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대미 자동차 수출 27% 급감… 친환경차 수출은 선전
5월 자동차 수출액 62억달러… 4개월 연속 60억달러 돌파에도 북미 수출 타격 전기차 등 친환경차 내수 판매 비중 52%, 내연기관차 앞서 지난달 대미 자동차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27% 급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에다 전년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5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62억달러로 4개월 연속 60억달러를 초과하며, 역대 5월 수출실적 중 2번째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역별로 살펴보면 최대 수출지역인 북미 지역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22.3% 감소한 30억7900만달러에 그쳤다. 특히 대미 수출액은 27.1% 급감한 25억1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영향으로 대미 자동차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전체 자동차 수출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다 전년도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북미 수출 부진 영향으로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4.4% 감소했다. 자동차 생산량도 수출량 감소에 따라 3.7% 감소한 35만9000대에 그쳤다. 미국 현지 생산 확대 영향도 대미 수출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관세 부과가 첫 번째 큰 영향이고, 전년도 기저효과가 있다"며 "미국 조지아 신공장에서 4월 8000대, 5월 1만대 수준의 현지 생산이 이뤄지면서 한국산 수출을 대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미 수출 부진과는 대조적으로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은 양호한 흐름이다. EU(유럽연합)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8.9% 증가한 8억3700만달러, 아시아는 45.1% 늘어난 6억8300만달러를 기록했다. 또 중남미(+42.3%), 기타 유럽(+30.9%), 아프리카(+43.7%) 등으로의 수출도 크게 늘면서 북미 수출 감소분을 일부 상쇄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16억63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4% 감소했다. 이 역시 대미 수출 부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친환경차는 내수 판매와 수출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5월 전체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4만2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0.4% 증가했다. 이 중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7만4000대를 기록하며 52%의 비중을 차지했다. 내수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내연기관차를 앞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국산 전기차 판매가 58.8% 급증했는데, 이는 신차 효과로 분석된다. 최근 캐스퍼EV, 무쏘EV, EV4 등 다양한 차급의 전기차 모델 출시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 영향으로 보인다. 수출 부문에서도 친환경차는 호조세다. 5월 친환경차 수출량은 하이브리드 차량이 선전하며, 7만5184대로 1년 전보다 10.2% 증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내수 판매에서는 수입차 판매 증가가 눈에 띈다. 올해 1~5월 누적 판매 기준 증가율은 현대차(6.4%), 기아(1.6%)에 비해 메르세데스벤츠(13.7%), BMW(9.6%), 아우디(43.2%) 등 수입 브랜드 판매 증가폭이 더 컸다. 내수 전기차 시장에서도 수입차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테슬라 모델Y가 5월 승용차 내수 판매 순위에서 5위에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풀체인지 모델로 페이스리프트를 하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판매를 시작한 중국 브랜드 BYD(아토3) 판매도 두 달 연속 500대를 넘겼다. BYD는 4월 543대, 5월 513대를 판매해 미니(4월 661대, 5월 590대) 판매량을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포드, 랜드로버, 혼다, 짚, 푸조 판매량에 앞서는 수준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처음 기대했던 것보다는 못 미쳤다는 평가도 있고, 두 달 연속 500대 넘게 팔려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도 있다"며 "동급 대비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기존 업체들에게 더욱 품질경쟁력과 가격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용수기자 hys@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