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대중교통 환경 가장 열악한 곳은? 금천·관악구
서울에서 대중교통 환경이 가장 열악한 곳은 금천구와 관악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자치구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가 버스와 지하철로 단시간 내 이동 가능한 지역 면적도 좁았다. 10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대중교통 서비스의 지역 형평성을 평가해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연구원은 ▲이용 가능 버스·지하철 노선 수 ▲버스정류장 및 지하철역까지 평균 도보시간과 해당 시설에서의 노선 평균 대기시간 ▲버스, 지하철 승차 인원 ▲버스·지하철 운행시간 등을 고려해 대중교통 접근성을 분석했다. 대중교통 서비스 형평성을 따진 결과 버스·지하철 접근성이 가장 떨어지는 곳은 금천구로, 평가지표 값이 22.65%로 꼴찌였다. 평가지표는 시가화 면적 대비 도보 10분 거리 이내에 이용 가능한 버스·지하철 노선이 있는 지역의 면적 비율로 산출한 값이다. 즉 평가지표 값이 낮을수록 대중교통 접근성이 취약하다는 의미다. 이어 관악구 33.76%, 양천구 41.4%, 서대문구 45.78% 순으로 평가지표가 낮았다. 반면 높은 평가지표 값을 기록한 중구 97.65%, 광진구 79.14%, 동작구 78.87%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또 서울의 지역적 특성을 대표하는 14개 집계구를 선정해 대중교통 이동성을 평가했다. 이동성은 해당 집계구의 중심점에서 출발해 다른 모든 집계구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대중교통 통행시간을 이용해 계산한다. 조사 결과 관악구 신림동, 금천구 시흥동, 노원구 중계동, 송파구 위례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3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지역 면적이 14.6~21.4㎢에 불과하고, 60분 이내도 117~153.3㎢로 전체 시가화 면적(약 438.1㎢)의 35% 이하였다. 반면 중구 중림동과 서초구 잠원동 같이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에서는 도보시간 포함 30분 안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지역 면적이 평균 49㎢, 60분 이내는 평균 370.8㎢나 됐다. 이는 중림·잠원동에서는 서울의 시가화 지역 대부분을 지하철과 버스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유경상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은 "신림·위례·중계·시흥동은 45분 이내에 이동 가능한 지역도 46.5~68.8㎢로 중림동이나 잠원동의 절반 수준도 되지 않는다"면서 "지역 형평성 측면에서 향후 이들 지역의 대중교통 이동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환승 횟수에서도 지역간 격차가 벌어졌다. 중구 중림동과 서초구 잠원동처럼 이동성이 좋은 지역에서는 환승 없이 이동 가능한 지역이 평균 127.1㎢로 시가화 면적의 약 29%였다. 환승 1회 이하로 이동할 수 있는 지역은 평균 407.6㎢로 시가화 면적의 약 93%에 달해 서울 전 지역을 적은 환승으로 편리하게 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반대로 금천구 시흥동과 노원구 중계동은 환승 없이 이동 가능한 지역이 각각 17.5㎢, 17.6㎢로 시가화 면적의 4%에도 미치지 못했다. 환승 1회 이하로 이동할 수 있는 지역도 각각 159.9㎢, 182.3㎢로 시가화 면적의 절반이 채 되지 않아 중림·잠원동과 비교해 이동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유경상 연구위원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취약한 지역을 대상으로 지하철 노선의 신규 건설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통행시간이나 환승횟수에 따른 이동성이 좋지 못한 지역에는 버스 노선 조정, 환승시설 확충, 직결 노선 신설 등 다양한 개선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