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NDF 정조준…환율 1560원 ‘쏠림 차단’ 실효성 시험대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 1560원 돌파 이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를 공개적으로 겨냥하면서 외환시장 대응의 초점이 '레벨 방어'에서 '쏠림 차단'으로 이동하고 있다. 구두개입 이후 환율은 1530원대로 내려왔지만, 역외 거래와 연장거래 수급이 다시 한쪽으로 쏠릴 경우 당국 대응의 실효성은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8일 외환시장 메시지를 통해 "최근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수급 요인 이외에도 NDF 등 일부 투기적 외환거래가 변동성을 증대시킨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일 서울 외환시장 주간거래에서 1539.1원에 마감한 뒤 같은 날 야간거래에서 1560원선을 넘어섰다. 이후 외환당국이 주말 긴급 회의를 열고 투기적 외환거래와 시장교란 의심 행위에 대한 대응 방침을 내놓으면서 시장은 빠르게 당국 경계감을 반영했다. 관계기관의 대응은 이틀 연속 이어졌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7일 관계기관 합동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원인과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중동 긴장 고조와 미국 금리 인상 전망, 외국인 주식 매도 등 수급 요인과 함께 일부 투기적 거래가 환율 쏠림을 가속화했다는 판단이다. ◆ 당국, 투기적 쏠림 겨냥 이번 대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당국이 NDF를 공개적으로 지목했다는 점이다. NDF는 실제 원화를 주고받지 않고 만기 때 계약 환율과 현물환율의 차액만 달러로 결제하는 역외 선물환 거래다. 원화가 국제적으로 완전 자유롭게 거래되지 않는 구조에서 해외 투자자들이 원화 방향성에 베팅하거나 환헤지를 할 때 주로 활용한다. NDF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역외 가격이 국내 현물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역외에서 형성되는 NDF 가격은 서울 정규장이 열리기 전 국내 환율 기대를 먼저 반영한다. 특히 거래가 얇은 시간대에 달러 매수 수요가 한쪽으로 몰리면 실제 국내 수급보다 원화 약세 기대를 더 빠르게 키울 수 있다. 이번 환율 급등도 정규장과 역외·연장거래의 연결고리에서 증폭됐다. 정규장이 끝난 뒤에는 거래 상대와 물량이 줄어드는 만큼 장중 소화되지 못한 달러 매수 수요, 외국인 주식 매도에 따른 커스터디(수탁) 물량, NDF 관련 헤지 거래가 겹칠 경우 환율이 더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다. 당국은 이 같은 구조가 일방향 쏠림을 키웠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일 긴급 회의에서는 역외 NDF 파생상품 거래를 통한 쏠림 현상이 국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 논의됐다. 관계기관은 이를 면밀히 분석해 NDF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역외 NDF 거래를 국내 외환시장인 DF 거래로 흡수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DF는 역외 차액결제 방식이 아니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실제 원화와 외화를 주고받거나 결제 구조가 국내 감독망 안에 들어오는 선물환 거래를 뜻한다. 역외 NDF 거래가 국내 DF 시장으로 일부 흡수되면 거래 정보 파악과 감독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국 입장에서는 환율 기대가 역외에서 일방적으로 형성돼 국내 현물환시장을 흔드는 것을 줄이고, 시장 안에서 수급을 더 투명하게 관리할 여지가 생긴다. ◆ DF 흡수·내부통제 실효성 시험대 관계기관은 NDF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역외 NDF 거래를 국내 DF 거래로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은과 금감원은 원화 약세 흐름에 편승한 투기적 움직임이나 시장교란 의심 행위를 점검하고,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관건은 실효성이다. 구두개입은 시장 심리를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지만, 역외 거래와 연장거래 수급이 다시 한쪽으로 쏠리면 환율 변동성은 재차 커질 수 있다. NDF 투명성 제고와 DF 흡수 방안은 제도 개선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주식 매도세와 달러 수급, 중동 리스크, 미국 금리 전망이 환율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당국도 환율 레벨 자체보다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을 문제 삼고 있다. 특정 환율 수준을 방어하는 방식보다 시장 참가자들이 원화 약세에 한쪽으로 몰리는 움직임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외환당국이 NDF를 정조준한 만큼 시장의 관심은 구두개입 이후 실제 거래 투명성 제고와 DF 흡수 방안이 얼마나 빠르게 구체화될지에 쏠리고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쏠림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주형기자 gh471@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