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 여권이 반대한 윤경림 사장 최종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
KT 이사회는 7일 이사 전원 합의로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을 최종 KT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29일이나 31일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찬반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보여, 최종적으로 대표로 선임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T 이사회는 7일 개최된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에서 4인의 후보별 심층 면접을 진행했으며 차기대표이사 후보 1인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KT 이사회는 정관상 대표이사 자격요건과 주요 이해관계자로부터 수렴한 최적의 KT 대표이사상(像)에 대한 의견 등을 고려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에서 ▲DX 역량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변화와 혁신 추구 ▲기업가치 제고 ▲ESG 경영 강화 등에 중점을 두고 면접 심사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KT 이사회 강충구 의장은 "윤경림 후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 또한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기업가치 제고와 ESG경영 강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사회는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윤경림 후보는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 성장 사업 개발 및 제휴·협력 역량이 탁월하고, KT 그룹의 DX 사업 가속화 및 AI 기업으로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강 의장은 또 "최근 정부와 국회 등에서 우려하는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 ESG 경영 트렌드 변화에 맞춘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겠다"며 "외부 컨설팅을 통해 CEO 선임 프로세스, 사내 후보자군 육성 등에 대한 현황을 점검하고, 국내·외 우수사례 분석 및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통해 객관성을 갖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T 이사회는 공개경쟁 방식으로 대표이사 선임프로세스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모든 대표이사 인선 과정에서 사내이사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공개모집을 통해 총 33명의 사내·외 후보자군을 구성했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사내·외 후보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경제·경영·리더십·미래산업·법률 분야의 외부 전문가 5인으로 인선자문단을 구성했다. 인선자문단은 후보자들의 지원 서류를 면밀히 검토한 후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 요건을 기준으로 사내·외 후보 압축 작업을 진행했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사외 후보자의 경우, 인선자문단의 1차 및 2차 압축 결과를 그대로 반영해 면접대상자를 선정했으며, 사내 후보자의 경우 인선자문단이 1차 압축한 후보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 리더십 진단 의견과 그간의 경영성과 등을 고려해 면접 대상자를 선정했다. 인선자문단이 심도 있는 논의 끝에 통보한 사외 후보 2인과 함께 사내 후보 2인으로 구성된 4인이 금일 면접 심사 대상자로 좁혀졌으며, 금일 이사 전원 합의로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확정됐다. 4인 후보에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신수정 현 KT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 윤경림 현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으로 총 4인이 올랐었다. 강 의장은 "이번 대표이사 후보로 참여해주신 분들과 선임 과정에서 관심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KT 이사회를 대표해 깊이 감사 드린다"며 "KT가 혁신적인 DX 기술을 통해 국민 편익을 증진시키고, 회사의 주인인 주주, 고객, 협력사, 임직원 등에게 사랑받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이후 개최되는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 후보에 대한 선임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하지만 이날 주총에서 대표이사 후보가 선임이 될 수 있을 지 아직까지 찬성과 반대 표가 팽팽히 맞설 것으로 보여 미지수다. 우선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대통령실과 여권이 'KT의 전현직 임원 4명으로 구성된 후보'를 선출한 데 대해 크게 반발한 것으로 볼 때, 이번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권에서는 "구현모 KT 대표가 윤경림 사장을 자신의 아바타로 KT 대표이사로 출마시켰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어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역시 1대 주주로 있는 KT의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와 국민연금이 2대 주주로 있는 KT의 3대 주주 신한은행이 어떤 표를 던질 지 관심이 모아아진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현대차와 신한은행은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따라가기 보다는 자사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찬성이나 반대를 선택해 표를 던질 것"이라며 "현대차와 신한은행이 KT와 혈맹 관계에 있기는 하지만, 혈맹 관계가 선택의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다. 또 1대 주주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표결도 이들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본인들이 주주권 행사를 해 지분 가치가 높아지는 방향을 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연금은 우선 주총에 들어가기 2~3일 전에 공시를 통해 KT 주총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 지를 먼저 밝힐 예정이다. 그 때가 되어야 국민연금이 어떤 표결을 할 지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소액주주들의 표결도 KT 대표 선임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네이버 카페에 KT 개인주주 커뮤니티인 'KT 주주모임'이 개설됐으며 KT 대표 선임에 대한 정치권의 압력이 가해진 후 가입자가 크게 늘면서 현재 약 400여명이 커뮤니티에 가입한 상태다. 커뮤니티측은 "전자투표에 참여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설 계획"이라며 "총 8만주를 가진 주주도 있어 커뮤니티에서 보유한 주식 수는 40만주에 이르며 인원을 1000명 이상 모아 주식주도 500만 주 이상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KT의 주총에서 현장에 참여하거나 온라인 투표 페이지에서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소액주주들은 KT의 주가를 높이는 방향으로 표결에 임할 것으로 보여 KT 대표 선임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T측은 이에 대해 낙관할 수 없고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은 머리 수는 많지만 이들 사이에 특정한 흐름이 주도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여러 변수가 있다. 이들이 주총에서 어떤 행동을 할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설령 주총에서 KT의 대표가 선임됐다 하더라도 '정치권의 외풍'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KT는 아직까지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인사 및 조직 개편은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주총 이후에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비해 경쟁력이 더욱 떨어지지 않을 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