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들, 日 경제보복에 '외교 해법→경쟁 강화' 중심이동
중기중앙회, 소재·부품·장비기업 1002곳 대상 설문
'상생협력 기술개발 확대 통한 경쟁력 강화' 1순위에
경쟁국 대비 자체 기술력 평가 '평균 89'…中보단 높아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 경제 보복을 본격화한 시기(7월1일)가 100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우리 중소기업들이 소재·부품·장비 분야 '독립'을 위해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경제 보복이 불거질 당시 '우리 정부의 정치·외교적 노력'을 중요도 1순위 꼽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는 경쟁력 강화와 다양한 거래처 발굴 등 '자립'을 가장 우선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은 소재·부품·장비 개발을 위해 제품을 사주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의 상생, 그리고 개발 기술에 대한 납품 진입장벽 낮추기 등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1002곳을 대상으로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 기술 구현수준 및 기술 개발 관련 애로조사'를 실시해 25일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일본 수출규제 강화 관련 정책적 대응방향'에 대한 답변으로 기업들은 '상생협력 기술개발 확대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44.1%)를 1위로 꼽았다. '국내외 제품수급정보, 거래처 발굴 및 매칭 지원'은 25.1%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냉정한 외교적 해법 요청'은 13.4%가 답변해 3위를 기록했다.
앞서 일본 경제보복이 불거진 지난 7월 초 당시 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 269곳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 분석한 결과에선 '외교적 노력을 통한 원만한 해결'을 가장 많이 주문했었다.
이번 조사 결과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들은 경쟁국가(기업)의 기술 수준을 100으로 했을 때 평균 89정도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나라(지역)와 비교해선 미국의 85.3, 유럽의 86.8, 일본의 89.3 수준으로 인식했다. 다만 중국에 비해선 우리의 기술 수준을 115로 다소 높게 평가했다.
설문 대상 기업이 진행하고 있는 기술개발 경쟁국은 미국(131곳), 일본(116곳), 독일(79곳), 국내기업(51곳), 중국(31곳) 순이었다.
또 응답기업의 66.9%는 '개발 진행 중', 28.7%는 '개발 완료 후 성능시험, 판로개척 추진 중', 4.3%는 '기술개발 계획중'으로 각각 나타났다.
제품 개발 완료에서 상용화까지 걸리는 예상 기간은 '6개월~1년 이내'가 34.1%, '1~3년'이 30.3%로 주를 이뤘다.
납품처 발굴시 가장 큰 애로사항은 '제품 성능 검증을 위한 신뢰성 확보'(23.4%), '수요처가 기존 거래처 변경 기피'(21.9%), '수요기업 및 담당자에 대한 설명기회 부족'(16.1%) 등을 꼽았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신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한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수요처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문턱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고, 정부는 각종 세제 지원이나 동반성장지수 가점 등 인센티브를 통해 대·중소기업이 새 거래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전했다.
중기중앙회도 중소기업들의 기술개발과 판로확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
중기중앙회 정욱조 혁신성장본부장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핵심기술의 국산화를 통해 우수한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의 판로를 확대하고 수요기업들도 제품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상생협력의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