마음이 가고 잘해보고 싶은 남자가 돌싱이네요. 아이는 없고 실제 결혼생활도 얼마 안 한 사람입니다. 이게 남 얘기라면 전 뜯어말렸을 겁니다. 아직 몇번 만나지 않았지만 돌싱이라는 점을 빼고는 참 좋은 사람입니다. 지금은 심각하게 생각 안 하고 연애하는 기분으로 만나고 있지만 깊어질수록 늪일 것 같아요. 엄마에게 털어놨더니 사람만 좋으면 된다라네요. 그러니 이건 주변의 반대가 문제가 아닌 지극히 보수적이고 사회의 고정관념을 깰 용기가 없는 저의 대한 불안감입니다. 사람들이 그가 돌싱인 걸 알게 되는 것이 두렵습니다. 그 부분만 아니면 믿고 따르겠는데요. 정말 소개팅 나가도 이만한 사람 만나기 쉽지는 않더라구요. (만감교차) Hey 만감교차! 사회의 고정관념을 깰 용기가 없다기보다 내 머리 속 고정관념을 깰 용기가 없는 것입니다. 적당한 나이에 엇비슷한 집안배경이나 학벌, 직업의 초혼끼리 만나 주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부모님한테 전셋집 얻어 시작하는 그런 결혼을 해야 한다는 집착 말입니다. 고정관념을 깰 용기가 없다는 것은 내 입맛에 맞지 않은 현실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얘기인데 비단 돌싱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앞으로도 '이것만 빼면 참 괜찮은데'를 겪게 되기 쉬울 겁니다. 왜냐하면 이건 그냥 성향의 문제니깐요. 여자보다 키가 작거나 집안이 못하거나 학벌이 낮은 등, 그 누굴 데려와도 불평할 부분을 항상 발견하는 타입이 있는가 하면 그냥 그 사람 좋으면 다 받아들이는 타입으로 나뉘는 것이죠. 그렇다 하더라도 '돌싱'이 결혼할 때 결정적인 문제가 될 거라는 고정관념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혼을 경험한 당사자에게는 불행하고 힘든 경험이었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타인'에게 부끄러운 일이 될 일은 아니잖아요? 설사 당사자가 부끄러워해도 그를 좋아한다면 오히려 내가 단단해져서 그 사람을 지켜줘야 하지 않나요? 몇 번 만나지도 않고 벌써 나부터 보호하거나 도망갈 생각을 하다니 어차피 결혼은 이러나저러나 힘들 것 같습니다.(캣우먼)

2014-02-18 10:39:5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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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박찬호의 응원과 윤석민의 진화력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한 윤석민은 성공할 수 있을까? 그 잣대는 선발 두자릿 수 승수이다. 적어도 계약기간 3년 안에 선발투수로 자리잡아 시즌 10승 이상을 올린다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주변 환경은 그리 녹록한 편은 아니다. 당장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5선발을 놓고 경쟁을 해야 한다. 만일 선발경쟁에서 밀리면 어쩔 수 없이 불펜으로 가야 한다. 윤석민은 능력을 보여야 하고 선택은 벅 쇼월터 감독의 몫이다. 투수가 세계 으뜸 타자들이 모이는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교한 제구력, 빠른 볼, 떨어지는 빠른 변화구, 강철 체력과 정신력에 팀 적응력까지 갖춰야 한다. 이런 기준을 적용한다면 빅리거 윤석민을 바라보는 눈길에는 불안감이 스며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 박찬호는 "윤석민은 잘해서 메이저리그에 간 것이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만 보여주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예견했다. 누구보다도 윤석민의 장점을 잘 아는 박찬호의 평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기술적인 능력도 갖췄지만 윤석민의 최대 장점은 진화능력이다. 고교시절 평범한 투수였던 윤석민은 프로 첫 해부터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줬다. 모든 변화구를 금새 자신의 주무기로 만들어 주변을 놀라게 했고 첫해부터 사실상 에이스 노릇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런 적응력과 진화 능력을 보여준다면 분명히 성공할 것이다. 윤석민은 2016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그때 나이는 불과 30살이다. 어쩌면 야구인생에서 더 없이 중요한 3년일 수 있다. 우등성적표를 받아 추신수처럼 진짜 대박을 터뜨리는 윤석민을 보고 싶다. /OSEN 야구전문기자

2014-02-17 17:04:35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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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트렌드읽기] 책은 명품, 손 글씨는 럭셔리

텍스트(Text)는 기원전 8세기 그리스에서 알파벳의 발전으로 시작됐고, 사람에게 가치행위로 인정받으며 유행처럼 퍼졌다. 쓰기(Writing)가 기술(Technology)로 인식됐기 때문이었다. 철학자 플라톤은 이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쓰기는 도덕과 진리를 왜곡할 위험이 있고, 기억력을 쇠퇴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다. 또, 기록된 내용으로는 자기변호를 할 수 없다는 판단도 덧붙였다. 무엇보다 대화에 의한 진리 찾기가 어려워진다는 우려를 크게 표명했다. 로만 온닥(Roman Ondak)은 독특한 인터렉티브(interactive) 예술을 선보였다. 하얀 벽면을 만들어 두고 미술관을 찾은 시민들에게 자신의 키를 표시하고 그 주변에 이름을 써 넣도록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타이포(typo)는 참여한 사람들의 수만큼 늘어났고 긴 띠를 이뤘다. 9만 명의 손 글씨로 만들어진 작품은 광대한 우주와 흡사했다. 우주 안에는 어마어마한 정보와 네트워크가 마치 별처럼 빛났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이 작품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고유한 서체와 존재의 흔적이 상호작용으로 빛나고 있다. 알티듀드(Altitide, Inc)는 혁신 제품 디자인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는 6명의 디자이너에게 가장 아끼는 아이템을 부수라고 했다. 그리고 부순 행위에 대해 편지를 쓰도록 지시했다. 'Break up letters'는 헤드폰, 프린터 등에 대해 쓰여졌는데 일상에서 소중히 하는 물건이 나쁜 상황으로 변했을 때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이해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즉, 디자이너가 편지를 통해서 사람과 제품, 서비스, 경험 사이의 감정적 연결을 경험하도록 한 것이다. 40년간 러브레터를 쓴 노부부가 화제다. 조 헤스케스와 헬렌 헤스케스는 1974년 2월 여행지에서 서로의 마음을 털어 놓는 편지를 쓴 이래로 지금까지 2만 9000통을 주고 받았다. 이들은 '결혼은 평생의 과정'이라는 생각으로 '서로에게 노력'하는 방식으로 편지를 택했다. 이제 곧 출간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그 안에는 평범한 일상에서 피어난 범인류적 사랑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글씨에는 사람이 담긴다. SNS나 Blog, 문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가끔 묻는다. 왜 그렇게 생각했어 혹은 어떻게 알았어. 쓰기가 나를 묻혀내는 행위란 걸 모르는 셈이다. 책은 명품이 되고, 손 글씨는 럭셔리(Luxury)가 되는 게 당연하다.

2014-02-17 13:21:05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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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 '발등의 불' 저출산 문제

그토록 우려됐던 저출산 문제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출산장려정책이 무색할 만큼 퇴보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출산율이 전년보다 오히려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까지 태어난 출생아를 토대로 12월치를 집계(추산)한 결과 2013년 출산율이 1.18명 안팎으로 전년의 1.3명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74명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더욱이 지난해 출산율은 저출산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이전인 2003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출산율이 1.08명까지 떨어지자 2006년부터 1차(2006~2010년)와 2차(2011~2015년)에 걸쳐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추진하면서 연 평균 10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24조6000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속가능한 인구를 맞추자면 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한다. 현재 추세대로면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크게 줄어들어 경제성장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된다. 이해 반해 노인 인구는 해마다 늘어 말 그대로 '초고령 사회'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는 오는 2026년에는 전체의 20%가 넘을 전망이다. 다섯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노인이 되는 셈이다. 또한 노인 1명을 부양하는데 필요한 생산가능인구는 2007년 7명에서 오는 2020년에는 4.6명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러한 예측은 조금도 빗나갈 가능성이 없다. 현대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인구통계가 미래에 관련된 것 가운데 가장 정확히 내다볼 수 있는 유용한 자료"라고 주장한 바 있다. 여기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 20~30대 젊은이들의 결혼관이 아주 비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59.6%만이 결혼을 '필수'로, 40.4%가 '선택'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혼관으로 보아 저출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저출산 대책을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재정 투입의 방법이나 출산장려 정책에 이상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프랑스 등 다른 나라의 성공 사례를 좀 더 연구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특단의 대책을 조속히 세워야 할 것이다. /언론인

2014-02-16 15:40:3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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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산책] 책을 찾는 여행

실크로드를 공부하다 보면 스벤 헤딘과 오렐 스틴이라는 이름을 만나게 된다. 19세기 말 20세기 초반 실크로드 탐험의 선두 주자들이다. 실크로드라는 명칭은 리히트호펜이 처음 사용했지만 동서 문명교류의 길을 인류사에 새롭게 아로새긴 사람들은 이들과 같이, 당시 오지(奧地)라 할 중앙아시아 변경에 들어선 탐험가들이다. 그들의 글을 읽어나가노라면 우리는 망각된 과거가 생생하게 복원되는 경이로움을 체험하게 된다. 물론 이들이 문화재 절취의 과오로 인해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도 실크로드 역사의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이들이 밟아간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또 다른 뛰어난 탐험가 오웬 라티모어와 마주하게 된다. 오늘의 신장지역과 중앙아시아, 만주와 몽골에 이르기까지 그의 견식은 전방위적으로 뻗쳐있다. 그렇게 펼쳐지는 문명사의 흐름에 몸을 싣고 가다보면 우리는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종교가 합류하는 거대한 강을 건너게 된다. 그와 같은 지적 여행은 각 시기와 지역의 철학, 신학, 미술, 건축, 정치와 경제에 관계된 서적들의 탐색으로 이어진다. 무엇이 그토록 불가사의의 한 종교적 열정과 고독한 여행의 결단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인가? 20세기에 이르면 피터 홉커크가 잘 묘사했던 바대로 바로 이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서구 제국주의가 서로 영토전쟁을 벌이는 역사를 목격하게 된다. 실로 인류가 그간 살아온 세계사는 그 어느 하나 서로 동떨어져 움직여 온 것이 하나도 없다. 책을 찾는 여행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길에서 계속 가지치기를 하고 새로운 길을 발견하면서 우리가 습득하게 되는 지식의 계보는 확장되고 심화된다. 그런데 우리의 교육은 너무 빨리 하나의 전문분야로 지적 영토를 협소하게 만들어버리고 만다. 시간이 지나면 금세 낡고 못쓰게 될 정보검색형 교육이다. 어떻게든 빨리 써먹겠다는 조급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풍토에서 실크로드의 세계적 권위인 정수일 선생이 팔십 노구에도 불구하고 '실크로드 사전'을 펴낸 것은 기적에 가깝다. 이미 숱한 저술의 깊이를 확증한 그의 노고이기에 더욱 존경스럽다. 진정한 배움은 오랜 시간 익히고 다져나가는 과정을 기뻐하며 그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책을 찾는 여행에 걸리는 긴 시간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사회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깊은 나무가 된다. /성공회대 교수

2014-02-16 15:39:4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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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수입차가 살아야 국내 완성차도 산다

"미국에 좋은 것은 GM에도 좋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1952년 대선에 승리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의 내각에 국방장관으로 발탁된 GM 사장 출신 찰스 윌슨(Charles E. Wilson)은 상원의 인준 청문회에서 이 같은 말을 남겼다. 많은 언론들이 앞말은 자르고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은 것"이라고 보도해 오해의 소지가 있긴 했지만, 이 말은 이 시대를 말해주는 명언으로 인구(人口)에 널리 회자됐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요즘 상황은 어떨까?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많은 이들은 현대차가 살아야 우리나라도 산다고 굳게 믿는 듯하다. 현대차가 국내 완성차업계나 경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그럴싸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보는 시각이 오히려 현대차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이는 많지 않다. 현대차는 여전히 국내 최고의 자동차 기업이고,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친 실적은 세계 5위를 달리고 있으니 글로벌 톱 티어로서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문제는 내수에서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이를 해외 실적으로 메우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 비중이 커질수록 위험성은 증가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 브라질, 중국 등의 신흥국 경기 부진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차회사에게는 내수에서의 안정적인 점유율 확보가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대차뿐 아니라 국내 완성차업계가 모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급증하는 수입차 판매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근래 현대차의 행보를 보면 경쟁자는 오로지 수입차 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시승회에서 설명하는 내용도 그렇고, 보도자료 또한 온통 수입차와의 비교 일색이다. 제품 경쟁력이 좋아진 덕분이기는 하지만, 이는 자칫하면 소비자들이 국산차 전체를 외면하는 결과를 나을 수 있다. "수입 럭셔리 브랜드들은 끼워주지도 않는데 왜 매번 경쟁차로 언급하냐"는 반응이 나오는 걸 봐도 그렇다. 국내에서 수입차 판매가 늘어나는 현상은 바람직해 보인다. 단언컨대, 이러한 과정이 국내 완성차업체를 존폐의 위기에 몰아넣지는 않을 것이다. 현대차를 비롯해 국내 완성차업계의 경쟁력이 그리 허약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입차 판매가 늘수록 국내 업계는 더욱 긴장하고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기아차 K9의 품질이 더 좋아지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게 단적인 사례다. 2006년 5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Friedman)은 칼럼에서 "미국의 장래에 GM보다 더 위험한 기업이 있는가? 차라리 토요타가 이 회사를 하루 빨리 인수할수록 미국은 더 나아질 것이다"라는 독설을 내뱉었다. "미국에 좋은 것은 GM에도 좋다"는 말이 나온 지 불과 50여년지 지난 후에 상황이 180도 바뀐 것이다. 한국의 상황은 어떤지 진지하게 되돌아 볼 때다.

2014-02-16 14:52:37 임의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