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 중소형 보험사…"생존 위해 사활 걸었다"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중소형 보험사들의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최근 대형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오는 2021년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으로 인해 업계 상위사 중심의 시장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외환위기 때와 같은 업계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등 대형사들이 잇달아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함에 따라 중소형 손보사들이 난감한 상황이다. 각 사는 지난해 실시된 외제차량 렌트비 현실화 등 보험업법 개정으로 손해율이 적정 수준(77~78%)으로 개선됨에 따라 이달부터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상위사 중심 과점 체제 우려 문제는 이번에 보험료를 내린 보험사들이 업계 '빅4'로 시장점유율 80%를 차지함에 따라 자동차보험 시장이 올 하반기에도 상위사 중심의 과점 체제로 흘러갈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형사의 경우 대형사보다 높은 손해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보험료 인하를 단행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당국의 보험업법 개정으로 대형사들의 손해율은 개선된 반면 중소형사는 가입 모수 자체가 적어 손해율 완화 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다. 또 대형사 선호 현상으로 인해 상위사로 우량고객이 몰리면서 중소형사는 일부 사고 이력 등의 대형사에서 거절된 고객 비중이 높은 것도 영향을 끼쳤다. 실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76%, 현대해상 77%, 동부화재 77%, KB손보 78% 등으로 적정 수준을 보였지만 흥국화재 93%, 롯데손보 89%, 더케이손보 85% 등 중소형 보험사는 비교적 높은 손해율을 기록했다.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중소형사의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세가 크지 않다"며 "사실상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힘든 상황이지만 현재 시장 분위기를 무시할 순 없어 내부적으로 (보험료 인하를)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본 건전성 '빨간불'…몸집 축소나서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으로 자본 사정을 감안한 보장성보험 판매에 치중한 일부 생보사의 경우도 최근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민원이 급증하는 등 영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이날 생명보험협회 민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소형 생보사의 민원은 크게 증가했다. ING생명이 214건으로 전분기 189건 대비 13% 늘었다. 금융감독원 등 타기관으로부터 접수된 대외민원은 20% 가까이 증가했다. KDB생명은 같은 기간 자체민원이 166건에서 219건으로 늘며 전체 민원건수가 3.4% 증가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136건에서 161건으로 18%가량 늘었다. 이 역시 대외민원은 40%가량 증가했다. 특히 보험계약 10만건당 민원건수는 PCA생명은 2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처브라이프 21.2건, KDB생명 19.3건, DGB생명 17.5건, 메트라이프 15.5건, KB생명 14.7건, 동부생명 11.5건, 흥국생명 10.8건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불완전판매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일부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여력비율(RBC)에도 '빨간불'이 켜지는 등 자본건전성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RBC 비율(150% 이상)을 맞추지 못하는 보험사들은 현재 지점 통폐합 및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구조조정에 한창이다. 이를 성공하지 못할 경우 문을 닫을 수 있다는 필사의 각오로 경영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RBC 비율 148%인 흥국생명은 현재 지점 통폐합을 진행, 전체 140개를 80개로 축소하고 22개인 대형 플라자를 대도시 중심의 10개로 줄이고 있다. RBC 비율 124%의 KDB생명은 현재 900여 명인 인력을 최대 300여 명 줄이고 170개인 지점을 100여 개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각 사 모두 자본확충도 검토, 실행에 나서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 환경 악화로 자본이 여력치 않은 보험사들이 계속 몸집을 줄여 나가고 있다"며 "금리 인상기 자본건전성이 더 나빠질 수 있기에 업계가 생존에 사활을 걸고 환경 변화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구분 / 2017년 1분기 삼성화재 76%
현대해상 77%
동부화재 77%
KB손보 78%
롯데손보 89%
흥국화재 93%
더케이손보 85% [표]RBC 비율 150% 이하 보험사 구분 / 2017년 1분기 롯데손보 150%
현대라이프 150%
흥국생명 148%
KDB생명 124%
MG손보 118% 자료 :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