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늪에 빠진 韓'… 수출 8개월째·무역수지 15개월째 감소
우리나라 무역이 마이너스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수출은 8개월째,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연간 무역적자 규모는 273억달러에 달한다. 다만, 무역적자 규모는 1월 이후 지속 감소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같은 내용의 '5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비 15.2% 감소한 522억4000만달러, 수입은 14.0% 감소한 543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21억달러 적자다. 품목별로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36.2%)와 석유제품(-33.2%)·석유화학(-26.3%) 수출은 전년비 글로벌 수요둔화와 단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반도체의 경우 D램·낸드 등 주요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수출 감소를 이어갔다. 역대 5월 중 최고실적을 기록한 작년 5월(115.4억달러) 수출의 높은 기저효과도 수출 감소 요인이다. 반도체 업황은 단기간에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메모리 감산, 재고소진 등 영향으로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개선될 전망이다. 산업부는 웨이퍼 투입-생산간 시차를 감안하면, 감산효과 발생까지 통상 3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IT품목군 중 컴퓨터는 수요 둔화와 서버투자 부진 등 영향으로 SSD 수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전체 검퓨터 수출도 전년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다. 디스플레이는 LCD 생산축소 영향으로 전체 수출이 감소했으나, OLED는 TV 신제품 발표와 연계한 제품수요 확대 등에 따라 작년 10월 이후 7개월 만에 수출 플러스로 전환했다. 주요 15대 품목 가운데 이차전지(-4.9%)·차부품(-0.7%) 등도 수출이 감소했으나, 조업일수 영향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은 전년비 증가했다. 이차전지는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출은 증가한 반면, 조업일수 감소와 ESS용 전지 수출 감소 영향으로 전년대비 소폭 마이너스다. 반면, 자동차(+49.4%), 일반기계(+1.6%), 양극재(+17.3%) 수출은 증가했다. 완성차 수출은 대기수요 실현, 친환경차·SUV 등 수출단가 높은 제품의 대 미국·EU 수출 확대에 힘입어 11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를 기록했다. 5월 누계자동차 수출액은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호조세다. 산업부는 5월 수출은 조업일수가 1.5일 감소했고, 계속되는 IT업황 부진, 작년 5월 수출이 역대 월 기준 2위 실적(616억달러)을 기록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또 전월보다 조업일수가 1.0일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수출규모는 증가했다.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24억달러대를 회복했다. 일평균 수출은 올해 1월 21억6000만달러, 2월 22억7000만달러, 3월 22억9000만달러, 4월 22억달러에 이어 소폭 반등한 상태다. 지역별로는 그간 증가세였던 EU와 중동으로의 수출이 감소하는 등 주요 6대 지역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전년 5월의 높은 수출실적이 역기저효과로 작용했다. 중국·아세안의 경우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영향으로 중국·베트남의 대 세계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점도 우리의 대 중국·아세안 수출 감소 요인이다. 5월 대 중국 수출은 100억달러대를 회복했고, 일평균 수출도 지난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입은 원유(-16.2%), 가스(-20.2%), 석탄(-35.1%) 등 에너지(-20.6%) 수입이 감소함에 따라 14.0% 감소했다. 에너지 외에도 반도체, 철강 등 원부자재 수입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무역적자 규모는 지난 1월 이후 계속해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무역적자는 올해 1월 -125억3000만달러를 찍은 이후 2월 -53억2000만달러, 3월 -47억4000만달러, 4월 -26억5000만달러에 이어 4개월째 마이너스 폭이 줄었다. 산업부에 따르면, 최근 수출 감소는 일본·대만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나타난다. 일본은 작년 4월 이후 12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감소했고, 동기간 대규모 무역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IT 수출 비중이 높은 대만은 반도체 업황 부진 등 여파로 지난 4월 수출이 13.3%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