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생산 0.5% 반등에도 못 웃는 이유…반도체 수출·내수 부진 탓
지난 달 전체 산업생산이 0.5%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소비와 투자 등 내수는 여전히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반도체 등 수출 부진 지속에 기업 심리마저 위축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2일 통계청 '2023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7(2020=100)로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넉 달만에 다시 오름세로 전환했다. 증가 폭만 보면 지난해 6월(0.5%) 이후 7개월 만에 최대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2.9% 증가했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5.7%) 생산이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통신·방송장비(111%), 자동차(9.6%) 등이 늘어 전체 광공업 생산 증가세를 견인했다. 제조업 출하는 0.7%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 반도체(-25.8%)와 기계장비(-6.5%), 전자부품(-6.4%) 등이 줄어든 영향이다. 서비스업 생산도 0.1% 늘었지만 전월(1.5%)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금융·보험(-5.0%) 등에서 줄고, 음식료품 및 담배 도매업, 종합 소매업 등 도소매(3.7%) 등에서 늘었다. 소프트웨어 개발, 시스템 통합 등 정보통신 (3.1%) 분야도 늘었다. 반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2.1%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2.1%), 12월(-0.2%)에 이어 올해 1월(-2.1%)까지 3개월째 감소세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9%), 의복 등 준내구재(-5.0%), 승용차 등 내구재(-0.1%) 판매가 죄다 줄어든 영향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수입차 일부 브랜드 출고 중지, 전기차 출고 지연 등으로 수입 승용차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며 "따뜻한 날씨로 의복 판매가 줄고 면세점 화장품 판매가 줄어든 것도 소매판매 감소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도 1.4%로 내림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6.1%)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15.9%)에서 투자가 늘었으나, 특수 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6.9%) 투자가 감소했다. 김 심의관은 "1월에는 통신·방송장비, 자동차 생산 등의 영향으로 광공업 생산이 비교적 큰 폭 증가한 데다 서비스업 생산도 높은 수준을 유지해 전산업 생산이 4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면서도 "최근 부진한 흐름을 되돌리는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했고, 취업자 수도 감소해 경기 동행지수가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통계청 산업활동동향 발표 후 정부는 소매판매 등 내수와 수출 부진 지속으로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기획재정부는 "생산 측면에서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미국·선진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완화 등이 긍정적이나 반도체 재고 증가, 수출 감소세 지속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비·투자는 중국발 입국객 방역 규제 완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부분 해제, 누적된 가계 저축 등이 긍정적이나 기업 심리 위축, 주요국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 지속 등이 리스크 요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