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활발
마이크로바이옴을 다양한 질환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마이크로바이오타와 게놈을 조합한 합성어로, 미생물군집과 그 유전정보 전체를 의미한다. 26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서 미국 하버드와 브로드 연구소 연구진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제2형 당뇨병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연구진들은 "제2형 당뇨병의 발병기전에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잠재적인 기능적 역할에 대한 증거를 제공하고, 미래 진단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분류학적 및 기능적 바이오마커를 식별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구진들은 미국, 유럽, 이스라엘, 중국에서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1851명, 당뇨병 전증 환자 2770명, 대조군인 제2형 당뇨병에 영향을 받지 않은 2277명 등 총 6898명으로부터 수집한 샷건 메타게놈 8117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계통발생학적으로 다양한 19종의 미생물 불균형이 제2형 당뇨병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능적으로는 제2형 당뇨병 발병을 유발할 수 있는 포도당 대사 교란, 산화 스트레스, 염증 등에 기여하는 박테리아 종 또는 균주의 표현에서 제2형 당뇨병 관련 변화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자 함량의 변화도 확인됐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인과관계 입증이 아닌 가설 수립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 신약 후보물질인 'CJRB-101'에 역량을 쏟고 있다. CJRB-101은 CJ바이오사이언스가 확보한 면역항암 타깃 신약 후보물질로, 비소세포폐암 등을 적응증으로 한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신약 후보물질의 작용기전을 추가로 확인하는 등 마이크로바이옴 기술력을 강화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글로벌 혁신기업'으로의 도약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CJ바이오사이언스만의 독보적인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임상 데이터 및 분석 정보를 빅데이터로 구축한 데 이어 인공지능(AI)을 도입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기업 쎌바이오텍은 대장암 신약 임상 1상에 진입해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쎌바이오텍은 올해 3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대장암 신약 'PP-P8'의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PP-P8은 한국산 유산균을 활용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경구용 유전자 치료제다. 쎌바이오텍은 PP-P8 임상 1상을 통해 중증 단계의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내약성, 안전성, 유효성 등을 평가한다. 아울러 쎌바이오텍은 유산균 약물전달시스템, 항암 치료용 재조합 유산균 등 마이크로바이옴에 기반한 기술력을 적극 응용해 향후 당뇨 치료제, 위암 치료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으로 연구개발을 확대할 예정이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연구는 인간 염기서열 분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한 데서 비롯한 것"이라며 "우리 몸 속에 공존하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이 건강과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활발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규모는 약 130조원에 이르며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약 5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