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돈이다④] 콘텐츠 업계 '시간 뺏기'에 산업계도 동반 성장
콘텐츠 업계의 '시간 뺏기' 전략은 산업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필요한 도구도 덩달아 발전하기 때문이다. 모바일과 가전 등 업계는 더 빠르고 오래가면서 가벼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더 크고 선명한 디스플레이 역시 더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로 평가된다. ◆모바일, 더 빠르고 오래 5일 IT업계에 따르면 콘텐츠 업계는 이미 오래 전부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을 겨냥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장소가 TV와 PC가 있는 거실을 벗어나, 모든 공간으로 확대한 영향이다. 통신 속도는 콘텐츠 소비 방법을 바꾸는데 크게 기여했다. 고화질 영상도 끊기지 않게 스트리밍할 수 있는 LTE망이 보급되고 요금제도 저렴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모바일 기기도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훨씬 빠르게 진화했다. LTE를 처음 지원한 갤럭시 S3에 탑재된 프로세서는 쿼드코어 1.4㎓, 최근 출시된 갤럭시 S10은 옥타코어 3㎓에 달하는 성능으로 7년여 만에 수치상으로만 2배 이상 빨라졌다. 램은 1GB에서 8GB로 8배나 늘었다. 얼마나 오래 가는지도 중요해지면서 배터리 크기도 커졌다. 갤럭시 S3 배터리는 2100㎃h,갤럭시 S10은 3400㎃다. 단, 소모 전력이 많아 실제 사용시간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외장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 중, 배터리 생산업체 에너자이저는 동영상을 연속으로 48시간 재생할 수 있는 스마트폰까지 내놨다. 5G 상용화가 콘텐츠 시장을 더 확대할 전망, 모바일 업계도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여러 형태 기기들을 개발 중이다. VR은 5G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기다. 이미 게임 업계에서는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빠른 통신 속도를 기반으로 모바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이미 KT는 지난 해 IPTV를 VR로 볼 수 있게 하는 기가라이브 서비스를 론칭했다. HTC 바이브와 오큘러스 등도 올 초 무선 VR을 출시를 준비 중이다. ◆피로 없는 화면 경쟁 디스플레이 업계도 콘텐츠 업계 발전에 발맞춰 분주한 모습이다.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부담없이 소비하기 위해서는 피로감 없이 볼 수 있는 화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대형화도 같은 이유다. 갤럭시 S3는 4.8인치, 갤럭시 S10은 6.1인치로 27%나 커졌다. 갤럭시 S10+ 모델은 6.3인치나 된다. 갤럭시 노트9이 6.4인치, 갤럭시 노트10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폴더블폰도 같은 이유로 개발됐다. 휴대가 간편하면서도 태블릿 크기 화면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다. 갤럭시 폴드가 7.2인치, 화웨이 메이트X가 8인치다. 콘텐츠 소비가 다변화될 가능성에 기대가 실린다. 화면을 효율적으로 보여주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시도가 이뤄진다. 베젤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바일 전면 카메라를 얼마나 잘 숨길 수 있는지다. 애플 노치 디자인을 시작으로 물방울 노치 등이 나왔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인피니티 O' 디스플레이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데 성공했다. 높은 해상도 역시 콘텐츠를 오래 소비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갤럭시 S3는 1280 x 720, 갤럭시 S10은 3040 x 1440 규격으로 2배 이상 세밀해졌다. TV 시장은 벌써 8K 경쟁이 치열하다. 해상도가 7680x4320인 화면을 뜻한다. 아직 실제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 그러나 가전 업계는 올해부터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업스케일링 기술도 보급 확대에 한몫할 전망이다. 발광 소자를 둔 싸움도 소비자 눈을 더 오래 콘텐츠에 두기 위한 과정이다. 더 밝고 또렷한 화면은 눈 피로를 덜어줄 수 있다. 삼성이 QLED TV와 소형 OLED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인 가운데, LG를 필두로한 OLED TV 전선이 확대되는 중이다. 삼성은 OLED 번인 문제를 해결한 QD-OLED를 순조롭게 개발 중으로 알려졌다. 눈 피로를 줄이기 위한 과학적인 접근도 계속 진행 중이다. 블루라이트 필터가 대표적이다. 블루라이트는 가시광선에서 파장이 강한 파란 계열로, 눈 피로 뿐 아니라 수면장애를 일으킨다. 그동안 모바일 제품들이 소프트웨어적으로 블루라이트 필터를 제공해왔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S10에 기술적으로 블루라이트를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