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임채운 "중진공, 中企 베스트 파트너 역할 잘할 것"
"무거운 자리를 내려놓는 것은 시원하지만 직원들과 헤어지는 것은 섭섭하다."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3년간의 임무를 끝내고 진주를 떠나면서 16일 출입기자들에게 전한 소회다. 임 이사장은 퇴임 후엔 모교인 서강대학교로 돌아가 후학을 양성한다. 그는 이임사에서 지난 3년을 "실물 경제의 최일선에 있는 중소기업의 고민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동안 몸 담았던 중진공에 대해선 "지속적인 자기혁신을 통해 '중소기업의 베스트 파트너'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교수 출신인 임 이사장이 3년전 부임하자 가장 먼저 한 일은 '내실'을 다지는 것이었다. 임 이사장은 "나는 경영학자다. 업무를 혁신하고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실제 그는 부임후 혁신을 총괄하는 전담조직을 만들어 관행을 개선하는 등 내부 혁신에 주력했다. 비위행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등 청렴한 조직문화 구축에도 힘썼다. 상시적으로 경영혁신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인 '독수리팀'을 운영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신이 이사장을 맡기 전에 발생한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인턴 채용 문제 등으로 본의아니게 고난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가 떠나면서 '무거운 자리'라고 말한 것도 어쩌면 과거 중진공 주변에서 벌어졌던 일을 향후 이사장이 된 본인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던 '버거움' 때문일 수도 있다. 중소기업들의 판로 개척에도 주력했다. 임 이사장은 "내 전공이 마케팅인데 취임하고나서 마케팅만 이야기했더니 공공기관이 마케팅을 하는 것엔 한계가 있었다"면서 웃음도 지었다. 자신의 전공을 늘 강조한 덕에 성과도 적지 않았다. 2015년 알마티(카자흐스탄)에 문을 열었던 수출 BI는 2016년 들어 충칭(중국), 산티아고(칠레)로 영역을 넓혔고, 지난해엔 방콕(태국), 양곤(미얀마)까지 확대했다. 중소기업들의 수출 확대를 목표로 성장 단계별로 지원하기 위해 2015년 꾸렸던 '글로벌 퓨처스 클럽'은 첫 해 536곳에서 1559곳(2016년), 2236곳(2017년)으로 각각 늘었다. 중진공 본연의 역할인 정책자금의 효율적 집행에도 힘썼다. 임 이사장은 "초기엔 시스템이 불안하기도 했지만 정책자금을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해 효율화를 꾀했고, 수출을 많이했거나 일자리를 늘린 기업에게 정책자금이 돌아갈 수 있도록 성과중심으로 집행한 것도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창업, 소기업, 재도전 등 민간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쉽지 않은 기업들에게 도움을 줘 시장실패를 최대한 보완하자는 취지에서 기본에 충실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진공은 기술·사업성 평가가 정착되고 연대보증을 폐지하는 등 금융개선을 이끄는데 앞장섰다. 또 정책자금을 준 뒤 수출성과 및 고용창출기업에 대해 우대지원해 기업의 자발적 성과창출을 유도하기도 했다. ▲전자서명 도입 ▲오프라인 제출 서류 간소화 ▲사전 상담예약제 확대 등 역시 모두 정책자금 지원을 효율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임 이사장은 "새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을 펴겠다고 약속한 만큼 그동안 내실을 다진 중진공이 이젠 도약을 할 때가 됐다"면서 "선생이 잘 하는 일이 글쓰고 가르치는 것인만큼 집필과 학생들 키우는데 몰두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이사장은 한국유통학회장, 한국중소기업학회장, 한국경영학회장 등을 두루 역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