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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가는 '사시 존치' 논란, 사시vs로스쿨 변호사간 난타전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사시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 간의 신경전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법조인협회가 각각 내부 문건 유출과 비방 등으로 경찰과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배경에 사시존폐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시 출신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 간의 대치는 정치권으로 번지는 등 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사시 존치'를 골자로 하는 변호사 시험법 개정안을 정식으로 상정함에 따라 정치권의 세력다툼으로 번질 전망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변호사협회는 '사시 존치'를 다룬 내부 문건 유출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 수사가 진행 중이다. 로스쿨 출신들의 단체인 한법협은 인터넷상에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비방한 네티즌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양측이 제기한 고소가 상대를 향한 직접 겨냥은 아니지만 경고성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갈등의 시작은 사시 존치 입법과 연관이 있다. 정치권에서 사시 존치 법안을 논의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존치를 주장하는 변협과 폐지를 주장하는 한법협 측의 대결 양상으로 치달은 것이다. 19대 마지막 정기국회라는 점도 갈등에 불을 붙였다. 사시 존치에 힘을 보태는 일부 의원들이 내년 총선에서 고배를 마실 경우 변협은 사시 존치를 위한 작업에 다시 돌입해야 한다. 2017년 사시가 전면 폐지되는 만큼 1년 안에 사시 존치 입법을 성공시키지 못할 경우 변협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양측의 긴장감이 극에 달한 이유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변협의 '사법시험 존치 태스크포스(TF)' 유출 사건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TF팀이 만든 문건에는 사시존치 법안이 발의될 수 있도록 청와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을 상대로 한 로비 내용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는 야당 의원들을 친노·비노로 계파를 나눠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법을 구사하자는 문장도 있다. 사시 폐지 법안이 노무현 정권 당시 나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설득이 쉬운 비노를 공략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언론을 통해 문건이 공개되자 한법협은 즉각 반발했다. 특히 법조계 일각에서 이 문건의 유출자로 '로스쿨 출신 법조인'이 지목되면서 갈등은 증폭됐다. 한법협은 성명을 통해 "대한변협이 정치권 압박을 위해 조직적으로 각종 단체를 활용하고 이를 위한 경비를 부적법한 절차를 통해 사용했다는 의문이 든다"며 "대한변협은 이와 같은 의혹에 대해 조속히 해명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도가 나간 직후인 지난 7일과 13일, 19일 세 차례에 걸쳐 대한변협의 정치개입 의혹과 실정법 위반 의혹, 사시존치 TF 해체 등을 변협에 요청했지만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변협 측은 "유출 문건에 담당 직원의 자필 메모가 적혀 있는데 담당 직원이 유출 사실도 모르고 문건도 그대로 갖고 있었다"며 외부인의 악의적 소행을 염두에 두고 경찰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한법협은 법조 본연의 의무에 집중하자는 전략이다. 이들은 변협을 향해 "법조 분열을 중지하라"면서 ▲외부 자본의 노동사건 대리권 요구 ▲미국 변호사 등 해외 변호사의 기업 자문시장 침투 ▲법률시장 개방을 통한 변호사 시장 불안정 등 법조 7대 위기 사안을 강조, 대내외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법사위가 이날 변호사 시험법 개정안 5건을 상정한 것도 법조계 분열을 가속화시킬 거란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 김학용, 오신환 등 5명의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개정안은 2017년으로 정해진 사시 존치 시한을 폐지하고 로스쿨과 사시로 이원화된 현행 법조인 양성 체제를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식으로 상정됐지만 의원들 사이에서 찬반이 엇갈리는 만큼 전체 회의 상정 여부는 불투명하다. 현재까지 반대 입장인 의원들의 활동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정치권 일각에선 존치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내년 20대 총선을 겨냥해 법조계와 사시 준비생 등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해 결론 난 사시 관련 법안을 무리하게 쟁점화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의 이해관계로 법조계가 분열되는 있다는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법조계는 밥그릇 싸움 때문에 이런 논란이 벌어지는 것 아니겠냐"며 "정치인들은 표심 때문에 동참하는 것 같은데 이 같은 정치공방은 서로간의 상처만 남길 것 같다"고 말했다.

2015-10-20 21:42:25 연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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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역사 교과서 '국정 전환' 돌입…예산 집행 시작(종합)

교육부, 역사 교과서 '국정 전환' 돌입…예산 집행 시작(종합)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교육부가 국사편찬위원회에 국정 역사교과서 개발을 위한 예산을 내려보내면서 국정 전환 작업이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20일 교육부는 "국무회의에서 이달 13일 국정 교과서 개발에 필요한 예산 44억원을 예비비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44억원은 교과서 개발을 맡은 국사편찬위원회뿐 아니라 교육부에 배정된 예산까지 포함한 것으로 이 중 일부가 국편에 보내진 것이다. 예비비에는 교과서 연구·집필진의 인건비, 출판비, 연구개발비뿐 아니라 홍보 비용도 포함된다. 국편의 예비비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교육부가 지난주 내려 보낸 교과서 위탁비는 17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 지출이 필요할 경우 예비비로 충당하고 이듬해 5월 말까지 국회에 사후보고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범야권이 국정 교과서 예산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우회로 이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는 지난주 국회에서 국정 교과서 예산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2015-10-20 18:01:30 연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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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희팔 생사 의혹 밝힐 조카 숨진채 발견"

경찰 "조희팔 생사 의혹 밝힐 조카 숨진채 발견"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생사 여부가 불투명한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58)의 조카로 알려진 유모(46)씨가 2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조씨의 생사 여부를 규명하는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유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대구시 동구 효목동의 한 사무실에서 유씨가 책상 의자에 앉은 채 숨져 있는 것을 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유씨에게서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유씨가 제초제를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현재까지 유서를 남겼는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2008년 12월 조희팔의 중국 밀항을 직접 돕고, 조씨와 지속적으로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조희팔 2인자 강태용(54)이 지난 10일 중국에서 검거된 뒤 유씨는 주변에 "많이 힘들다"는 등의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유씨 시신이 옮겨진 병원에는 유족들이 "경찰이 재수사 들어간다고 해서 죽었다"며 검찰과 경찰을 향해 불만을 털어놨다. 한편 조희팔은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2004∼2008년 4만∼5만 명의 투자자를 끌어모아 4조 원가량을 가로챈 뒤 강태용보다 한 달여 뒤인 2008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해 도주했다. 그는 2011년 12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살아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경찰이 재수사에 돌입했다.

2015-10-20 17:58:43 연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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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창설 70주년...경찰 총수 지위 어떻게 변했나

[메트로신문 유선준 기자] 한국 경찰이 오는 21일 창설 70주년을 맞는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경찰은 서민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는 '민중의 지팡이' 역할을 해오면서 한편으론 독재 정권의 방패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경찰의 긴 역사만큼 경찰 총수의 지위도 여러차례 변화해왔다. 미 군정기 때 장관급이었던 경찰 총수는 대한민국 정부가 들어서자 부처의 일개 국장급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이후 경찰의 조직과 역할이 늘어남에 따라 차관급으로 격상됐고, 경찰의 중립화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현재와 같이 독립 관청의 수장이 됐다. ◇ 미군정 시절 국장급에서 시작해 장관급으로 격상 우리나라 경찰은 미 군정청의 경무국에서 비롯했다. 1945년 9월 9일 서울로 입성한 미군은 그달 12일 아치볼드 아놀드 소장을 미군정 장관으로 임명한다. 아놀드 장관은 이틀 뒤인 14일 조선총독부 내무부 산하의 일본인 경무국장을 파면하고서 '경찰권은 군정에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다. 이어 10월 21일 새 경무국장으로 조병옥 박사를 임명했다. 이날이 바로 우리 경찰이 창설된 날이다. 정부는 이날을 '경찰의 날'로 지정했다. 이듬해에는 경찰 수장의 지위가 장관급으로 승격된다. 미 군정이 1946년 1월 16일 경무국을 경무부로 격상해 법무부, 재무부, 운수부, 농림부 등과 함께 별도 부처가 됐다. ◇ 정부 수립 후 내무부 일개 국장으로 전락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경찰 수장의 위상은 크게 위축된다. 부처였던 경무부가 내무부 산하 치안국으로 격하된 것이다. 광복 후 미 군정이 새 경찰을 모집할 때 인원 부족으로 부적격자가 많이 들어왔다. 이들은 '잿밥'에 더 관심을 둬 경찰관 직위를 이용해 비리를 저지르기 일쑤였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돼 정부조직이 편성될 때 바로 이 같은 경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반영됐다. 경찰 조직이 치안국이라는 이름으로 지방국, 통계국, 토목국 등과 함께 내무부 산하로 들어가면서 경찰 관련 예산과 인력, 기구도 축소됐다. ◇ 유신 시절 차관급으로 격상…독립 관청으로 위상 높아져 유신 시절인 1974년 말 다시 경찰 수장은 차관급으로 격상됐다. 그해 8월 15일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이 계기가 됐다. 정부는 경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경찰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조직법을 개정, 내무부 치안국을 치안본부로 개편하고 치안본부장을 차관급으로 올렸다. 경찰의 인원과 기능 등을 고려했을 때 다른 부처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경찰조직의 위상을 조정하려는 조처이기도 했다. 1991년 7월 경찰조직은 또 한 번의 변화를 겪는다. 내무부 산하 치안본부에서 내무부 소속이지만 독립된 외청인 '경찰청'으로 거듭났다.

2015-10-20 17:57:29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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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소녀시대 명칭, 소녀시대만 써야"

[메트로신문 유선준 기자] '소녀시대'라는 명칭은 걸그룹 소녀시대만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김모씨가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상표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SM은 2007년 7월 소녀시대라는 걸그룹을 대중에 공개하면서 '소녀시대' 명칭도 상표로 등록했다. 소녀시대라는 명칭을 음반이나 음원, 비디오 등에 사용하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열흘 정도 뒤 김씨가 소녀시대라는 명칭을 의류나 놀이용구, 식음료제품 등에 사용하겠다며 상표 등록을 했다. 이 사실을 안 SM은 2011년 12월 특허심판원에 김씨가 출원한 상표를 등록무효로 해달라는 심판을 청구했다. 특허심판원이 2012년 8월 소녀시대가 이미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상태였다며 김씨가 출원한 상표를 무효로 해야 한다고 결정하자 김씨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특허법원은 김씨가 출원한 상표와 SM이 출원한 소녀시대를 소비자들이 오인할 염려가 없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SM은 소녀시대를 음반이나 음원에 사용하지만 김씨는 이를 의류나 완구, 식음료등에 사용하는 만큼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소녀시대가 다양한 상품의 광고모델로 활동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소비자들이 김씨가 제조하는 상품과 소녀시대가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소녀시대는 2007년 8월 그룹활동을 시작한 뒤 곧바로 음악방송 1위에 올랐고, 다양한 상품의 광고모델로도 활동하는 등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인지도를 얻었다며 해당 명칭이 코트 등의 상품에 사용되면 소녀시대와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에 의해 생산·판매되는 것으로 소비자들이 오인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소녀시대 명칭이 특정 상표로 알려진 수준을 넘어 저명한 정도에까지 이른 만큼 김씨가 만든 상표가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2015-10-20 15:53:06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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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1운동, 간디에 영향 줬다"는 소설…인도사 교수가 말하는 '역사교과서의 불편한 진실'

"3·1운동, 간디에 영향 줬다"는 소설…인도사 교수가 말하는 '역사교과서의 불편한 진실'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한쪽에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역사교과서가 '김일성 주체사상'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며 좌편향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편에서는 앞으로 나올 국정교과서가 '친일·독재 미화'를 위한 것이라며 결사반대다. 그러나 역사교과서에는 이들 중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 왜곡이 있다. 한국을 미화하려다 다른 나라의 역사에 대해 소설을 쓰는 일이다. 이런 식의 왜곡은 국수주의나 쇼비니즘이 탄생하는 토양이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한국인이라면 진영을 떠나 빠지기 쉬운 함정이란 게 문제다. 북미·유럽이나 일본·중국이 상대라면 꿈도 못 꿀 일이다. 상대국의 쟁쟁한 사학계가 두고 볼 리 없기 때문이다. 인도·동남아·남미·아프리카 등은 다르다. 한국 미화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 이럴 경우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한국 학자들의 소양과 양심을 믿는 수 밖에 없다. 이게 안되면 국민은 바보가 된다. 메트로신문이 만난 인도사 교수의 경험담에는 국민을 수십 년 동안 바보로 만든 과거 국정 역사교과서 이야기가 나온다. 정부가 다시 국정교과서를 만들기로 했다니 귀담아들어야 할 이야기다. 같은 오류는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20일 부산외국어대 이광수 교수는 중학교 역사교과서 이야기를 하면서 3·1운동을 언급했다. 중학교 역사교과서 역시 2017년부터 국정교과서가 나온다. 이 교수는 "몇 년 전 일이다.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관한 논의를 하는 자리에서 한 마디 했다. 한국의 1919년 3·1운동이 인도 민족운동에 영향을 끼쳤다는 역사 기술 부분 때문이었다. 아무리 민족주의라고 하지만 전혀 없던 사실을 만들어서 왜곡하면 안 된다고 강력히 항의했고, 내 항의는 문서로 전달되어 지금은 교과서가 수정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과거 국정 교과서 때는 이런 역사 왜곡은 버젓이 활개를 치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인도의 민족운동은 3·1운동이 있기 훨씬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민족운동의 최고 지도자인 간디는 1900년 이미 남아공화국에서 비폭력·불복종 운동을 성공시켰다. 이는 몇 년 후 인도 민족운동의 전범이 된다. 간디는 인도로 돌아온 후 1915년부터 여러 농민·노동자 운동을 비폭력·불복종 운동을 통해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를 기반으로 간디는 민족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 간디 주도 하에 민족 자치 운동은 1917년부터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전개됐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당시 인도에서는 조선에 관한 일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1904년 동양의 작은 나라 일본이 서양의 큰 나라 러시아를 물리쳤다는, 인도인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고 그 와중에 조선이 일제의 식민지가 되었다는 사실은 아무의 관심도 끌지 못했다. 서구 제국주의를 대표하는 영국의 혹독한 식민통치에 억압받던 인도인들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이들에게는 아시아국가가 서양 열강을 격파했다는 게 중요할 뿐이다. 3·1운동에 관해서는 당시 뉴스 한 줄, 논평 한 줄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황당한 역사 기술이 나왔을까. 이 교수는 "짐작컨대 국정교과서를 집필한 1970~80년대 한국에 상당히 널리 알려진 인도 독립운동가이자 독립국 인도공화국의 초대 수상인 네루가 감옥에 있을 때 자신의 딸 인디라 간디에게 쓴 편지를 묶어 펴낸 책 '세계사편력'에 나오는 몇 문장 때문이 아닐까 한다"고 추정했다. 1932년 12월 30일 감옥에 있던 네루는 딸 인디라에게 보낸 편지에서 "한국의 독립투쟁 가운데 중요한 것은 1919년의 독립만세운동인데, 젊은 여대생들이 그 싸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며 "그 사실은 인디라에게도 흥미로울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 교수는 "이 부분을 중학교 역사 국정교과서를 기술한 누군가가 억지로 끌어다 붙여 인도의 민족운동이 한국의 3·1운동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일어난 것이라고 기술하지 않았을까 하고 짐작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국정교과서는 권위를 가진다. 그 권위를 등에 업고 이 같은 왜곡은 수십 년 동안 지속됐다. 이 교수의 항의로 검정교과서의 내용이 수정됐지만 과거 교과서로 배운 세대들은 여전히 왜곡된 내용을 상식처럼 안다. 현재도 온라인상에는 왜곡된 내용이 사실처럼 통한다. 국가가 세운 독립기념관조차 왜곡된 내용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 교수는 "중학교 역사교과서는 현재 한국사와 세계사를 병행하여 기술하는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는 것은 정말 국제적 망신이다. 그런데 중학교 역사 교과서가 국정 교과서로 나온다니 그 걱정이 눈덩이처럼 커진다. 인도 가면 부끄러워서 고개를 어떻게 들까"라고 말했다. 인도인이 독립기념관을 방문해도 마찬가지로 부끄러울 일이다. ◆이광수 교수는 부산외국어대 인도학부 교수. 인도사 전공. 인도사를 제대로 한국에 소개하고자 하는 연구에 중점을 둔다. 국내에 잘못 알려지거나 왜곡된 인도사를 바로 잡는 중이다. 인도에 관해 가장 많은 부분인 소와 갠지스 강에 대해 '암소와 갠지스'를 집필했고, 신화를 벗겨낸 역사인으로서의 붓다를 찾아내 '슬픈 붓다'를 집필했다. 현재는 '허왕후가 인도에서 왔다'라는 만들어진 신화를 바로잡기 위해 '허왕후, 그 만들어진 신화'(가제)를 집필 중이다. 이 인터뷰의 내용 또한 이러한 연구의 일환이다.

2015-10-20 13:49:27 송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