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첫 새해 맞이…'뉴삼성' 향한 '정중동' 전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첫 새해를 국내에서 맞이한다. '뉴삼성'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올해에도 '광폭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30일 9박 10일간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1일 출국해 23일 동남아 최대 베트남 삼성전자 R&D센터 준공식에 참여했다. 회장 취임 이후로는 첫 동남아 일정, 한국과 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민간 외교관'으로 역할을 이어갔다. 이 회장은 그 밖에 일정을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의미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삼성SDI가 처음으로 해외에 법인을 세운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스타트업 등 성장이 돋보이는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을 둘러본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들어 동남아 성장이 본격화하고 있는데다가, 중국을 이을 새로운 생산기지가 시급한 상황에서 새로운 거점을 물색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회장이 새해를 앞두고 돌아오면서 2일 열릴 예정인 삼성전자 시무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모처럼 신년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 故 이건희 선대 회장을 마지막으로 총수 명의 신년 메시지를 내지 않아왔다. 이 회장이 그동안 비어있던 자리를 채운 만큼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는 분석, '신경영 선언'이 30주년을 맞았다는 것도 새로운 메시지를 더 기다리게 한다. 다만 취임한지 3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은데다가, 아직 등기 이사가 아닌만큼 올해에는 조용하게 지나갈 것이라는 예상도 설득력이 적지 않다. 실용주의적인 경영 방침을 보여왔던 만큼, 올해 어려운 경영 환경을 감안해 한동안 '정중동' 행보를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는다. 일단 확실한 일정은 2일 열리는 경제계 신년 인사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총출동할 전망이다. 이 회장이 해외 출장중이라 참석이 불투명했지만, 행사를 앞두고 귀국하면서 사실상 확정됐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2013년 이후 10년만에 CES2023을 돌아볼 가능성도 제기했지만, 결국은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1월 중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 오랜만에 출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참석을 확정짓는다면 2007년 이후 무려 16년만이다. 이 회장이 발길을 끊었던 다보스포럼에 오랜만에 참석하는 이유는 '2030 부산 세계 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해서로 전해진다. 다보스 포럼은 전세계 최고경영자와 지식인들이 참석하는 자리, 대한상의가 한국기업을 소개하고 부산엑스포 지지를 당부하기 위해 마련한 '코리아 나이트'에 힘을 보태겠다는 것. 이 회장이 전세계에 핵심 인사들을 망라한 'JY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민간 외교관'으로 역할도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이후에도 이 회장은 다양한 국내외 광폭 행보를 준비 중이다. 당장 미국 테네시에 열리는 파운드리 공장 증설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현지 정부가 '삼성 고속도로' 건설까지 약속한 만큼, 현장을 둘러보는 것뿐 아니라 논의 중인 추가 투자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올해에는 '의미 있는 M&A'를 추진해야 하는 만큼 마무리 작업을 위한 글로벌 출장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등기 이사로 올라서며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면 더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사법리스크'는 족쇄로 평가된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