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왕가네 식구들' 문영남 작가의 '히트 법칙'은?
문영남 작가가 집필한 KBS2 주말극 '왕가네 식구들'이 시청률 50%를 넘보고 있다. 첫 방송부터 줄곧 전체 시청률 1위를 유지했던 이 드라마는 19일 방송에서는 43.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자체 최고 기록을 세우며 '흥행 보증 수표' 문영남의 이름값을 재확인 시켰다. 이 드라마는 '장밋빛 인생'(2005), '소문난 칠공주'(2006), '조강지처 클럽'(2008) 등 문 작가의 전작들과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욕하면서 본다'는 말처럼 시청률은 계속 치솟고 있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을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초반엔 과도한 자식 편애, 불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으로 극을 자극적으로 몰고갔다. 지금은 각각의 문제적 캐릭터들이 돌아가며 개과천선한 모습을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중이다. 예로 돈 없는 사위를 박대 했던 이앙금(김해숙)은 누구보다 따뜻한 장모가 됐고, 왕가네 둘째 사위 허세달(오만석)은 조강지처를 나두고 바람을 폈다가 내연녀에게 버림받은 후 새 사람이 됐다. 현재는 왕가네 첫째 딸 왕수박(오현경)이 사업이 망한 남편(조성하)을 무시하고 바람까지 핀 댓가를 혹독하게 받고 있다. 이 같은 전개는 보수적이지만 서민적인 드라마를 집필하는 작가로 유명한 문 작가가 전작들에서 보여준 전형적인 수법이다. 인물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하는 캐릭터 이름을 짓고, 가족의 틀 안에서 자극과 해소가 반복되는 구성을 취해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식이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주말극 시청자 층은 보수적인 40~70대다. 문 작가는 가족 간에 여러 갈등이 벌어지지만 결국 봉합되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를 보수적인 가치로 드러내면서도 자극적으로 뽑아내는 패턴이 있다"면서 "구제불능 인물을 만들고 가족이 고통 받는 상황을 그린다. 그 뒤 여러 구제불능 인물이 스스로 망가지거나 망하거나 하는 상황을 돌아가면서 동시다발적으로 보여준다"고 문 작가 작품의 흥행 법칙을 설명 했다. 그러나 문 작가의 이런 수법은 여전히 시청자들에게는 물론 평단에서도 논란 거리인 것이 사실이다. 정 평론가는 "이런 수법은 퇴행적이라고 본다. 문 작가는 마지막 보루처럼 남아있는 보수적인 가치를 보여주는데, 현재 정상적인 시청자들의 보편적인 정서와 가족애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