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검찰 구자원 LIG 회장 상고 '이유있다'
[이슈진단]검찰, 구자원 LIG 회장 상고 '이유있다' 검찰이 집행유예를 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한 재상고를 포기한 반면, 구자원 LIG 회장 등 LIG 총수일가에 대해서는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했다. 검찰이 두 사람에 대해 법리적인 이유를 들어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상식적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승연 회장의 경우, 사익을 위한 것이 아니고 주주들의 피해가 없는 등 과거의 기업범죄와 다른 반면 구 회장 일가의 경우, 허위재무제표 작성을 통해 채권단과 거래당사자에 손실을 입히고 시장경제질서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게 하는 등 상당히 악의적이라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검찰, 김승연 한화 회장, 구자원 LIG 회장에 다른 행보 검찰은 지난 17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해 재상고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구속 피고인 신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서울고검은 17일 공소심의위원회를 열고, "일부 무죄가 있지만 전체 혐의에 비해 일부이고, 재상고를 해도 사실관계 확정의 문제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아 재상고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우량 계열사의 자금을 부실 계열사에 쏟아붓고 계열사 주식을 가족에게 헐값에 넘겨 수천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2011년 1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4년을 받고 법정구속됐지만, 4개월 여만에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났다. 2심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받아 집행유예 조건을 채웠다. 대법원은 일부 배임액을 다시 계산하라는 이유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고, 김 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 극적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이에 반해 검찰은 2000억원대의 사기성 CP(기업어음)를 발행한 혐의로 기소된 구자원 회장 등 LIG그룹 총수 3부자에 대해서는 상고하기로 결정했다. 검찰은 "공범 문제나 가담 정도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단했다"고 상고 이유를 밝혔다. 구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지만, 지난 11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반면 1심에서 무죄였던 차남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이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은 징역 8년에서 4년으로 감형받았다. ◆구자원 회장 일가 "악의적으로 시장교란" 두 사람은 모두 집행유예를 받아 실형을 면하게 되면서 일각에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렸다. 그러나 법원판결 당시 판결문을 보면 상당히 큰 차이점이 나타난다. 김승연 회장에 대해 법원은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한 이유로 ▲피해 회복을 위해 1597억원을 공탁한 점 ▲그동안 기업을 이끌며 경제건설에 이바지한 점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꼽았다. 법원은 또 "김승연 회장은 재판 이후 꾸준히 공탁해 계열사 피해액과 탈세한 양도소득세를 모두 납부했다. 연결자금 조성에서도 피해 규모가 과장된 측면이 존재하고 상쇄돼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도 "김승연 회장의 경우, 실제 피해가 없거나 피해액을 모두 공탁해 과거의 기업범죄와는 달리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구자원 회장 일가의 경우, 이와는 전혀 다르다. 구회장은 고령으로 간암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점만이 집행유예를 받게 된 이유다. 법원은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악의적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구 회장은 그룹 총수로 LIG건설의 회생신청 사전 계획을 최종 승인하는 등 가담 정도가 중하지만 고령으로 간암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특히 "허위 재무제표 작성은 기업 투명성을 저하하고 시장 경제질서를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기업범죄이며 LIG그룹은 사건 실상을 밝힐 회계자료를 폐기해 증거를 인멸하고 조작된 자료를 금융감독원과 검찰에 제출하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는지 의문스럽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 사망선고에 버금가는 회생신청을 계획하고도 대주주 일가의 담보주식 회수를 위해 회생신청을 미루고 자금조달을 계속했다"며 "이는 기업 내부 정보를 독점한 최고경영자가 정보가 부족한 고객을 속인 것으로 도덕적 해이를 넘어선 파렴치한 범행"이라고 비판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도 "구자원 회장의 경우, 피해를 모두 복구해줬다고 하지만 결국 시장에 사기를 친 것인데 이런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사법부가 단호한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