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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TV 속 존댓말 쓰는 여성들

TV 속 존댓말 쓰는 여성들 한국 사회에서 주말을 보내는 가장 흔한 방법 중 하나는 TV 시청이 아닐까. 가족과 함께 둘러앉아 드라마를 보며 주말을 마무리하는 모습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그림이다. 그러나 드라마 속 '언어'는 낯설기 그지 없다. 특히 아침 또는 주말 드라마 등 남녀의 전통적 역할이 강조되는 편성대일 수록 이는 더욱 도드라진다. 드라마에서 '오셨어요', '밥 좀 줘'라는 대사가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화자 간의 관계가 부부일 경우, 전자는 여성, 후자는 남성의 이미지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이러한 수직적 언어 관계는 대화 주체들이 상하 관계에 있을 때 자연스러워야 한다. 교수와 제자, 상사와 부하처럼 말이다. 남녀간, 부부간 관계는 동등하다. 우리는 이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TV 속 범람하는 언어적 차별에는 무뎌져 있다. 문제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TV 속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에서 이 같은 언어적 행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부가 함께 등장하는 한 예능의 자막에선 남편은 이름으로, 아내는 '아내'로 지칭된다. 뿐인가. 아이들이 흔히 즐겨보는 '짱구는 못말려', '아따맘마' 등 애니메이션에서도 마찬가지다. 짱구 엄마가 짱구 아빠에게 존댓말을 쓴 지도 어느덧 20년이 넘은 듯 하다. 세월은 너무나도 달라졌다. 그러나 가장 빨리 트렌드를 담아내는 TV, 그 속에서도 유독 '언어'만큼은 구한말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의문이 든다. 방송사를 넘어 우리 모두 물 흐르듯 부유하는 차별에 눈을 뜨고 개선에 힘 써야 할 때가 아닐까.

2017-10-31 17:13:25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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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네이버에도 의무휴무일이 있다면?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격주 주말에 한 번, 즉 월2회 의무휴업이 있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서다. 지난 2012년 정부에 의해 의무휴무 규제가 도입된 이후 5년이 됐고, 소비자들도 익숙해져 제도가 정착된 모양새다. 그렇다면, 눈을 온라인으로 돌려보자. 최근 인터넷 업계의 시장 지배력 이슈가 뜨겁다. 오프라인 세계에서는 독과점을 막기 위한 방파제 같은 규제가 있지만 온라인 세계는 그렇지 않다. '사이버 골목상권 침해'다. 30일 예정된 국감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두 포털 사업자에 대한 국회의 날선 비판이 예상되는 이유다. 특히 포털 사업자 1위 네이버는 온라인·모바일 검색 분야에서 이용자 수 기준 7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위 사업자인 카카오는 약 15% 점유율에 그친다. 지난해 매출은 4조원,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었다. 이 중 3조원 가량이 광고매출이다. 최근에는 검색 분야의 독점적 지배력을 바탕으로 뉴스 조작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청탁을 받아 기사 재배열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네이버의 영향력은 온라인에만 한정된 것도 아니다. 거대 포털들은 그간 끊임없이 몸집을 키워 소상공인 등 오프라인까지 손을 뻗쳤다. 최근 공정위는 네이버페이와 관련해 네이버를 상대로 공정거래법 위반여부 조사에 착수중인 것으로 전혀지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국내 페이시장 결제 현황 및 수수료 자료에 따르면 평균 수수료가 가장 높은 업체는 3.7%로 네이버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간 매출도 네이버가 1위를 차지했다. 유통과 판로가 변변치 않은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는 네이버의 간편결제를 이용하게 되면, 높은 수수료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기자와 만난 한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네이버 공화국"이라며 "유통업계에 적용된 독과점 규제처럼 포털도 의무 휴업 제도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했다. 네이버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측면이 없는 건 아니다. 자사가 만든 플랫폼을 자유롭게 이용해 매출을 올리는 것이 기업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을 확장하고 규모가 커진 만큼 이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기업의 의무이기도 하다. 해외에서도 구글 등의 지배력이 커지는 데 따라 기업을 강제 분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눈은 다시 국회로 간다. 일부 의원이 네이버 등 대형 포털들의 사이버 골목상권 침해를 막기 위한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네이버의 시장지배력 남용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허울뿐인 '상생'이 아닌 골목상권을 아우르는 공존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7-10-29 17:28:37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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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규직 전환, 디테일이 중요

정부가 2020년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20만5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올해안에 7만4000명의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같은 근무를 하면서도 그간 비정규직은 정규직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임금과 복지 부분에서 차별 받아 왔다.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이번 계획을 통해 공공부문 뿐만 아니라 민간부문까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진행되길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정규직 전환 계획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그간 실태조사를 포함해 여러 준비를 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재원 마련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국민 세금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또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새로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노동계에서는 이번 계획이 명칭만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바뀔 뿐 실질적인 임금 인상이나 복리후생 등의 처우는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정부는 정규직 전환으로 인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용안정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처우개선은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강훈중 대변인은 "무기계약직이 온전한 정규직이 되기 위해서는 처우개선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동일노동·동일임금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며 임금인상과 복리후생 수준 제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6년 기준으로 대기업 정규직 대비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은 37%에 불과했다. 이 같은 사회적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은 시대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계획이 이런 미흡한 점들로 인해 순조롭게 마무리되기 못하고 중간에 흐지부지 된다면 정규직화를 기대하고 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망은 이루 말 할 수 없고 사회적으로도 큰 후유증을 낳게 될 것이다. 정부는 이번 계획 발표 뒤에 나온 여러 지적들을 충분히 검토한 후 이번 계획이 완벽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보완책 마련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2017-10-26 15:43:47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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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쟁으로 얼룩진 국감..연휴 반납 보좌진 '울상'

지난 12일부터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됐지만 여야가 정쟁(政爭)만을 이어가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국감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첫 국감이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인 만큼 어느 때보다 기대를 모았다. 여야도 국감을 앞둔 시점에서는 각각 전 정부와 현 정부에 대한 철저한 진실규명과 날카로운 비판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감 본연의 기능인 행정부에 대한 감시 비판을 제대로 이행함으로써 그동안의 '맹탕국감', '하나마나한 국감'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국감이 시작되자 국감장은 여야는 행정부에 대한 감사의 장소가 아닌 정쟁의 장으로 바꿔버렸다.여당은 '적폐청산'을, 야당은 '원조·신(新)적폐 저지'를 강조하며 연일 공방을 이어갔으며, 심지어 이로 인해 일부 상임위원회는 파행되기도 했다. 때문에 반환점을 지난 국감 과정 속에서 국회는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검증도, 지난 정부에 대한 비판도 어느 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또 다시 '국감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으며,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감의 본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의례적인 국감보다 '상시국감'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한 야당의 경우 국감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정치권 안팎의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국감이 행정부에 대한 감사인 만큼 사실상 국감은 사실상 '야당의 무대'이며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잃었던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도 이번 국감은 야당에 있어 중요한 기회였다. 그럼에도 야당의 '공격'은 날카롭지 못했고, '분위기 반전'을 위한 의지마저도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국감들은 국민적 비판을 받아왔지만 이른바 '국감스타'가 나왔고 국감에서 드러난 '핫이슈'들이 없지 않았지만 이번 국감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현재까지 부재하다. 게다가 일부 피감기관에서는 "이런 국감이라면 1년에 2번도 받겠다"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성과없는 국감이 진행되면서 '황금연휴'를 반납하며 의욕적으로 국감을 준비했던 국회의원 보좌진들의 울상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기자와 만난 한 보좌관은 "연휴 동안 국감 질의서, 보고서 작성에 많은 노력을 했는데, 어느 순간 자괴감마저 드는 순간이 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자신과 뜻을 함께하며 힘을 보태는 보좌진들의 기대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국민을 대표하겠다는 것은 지나친 '만용(蠻勇)'이 아닐까?

2017-10-23 05:30:00 이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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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발톱 드러낸 이주열 한은 총재

1400조원을 넘는 우리나라 가계부채에 적신호가 켜졌다. 1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역대 최장기간인 1년 4개월 연속 현 수준(연 1.25%)에서 동결한 가운데 이주열 한은 총재가 통화 긴축을 의미하는 매파적 시각을 날카롭게 세웠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이 총재는 금통위 주재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통화 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성숙하고 있다"며 매의 발톱을 드러냈다. 이에 더해 올해 우리 경제가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7월 전망 대비 0.2%포인트나 상향 조정됐다. 시장에선 벌써부터 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당장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5%에 가까워지고 있다. 한은도 시장도 거의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미국의 오는 12월 금리 인상을 가장 큰 압박요인으로 꼽는다. 현재 한미 간 금리는 연 1.25%로 같은 수준이지만 미국이 연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경우 금리 역전이 현실화된다. 이에 따른 국내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당장 지난 8월 이후 한반도 내 북핵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지난달부터 외국인 채권·주식 투자자금이 대거 유출됐다. 다만 이 총재는 "내외금리 차만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대출금리의 상승은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한다. 당장 현재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국민 5명 중 1명은 이를 2건 이상 받은 다주택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려 133만명에 달하는 이들이 1인당 평균 2억2000만원의 대출을 받는 등 대출 총액만 292조원에 이른다. 금리인상으로 돈을 융통하기 어려워질 경우 연체가 일어날 수 있고 이는 곧 우리 경제의 핵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북한의 핵 도발보다 더한 경제 위기가 불어 닥치게 된다. 한은은 올해부터 금통위를 연 12회에서 연 8회로 줄였다. 이에 따라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는 오는 11월 30일 마지막으로 열린다.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올해의 마지막 금통위 회의에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10월 금통위에서도 6년여 만에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금통위원의 '소수의견'이 제시됐다. 이 가운데 정부는 이달 하순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는다. 금리인상 시그널이 확실한 이때 정부는 어떤 묘책(妙策)을 내놓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2017-10-19 16:27:41 이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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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배를 잡고 묻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이 내년 4·16 세월호 참사일로 늘어났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지난 16일 재판에서 사임 의사를 밝히며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과 피울음을 토하는 심정을 억누르면서, 더럽고 살기가 가득한 이 법정에 피고인을 홀로 두고 떠난다"고 재판부를 비난했다. 세월호 유족의 심정 역시 저 문장 사이에 있지 않을까.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 흔히 이런 표현은 참척(慘慽)의 슬픔을 가리킨다. 부모는 자식을 찢어지는 가슴에 묻기 때문이다. 세월호에 오른 476명 중 304명이 가족 품에 안기지 못했다. 상당수가 단원고 학생이었다. '피울음을 토하는 심정.' 박근혜 정권 내내 유가족은 대통령이 사고 당일 7시간 동안 관저에서 무엇을 했느냐고 울면서 물었다. 지금은 그 의혹의 분량이 30분 늘어났다. 최근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이 실제 보고받은 시간이 오전 10시가 아닌 9시 30분이었다는 정황을 밝혔다. 유가족은 21일 광화문에서 다시 촛불을 들기로 했다. 피울음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더럽고 살기가 가득한 이곳.' 지난 3년 동안 세월호 유가족의 가슴은 사상 싸움의 한복판에서 갈기갈기 찢겨졌다. 이들은 2014년 9월 6일 광화문 인근에서 진실 규명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였다. 이때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회원들은 인근에서 피자와 통닭을 먹으며 자식 잃은 슬픔을 조롱했다. 최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가 과거 보수단체 관제데모 지원 사실을 밝히면서, 일베 관련 내용도 드러날지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17일 국정감사에서는 청와대가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 위원회의 '7시간 행적' 조사를 막았다는 정황도 나왔다. 지난해 9월 활동을 마친 특조위는 사업 예산 69%가 삭감되고 수사·기소권 없이 끝났다. 당시 여당과 청와대는 이들 유족에게 더럽고 살기 가득한 세상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었다. 배를 잡고 묻는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을 막기 위한 7시간 행적을 밝혔다면, 유족의 피눈물을 닦을 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 세상이 보내는 살기 가득한 비난이 줄지 않았을까.

2017-10-18 15:30:53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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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의 경영 시계는 언제 다시 돌아갈까

삼성의 경영 시계가 멈춘 지 일 년이 되어간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은 '최순실 게이트' 사건을 배당해 수사를 시작했다. 11월에는 삼성 본사가 압수수색을 받았다. 12월에는 박영수 특검팀이 출범했고 같은 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회 청문회장에 섰다. 청문회장에서는 삼성 살림을 책임지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됐다. 박영수 특검팀의 연이은 시도에 지난 2월 이 부회장이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되며 삼성은 '총수 유고'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삼성 본사가 8년 만에 압수수색을 당하던 지난해 11월은 사장단 인사가 이뤄져야 하는 시기였다. 압수수색으로 사장단부터 평직원까지의 인사는 미뤄졌고 삼성 직원들 얼굴에는 그늘이 내려앉았다. 부장급 이하 직원에 대한 인사는 후일 강행됐지만 사장단 인사는 일 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자격이 충분함에도 진급을 하지 못한 부사장 등 임원들에게 불만이 쌓여가던 차에 권오현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 부회장이 물러나면 삼성은 대규모 인사가 이뤄져야만 하는 상황을 맞는다. 임원들의 쌓인 불만을 풀어줄 수 있는 기회이지만 여전히 인사권자인 총수는 옥중에 있고 각 계열사들은 인사 방식을 두고 혼란을 겪고 있다. 누가 무슨 권한으로 승진과 해고를 결정하냐는 것이다.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졸속 인사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사업에서도 삼성은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하만을 인수한 이후 신사업에서 별다른 낭보가 들리지 않는다. 장기 계획으로 세워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건희 회장이 채워둔 곳간에서 쌀을 퍼다 쓰는 행위일 뿐이다. 새로운 장기 로드맵 수립과 그에 따른 사업 추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삼성은 새로운 부를 축적하기 어렵다. 새로운 장기 로드맵 수립은 이재용 부회장이 맡아야 하지만 옥중경영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삼성의 경영시계는 언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언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긴 어렵지만 그 시점이 늦춰질수록 경제적 부담은 우리에게도 직·간접적으로 온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2017-10-18 07:51:07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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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우디폭스바겐 판매 재개보다 '신뢰' 우선돼야

"평택항에 있는 아우디폭스바겐 차량 판매해?" "재고 할인은?" 자동차 담당 기자로 있으면서 최근들어 주변에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다.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할 수 있는 대답은 "잘 모르겠습니다" 뿐이다. 자동차 기자들 사이에서도 아우디폭스바겐 판매 재개에 대한 이야기가 뜨거운 감자다.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재개에 대한 높은 관심은 '디젤게이트 파문' 이전에 국내 수입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30%에 육박할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단단한 입지를 구축했다. 실제 아우디코리아는 2015년 국내서 3만2538대를 판매하며 같은 계열사 폭스바겐(3만5778대)에 이어 업계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은 지난해 8월 배출가스 인증서류 조작으로 환경부로부터 주요 차종이 인증 취소 및 판매 정지 조치를 받았다. 판매량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아우디폭스바겐이 '디젤게이트 파문'으로 차량 판매 공백기를 두면서 신차에 대한 기대와 수요는 높아져 대기 수요도 자연스레 증가하는 분위기다. 특히 일부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아우디폭스바겐이 차량 판매 재개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그러나 아우디폭스바겐은 이 같은 반응이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판매를 재개할 것이라는 일각의 소문이 수차례 반복되면서 아우디폭스바겐은 자의든 타의든 '양치기 소년'이 될 상황에 놓인 것이다. 아직도 환경부로부터 일부 모델만 승인된 상태라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판매 재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에 아우디폭스바겐은 올해 초 티구안에 대한 리콜을 시작으로 최근 폭스바겐 6개 차종, 아우디 3개 차종에 대한 대대적인 리콜을 진행하며 소비자들에게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벽하게 재정비하겠다는 노력이 묻어난다. 아우디폭스바겐은 '뜬 구름 잡는 소문'에 휘둘려 판매를 서두르기보다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할 때다.

2017-10-15 16:04:33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정책 vs 감독

"사실 법적으로 논란이 있을 때는 법제처에 해석을 의뢰하는 게 맞죠. 근데 이게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러니 내부 위원회에서 심사해서 문제없다고 결론을 내려버린 거고. 빨리 처리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겠죠."(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 결국 급하게 먹은 밥이 체했다.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의 인허가와 관련한 얘기다. 금융위원회는 우리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관련해 논란이 일자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외부 기관이 아닌 내부에서 처리해 원안대로 밀어붙였다. 나중에는 문제가 됐던 시행령은 자체를 아예 삭제해 버렸다. 만약 시행령이 지금까지 남아 있었다면 우리은행은 예비인가 당시의 유권해석 기준에도 미달하는 상황이다. "글쎄요. 의도적이었다고 할 만한 증거는 없어요. 오비이락(烏飛梨落)일지는 모르겠지만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던 것은 맞습니다."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금융감독원의 문제도 있다. 일단 처음 금감원 쪽에서는 우리은행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감독이 정책에 밀렸다는 지적은 여기서 나왔다. 최근 몇 년간 금감원이 금융위에 제 목소리를 못내고 있다는 지적도 무관치 않다. "어찌됐든 최종 결정권을 가진 금융위가 여러 측면을 고려했을 텐데 정책적 고려를 우선시 하면서 감독을 약화시켰다고 봅니다.…케이뱅크가 자본을 계속 늘려야 하는 지금의 상황을 고려해 보면 더 적절치 못했던 판단으로 보입니다." 인터넷은행을 실제 이용해 보니 기대 이상으로 편리했다. 저금리 상황 속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1% 안팎의 예·적금 금리는 2%까지 올라갔다. 인터넷은행이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던 시중은행들은 서둘러 비대면 상품을 내놓고, 금리를 조정했다. 금융위의 예상대로 금융소비자와 업계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인가 특혜 시비와 은행의 자본건전성까지 담보할 편리함과 진보라고 누가 자신할 수 있을까. /안상미 기자

2017-10-12 16:21:02 안상미 기자
[기자수첩] 이벤트로 소비자 우롱은 그만

[기자수첩] 이벤트로 소비자 우롱은 그만 "스크래치 이벤트 하고 가세요." 지난 주말, 인천고속터미널을 찾은 기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건 인천의 한 백화점 내 화장품 매장의 이벤트 행사였다. 스크래치 이벤트에 당첨되면 1등부터 5등까지, 해당되는 등수의 경품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동전을 꺼내 스크래치 부분을 긁기만 하는 게 뭐가 어렵겠는가. 일단 이벤트 종이를 받아들고 한바탕 쇼핑을 한 뒤 기대감 없이 스크래치 부분을 긁었는데 이게 왠일인가. 1등에 당첨된 것이었다. 고속버스 탈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1등 선물인 여행용 키트를 놓치고 싶지 않아 서둘러 매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해당 브랜드 물건을 구매한 고객에 한해 경품을 주는 거라 죄송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어색한 미소가 돌아왔다. 천천히 이벤트 용지를 살펴봤지만, '해당 매장의 물건을 구입시 경품을 증정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알고보니 뒷장에 깨알같은 글씨로 적혀있었다.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았던 기자는 이런 내용은 앞장에, 그리고 먼저 고지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자 점장은 금새 태도를 바꿔 신규 회원으로 가입만 하면 경품을 제공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차라리 앞으로 시정하겠다고만 하지, 점장의 말 바꾸는 모습은 오히려 반감을 키웠다. 어찌보면 소비자 차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기자가 세게 말하지 않았다면 과연 '신규 회원 가입만 하면 경품을 제공하겠다'는 말을 했었을까? 왜 초반과 말이 달라진 걸까. 유명 브랜드 화장품 매장에서 도대체 왜 그런 치사한 이벤트를 열고, 고객 차별을 하려는 건지 언짢은 마음을 가득안고 고속버스에 오른 주말이었다. 앞으로는 소비자에게 미리 고지할 것은 이벤트 내용 하단에 함께 적어주는 정직한 이벤트를 열기를 바래본다.

2017-10-11 13:59:15 신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