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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눈앞 이익만 쫓는 폭스바겐에 한국 소비자는 아직도 봉?

2년 전 '디젤 게이트'로 국내 판매를 중단했던 폭스바겐이 판매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도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과거 '디젤 게이트'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에도 폭스바겐은 조용했다. 다만 폭스바겐의 물밑 작업으로 신차 구매를 준비하는 소비자 사이에서는 뜨거운 감자였다. 당시 폭스바겐 인기모델 티구안의 견적을 비교하기 위해 만난 폭스바겐 딜러는 '1000만원 할인'과 같은 대대적인 판촉행사와 함께 "AS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우려했던 문제가 현실화됐다. 폭스바겐 차량 오너들은 AS를 받기 위해 최소 15일에서 한달 가량 대기해야 했다. 지난 2016년 폭스바겐은 수입차 브랜드별로 AS센터 1곳당 취급대수가 가장 많은 곳으로 지목받았다. 10년간 16만1643대가 판매됐는데 AS센터는 30곳에 불과했다. 1곳당 취급대수는 5388대로 서비스센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폭스바겐이 '디젤게이트'로 판매 중단되면서 전시장은 물론 서비스센터 확장에 투자할 여유가 사라졌다. 결국 소비자들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문제는 이처럼 해결한 숙제가 많은 상황에서 서비스센터 확충이나 국내 고객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판매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폭스바겐 서비스센터(홈페이지 기준)는 전국 34곳에 불과하다. 반면 수입차 1, 2위를 다투고 있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잇따라 구축하며 소비자 부담 최소화에 집중하고 있다. BMW의 경우 서비스센터는 전국 60개, 전시장 51개, 메르세데스-벤츠는 서비스센터 55개, 전시장 50개를 갖추고 있다. 폭스바겐을 비롯해 외국기업들이 국내 소비자를 '호구' 취급하는 관행이 어제 오늘일은 아니다. 하지만 수입차 판매량 증가와 함께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판매정지 이후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눈앞에 이익을 쫓다가는 한국 시장에서 스스로 자멸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2018-01-10 16:43:36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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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약발' 안 먹히는 가상화폐 투기 경고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의 잇단 경고가 도대체 '약발'이 안 먹히고 있다. 정부가 강력한 대책이라며 내놓을 수록 다른 나라보다 한국에서 시세가 더 비싼 '김치 프리미엄'은 확대됐고, 이런 '대박'을 자신만 놓칠 수는 없다며 뒤늦게 뛰어드는 '코린이(코인+어린이)'만 늘어났다. 정부의 경고에 힘이 빠진 것은 처음부터 가상화폐 규제에 대한 스텝이 꼬일대로 꼬인 탓이다. 지난달 말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검토 중이라는 발표에 가상화폐 가격은 순간 급락했다. 그러나 해당 거래소가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폐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정부의 괜한 으름장 처럼 여겨진 셈. 지난 8일 금융위원장의 경고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더 나아가 가상통화 취급업소에 대한 직접 조사를 강화하겠다"며 "이른바 위장 (전산·해킹)사고 가능성이나 시세 조종, 유사수신 부분에 대해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식 브리핑이 끝난 이후 가상통화 거래소에 대해 어떻게 직접 조사할 지를 구체적으로 묻자 이번엔 다른 답이 돌아왔다. 금융위 실무자는 "위원장님께서 너무 나가신 것 같다"며 "아직까지 가상통화 취급업자를 직접 조사할 방안은 없다"고 정정했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신고만으로 문을 열 수 있는 통신판매업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허가제로 바꾸고 제도권으로 끌어 들였다. 정부의 공식 인정 처럼 여겨지며 투기열풍이 거세졌다. 중국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전면 폐쇄했다. 역시 투기열풍이 잦아들기는 커녕 사행화되는 역효과를 봤다. 한국은 일본과 중국의 중간 어디쯤이다. 가상화폐 시장이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 이상 정부가 어떤 방법을 써도 가격을 잡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느 부작용을 감내할 지를 선택해야 할 시기다. 하루 수 조 원이 거래되는 시장을 지하에 둘 지, 지상에 둘 지 말이다.

2018-01-09 14:55:53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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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고등법원, 시민 안전 고민해주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 선고 공판이 오는 2월로 예정됐다. 세간의 주목을 받은 재판인 만큼 취재진은 물론, 많은 시민들이 재판 방청을 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사고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본적으로 공개재판 방청은 희망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만 희망자가 몰릴 경우 선착순으로 방청객을 선정한다. 이 때문에 유명인이 재판을 받는 경우 서로 방청하기 위해 새치기를 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도 발생하곤 한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에 대한 선고 공판 역시 방청 희망자가 몰리며 충돌이 빚어졌고 지난해 8월 있었던 이재용 부회장 1심 결심 공판의 경우 폭행사건까지 발생했다. 당시 방청을 희망하는 시민들은 결심 공판 전날 낮부터 법원 앞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 대기 시간이 길었던 탓에 가방을 두고 화장실을 가거나 식사를 위해 자리를 비우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줄을 서서 참을성 있게 방청을 기다렸지만 모든 이가 그랬던 것은 아니다. 재판 당일 아침에 법원을 온 일부 시민들은 "전날부터 선 줄은 인정할 수 없다"며 새치기를 시도했고 이들 가운데 한 남성은 새치기를 만류하는 시민을 폭행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이 부회장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도 방청 대기줄이 전날 오후부터 생겨났다. 한 겨울에 시민들이 노숙할 경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법원 관계자들이 이들을 해산시켰지만, 이러한 상황은 재판 당일 새벽부터 다시 연출됐다. 줄을 선 순서와 새치기를 둘러싼 언쟁도 벌어졌다. 당시 한 시민은 "새벽에 왔는데 법원이 문을 닫았기에 법원 밖에서 기다렸다"며 기자에게 치열한 방청 열기를 전했다. 오는 2월 5일로 예정된 이 부회장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도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 전망이다. 법원이 별도의 방청 안내를 하지 않았기에 이전과 같은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이며, 경쟁률이 높은 만큼 전날 일찌감치 야외에서 기다리는 시민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추운 겨울철인 만큼 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높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서울고등법원과 재판부가 현명한 방안을 마련해주길 기대해 본다.

2018-01-04 15:18:29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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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새해 물가 잡아야

[기자수첩]새해 물가 잡아야 새해 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원재료 값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결과다. 자칫 물가상승과 일자리 문제 등 악재가 겹칠까 걱정이다. 2018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으로 지난해보다 16.4% 올랐다. 근로자의 임금만 오른게 아니다. 프랜차이즈, 화장품 등 유통업계도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느정도의 후유증은 예견됐지만 그 규모와 크기가 더욱 커질 가능성 때문에 걱정이 되는건 사실이다. 프랜차이즈는 이미 가격 인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KFC가 치킨과 햄버거 등 24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9% 올렸다. 놀부부대찌개, 신선설농탕도 주요 메뉴 가격을 5.3∼14% 인상했다. 죽이야기는 주요 제품의 가격을 각각 1000원씩 올렸다. 더욱 많은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에 동참할 수 도 있다. 이들이 가격을 올린 이유는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악재가 지속된다면 중소기업과 자영업 등에서 고용 축소가 예상된다. 폐업하는 매장이 증가할 수도 있다. 이미 중소 매장들은 점원 줄이기에 나섰으며, 외식업계에는 키오스크(무인주문자판기)를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도 24시간 영업을 포기하는 곳도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청년과 자영업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기고 생활고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결국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가맹점주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돼 결국 제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인상 등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이 유일한 대안으로 다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8-01-03 16:33:08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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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워라밸'의 명암

유통업계가 파격적인 근무환경 개선을 통해 '저녁이 있는 삶',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표방하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 열풍에 앞장서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임금 하락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내세웠다.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보다 5시간 단축, 주 35시간 근무제로 전환한다. 이마트 영업시간도 기존 자정까지 운영하던 것에서 폐점시간을 밤 11시로 1시간 앞당길 예정이다. 롯데마트도 전팀 자율좌석제 도입, 사무실 강제 소등등으로 워라밸 정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늦게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며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자 많은 직장인들이 향상된 워라밸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서 모두를 만족시키지는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노동계는 워라밸 향상을 위한 해당 제도를 '고용 없는 근로시간 단축'이라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지난달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이마트의 주 35시간제 도입에 대해 "인력 충원 없는 노동시간 단축, 소득 상승 없는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비정규직, 시간제 노동계의 경우에는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올라 기존만큼 일을 하면 임금 상승을 기대할 수 있었으나 근로 시간이 줄어들어 임금 상승 기대도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으로 인한 손해를 줄이기 위해 회사측이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16.4%가 인상된 7530원이다. 노동력을 필요로하는 회사로서는 인건비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마트업계 뿐만 아니다. 워라밸 향상을 위해 유연근무제 등을 도입하며 조근·야근 수당을 없애자 오히려 기존 대비 수익이 줄어 해당 제도에 대한 불만도 들린다. 모든 변화에는 명암이 있기 마련이다. 일자리가 아쉬운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불만이 터질 수 밖에 없다. 이제 시작인 워라밸 제도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기업문화로 정착되길 기대해본다.

2018-01-02 17:03:54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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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장병규 위원장의 '개방형 집단이기주의' 이뤄지려면

'박근혜표 창조경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문재인 대통령 직속의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공식 활동의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 21일부터 1박 2일 간 마라톤으로 열린 끝장토론이 첫 시작이다. 그간 산업 발전을 가로막은 '옥상옥' 규제 혁신을 위해 개발자들이 마라톤을 하듯 민관이 제도의 틀을 만들겠다는 협의의 장이다. 이를 통해 위치정보보호, 핀테크, 혁신의료기기에서는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법 개정 추진에 나서는 등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됐다. 문제는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꼽히며 해묵은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카풀 서비스'다. 애초 해커톤에서 카풀 애플리케이션(앱) 논란을 다룰 예정이었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에 결국 무산돼 해를 넘기는 모양새다. 카풀앱은 이용자에게 주변의 일반 차량을 연결해주는 앱이다. 택시업계의 반발 이유는 생존 때문이다. 카풀 앱이 활성화되면 자칫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3년 전 승차 공유 앱인 '우버엑스'가 국내 시장에 들어왔다가 택시업계의 반발에 서비스를 접은 바 있다. 앱만 실행하면 택시를 부르거나 카풀을 할 수 있어 편리해 미국 등 해외에서는 보편화된 서비스로 자리매김했지만, 국내에서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등 각종 규제로 사업 진출 자체가 가로막혔다. 카풀앱 규제 개선을 간절하게 바라던 스타트업에서는 이미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4차위 측은 "이해 관계자와 협력해 차이점을 좁히려고 한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러다 해가 지나도 논의에 진전이 없는 소강상태가 계속돼 신산업 환경이 위축될까 업계의 우려도 크다. 장병규 4차위 위원장이 강조한 '개방형 집단이기주의'도 논의 테이블에 서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는 일이다. 택시업계 역시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고, 국민들의 이해를 얻으려면 공식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언제까지 피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4차위는 내년 초 카풀앱 등의 대화 물꼬를 트는 별도 해커톤을 연다고 발표했다. 모두가 미래를 준비하는 시점에 홀로 과거에 머물 수만은 없다. 신산업 진흥과 국민들의 편의에 부합하도록 대화에 참여하고 이해관계자가 서로 납득할 만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2017-12-27 17:27:40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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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통섭(通涉)은 있으나, 소통(疏通)이 없다

집안에 보면 1년 내내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잘 쓰이지 않는 물건이 적지 않게 목격된다. 기자의 집에도 그런 물건들이 제법 있다. 1년에 한 번 입는 '한복'이 그렇고, 김장할 때 쓰는 '대야'는 올해 사용하지 않아 2년째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이 물건들은 종종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다. 버리자니 꼭 쓸 일이 있고, 그냥 두자니 안 그래도 좁은 집이 더 좁아 장농이나 창고 구석에 처박아 놓는다. 대학의 일부 학과들도 이처럼 잘 쓰이지 않는 물건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국어국문과가 몇 몇 대학에서 이미 폐과됐고, 그 자리의 모집인원을 취업이 잘되는 학과가 차지하고 있다. 주로 '소프트웨어' 등의 단어가 들어간 학과들이 최근에 인기다. 올해 12월에도 서강대와 국민대, 서울여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기존 학과를 폐과하거나, 다른 학과로 흡수 또는 통폐합해 새로운 학과로 개편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미래가 바뀔테니 여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다. 교수와 학생들은 보통 여기에 반발하면서, 진통을 겪는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당장 학과가 사라지거나 다른 학과와 통합돼 커리큘럼이 바뀌면 고달퍼지는 이들이 바로 교수와 학생이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교수가 변경되는 전공을 새로 공부하는 사례도 종종 목격된다. 교수들은 자신의 전공이 바뀔 수 있고,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당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대학이 과거 학문의 상아탑에서 실용 교육과 맞춤 교육을 통해 사회적 수요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취지는 이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문제는 학과 개편을 주도하는 대학본부측의 소통하려는 자세다. 이제 갓 스무살이 된 새내기부터 퇴임을 앞둔 60대 교수까지 대학은 거의 모든 연령대와 다양한 직업군이 공존하는 유일한 조직인만큼 충분한 협의화 공론화 과정 등 소통이 중요하다. 정부도 마침 내년부터 개편 시행하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구성원의 참여와 소통 계획도 진단 지표로 포함해 들여다보기로 했다. 대학이 자율적인 구조개혁을 추구하도록 하는 만큼, 구성원의 참여도 열어두어야 한다는 의미다. 요즘 대학가에서는 학문의 융합이나 범학문적 접근인 통섭(通涉) 바람이 불고 있다. 대학들이 고민하는 학과통폐합 역시 통섭의 한 축이다. 통섭의 다른 말이 소통임을 대학들이 되새겨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2017-12-26 16:37:43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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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저출산,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할 때

지난 1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6~2026 중장기 인력수급전망'에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건 바로 2026년까지 만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218만 명이나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었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주 원인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는 '저출산' 때문이다. 지난 10년 간 역대 정부에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려 80~100조원에 이르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오히려 출산율이 감소하는 낭패를 봤다. 이 기간 동안 결혼한 부부가 약 320만쌍 정도라고 하니 이들에게 나눠줬으면 부부당 2500만원씩 받을 수 있었던 엄청난 예산이 공중으로 사라진 것이다. 결혼한 부부들은 그동안 정부의 저출산 대책들이 너무 일방적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가의 미래가 달렸다는 당위를 내세워 얼마의 지원금으로 출산을 강요하는 듯 한 정부의 태도에 불쾌한 마음마저 들었다는 부부도 있었다. 바야흐로 저출산 문제를 바라보는 정책적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2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개최한 '저출산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토론회'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저출산 해소의 목표는 개인의 행복보다 국가 발전, 인구 유지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때문에 앞으로는 삶의 질, 성 평등을 향상시켜 출산하기 좋은 여건을 마련하도록 도와야 하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 성 평등 강화, 비혼모 같은 다양한 가족 형태의 인정 등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호응을 얻었다. 문재인 정부는 주요 경제정책 방향으로 일자리, 혁신성장과 함께 저출산을 꼽았다. 어쩌면 지금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저출산 대책을 마련할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토론회에서 나왔던 얘기들을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2017-12-21 18:04:36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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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DGB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최고경영자(CEO)의 결단이 조직의 운명을 가르는 시대다. 하루가 멀다하고 변하는 세상이다. 빠른 결정과 판단이 승부를 가른다. 위기에 처한 조직의 CEO가 결단을 내리면 경영 정상화도 빨라진다. BNK금융은 창립 후 처음으로 외부 출신 인사를 회장으로 선임하고 회장직과 행장직을 분리했다. 우리은행은 한 달여 만에 새 행장을 내정하고 조직이 안정을 찾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버티기 중인 CEO도 있다.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DGB대구은행장이 주인공이다. 박 회장은 취임 직후인 2014년 4월부터 올해 8월까지 33억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한 뒤 현금으로 바꾸는 이른바 '상품권 깡'을 통해 30억여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8월부터 내사에 착수했고, 박 회장은 비자금을 직원·고객 경조사비, 직원 격려금 등 공적업무에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19일 박 회장에 대해 업무상 횡령, 배임, 사문서위조, 사문서행사 등 4가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근엔 박 회장이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에게 인사 청탁을 한 정황도 드러나 논란은 가중됐다. 이렇다 보니 DGB는 다른 금융사에 비해 뒤처지는 모습이다. 올 하반기 KB, BNK, JB 등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지주 회장-행장 겸직 체제를 전부 없앴다. 제왕적 지배구조의 부작용과 업무 효율화 등을 위한 조치다. 그러나 DGB금융지주는 유일하게 지주 회장과 행장 겸임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지배구조를 개편하려면 현 CEO가 자진사퇴를 하거나 DGB금융지주의 사외이사들이 박 회장의 거취를 결정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그러나 박 회장은 지난 8월 "자진사퇴는 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DGB의 사외이사도 5명 중 4명이 박 회장 취임 후 선임된 만큼 박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에서도 잡음이 나왔다. DGB금융지주는 오는 26일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앞두고 임원 20명에게 휴대전화 통화내역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은행·지주사는 진영을 꾸리고 2018년 전략을 짜는 시기에 DGB는 시대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를 비롯해 지역 주민들의 마음도 벌써 돌아섰다. 박 회장이 논란의 중심에 선 지 5개월, 지금도 DGB의 아쉬운 시간은 흘러간다.

2017-12-20 16:54:04 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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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러려고 임시국회 열었나"..장내 충분한 논의 있어야

12월 임시국회가 17일로 반환점을 돌았다. 하지만 지난 주 내내 협상자인 '제1야당' 원내지도부가 구성되지 않으면서 임시국회는 공전했으며, 이에 따라 제대로 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는 의원들은 그동안 밀려있던 해외·지방 일정을 소화하면서 국회는 임시국회 기간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상황이 이러하자 "이럴거면 왜 임시국회를 열었나"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여야3당 원내대표가 18일 회동을 갖고 핵심 쟁점들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한 것을 두고도 "어차피 막판에 딜(deal)을 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면 기간을 길게 잡을 이유가 있나"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2주라는 기간 동안 임시국회가 열린다고 하면 여야는 쟁점들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는 데 집중해야하고, 각종 회의와 토론회 등을 통해 상대를 설득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의 국회의 일 처리 방식을 보면 상대 진영을 향한 비판을 쏟아내며 편을 가르고, '막판 회동'이라는 수단을 통해 '짜깁기' 합의문을 만들고, 웃으며 사진을 찍고 나오는 과정을 되풀이 되곤 했다. "국회에는 첨예한 대립 집단의 대표가 모여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갈등 조정과는 다르다. 원래 그런 것이다"라고 하기에는 이러한 합의 과정이 가져오는 사회적 악영향이 크다. 이러한 합의 과정은 사회적 갈등 해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국회에서의 신경전으로 인해 온·오프라인에서 국민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이 어렵지 않게 관측되고 있다. 또한 이번의 경우와 같이 쟁점 법안들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다. 예를 들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법의 경우 여야는 신설 여부 만을 두고 지난한 신경전만을 벌이고 있다.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정치인이 취해야 할 행위는 '보이콧' 등의 극단적인 행위가 아니라 이 문제를 두고 한 자리에 모여 심도있는 토론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이 입장차를 해소하거나 완벽할 수 없는 법안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대부분의 법안이 '미봉책'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정쟁이 아닌 충분한 논의를 통한 여야의 법안 처리부터 시작된다.

2017-12-18 05:30:31 이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