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에 냉기 도는 IPO 시장
상반기 활황을 보였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공모주의 열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는 데다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돼 수요예측을 앞둔 예비 상장사는 기대보다 낮은 공모가를 확정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달에는 전진건설로봇, 뱅크웨어글로벌, 유라클, 넥스트바이오메디컬, 케이쓰리아이, 엠83, 이엔셀, 티디에스팜, 아이스크림미디어, 아이언디바이스 등 10개사가 청약에 나선다. 조단위 '대어급' 없이 중소형사 위주로 진행된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예상 시가총액 4180억~5251억원으로 가장 크고 이어 전진건설로봇(2120억~2412억원) 넥스트바이오메디컬(1922억~2322억원) 순이다. 나머지 상장 예정 회사들의 시가총액은 대부분 500억원대에서 1000억원 후반 수준이다. 최근 공모주 시장이 조정을 겪으면서 이들 기업 흥행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6개월 이내 상장한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주가는 16%가량 하락했다. 특히 7월 이후 상장기업 중 이노스페이스, 시프트업은 공모 희망 밴드 상단에서, 하스, 엑셀세라퓨틱스, 산일전기, 피앤에스미캐닉스, 아이빔 테크놀로지는 공모 희망밴드 상단보다 17%~33% 높은 수준에서 공모가를 정했는데 이들 기업의 공모가 대비 주가는 지난 5일 기준 평균 11% 떨어졌다. 이같은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듯이 지난달 뱅크웨어글로벌은 올해 처음 희망밴드 하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하기도 했다. 경쟁률도 뚝 떨어졌다. 7월 상장 종목 중 일반청약 경쟁률 1000대 1을 넘긴 것은 피앤에스미캐닉스와 아이빔테크놀로지뿐이다. 앞서 뱅크웨어글로벌과 규모가 비슷한 타 기업들의 기업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0대 1 안팎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으로 뱅크웨어글로벌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155.74대 1에 그쳤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상장하는 기업들은 밸류에이션을 과도하게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시장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식시장 악화가 지속된다면 계획했던 IPO 일정을 뒤로 미루는 기업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증시가 불안정하면서 좋은 공모가를 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기대하는 기업들은 상장을 상당 기간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증권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는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