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리뷰-표적]류승룡표 중년 액션의 향연
긴박감 넘치는 오락영화 시나리오 완성도는 부족 30일 개봉할 '표적'은 류승룡표 중년 액션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다. '표적'은 살인누명을 쓰고 쫓기는 용병 출신 여훈(류승룡)과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그와 동행하게 된 의사 태준(이진욱), 그리고 이들을 쫓는 형사들의 추격전을 그렸다. 2010년 개봉한 프랑스 액션 영화 '포인트 블랭크'를 한국적인 정서를 가미해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자들의 이야기로 각색했다. 빠른 사건 전개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으로 호평받은 원작의 장점은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여훈이 칼을 맞고 병원에 실려왔다가 탈출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형사들과 추격전을 벌이고 강도 높은 액션 대결을 펼치는 장면들이 빠르고 긴박하게 펼쳐져 관객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시나리오 자체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사건의 앞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여훈과 대립하는 송반장 캐릭터가 설득력 있게 그려지지 않아 공감하기 어렵다. 원작을 각색하면서 이 부분도 수정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단점이 있는데도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게 하는 건 배우의 힘이다. 류승룡은 마치 영화 '테이큰' 시리즈의 리암 니슨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맨몸 액션을 날렵하게 펼쳐보이며 '1000만 배우'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다. 화려하진 않지만 인생의 무게를 담은 듯한 묵직한 액션이 매력이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카사노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허균, '7번 방의 선물'의 바보 아빠 등 그동안 보여준 친근한 이미지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거칠면서도 고독한 눈빛과 표정으로 진한 남자의 냄새를 풍긴다. 류승룡 뿐 아니라 절박한 상황에 놓인 의사를 연기한 이진욱, 이중적인 부패 경찰 송반장 역의 유준상, 여훈의 동생이자 틱 장애를 가진 성훈 역의 진구, 형사로 변신한 김성령과 조은지, 태준의 아내 희주 역의 조여정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모여 각자 제 몫을 해냈다.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