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사교육비 1년 사이 1조5000억 늘었다… 대입개편 등 영향 준 듯
초중고 사교육비 1년 사이 1조5000억 늘었다… 대입개편 등 영향 준 듯 2019년 사교육비 총액 21조원, 7.8% 증가… 1인당 월평균 32만1000원 전체 학생 수 감소했으나, 사교육 참여율·참여시간 증가 '학종 줄이고, 수능 늘리고' 대입개편·공정성강화 등 학부모 불안감 사교육 부채질 밤 늦도록 불이 켜진 학원가 간판 /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이 전년보다 1조5000억원 큰 폭으로 증가했다. 대입 개편과 공정성 강화 방안 등에 따라 대학 입시 제도가 크게 바뀐데 따른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사교육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는 통계청과 공동으로 실시한 2019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2019년 3~5월과 7~9월에 지출한 사교육비와 관련 교육비를 5~6월과 9~10월에 전국 초중고 3002개교 학부모 8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분석한 것이다. 사교육비는 학교 정규 교육과정 이외 학원, 개인·그룹과외, 방문학습지, 온라인 강좌 등 사적인 필요에 의해 학교 밖에서 받는 보충교육을 위한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이다. 국어, 수학, 영어 등은 일반교과와 논술, 예체능, 취미교양, 진로진학 학습상담 비용 등으로 구분해 조사했다. 다만 방과후학교, EBS교재비, 어학연수비 등은 사교육비에 포함하지 않고 별도 항목으로 조사했다. 조사결과, 2019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21조원으로 전년도 19조5000억원에 비해 무려 1조5000억원(7.8%) 증가했다. 전체 학생수는 전년대비 감소했지만, 사교육 참여율과 주당 참여시간 모두 증가했다. 학교급별로, 초등학생 사교육비 총액은 9조6000억원으로 전년(8.6조원) 대비 1조원(11.8%) 늘어 증가폭과 규모가 가장 컸다. 초등학생 사교육비 총액 증가는 예체능, 취미·교양 사교육 비중이 증가(교과별 총 사교육비 중 41%)했고, 총 학생 수도 일시적으로 증가(전년 대비 1.3%↑)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학생 사교육비 총액은 5조3000억원(전년대비 5.2%↑), 고등학생 6조2000억원(전년대비 4.2%↑)으로 각각 증가했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전체 학생수가 각각 3.0%, 8.3%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사교육비 총액은 증가해 중·고교생이 지출하는 1인당 사교육비는 사교육비 총액 조사 결과보다 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과목별 사교육비를 보면, 영어와 수학 등 대학 입시에 영향이 큰 주요 교과목의 사교육 지출이 컸다. 또 자율형사립고(자사고)·특목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사교육비 지출이 많았다. 초·중 학생의 진학희망고교 유형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일반고가 27만8000원인데 비해, 자사고 47만6000원, 과학고·영재고 44만4000원, 외고·국제고 45만2000원으로 높았다. 시도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율 역시 전년 대비 전체적으로 증가했다.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은 서울(45만1000원)이 가장 많았고, 전남(18만1000원)이 가장 적어 차이는 약 2.5배로, 시도별 사교육비 지출 격차는 전년(2.2배, 서울 41만1000원, 충남 18만7000원)보다 커졌다. 월 사교육비는 충남(↑26.9%), 세종(↑18.4%), 대전(↑15.0%), 부산(↑14.3%) 등 15개 시도는 증가했고, 충북(↓0.6%), 전남(↓4.8%) 등 2개 시도는 감소했다. 참여율은 전년 대비 충남(↑5.7%p), 부산(↑5.6%p), 광주(↑4.3%p) 등 13개 시도는 증가했고, 전남(↓0.6%p), 충북(↓0.5%p), 울산(↓0.4%p), 강원(↓0.1%p) 등 4개 시도는 감소했다. 자녀 수가 적을수록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은 증가했고 전년대비 증가율도 높았다. 자녀 수별 사교육비를 보면, 자녀 1명인 경우 36만1000원으로 전년(32.4만원)보다 11.4% 증가했고, 자녀 2명의 경우 34만1000원으로 전년(30.8만원) 대비 10.8% 증가, 자녀 3명의 경우 24만5000원으로 전년(22.5만원)보다 8.7% 증가했다. 최근 저출산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1~2명 자녀에게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합계출산율은 1997년 1.54명에서 2002년 1.18명, 2007년 1.26명, 2012년 1.30명, 2018년 0.98명, 2019년 0.92명으로 감소 추세다.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도 더 벌어졌다.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 1인당 월 사교육비는 53만9000원으로 전년(50.5만원)보다 6.6% 증가했고, 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는 10만4000원으로 전년(9만9000원) 대비 5.2% 늘었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85.1%와 47.0%로 격차가 벌어졌다. 진로·진학 학습상담 참여율은 2.3%로 전년(3.6%)보다 하락했으나, 연간 총액은 734억원으로 전년(616억원)보다 19% 증가했다. 어학연수비 총액은 4451억원으로 전년(4820억원) 대비 7.6% 감소했다. 이처럼 대입에 주요 지표로 활용되는 주요 교과 사교육비 등이 크게 증가하면서 교육부가 최근 1~2년 사이 잇따라 내놓은 2022학년도 대입개편과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 등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용수기자 hys@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