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이을 먹거리 모색하는 GS칼텍스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GS칼텍스가 장기간의 저유가 상황 및 장기적인 석유 고갈 등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며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힘쓰고 있다. 허진수 GS칼텍스 대표는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손익변동성을 줄이고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영역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차세대 연료인 '바이오부탄올'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굴하고 기존 석유계 연료를 대체한다는 구상을 실현하고 있다. 바이오부탄올은 차세대 바이오연료의 일종이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바이오연료인 바이오에탄올은 수분을 쉽게 흡수하고 금속 제품을 부식시켜 상용화가 이뤄지려면 기존 인프라의 대대적 투자가 필요하다. 자동차 역시 고농도의 바이오에탄올을 사용하려면 별도의 개조가 요구된다. 반면, 바이오부탄올은 바이오에탄올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높고 휘발유와 특성이 비슷해 차량용 연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물에 대한 용해도와 금속 부식성이 낮아 수송 인프라 등의 개조 없이 기존 설비를 그대로 활용 가능하다. 잉크, 본드, 페인트 등의 점착제와 반도체 세정제, 비누·화장품 등의 착향료 등 연료 외의 사용처도 다양하며 오염원을 배출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바이오부탄올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옥수수, 카사바 등 고가의 식재료를 원료로 사용해 제조원가가 휘발유의 2~3배에 이른다는 것이었다. 옥수수 등 곡물을 사용해 바이오부탄올을 생산하던 중국 공장들은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받으며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GS칼텍스는 2007년 이후 8년에 걸친 연구로 바이오부탄올 양산에 필요한 발효-흡착-분리정제 통합공정 기술을 확보했다. 그 결과 폐목재, 임지잔재, 농업부산물, 팜 부산물, 사탕수수대, 옥수수대, 거대억새 등 모든 종류의 저가 목질계 바이오매스에서 혼합당(C5+C6 설탕)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GS칼텍스는 혼합당을 생명공학, 미생물 유전자 조작 등으로 개발한 균주로 발효해 바이오부탄올을 생산한다.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율과 생산성을 확보한 GS칼텍스는 석유계 부탄올을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부탄올을 별도의 원료비를 들이지 않고 생산 가능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GS칼텍스가 원료 수급에 문제를 겪지 않는다면 석유계 부탄올과 동등한 가격에 바이오부탄올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GS칼텍스는 오는 2018년 석유계 부탄올 수요가 49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오염원 배출이 없는 바이오부탄올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GS칼텍스는 올해 상반기 바이오부탄올의 사업성 실험을 위해 데모 플랜트를 착공할 계획이다. 여수공장에 조성되는 데모 플랜트의 설계와 장치, 부품 제작에는 중소기업이 참여해 동반성장도 꾀했다. 데모 플랜트의 실증작업에서 바이오부탄올의 사업성이 확인되면 GS칼텍스는 상업생산을 추진해 세계 석유계 부탄올 시장에 진출할 방침이다. 바이오 부탄올 수출 외에도 플랜트 수출, 라이센스 판매와 안정적인 원료 공급처 확보를 위한 제휴도 검토하고 있다. 정유사업과 연계한 화학사업 사업도 확대에 나섰다. 여수, 진주, 중국 쑤저우, 랑팡 등지에서 차량 썬루프 프레임, 에어백 등에 사용되는 복합수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GS칼텍스는 멕시코에 법인을 설립하고 북미시장 진출을 가시화했다. GS칼텍스는 지난 2일 'GS칼텍스 멕시코 유한책임회사'를 설립했다. 멕시코 법인은 올 상반기 내 멕시코 몬테레이시 산업공단에 복합수지공장을 착공하고 2017년 연산 3만톤 규모로 가동을 시작해 2020년 연산 5만톤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과 중국, 체코에 연산 24만톤 규모의 복합수지 생산능력을 갖춘 GS칼텍스는 2020년 멕시코 공장 가동과 기존 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연산 36만톤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