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국부펀드에 관심 집중…韓 바이오·헬스분야 '투자 1순위'
中企연구원 보고서, 국내 벤처시장 활력위해 중동 국부펀드 '주목' 글로벌 국부펀드 174개중 27개 중동에…자산규모론 36.5% 차지 소비기반 플랫폼 투자 한계, 인도·동남아등 글로벌 목표해야 '눈길' Pre-IPO 단계 투자 선호…정부, JV 통해 중동 투자 리스크 분담해야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을 계기로 중동 국부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바이오·헬스 분야가 이들 펀드로부터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병원시스템, 의료기기, 바이오 의약품 관련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이나 유니콘 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한국의 소비기반 플랫폼들은 작은 내수시장 등의 이유로 확장성이 크지 않아 국부펀드가 관심을 갖기엔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국내 소비기반 플랫폼은 인도, 동남아, 중앙아시아 등을 목표로 창업 초기 단계부터 집중 육성해야한다는 조언이다. 이같은 내용은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17일 펴낸 'KOSI 중소기업 포커스-중동 국부펀드의 투자 성향과 국내 벤처투자 유치 가능성 진단' 보고서에서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의 국부펀드들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국내외 벤처투자 규모가 크게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투자를 늘려왔다. 특히 앞으로도 중동 경제가 호황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이들 펀드의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때문에 국내 벤처투자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중동 국부펀드를 주목해야한다는 조언이다. 중기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글로벌 국부펀드 174개의 총 자산 규모는 11조358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동 지역 27개 국부펀드의 자산규모는 4조1400억 달러로 전체의 36.5%를 차지했다. 특히 글로벌 국부펀드 자산 규모 상위 10개 중 4개가 중동 국부펀드들이다. 아부다비투자청(ADIA), 쿠웨이트투자청(KIA), 사우디공동투자펀드(PIF), 카타르투자청(QIA)이 대표적이다. 상위 1·2위에는 중국투자청(CIC), 노르웨이중앙은행투자관리청(NBIM)이 이름을 올렸다. 연구원은 중동 국부펀드들의 벤처투자 성향을 분석하기 위해 카타르투자청(QIA), 무바달라투자회사, 아부다비국영지주회사(ADQ)를 살펴봤다. 이유진 연구원은 "중동의 국부펀드들은 주로 소비기반 플랫폼과 바이오·헬스케어, 핀테크 산업에 집중해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플랫폼의 경우 내수시장이 큰 인도, 경제적 동맹을 위해 다수의 벤처 협약을 체결한 터키, 영미권 국가를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고, 바이오·헬스케어와 핀테크는 영미권과 유럽에 집중해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한국 정부가 K-유니콘 프로젝트를 통해 육성하고 있는 아기·예비 유니콘기업의 산업 분포가 중동 국부펀드들의 관심 분야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중동 국부펀드는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의 투자를 선호하는데 해당 산업엔 한국의 아기·예비유니콘 기업이 다수 포진돼 있어 중동의 투자 성향과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특성이 가장 잘 매칭된다"면서 "한국의 병원 시스템, 의료기기, 바이오 의약품의 중동 진출도 증가하고 있어 이들 분야는 중동에서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동 국부펀드가 우리의 바이오·헬스케어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집중 공략하되, 투자 성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보면서 다른 분야까지 투자유치를 확대하는 전략이 주효할 것이란 판단이다. 아울러 중동 국부펀드들은 기업공개(IPO) 이전인 '프리(Pre)-IPO' 단계 투자를 선호하는 성향이 있어 시리즈 C~E+ 단계에 있는 예비 유니콘 기업들이 투자대상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정부는 창업 초기 단계부터 해외시장을 목표로 하는 '본 글로벌'(Born-Global) 소비기반의 플랫폼 유니콘을 적극 육성하고 중동 국부펀드와 조인트벤처(JV)를 조성해 중동 투자 리스크를 분담해야한다"면서 "정보 부족과 문화·종교·언어 차이 등의 이유로 중동 국부펀드가 한국 투자를 꺼리고 있어 민관 협력으로 컨퍼런스를 통해 기업간 인적, 문화적 교류를 정례화하는 동시에 중동 국부펀드별 투자 성향을 고려해 한국 벤처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부펀드'란 국가가 국가의 자산을 운용하기 위해 설립한 투자 펀드로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와 한국은행의 위탁자산을 운용하는 한국투자공사(KIC)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