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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포화 상태 '편의점' 이대로 괜찮은가

[기자수첩]포화 상태 '편의점' 이대로 괜찮은가 3만7452개.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상위 5개 편의점 사의 점포수다. 몇년 전 편의점 창업이 블루오션 시장으로 떠올랐던 때가 있었다. 싱글족과 혼밥족, 혼술족이 늘어나면서 편의점이 이들의 주요 소비 채널로 각광받았기 때문이다. '과유불급' 이라고 했던가. 대한민국이 결국 '편의점 왕국'이 됐다. 국내 편의점 산업보다 약 20년 정도 기술이 앞서있다는 일본과 비교해보면 인구대비 점포수가 1.5배가 많다는 계산도 나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편의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경쟁이 과해질수록 좋은 부지에 자리를 잡아야하는 편의점 업체측의 '선점 효과' 때문이다. 현행법상 경쟁사 편의점이 인근에 있다 하더라도 새 편의점 점포를 오픈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실제로 편의점 수요가 많은 부지에는 브랜드가 다른 편의점 점포가 여러개 들어선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편의점 근접 출점 이슈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세븐일레븐이 부산 송도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한 건물에 출점을 준비하다가 바로 윗층에 있는 GS25의 반발에 결국 철수하기도 했다. 신세계 편의점 emart24의 '공격 경영 선포'도 향후 편의점 점포 확대에 한 몫 한다. 최근 신세계는 편의점사업부에 향후 3년간 3000억원을 투자하며 매년 1000곳 이상을 출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편의점 사업이 소비자들의 가성비를 충족시키며 앞으로도 승승장구 했으면 좋겠지만 사실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정부의 프랜차이즈 규제, 최저임금 상승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해도 편의점 사업의 수익성, 안전성 등의 매력도는 떨어진다.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편의점이 늘어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 의문이다.

2017-08-08 17:08:59 김유진 기자
[기자수첩] 3300만건 개인정보 유출에도 '그러면 그렇지'

또 털렸다. 개인정보 유출 얘기다. 지난달 30일 인천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투자선물 전문사 등 국내 20개 업체에서 3300만 건의 개인정보를 해킹해 판매하려는 20대 송 모씨를 검거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 중 손꼽을만한 규모지만 이용자들 반응은 대체로 무덤덤했다. 어차피 다 털린 정보라 또 가져가봐야 달라질 것이 없다는 체념때문이다. 지난달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받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킹사고 등 정보보호에 대한 허술한 관리로 인해 2011년부터 올 6월까지 유출된 개인정보 규모가 2억 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기초적인 보안에 소홀해 해킹 공격에 맥없이 뚫린 서버에 이미 개인정보는 '공공재'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오며 이골이 난 모습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개인정보를 수집, 이용하는 스마트기기 등이 활성화 돼 해킹 경로 또한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다가오는 2020년에는 보안 공격의 25% 이상이 IoT와 관련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IoT 공격에 따른 피해액은 2020년 17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안 불감증'에 빠진 정부, 기업의 근본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사이버 공격 위험성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수법 또한 교묘해지는데 정보보호 전담과를 갖춘 곳은 5개 부처에 불과하다. 정부부터 전담조직·인력 확대를 통해 보안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정보 유출은 '그러면 그렇지'라거나 '어쩔 수 없지' 정도로 치부될 문제가 아니다. 개인의 정체성을 증명하는 개인정보는 사적, 공적 영역 등 다각도에서 악의적인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금 이용자들이 개인정보 유출 문제에 날카로운 칼날을 갈도록 정부와 기업에서 현실적인 방안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한다.

2017-08-03 18:12:03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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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행정편의적 서울중앙지법… 강형주 법원장은 알고 있나

세기의 재판이라는 이재용 재판이 회차를 거듭하며 재판을 방청하려는 민원인들이 겪는 불편이 심화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 재판들이 결심에 가까워지며 국민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2일 이재용 재판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긴 줄도 생겼다. 재판은 10시에 시작되지만 선착순으로 배부되는 재판 방청권을 얻기 위해 많은 이들이 새벽부터 법원을 찾았기 때문이다. 헌데 이날 법원에 생긴 줄은 평소와 차이가 있었다. 이전까지 이재용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을 찾는 이들은 정문을 통과해 법원 안에서 줄을 섰다. 줄을 서는 곳 옆에 민원인용 의자가 있기에 방문객들은 가방으로 줄을 세우고 의자에 앉아 재판 시작까지 휴식을 취해왔다. 직원들이 전원 출근하기 전부터 재판을 방청하러 온 이들이 줄을 서는 것이 보기 싫었던 것일까. 서울중앙지법은 2일부터 방문객들의 출입을 막아섰다. 일부 시민들이 법원의 조치에 항의하며 직원들의 감독 하에 안에서 줄을 서게 해주거나 밖에서 방청 번호표를 배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 관계자들은 이러한 요구를 묵살했다. 결국 시민들은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만들어 새치기를 예방하고 나섰다. 법원 관계자들이 "오전 7시 30분에 문을 열겠다"고 말하며 법원을 찾은 시민들은 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며 법원 정문이 열릴 때까지 야외에서 대기해야 했다. 문이 열리기 10여분 전부터는 입장을 준비하기 위해 시민들이 법원 입구 앞에 줄을 섰는데, 많은 인원이 좁은 공간에 대기한 탓에 법원 입구는 사우나처럼 뜨거워졌다. 법원 출입을 막아 선 이유를 묻자 법원 관계자는 "법원 문은 항상 8시 10분에 열린다"며 "그 전에 외부인을 들인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하지만 이재용 재판 방청 줄은 항상 법원 안에서 오전 7시 정도부터 생겨왔기에 이러한 답변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지난 1일에도 오전 6시 30분께에 30명 이상의 시민들이 방청을 위해 줄을 섰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정 휴정기간인데 재판을 하는 것이 문제"라며 "법원장에 건의할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법원을 찾은 한 시민은 "더운 날씨에 법원 밖에서 기다리려니 진이 빠진다"며 "(우리가) 법원 안에 들어가는 것이 싫다면 번호표를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시민 편의를 제공할 수 있지 않느냐. 무작정 출입을 막고 밖에서 기다리도록 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에 불과하다"고 호소했다. 강형주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은 취임 이후 국민과 소통하고 신뢰를 얻는 법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국정농단 사건 심리들이 진행되는 동안 현장에서 국민 편의를 고려하지 않는 행정편의주의적 조치가 이뤄지는 것을 그는 알고 있을까. 보다 세심한 법원 운영이 아쉬운 시점이다.

2017-08-02 11:30:24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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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 통신비 인하 정책이 ‘섭섭한’ 이유

"(보편 요금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알뜰폰 업계가 토론회 패널로도 참여 못하는 게 섭섭합니다." 지난 21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알뜰폰·이동통신 유통 업계의 조심스러운 성토가 이어졌다. 새 정권 출범 이후 가계 통신비 인하에 대해 정부가 업계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하면서도 결국 정부 정책에서 배제되고 있기 때문. 실제 알뜰폰·이동통신 유통 업계는 엄연히 이동통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주체지만, 이날 토론 패널로도 초대받지 못하고 질의응답 시간에서야 겨우 발언권을 얻을 수 있었다. 가계통신비 인하 일등공신으로 꼽힌 알뜰폰 업계의 경우 정부에 배반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보편요금제보다 더 싼 요금제가 알뜰폰에 있다고 제시했는데, 이를 무시한 것 아니냐"며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만들면 보편요금제보다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제시한 알뜰폰 활성화 정책 또한 정확하게 어떻게 활성화를 하겠다는 건지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며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알뜰폰 업계의 경우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추진되면 생존에 위협받을 정도로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보편 요금제가 도입되고 선택약정 요금 할인율이 상향하면 기존 이동통신 요금이 줄줄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알뜰폰의 가격경쟁력은 무의미해진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도 또한 "시장 경쟁 활성화보다 규제를 통해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겠다는 건데, 단통법과 비슷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며 정부의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 같은 지적에 정부 관계자는 알뜰폰·유통 업계의 고충도 감안해 정책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답했지만, 정책에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실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이동통신 3사 수장 연쇄 회동 직후 과기정통부는 선택약정요금 할인율 상향 방안에 대해 내달 9일까지 의견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급하게 먹는 밥은 체할 수밖에 없다. 느리지만 천천히 소수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업계가 이해할 만한 합의점을 도출해나가는 과기정통부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2017-07-31 06:30:00 김나인 기자
[기자수첩] 장밋빛 경제성장 전망과 현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의 국회 통과로 자신감이 대단하다. 추경 집행에 따른 재정투입 효과로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지난해 말 대비 무려 0.4%포인트나 높인 3.0%로 잡았다. 한국은행이 이달 발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8%보다 0.2%포인트 높은 목표치다. 한은도 당시 경제성장률 전망치 발표와 함께 추경 통과 시 성장률은 이보다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정부와 한은은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의 이유로 이 외 수출 실적 개선, 경기 회복 등의 요인을 들고 있다. 세계경제 회복세도 주요 요인 중 하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밝힌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전년 대비 0.4%포인트 높은 3.5%다. 다만 이 같은 전망은 '장밋빛'에 불과한 것 아닌가 우려된다. 현실 속 국민들은 136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상환부담으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 실제 각종 지표만 살펴도 실질 구매력이 둔화하면서 소비 회복이 지체되고 있다. 청년 실업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이달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업기회전망은 전월 대비 대폭 낮아졌다. 6개월 후 경기전망 역시 하락세를 기록했다.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우며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동안 3%대 성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실 가능한 일이라면 박수치고 환영할 목표다. 당장 최저임금 상승을 통해 저소득층의 소득수준을 높여 이른바 '분수효과'를 이루겠다고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정책으로 인해 자영업자 등 고용인력이 줄어 들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야당 등이 나서 정부 정책에 반대의견을 피력하지만 현재로선 청와대가 '듣는 둥 마는 둥'하는 모습이다. 실제 정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살펴도 양측의 의견이 종합된 정책인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의 일자리 집중을 통한 경제 부흥은 여러번 이야기된 사안이다. 복지국가를 향한 큰 그림은 대충 윤곽이 나온 것 같다. 이제는 분야별 대책 등 정교한 '채색'에 신경써야 될 상황이 아닌가 싶다.

2017-07-26 17:00:44 이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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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발가락이 닮았다

"발가락 뿐 아니라 얼굴도 닮은 데가 있네." 김동인의 소설 '발가락이 닮았다'에서, 의사인 주인공은 친구 M에게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돌린다. 아내의 외도로 낳은 아들을 끌어안은 M은 기대와 의혹 가득한 눈으로 주인공을 바라본다. 다음달부터 법원의 1·2심 판결을 TV로 보는 시대가 열린다. 국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편한 걸음과 표정에서 자신의 닮은 구석을 찾을지도 모른다. 박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출마를 알리며 내놓은 90문 90답에서 나라와의 결혼을 선언했다. 소설 속 M의 친구들처럼, 국민도 그의 혼인에 놀랐다. 5년 뒤 인생의 동반자는 태어날 자녀의 이름을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라고 지었다. 아이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태어났다. 문화융성이라던 자식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불리며 판결을 기다린다. 창조경제라던 녀석은 대기업 뇌물이란 오명으로 법정을 드나든 지 오래다. 박 전 대통령은 왼쪽 발가락이 아파 한동안 법정에 나타나지 못했다. 숙면은 물론이고 신도 편히 신지 못했다. 발가락이 닮았다. 지난 정권에서 좌편향으로 지목된 예술가들과, 최순실을 엄마로 두지 못한 또래들은 정유라와 같은 운동화를 신지 못했다. 결국 짚신을 신던 왼쪽 발이 부었다. 절룩거리던 광화문은 생각했다. 신발을 바꿔 신자. 얼굴도 닮은 데가 있다. 기대와 우려 섞인 방청객의 표정이 '피고인 박근혜'의 입장을 닮았다. '우리의 결혼은 최순실과의 외도로 끝나지 않았다.' '창조경제는 사생아가 아니다.' 한 방청객은 24일 그를 향해 "옥체 보전하세요"를 외쳤다. 자신을 "망한 왕조의 도승지"에 비유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같은 나라 백성의 표정으로. 서로 다른 구석을 닮은 우리는 기나긴 재판 앞에 고개를 돌려선 안 된다. 우리 중 누군가는 왜 그의 발가락을 닮았어야 했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피고인의 심정을 닮은 얼굴과 함께 웃을 미래를 위해서라도.

2017-07-25 16:11:34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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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검사가 만들어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 믿을 수 있겠나

특검이 청와대 캐비닛 문건들을 국정농단 재판들에 증거로 제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 21일 이재용 재판에서는 일부 문건을 추가 증거로 신청했다. 양재식 특검보는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에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 지원방안과 관련한 문건 사본과 검사가 작성한 담당 행정관의 진술 사본을 제출한다"며 "문건 작성자는 이영상, 최우석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라고 밝혔다. 해당 문건에는 청와대가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가능한 지원을 제공해 삼성이 국가 경제에 더 기여하도록 유도하자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박근혜전 대통령이 삼성의 승계 작업에 적극 개입했을 것 같은 인상을 주기 충분하다. 하지만 이 문건이 증거능력을 인정받으려면 더 확인되어야 할 요건이 있다. 특검은 작성자가 확인됐다고 하지만 누구에게 지시를 받아 작성했는지, 대통령에게 전달됐는지, 대통령이 그대로 실행하라고 지시했는지 등의 정황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특검의 주장에 따르면 문건 작성자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 특검은 청와대 캐비닛 문건 가운데 일부를 이영상 전 청와대 행정관이 작성하고 최우석 전 행정관이 관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영상 전 행정관은 청와대에 편법 파견됐던 부부장검사(29기)로 지난해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으로 검찰에 복귀했다. 현직 검사의 청와대 파견을 금지하는 검찰청법에 따라 검사들은 사표를 제출한 뒤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검찰 요직으로 재임용되는 꼼수를 부린다. 검찰에게서 재임용을 받아야 하는 입장인 파견 검사들과 현직 검사 사이에 어떠한 청탁과 대가가 오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이 경우 재임용을 대가로 추후 수사에 활용할 수 있는 증거를 만들어두라는 지시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물론 이는 작성자와 증거로 제출하는 이가 검사라는 사실에만 집중해 나온 과도한 의심일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과 기업 총수가 의도치 않게 5분 가량 독대를 했다는 것만으로 청탁과 뇌물에 대한 약정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특검이 이러한 의심을 불합리하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특검은 녹취파일도, 증인도 없는 즉흥적 독대의 대화 내용을 공소장에 직접인용으로 기재한 바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특검이 주장하는 정의는 아니길 바란다.

2017-07-24 06:00:00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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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기아차 노조 '파업'이 최선인가

"매년 노조가 파업이라는 강수를 두면 사측에서는 이를 수용하는것이 가장 큰 문제다." 최근 현대·기아차 노조의 모습을 본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이 말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를 이끌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분위기를 보면 칼 끝에 서 있는 형국이다. 현대·기아차는 연초부터 미국과 중국의 거센 압박을 받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대미 자동차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고,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사드보복과 가성비(가격대성능비)를 앞세운 현지 브랜드의 경쟁으로 판매량이 반토막 났다. 여기에 내수 시장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회사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지만 현대·기아차 노조는 '파업'이라는 강수를 띄우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물론 회사 매출 규모가 성장한 상태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건 합당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차가 판매감소의 위기를 맞고 있는데 고임금을 받고 있는 노조가 임금 추가 인상을 요구하는 건 공감을 받기 어렵다. 노조의 파업소식이 업계를 넘어 국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히려 노조의 파업으로 협력업체들까지 벼랑으로 몰고 가는 상황이다. 특히 현대차 경영진이 책임을 지겠다고 발벗고 나선 상황에서 이런 조노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다. 지난해 현대차는 임원 임금을 자진해서 10%가량 삭감했다. 또 승진 인사를 최소화 하는 등 위기를 타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에 이어 기아차 노조 역시 파업을 결의한 상태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17~18일 전체 조합원 2만 8240명을 대상으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투표를 한 결과 참가인원 2만 4871명(투표율 88.1%) 중 2만 375명(재적 대비 72.1%)이 찬성했다. 만일 올해도 파업하면 6년 연속이다. 만약 현대·기아차 노조가 올해도 파업을 진행할 경우 실적 악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파업으로 각각 24일, 23일간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생산 차질 규모는 사측 추산으로 현대차 14만2000대, 기아차 11만3000대 등 25만5000대에 이른다. 이는 두 회사의 지난해 생산량 323만6751대의 7.9%에 해당한다. 올 상반기까지 현대·기아차의 생산량은 165만810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4606대(2.0%) 줄었다. 상반기 기준 3년 연속 감소, 201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때문에 현대·기아차 노조의 올해 파업 찬성률은 재적 대비 각각 65.9%, 72.1%로 지난해 85.5%, 84.2%보다는 크게 낮아졌다. 노조 내부에서도 회사의 위기를 감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전체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사측을 견제하며 회사를 성장 발전 시키는데 앞장서야 한다. 그러나 회사가 힘든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계속하는 하는 건 오히려 자기 발목을 잡는다는걸 잊어선 안된다.

2017-07-20 17:12:48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인터넷전문은행, 어쩌란 말입니까

"현실성 있고, 충분한 자본확충 능력을 보유하지 못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가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에 대해 자본확충 능력이 의심스럽다며 은행업 인가 요건을 위반하고 있지는 않은 지 진상을 조사해 달라며 요청서를 금융위원회에 보냈다. 케이뱅크는 지난 4월 초 영업을 시작했다. 자본확충 문제는 출범 100일 만에 여신 6100억원, 수신 65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당초 기대치를 크게 웃돌면서 불거졌다. 참여연대는 케이뱅크가 영업개시 당시에는 주주 비례 유상증자를 말했다가, 5월에는 주주 비례 유상증자를 원칙으로 하지만 실권주가 생기면 기존주주나 제3자에게 배정토록 하겠다고 밝힌 것을 비교하며 일관성이 없음을 꼬집었다. 케이뱅크도 할 말은 많다. 일단 금융당국이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하는 것을 전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가를 추진했다는 점이다. 현재 은행법상 금융회사가 아닌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의결권은 이 중 4% 이내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완화해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산업자본도 50%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조기 대선 등이 맞물리면서 관련 법안의 통과는 시점을 예측하기 힘들어진 반면 예상밖 흥행에 당초 2~3년 이내로 예상했던 자본 확충은 당장 올해 말에 해야 할 처지가 됐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법안 통과나 영업성과 등 모든 제반 상황이 달라졌으니 이에 맞춰 향후 계획을 세워야지, 일관성만 유지하는게 우선 순위가 될 수 있냐"며 "신뢰성이 절대 요소인 은행 입장에서는 자본확충 이슈가 불거지는 게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도 역시 할 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국회에는 은행법 개정안들과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안 등이 상정돼있지만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를 강력히 밀어붙여야 할 금융위원장 자리는 두 달이 넘게 공석으로 있었다. 인터넷 전문은행 2호인 카카오뱅크가 이달 말 영업개시를 앞두고 있다. 흥행이 악재가 되는 사례는 한 번이면 충분하다.

2017-07-19 16:47:58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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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프랜차이즈 甲질 뿌리뽑자

[기자수첩]프랜차이즈 甲질 뿌리뽑자 프랜차이즈업계가 비판의 중심에 서있다. 커피스미스 손태영 대표는 사귀던 유명 여자 방송인이 결별을 요구하자 언론에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했으며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전 회장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대표직을 내놨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 정우현 전 회장은 가맹점에 중간유통사의 비싼 치즈를 강요한 뒤 막대한 통행세를 받아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표직에서 내려 왔다. 프랜차이즈업계는 최근 두어달 사이에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그러나 오너리스크로 인해 그 피해는 가맹점주가 고스란히 떠 안았다. 문제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매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국내에 프랜차이즈가 본격화 된것은 1980년대다. 당시 외국의 시스템을 그대로 들여와 법과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가맹본부가 문제가 있을때면 가맹점주들은 피해를 봤고 정부에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주무부처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1998년 건전한 프랜차이즈 사업문화 정착과 대기업·중소기업·소상공인 간 동반성장을 위해 설립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그동안 적극적인 움직임도 없었다. 최근에서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부임하면서 가맹본부의 갑질 근절에 나섰으며 국회에는 오너리스크로 피해를 본 가맹점주들을 지원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협회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쏟아지는 사회적 비판 여론을 수용하고 자정과 자기반성의 일환으로 윤리경영 도입한다고 설명했지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은 "쏟아지는 비판을 온전히 우리의 잘못으로 받아들이고 산업의 구성원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우리 프랜차이즈 산업이 진정한 상생 노력으로 신뢰를 쌓고 지금의 힘든 시간을 진일보하는 원동력으로 삼자"고 말했다. 옛말에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프랜차이즈의 갑질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명확한 잣대를 가지고 가맹본사와 가맹점 간 상생을 위한 방법을 찾아야할 것이다.

2017-07-16 15:13:28 박인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