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硏, 랜드마크 이용 활성화 위해 접근성 높여야
서울시가 고도로 발전한 도시로 거듭나면서 랜드마크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랜드마크 이용 활성화를 위해 내부 콘텐츠를 강화하고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서울연구원이 이달 랜드마크를 주제로 발행한 이슈 페이퍼에 따르면, 서울에는 조선왕조 500년간의 역사적 흔적과 현대 도시로의 성장 과정에서 많은 수의 랜드마크가 만들어졌다. 랜드마크는 어떤 지역을 대표하거나 구별하는 표지를 의미한다. 주로 도시를 대표하는 지표로 사용돼 큰 규모의 자연물, 도시를 상징하는 역사적 건축물, 도시 중심에 있는 조형물 등을 랜드마크로 지칭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정화 서울연구원 경제사회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서울시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를 꼽으라고 한다면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할 정도로 그 의미와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서울시내 랜드마크를 유형별로 ▲서울의 과거 역사/문화재(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 종묘, 한양도성, 숭례문, 동대문) ▲1970~80년대 서울 경제 성장의 상징과 현대 마천루(N서울타워, 63빌딩, 롯데월드타워 등) ▲국제 행사 장소와 문화여가 공간(올림픽공원, 잠실주경기장, 예술의전당, 월드컵공원) ▲방치된 도시공간이 생태적 시민공원으로 변모(청계천, 서울숲, 서울로 7017, 서울식물원, 문화비축기지, 노들섬) ▲도시 자산에 입혀진 디자인과 문화(광화문광장,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한강, 세빛섬) 크게 5개로 나눴다. 연구진은 랜드마크의 3대 성공 조건으로 상징성, 접근성, 이용성을 꼽았다. 상징성은 지역을 상징하는 건축물을 뜻하고, 이용성은 건축물 혹은 공간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지를 지칭하며, 접근성은 지리적 여건이나 교통의 접근성 또는 심리적 접근성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나 문화비축기지, 세빛섬 등 최근 서울에 만들어진 랜드마크라고 칭하는 시설들은 외관이나 서울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는 면에서 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라고 불릴만하지만 시민들의 공간 활용이나 접근성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접근성 향상은 교통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부터 내부 콘텐츠가 갖는 고유성이나 독특함, 차별적인 특성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것도 포함된다"고 부연했다. 연구진은 서울시가 정책적으로 추진해 만든 공간과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난 랜드마크가 내뿜는 분위기에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며 명동과 성수동 카페거리, 을지로 뒷골목을 그 예로 들었다. 반정화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 관광객이라면 반드시 방문하는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명동은 자연스럽게 상권과 문화가 형성된 곳이다. 또 성수역 구두거리의 구두공방들과 그 속에 섞인 식당과 카페, 그리고 서울숲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조성된 카페거리는 젊은이들에게 구두공방이 갖는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면서 "'힙지로'라고 불리는 을지로 뒷골목도 기존 상권과 신규 상권이 만나 만들어낸 새로운 공간적 특성, 그리고 그런 공간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랜드마크라는 정책 추진의 결과물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사람을 보고 사람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선임연구위원은 "사람들이 쉽게 찾아오고 이들이 안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불러올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면서 "세계적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파리 에펠탑과 뉴욕 자유의 여신상 등은 오랜 역사와 가치도 있지만 지금도 많은 사람이 찾아오도록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