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김기문, 제주서도 인연 잇다
중기중앙회 리더스포럼 환송만찬에 깜짝 등장 UN 사무총장 재직 당시 김 회장과의 인연 소개 촉박한 일정에도 '약속' 지키려 제주行 자청 후문 마지막날 특별강연, 中企·협동조합 중요성 '강조' 【서귀포(제주)=김승호 기자】"내 명함에서 '반'자만 가리면 여러분들이 중소기업중앙회장과 나를 혼동할 수도 있을 것이다. (웃음)김기문 회장님하고 내 이름이 같아서다. 고향도 같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의 각별한 애정을 마음껏 드러냈다. 중기중앙회가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3박4일간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2019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사흘째인 28일 저녁 환송만찬에 깜짝 등장, "UN사무총장 시절엔 김 회장을 관사에 초청해 저녁을 함께하기도 했다"며 자신과의 오랜 인연을 강조하면서다. 반기문 위원장은 리더스포럼 마지막날인 29일 오전 예정된 특별강연차 전날 제주로 내려왔다. 고향은 반 위원장이 충북 음성이고, 김기문 회장이 바로 옆 증평이다. 30일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실제 반 위원장은 UN 사무총장 재직(2007년1~2016년 12월) 당시 중기중앙회를 이끌고 있던 김 회장(2007년3~2015년2월)과 서울, 뉴욕 등에서 수 차례 만남을 가진 바 있다. 당시 반 위원장이 관심을 갖고 있던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기아와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기업계가 동참키로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에 적극 나선 것이 UN, 그리고 반 위원장의 지향점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름과 고향까지 같았던 터라 '세계 대통령'(UN 사무총장)과 '중통령'(중소기업 대통령) 사이는 더욱 가까워질 수 밖에 없었다. 나이는 44년 생인 반 위원장이 55년 생인 김 회장보다 11살 위다. 올해로 13회째인 이번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반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 자격으로, 김 회장은 4년만에 선거에 나서 중기중앙회장에 또다시 당선돼 지난 3월부터 새 임기를 시작하면서 제주서도 인연의 끈을 이어간 것이다. 반 위원장은 지난 6월 중순 모친상을 당했다. 리더스포럼 특별강연 당일에도 서울에서 꼭 참석해야 하는 오찬이 계획돼 있었다. 중기중앙회 한 관계자는 "상을 치르신데다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이어지는 촉박한 일정 때문에 (반 위원장의)사모님께서 건강을 염려해 제주행을 만류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뜸했다. 하지만 반 위원장이 김 회장과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전날 내려와 환송만찬에서 700여 명의 중소기업계 대표들에게 깜짝 인사를 하고, 이튿날 예정된 특별강연을 한 뒤 부랴부랴 또다시 서울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만 반 위원장은 서울행 비행기 시간 때문에 당초 40분으로 예정된 강연시간을 10분 당겨 30분 정도 진행하면서 "시간 때문에 중기중앙회에서 전용기라도 대줬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로 아쉬움을 대신 전하기도 했다. 포럼 마지막날인 29일 조찬 이후 8시께 시작한 특별강연에서 반 위원장은 협동조합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수 차례 강조했다. 중기중앙회의 당초 이름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다. 그는 "협동조합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대규모 파산이나 조합원 해고 등이 없이 (원활하게)대처하는 모습들을 보고 협동조합이 포용적 성장 모델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게됐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자신이 UN사무총장 재직시절인 2012년에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선포하고, 매년 7월 첫 째주 토요일을 세계협동조합의 날로 지정한 것에 대해서도 부연설명했다. 반 위원장은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경제 영역에 있는 다양한 경제주체들은 포용적 성장의 주요 요소"라고 다시 강조하면서 "노동개혁, 규제개혁 등을 잘 이뤄 일자리 창출 능력을 지금보다 키워야하고, 기업은 수익보다 '사회적가치'를 추구해야한다. 기업의 사회적책임이 무척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협력과 연대가 중요하다"면서 "공동체가 붕괴되면 신뢰가 없는 사회가 된다. 신뢰가 없어지면 분노가 되고, 분노사회는 기쁨과 행복이 있을 수 없다.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이 신뢰하고 유대하면서 지속가능한 동시에 상생발전할 수 있는 협동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반 위원장은 자신의 강연을 경청한 중소기업계 최고경영자(CEO)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반 위원장은 "여러분들이 우리나라의 경제와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중추이고, 뼈대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며 "'9988'이라는 숫자처럼 99%가 중소기업이고 1%가 대기업인데 사람들은 대기업만 기억한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고 포용경제도 아니다. 지금 사회는 너와 내가 따로 없는 만큼 우리 세계, 우리 자연 등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배우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