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유상증자 비용 5000억원 투입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진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오는 3일 산은이 교환사채 인수금액으로 3000억원의 자금을 한차례 더 투입하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절차는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5000억원을 투입해 한진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기존주주가 아닌 특정주주를 인수자로 지정하고 주식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산은이 한진칼에 배정받을 수 있는 주식은 총 706만2146주다. 이렇게 되면 한진칼 지분구도는 조원태 회장 측 22.44%, 델타항공(조회장 우호지분) 14.9%, KCGI 등 3자현합 45.22%에서 조원태 회장측 20.05%, 델타항공(조회장 우호지분)13.31%, KCGI 측 3자연합 40.4%, 산은 10.66%로 바뀐다. 사실상 산은이 캐스팅보터(casting voter)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산은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법원이 KCGI(강성부펀드)가 한진칼에 대해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이 기각돼서다. 지난 1일 법원은 "신주발행이 진행될 경우 지배권 구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신주발행이 지배권 구도를 결정적으로 바꾼다고 볼 수는 없다"며 "산은에 대한 신주발행은 통합 항공사 경영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뤄진 것으로, 현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 목적 달성을 위해 한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기각했다. 산은은 다음날 3일 교환사채 인수금액으로 3000억원을 투입한다. 교환사채는 발행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회사의 주식으로 교환할 수 권리가 포함된 주식연계채권이다. 산은은 교환사채를 통해 한진칼이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 보통주를 내년 1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1233만7048주로 교환 받는다. 즉, 산은은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고, 그만큼의 한진칼 주식과 대한항공 주식을 돌려받는다는 설명이다. 한진칼은 산은으로부터 받은 8000억원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도록 빌려준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금액은 총 1조8000억원 (신주 1조5000억원+영구채 3000억원) 이다. 대한항공은 한진칼에서 빌린 8000억원 중 3000억원을 신주계약금으로 지급하고, 3000억원으로 영구채를 인수한다. 나머지 2000억원은 대한항공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잔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유상증자 규모는 2조 5000억원 규모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잔금 1조2000억원을 주고, 한진칼에 빌린 8000억원을 갚는다. 나머지 5000억원은 고용유지 및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보유하게 돼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 전체적인 지배구조는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된다. 해당 절차는 내년 6월 말 마무리 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 기각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한 KCGI 등 주주연합이 항고할 수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처분신청 항고는 법원 결정 이후 7일 이내에 제출해야 하며, 인용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통상 2주가량 소요된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은 2일이지만, 신주상장예정일은 오는 22일이다. 이전까지 항고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실익이 없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에서도 항공사 통합절차가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 1일 기각결정을 내린 만큼 이번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관련결정은 단심으로 봐야한다"며 "KCGI 등 3자 주주연합이 임시 주주총회,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겠지만 지분율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 됐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