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콘서트' 관객이 뿔난 이유?
'응팔 콘서트' 관객이 뿔난 이유? 뜨거운 환호 속에 개최된 '응답하라 1988 드라마 콘서트'는 팬들에게 다소 실망을 안겼다. 5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는 '응답하라 1988 드라마 콘서트'가 개최됐다. 드라마를 빛낸 주인공 류준열, 혜리, 고경표, 류혜영, 이동휘, 최성원과 드라마 OST를 부른 박보람, 와블(이기림·이푸름), 노을(강균성·전우성·이상곤·나성호), 변진섭이 참석했다. 1층부터 3층까지 약 4500석을 꽉 채운 관객들을 반긴 건 배우 최성원이었다. '슬픈 인연'을 멋지게 부른 그는 이날의 MC이기도 했다. 최성원의 노래가 끝나고 배우들이 입장해 '새들처럼'을 함께 불렀으며 이어 25분간 토크가 진행됐다. 출연진들은 토크 시작에 앞서 입을 모아 "드라마 속 추억의 노래와 우리들의 못다한 이야기들을 본격적으로 풀어나갈테니 충분히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곧 대형 스크린에는 배우들 각자가 뽑은 명장면이 나타났고,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기졌다. 콘서트는 보라&선우, 이웃, 덕선&정환, 장기자랑, 덕선&택, 가족 여섯 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짧은 토크가 끝나고 보라(류혜영)와 선우(고경표)의 에피소드 화면이 등장했다. 그리고 그룹 와블이 무대에 올라 '매일 그대와' '보라빛 향기'를 열창했다. 이날 참석하지 못한 박보검, 안재홍, 최무성, 류재명, 김선영은 VCR 인사말을 전해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이어 대표 OST '혜화동'을 부른 박보람이 등장해 '너의 의미'까지 불러 열기를 더했다. 흥이 오른 관객들에게 출연진은 각자의 근황에 대해 알렸다. 이동휘와 고경표는 차기작으로 대중 앞에 설 것을 약속하며, 각자 '원라인'과 '7년의 밤' 촬영 중이라고 밝혔다. 류혜영과 혜리는 휴식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류준열은 영화 '더 킹' 촬영을 살짝 언급하며 관객의 기대감을 모았다. 이어진 무대에는 그룹 노을이 등장해 '소녀' '세월이 가면' '아파트', 그리고 최성원과 함께 '함께'를 불렀다. 최성원은 뮤지컬 배우다운 가창력을 뽐내 관객을 매료시켰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공연장에 마지막으로 등장한 가수는 80년대 소녀팬을 이끌던 변진섭이었다. '그대 내게 다시' '숙녀에게'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 뿐' 등 주옥같은 곡들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마지막 무대는 배우들이 함께 부르는 '그대에게'로 막을 내렸다. '응답하라 1988 드라마 콘서트'는 알차게 꾸미려고 했지만, 허술한 점도 많았다. 중간에 보여준 VCR 영상에는 드라마의 큰 축을 담당한 성동일, 이일화, 라미란 등 중견 배우들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고, 미니 토크 시간에 이어진 배우들이 꼽은 명장면은 이미 TV를 통해 밝힌 내용들이었다. '응답하라 1988' 출연진이 자리하긴 하지만 결국 OST 나열과 다를 바 없었다. 공연 중간, 관객들이 쌍문동 친구들이 수학여행 때 선보인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를 재연해달라고 했을 때에는 민망할 정도로 사전 준비의 허술함이 드러났다. 음악이 준비 되지 않아 출연 배우가 직접 노래를 불렀고, 관객은 박수를 쳤지만, 결국 재연 무대는 성사되지 않았다. 공연이 끝난 후 화장실로 향하는 팬들에게 돌아온 대답은 더 가관이었다. "건물 내부에 있는 화장실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였다. 해당 층 수에 있는 화장실이 아니라 콘서트가 열린 평화의 전당 건물 내 화장실 전체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어린 아이를 동반한 학부모는 언성을 높였고, 몇몇은 거세게 항의하는 등 안내 요원과 얼굴을 붉히는 일이 벌어졌다. 주최 측에 이야기하자 돌아오는 말은 "2회 공연이 곧 시작되고, 관객입장때문에 화장실을 개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화장실 사용과 관객 입장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지 주최 측은 친절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한 무리의 팬들은 "미리 화장실 이용 금지를 공지 했다면 마지막까지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을 텐데, 이상한 지점에서 실망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