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경상수지 2억7000만달러…'배당'덕에 턱걸이 흑자전환
지난 3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2억 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지만, 해외 배당소득 등이 늘며 석달 만에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다만 수출부진이 이어지며 상품수지는 11억 3000만달러, 해외여행이 늘어나며 서비스수지는 19억달러 적자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경상수지는 2억 7000만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65억만달러 감소한 수준이다. 경상수지는 국가가 재화와 서비스를 외국과 거래한 결과로, 수입과 지출의 차액을 말한다.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 등 4가지로 나뉘며, 한나라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적자를 기록했지만, 본원소득수지가 흑자를 기록해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할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늘고, 현지법인으로도 많이 나가 있어 (본원소득수지의 경우) 예년보다 많은 수준으로 흑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익금불산입제도로 본원소득수지↑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 등을 중심으로 36억 5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본원소득수지는 급료 및 임금수지와 투자소득수지로 구성되는데, 국내거주자가 외국에 단기간 체류하면서 수취한 임금과 국내에 고용된 외국인에게 지급한 임금의 차이, 국내거주자가 외국에 투자하여 얻은 이자와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에 얻은 이자의 차이에 따라 결정된다. 신 경제통계국장은 "투자소득수지 중 배당소득수지가 1년전과 비교해 28억 6000만달러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배당수익 뿐만 아니라 법인세 계정 등으로 인한 혜택으로 연간전체 수지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1월부터 익금불산입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까지는 해외자회사의 소득에 대해 현지 법인세를 내고, 자회사가 국내 모회사에 배당하면 모회사는 배당금을 소득에 포함해 법인세를 내야 했다. 해외자회사가 국내 모회사에 배당한 배당금과, 발생한 이익에 대한 과세가 면제되며 투자소득을 중심으로 본원소득수지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중국단체관광 제재'로 경상수지 회복 어려워 다만 신 경제통계국장은 본원소득수지가 증가하더라도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내달에는 균형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월 상품수지는 11억 3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수출과 수입 모두 줄었지만, 반도체 한파로 수출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수출은 564억달러로 1년전과 비교해 12.6% 줄었다. 특히 전기·전자제품이 같은 기간 가장 큰 폭(31.8%)으로 감소했다. 정보통신기기는 39.7%, 반도체 33.8%, 가전제품 44.7% 줄었다. 서비스수지도 여행오는 외국인보다 여행가는 국내인이 늘며 19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는 7조 4000억달러 적자로 지난 1월 15조원, 2월 10조원에서 적자폭이 감소했다. 신 경제통계국장은 "코로나19 이후 동남아와 일본 등을 중심으로 입국자수가 늘며 서비스수지가 회복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서비스수지에 도움이 되려면 중국 단체 관광에 대한 제재가 풀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경제통계국장은 "4월까지 배당수익은 이어지지만, 외국인 배당수익도 이뤄지기 때문에 본원소득수지가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며 "다만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의 적자폭이 줄고 있어, 하반기에는 개선흐름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유리기자 yul115@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