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된 신형 방탄헬멧사업, 성능 향상됐지만 세계추세 역행
국군 장병들의 머리를 더 안전하게 보호해 줄 신형 방탄헬멧의 개발이 완료됐다. 기존 방탄헬멧보다 성능이 향상된 제품이지만, 소재와 형상면에서는 세계적 추세에 뒤떨어진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차후 보완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당초 계획보다 3년이 지연된 만큼 군 당국이 차후 보완 및 성능개선을 할지는 미지수다. ◆완료시기 3년 가까이 지나...개발소재는 아라미드? 국방부와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이하 국기연)는 23일 신형 방탄헬멧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민군기술협력 사업으로 2016년 10월 사업공고가 공개됐고 2017년부터 ㈜ 효성과 경창산업이 컨소시엄으로 2017년부터 연구개발에 착수했만, 사업종료 예정이었던 2019년 8월을 3년 정도 넘긴 시점에 개발완료 발표가 나왔다. 이에 대해 국기연 관계자는 “국내기술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따랐고 국내소재 개발 등이 이뤄지면서 연구기간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신형 방탄헬멧은 다이니마, 허니웰 등에서 사용하는 UHWMPE(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계열 소재가 아닌 아라미드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아라미드 소재는 단위무게 대비 방호성능이 UHWMPE계열 소재보다 낮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국내외 경쟁업체들의 동급 방탄헬멧 중량이 1kg~1.2kg 내외인 반면, 이번에 보급될 방탄헬멧의 중량은 1.45kg(헬멧레일 제거시)다. 기존에는 아라미드가 습도 등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면에서 저렴해, 방탄헬멧 등의 소재로 많이 사용이 됐지만, 현재는 PE계열 소재들도 가격경쟁력이 생겨, 국군처럼 개인장비 현대화를 추진하는 필리핀군도 이 소재를 사용한 방탄헬멧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기연은 전량 수입되던 아라미드 소재를 국산화 한 것이라며, 120℃ 고온 내열성 시험에서 발생하던 부풀음 현상을 해결했고, 바닷물 침수 이후에도 방탄성능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신형 방탄헬멧의 방탄성능은 기존 방탄헬멧 대비 방탄속도를 60m/s 향상시킨 670m/s이다. 헬멧 내부변형은 미군의 기준을 적용해 25.4㎜ 이하다. ◆성능개선 등 이뤄졌지만 세계추세에는... 방호성능면에서 향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국기연은 헬멧 좌우 측면의 내부변형인지 앞뒤 면의 내부변형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미군의 경우 좌우 측면 중앙의 내부변형은 16㎜ 내외다. 방호성능을 높이면서도 무게와 내부변형을 낮춘 국내 업체들의 제품도 있어 군 당국은 꾸준한 성능개선을 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나온다. 국내 모 기업이 해외에 수출한 방탄헬멧은 국내 가공기술로 무게 1.25kg미만, 방탄속도 800m/s를 넘는다. 뿐만아니라 5.56mm 및 7.62mm소총탄을 방호하는 방탄헬멧도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신형 방탄헬멧은 머리를 받쳐주는 폼패드와 조그다이얼, 4점식 턱끈을 채용해 착용감을 크게 향상시켰다. 하지만, 형상 부분에서는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하지 못했다. 야간투시경을 헬멧에 부착하게 해주는 슈라우더와 각종 부수장비를 헬멧에 부착하게 하는 좌우 측면레일이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폐지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는 슈라우더와 측면레일을 간소화해 활동성과 무게를 줄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한편, 임영일 국기연 소장은 “방탄헬멧은 장병들이 보다 더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게 한 것에 개발의 의미가 있으며, 특히 방탄 기초소재를 국산화 한 것은 산업적 파급력도 높을 것”이라며 “다양한 군수품을 민군협력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