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돌며 3년간 1억5000만원대 훔친 취업준비생…절도파일까지 작성
최근 3년 간 경남 진주지역 대학에서 잇따라 발생한 절도 사건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20대가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진주경찰서는 27일 자전거, 전공서적, 노트북, 신발 등을 훔친 정모(29)씨를 특가법상 야간건조물침입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시가 1억5000만원 상당의 훔친 물건을 온라인 중고 장터 등에 팔아 1억3000만원을 챙겼다.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의 3년치 연봉에 맞먹는 액수다. 교육대학을 다니다 중퇴한 정씨는 진주지역 모 대학 경영학과에 입학, 행정공무원 시험과 펀드투자 상담사·증권투자 상담사 자격증 취득을 준비해왔다. 정씨는 취업에 대한 압박감과 시험 스트레스 때문에 처음에는 전공서적이나 전자사전 등 크기가 작은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다. 이후 정씨는 2011년 2월부터 지난 3월 중순까지 자신의 모교를 비롯한 진주지역 3개 대학교에서 모두 219차례에 걸쳐 1억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절도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대학교 홈페이지 분실센터 게시판의 게시물 등을 분석,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이어 포털 사이트 온라인 중고 장터의 물건을 사겠다고 가장해 약속 장소에 나온 정씨를 검거했다. 정씨의 절도 행각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정씨가 사용한 스마트폰과 노트북에서는 훔친 일시와 장소, 품목별 사진, 보관장소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파일이 발견됐다. 스마트폰 파일은 9342개, 노트북 파일은 1383개였다. 정씨는 주로 대학교 사물함을 노렸다. 강의 시간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후 학생들이 수업에 들어가면 유유히 자물쇠의 비밀번호를 열어 전공서적, 노트북, 아이패드, 전자수첩, MP3, 가방, 현금, 지갑 등을 닥치는대로 쓸어담았다. 정씨는 자물쇠 비밀번호를 스마트폰에 일일이 정리해 따로 보관했고 훔친 물건은 자신이 사용하는 사물함에 나눠 보관하다 온라인 중고장터에서 싸게 팔았다. 정씨는 교내에서 고급 자전거도 여러 차례 훔쳤다. 훔친 자전거임을 숨기려고 자신의 집 베란다에 정비대까지 차려놓고 훔친 자전거의 부품을 분해한 뒤 다시 조립해 팔아넘겼다. 정씨는 온라인 중고 장터에서 벌어들인 돈을 대부분 주식에 투자했으나 매번 실패해 현재 100만원 정도의 잔고만 남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