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초조한 '인터넷은행'…중금리 비중 확대 주력
인터넷전문은행 3분기 당기순이익/금융감독원 정보공시시스템(Dart)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올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금융당국에 낸 중금리 대출 비중 목표치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출 총량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중금리 대출을 확대할 경우 부실위험이 커질 수 있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519억9600만원으로 연간 누적 당기순이익은 1679억4200만원이다. 연간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858억7500만원) 대비 95.56%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여신규모가 성장하며 이자부분 이익이 확대됐다. 3분기 여신규모 성장에 따른 이자 이익은 3분기 기준 1626억원으로 전년 동기(1079억원) 대비 51% 증가했다. 누적 이자이익도 같은 기간 2098억원에서 4338억원으로 늘었다. 케이뱅크도 3분기 출범 4년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케이뱅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68억원이다. 출범 첫해인 2017년 838억원부터 2018년 797억원, 2019년 1008억원, 2020년 1054의 손실을 기록하다 올해 2분기(39억원)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이러한 실적에도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올 연말까지 금융당국에 제출한 중금리 대출 목표치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연말까지 이들 은행이 달성해야 하는 중금리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20.8%, 케이뱅크 21.5%이다. 3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금리 대출 비중은 13.4%, 케이뱅크는 15.5%다. 4분기 내내 중금리 대출에 올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비중 확대계획/금융위원회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지난 10월 중단했던 '직장인 사잇돌대출'을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재개했다. 직장인 사잇돌대출은 연 소득 1500만원 이상, 재직 기간 3개월 이상인 고객이 대상이며, 대출한도는 최대 2000만원이다. 지난 6월부터는 KCB 기준 신용점수 820점 이하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 신청시 첫달 이자를 면제해 준다. 케이뱅크도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인하했다. 신용대출플러스는 직장인과 개인사업자, 중·저신용자 등 다양한 고객이 이용가능한 상품으로 자체기준에 따라 최대 1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상품이다. 또 지난 9월부터 신용대출, 신용대출플러스, 비상금대출, 사잇돌대출 등 4개상품을 이용하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두달치 이자를 지원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중금리대출을 확대할 경우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에게 중금리로 대출을 공급할 경우 신용등급이 높은 차주들보다 금리를 높여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예대마진은 높을 수 있지만, 연체율도 높기 때문에 부실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 은행들이 2023년까지 중금리 비중을 계획(카카오뱅크 30.2%, 케이뱅크 32.1%, 토스뱅크 44.9%)대로 확대하면 2022~2023년 연체율이 1.7~2.2%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 리스크를 잘 관리하려면 대출 자산을 늘리면서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고 차주들의 성격과 리스크를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강화돼 대출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중저신용자 비중을 늘릴 경우 부실률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유리기자 yul115@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