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집중호우로부터 안전한 서울시 만들겠다"··· 치수관리 목표 상향
중부지방을 초토화시킨 80년 만의 폭우로 서울의 지하철과 지하차도가 물에 잠기고, 주택·상가·차량이 침수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오세훈 시장이 시민들에게 사과하며 집중호우로부터 안전한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의 치수관리 목표를 대폭 상향시킬 것"이라며 "시간당 처리 용량을 현재 30년 빈도 95mm 기준을 최소 50년 빈도 100mm, 항아리 지형인 강남은 100년 빈도, 110mm를 감당할 수 있도록 목표를 상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에 따르면, 8일부터 10일 오전 7시까지 접수된 시설물 피해는 총 3871건(공공시설 267건·사유시설 3604건)으로 집계됐다. 공공시설 피해 중에서는 도로침수가 22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하차도 침수 25건, 사면유실 10건, 지하철 침수 7건, 하천범람 1건 순이었다. 이중 도로 78건, 사면 8건 피해를 제외한 나머지 시설은 복구를 완료했다고 시는 덧붙였다. 시는 폭우 피해를 신속하게 복구하기 위해 자치구에 특별교부금 300억원을 긴급 지원키로 했다. 사유시설 피해 가운데 주택·상가 침수 피해가 3430건으로 최다였다. 차량침수(138건), 축대 및 담장 파손(36건)이 뒤를 이었다. 복구 현황 자료에 의하면 주택·상가 피해 1715건, 차량침수 105건, 축대 및 담장 파손 24건에 대한 조치가 완료됐다. 인명 피해는 사망 5건, 실종 4건으로 파악됐다. 시가 집중호우에 대비한 방재시설 확충에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2011년부터 시는 1조5291억원을 투입해 침수가 잦은 34개 지역에서 '침수취약지역 해소사업'을 진행해왔다. 전체 사업 대상지의 88.2%(30곳)에서 펌프장 증설, 유입관로 및 저류조 설치 등을 완료했다. 현재 시는 '침수취약지역 해소사업'의 일환으로 ▲강남역 일대 유역 분리터널(1.3km) 설치 및 유역경계 조정 ▲길동 일대 하수관거 신설(4.19km) ▲망원 일대 사천빗물펌프장 신설 ▲사당역 일대 사당천 단면 확장(1.04km)을 시행 중이다. 시가 침수취약 지역 관리에 힘써왔음에도 피해가 컸던 이유는 방재 성능 목표가 30년 빈도 강우(1시간당 95mm)에 대처할 수 있게 설정됐기 때문이다. 8일 서울 동작구에는 시간당 최대 141.5mm의 비가 내렸다. 오 시장은 "치수관리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와 힘을 합쳐 2011년 이후 중단됐던 상습 침수지역 6개소에 대한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며 "향후 10년간 1조5000억원을 집중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이 사업과 병행해 기존 하수관로 정비, 소규모 빗물저류조, 빗물펌프장 건설 추진에 총 3조원을 투입한다. 1단계 사업은 침수 피해가 컸던 강남역 일대, 도림천, 광화문 지역에서 2027년까지 시행된다. 우선 시는 3500억원을 들여 당초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 계획을 복원하는 근본적인 치수 대책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도림천 지역에 3000억원을 투입해 빗물저류배수시설을 건설, 저수·통수 능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9일 반포천 유역분리터널 가동 현장에서 서울시로부터 보고받은 바에 따르면,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컸던 지난 2010년, 2011년과 비교해 터널 설치 후 침수 가구수가 줄었다"면서 "시간당 85mm 강우를 감당할 터널이 없었다면 비가 왔을 때 더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며 유역분리터널을 포함한 강남역 일대 침수방지시설의 조속한 준공을 촉구했다. 2단계 사업은 동작구 사당동 일대, 강동구, 용산구에서 관련 연계사업이나 도시개발 진행에 맞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시는 올 하반기 사업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2023년 예산에 설계비 등을 반영할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은 "글로벌 탑(TOP)5를 지향하는 도시에 더 이상의 침수피해, 수해로 인한 인명피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빗물저류배수시설 조성 등 종합적인 수방 대책 추진을 통해 시민의 안전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시는 "10일 오전 6시부터 25개 자치구와 2단계 비상근무 중"이라며 "11일 새벽부터 모레 12일 새벽까지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하천 대피 예경보 방송, 공문, 문자, 재난문자 발송 등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