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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AI' 겨울철 연례행사로 만들 것인가

[기자수첩] 'AI' 겨울철 연례행사로 만들 것인가 2017년 정유년(丁酉年)이 밝았지만 여전히 조류인플루엔자(AI)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최초의 의심 신고 이후 50여일이 지났지만 AI사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닭과 오리 등 살처분된 가금류가 3000만마리를 넘어섰다. 지난 1일까지 기준으로 살처분 보상금과 매몰·방역 비용만 2123억원에 달한다. 또한 산란계의 30%, 번식용 종계의 50%가 사라지면서 달걀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설 명절을 앞두고 서민 가계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달걀 수급이 정상화 되는 시점으로 2018년 2분기부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6월까지 달걀을 항공기로 수입하기로 했다. AI는 지난 2003년 처음 발생 이후 격년에 한 번씩 사육 농가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겨울철마다 발생하는 '연례행사'가 되지 않으려면 철저한 준비태세부터 갖춰야할 것이다. 이번 AI 사태는 엄연한 인재다. 정부의 늑장대응, 허술한 방역체제, 양계 농가의 매뉴얼 미 준수도 등으로 골든타임을 놓쳤고, 최단 기간 내 최악의 피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이에 현재의 구조적인 시스템도 개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농가의 가금류 사육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 자라는 닭·오리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하겠지만 언제까지 반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도 AI 휴업보상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말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H5N6형 AI가 발생했다. 이에 즉각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로 격상하고 아베 총리가 직접 방역 상황을 챙겼다. 신속한 대응으로 일본에서 살처분 가금류는 200만마리에 그쳤으며 상황도 조기 종료됐다. 우리나라 정부는 AI 사태에 대한 책임을 농장과 자치단체에 떠넘기기 급급했다. 너무 대조적이다. 이제는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정부, 관계기관, 농가 등은 AI 사태 해결을 위해 힘을 모아 위기관리대응체계를 구축해 AI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17-01-04 15:03:29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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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분양 대책은 있는가

2017년 새해에도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정부의 연이은 규제대책으로 부동산시장은 먹구름이 잔뜩 낀 모습이다. 특히 미분양은 매달 급증하며 우려스러운 수준까지 도달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전국에는 100만가구 가량의 아파트가 공급됐다. 올해에는 37만가구, 2018년에는 41만가구가 분양되는 등 지난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27만여가구가 분양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물량이 증가했다. 이는 분양시장 호조세를 타고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이 이어져서다. 이에 2009년 16만6000여가구에서 2014년 4만4000여가구까지 줄었던 미분양주택이 지난해 9월에 6만가구를 넘은데 이어 11월에도 5만7582가구를 기록해 6만여가구에 육박하기에 이르렀다. 서울은 여전히 5%가 줄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천은 지난 11월 한달만에 26%나 증가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시장에서는 미분양주택의 증가보다 당장 올해부터 시작될 대규모 입주에 따른 미입주 주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년간 분양된 아파트가 올해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오는 2019년까지 130만가구가 입주하는 등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런 대규모 물량이 때마침 시작된 시장침체와 맞물려 주택가격을 큰 폭으로 하락시켜 분양은 물론 매매와 전월세 등 부동산시장 전체가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양극화 현상도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부산 등 인기지역에서는 청약 쏠림현상이 지방지역에서는 심각한 미분양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이미 익숙한 풍경이다. 현재 정부는 미분양 관리지역을 선정해 미분양 리스크 문제를 관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부의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선 수요에 맞게 공급물량의 조절이 필요하다. 또 올해는 금리인상, 대통령선거 등 내외부적 요인들이 많아 건설경제 예측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들다. 정부는 늘어나는 미분양에 뒷짐만 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특단의 미분양 관리책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2017-01-03 16:21:25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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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AI·물가상승·김영란법…설 명절 "까탈스럽네"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족들을 찾아 뜻깊은 시간을 보내는 설 명절이 다가오고 있지만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황금같은 토요일과 일요일이 설 연휴에 끼어들어서가 아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김영란법, 물가상승 등 머리속에 '계산거리'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AI로 계란값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폭등하고 있다. 그나마 사정이 덜 한 대형마트에서는 평균 8000원이면 30구가 들어있는 한 판을 살 수 있지만 SSM(기업형슈퍼마켓), 일부 소매점 등 에서는 1만5000원까지 올랐다. 업계에서는 계란 값 인상은 새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설이 눈 앞에 다가왔는데 차례상이나 제대로 차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이는 자리인데 계란값 아끼자고 음식을 안할 수 없는 것이 주부들의 고민이다. 애석하게도 부침개나 전 등 명절음식에는 계란이 많이 필요하다. 명절 불청객은 '계란대란' 뿐만이 아니다. 작황부진 탓에 채솟값도 치솟고 있다. 대파는 물론 마늘, 당근, 고추, 부추 등도 다 가격이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민들 입장에서 마음 놓고 차례상 준비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설 선물세트도 골치아픈 계산거리다. 이번 설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처음 맞이하는 명절이다. 설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유통업계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선물세트 판매 실적은 그닥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업체들도 마진율이 높은 고가의 상품보다 '5만원 미만'이라는 한정된 저가 상품을 많이 내놨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선물세트를 판매하고 있는 백화점 3사 조차도 값비싼 한우 대신 돼지고기를, 옥돔과 굴비 등 고급 해산물 대신 고등어를 내놓는 등 객단가를 많이 낮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명절이 예전같지 않은건 기분 탓 만은 아니다. 그야말로 명절이 까탈스러워졌다. 하지만 명절의 본질은 '한 해의 첫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계란 못 넣은 떡국을 먹는다 한들 한살 덜 먹는 것 아니고 작년까지 한우 선물을 받았는데 돼지 불고기 선물 받았다 한들 마음과 정성이 빠진 것도 아니다. 어려울 수록 '실속'을 챙기는 명절을 보내야 한다. 설을 앞두고 이래저래 고민은 깊어지겠지만 가장 중요한 설 명절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번 더 생각해볼 때다.

2017-01-01 14:28:02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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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그녀는 여전히 '비선실세'다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인물인 최순실씨가 특검 수사에서도 '비선실세'로 건장함을 드러내고 있다. 건강상의 이유로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에도 출석하지 않은 최씨는 특검의 부름에도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 27일 특검은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에게 특검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당시 두 사람은 모두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지만 특검팀의 재요구에 안 전 수석은 결국 서울 강남구 대치빌딩에 모습을 보였다. 최씨의 모습은 끝내 볼 수 없었다. 지난 10월 31일 귀국 후 검찰에 들어선 최씨는 "국민여러분 죽을죄를 지었습니다"고 소리쳤다. 하지만 재판이 시작된 후 최씨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자신에게는 어떠한 죄도 없다는 입장이다. 재계 1위 총수, 현직 장관, 전 청와대 비서실장 누구도 청문회의 부름을 거부할 수 없었지만 최씨는 달랐다. 특검의 부름도 우습다는 듯이 무시한다.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검찰의 수사에 응하지 않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출석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 예전에도 대통령의 권력을 업은 최씨는 현재도 대통령과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죄인의 신분에도 여전히 '실세'임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매일 아침 특검사무실 건물 13층에 마련된 본지 기자대기실에 들어설 때마다 보는 현판이 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수사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 현판이다. 저 이름에서 말하는 '민간인'이란 '최순실'을 의미할 것이다. 사건은폐, 말맞추기, 출석거부 최씨의 수사 도중에도 여러 가지 의혹들이 드러나고 있다. 국민이 세운 특검의 소환 거부까지 본인이 2번이나 언급된 심각성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하며 각종 수사를 피해 다니는 최씨, "죽을죄를 지었다"고 외친 그 마음은 어디로 갔는지 국민들의 눈에는 여전히 '비선실세'로 남아있다.

2016-12-28 16:58:53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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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기자수첩]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제4차 산업혁명 운운하는 시대에 살처분 2000만 마리가 왠 말입니까?" 지난 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취재 차 만난 전문가에게서 들은 이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AI는 그야말로 우리나라 가금류(家禽類) 산업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25일 기준으로 2343여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매몰됐고 226만여 마리가 살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AI 확진 판정이 나면 반경 3㎞ 내의 가금류는 모두 '예방' 차원에서 죽임을 당한다. 농가에 단 한 마리의 가금류라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수많은 닭과 오리들이 영문도 모른 채 땅에 묻히는 것이다. 전문가가 위에서 한 말은 이런 어이없는 살생을 막기 위해 인공지능 등의 첨단 기술을 하루 빨리 농가에 도입해야 한다는 절실한 외침이었다. 물론, 지금 농가 피해와 서민 경제가 받는 타격을 생각하면 가축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일이 한가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사태의 근본 원인을 생각한다면 지금, 왜 가축들의 억울한 죽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AI 사태가 확산된 원인은 정부의 초기 대응 미숙과 구멍난 방역체계에도 있지만 무엇보다 생명을 그저 물건으로 생각하는 '공장식 축사'의 폐해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축산공장은 AI 바이러스의 온상으로는 그야말로 최적지다. A4 용지보다 작은 공간에서 온갖 스트레스를 받으며 알 낳기에만 몰두하는 가금류들은 바이러스를 이겨낼 면역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부분 가축을 마트 진열대 위에 놓인 정갈한 포장육과 계란 같은 상품으로만 접한다. 상품이 되기까지 가축이 겪는 잔인한 사육 과정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무지하다. 지난 24일 천주교 강우일 주교는 "이번 AI는 인간의 탐욕에 의한 것"이라며 이번 사태의 핵심을 찔렀다. 올 해는 무엇보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 위해 서로 마음을 모았던 시민들의 위대함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그 현명함과 용기로 이번 AI 사태의 근본 문제들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힘을 모으는 기회가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우리가 앞으로 꼭 기억해야 할 말이다.

2016-12-25 12:12:19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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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은행장에 관심 없는 은행원

금융권을 출입하는 기자에게 은행장 인사는 최대 관심사다. 연말을 전후로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장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는 이유다. 연임이 될 지, 새로운 행장이 출현할 지, 이로 인해 어떤 변화가 생길 지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파생된다. 앞으로 3개월 내 임기 만료를 앞둔 은행은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수출입은행 등이다. 올해는 탄핵 정국 여파 등으로 다른 해에 비해 차기 CEO에 대한 윤곽이 늦게 나온 편이지만 이달 들어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가장 시끄러운 곳은 기업은행이다. 권선주 행장의 임기가 이달 27일 만료되는 가운데, 차기 은행장을 최종 승인하는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업무 공백이 우려됐다.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회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최종 임명하면 선임 절차가 마무리된다. 금융위원회는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로 김도진 현 경영전략그룹 부행장을 단독 제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현 정부 실세와 친박계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낙하산' 정황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현재 거론되는 후보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낙하산 이슈는 매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정부가 주인인 국책은행은 물론이고 정부의 지분이 50% 이상 있었던 우리은행을 비롯해 은행마다 출신 논란, 흠집 내기, 권력 다툼 등이 진부할 정도로 지속돼 왔다. 하지만 정작 은행원은 '그들만의 잔치, 그들만의 싸움'이란 입장이다. 차기 은행장에 대해 관심도 없고 내분이나 권력 다툼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실제로 은행업 종사자에게 행장 관련 이슈를 질문하면 "관심없다", "잘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리고는 차기 은행장이 누가 될 것인지 보다 당장 영업 할당량을 채우는데 급급하다는 답이 따라온다. 비대면 거래가 발달하면서 매년 점포수가 줄고 희망퇴직 등으로 짐을 싸는 은행원은 늘고 있다. 은행은 업종 특성상 '순혈주의'가 있어 퇴직 후 이직도 힘들다. 은행원이 '신의 직장'이라는 별칭은 이미 옛말이다. 성과연봉제도 풀어야할 숙제다.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사측의 일방적인 추진에 노조의 불만만 커지고 있다. 내년엔 더욱 어렵다. 차기 은행장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때다.

2016-12-22 17:10:05 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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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촛불'은 '선동'으로 밝혀지는 것이 아니다

지난 몇 달 간 '촛불'을 든 시민들은 서울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광장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많지 않은 인원으로 시작됐던 '촛불집회'는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증거들이 드러나게 되며 점차 늘어 박 대통령 탄핵 소추안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지난 2일에는 200만명 이상이 집결했으며, 결국 국회의 박 대통령 탄핵안 통과를 이끌어냈다. 사실 대규모 촛불집회 전까지만 해도 탄핵안 통과 여부는 불투명했지만, 시민들의 강력한 촛불은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대규모 인원이 모인 것도 있지만, 어떠한 폭력적·불법적 행위가 없는 '성숙한 민주시민의 경고'는 강력했다. 하지만 최근 일부 보수단체들은 이번 '촛불집회'에 대규모 시민들이 모인 것을 두고 '선동되었다'는 주장을 하며 비판을 하고 있다. 편파적인 '권력의 시녀'인 언론과 정권교체를 이루고자 하는 야권의 이른바 '콜라보 플레이'에 '우매한 백성'들이 속고 있다는 것이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또한 우리 사회에 깊숙이 침투한 '종북세력'의 선동으로 '거짓이 진실'이 되면서 대규모 촛불집회로 이어지게 됐다는 일부 극단적인 주장도 있다. 심하게는 이번 촛불집회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을 두고, 교육계에 침투한 '종북교사'들의 영향이 있었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날조된 허구'에 선동된 집회가 '확실'하므로 박 대통령의 탄핵은 이뤄져서는 안되며, 이는 이른바 '외부세력의 농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언론보도 내용들이 검찰조사와 국조 청문회 과정에서 명확한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믿을 수 없다. 선동일 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로 초기 '촛불집회' 당시 여러 진보단체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주장하기도 했지만,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을 든 시민들의 '퇴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요구에 그들의 요구는 점차 사라졌다. 심지어 야권 정치인들은 '정치인으로서 책임 있다'며 집회당시 발언이 제한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시민은 교육수준도 높고, 빠르게 성장한 IT기술로 인해 많은 정보력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오랜 독재에서 민주화를 이끌어냈기에 민주주의에 대한 염원은 여느 나라보다 강하다. 한 정치인에 대한 맹목적 믿음보다는 '우리는 거짓 선동될 정도로 우매하지 않다' 믿음이 필요한 때다.

2016-12-21 14:32:21 이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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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한민국에 에너지 주권은 없나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원유 감산을 결의하고 국제유가 올리기에 나섰다.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공급가격도 10월부터 계속 인상되고 있다. 석유와 LPG 등 에너지 자원의 가격 인상은 국내 산업의 경쟁력 약화부터 서민 경제 고통 가중의 효과까지 낳는다. 문제는 자원을 쥐고 있는 이들이 공급 가격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산유국들은 저유가가 장기화되자 생산량을 줄이기로 담합했다. 국내 사업자들이 행했다면 처벌을 받았을 행동이지만, 국가 사이의 문제이기에 토를 달 수 있는 이가 없다. 석유의 경우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법칙으로 국제가격이 정해지니 그나마 나은 편이다. LPG는 가장 큰 공급자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일방적으로 국제가격을 정해 통보한다. '가진 자들의 횡포'라 부를 만하다. 이들의 횡포에서 탈출해 '에너지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미국의 경우 셰일오일 개발에 힘쓰고 있다. OPEC 등 산유국이 셰일오일 견제를 위해 국제유가를 낮추자 상당수의 셰일오일 기업이 문을 닫는 등 그간 채산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를 겪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지원으로 최근 수년 사이 채굴 기술이 발전하며 실사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우리와 같이 매장자원이 없는 일본은 영토까지 포기하며 에너지 공급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일본은 러시아 사할린에서 도쿄만까지 천연가스 공급용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내용의 러일 경제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500㎞에 달하는 가스관 건설에는 약 7조7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경협에 대해 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가 소유하고 있는 쿠릴 4개 섬 반환의 지렛대로 삼는다는 명분을 세웠다. 하지만 러시아가 이러한 명분을 "근거가 없다"며 무시함에도 사업은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액화천연가스(LNG) 등으로 가공하지 않고 바로 들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매장량이 고갈되어 가고 산유국의 의지에 가격마저 좌우되는 석유로부터 독립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수년 전 우리나라는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공급 제안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을 이유로 거절했다. 화력발전소를 늘리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대한민국이 언제 에너지 주권을 얻을지 요원하기만 하다.

2016-12-19 07:06:03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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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진해운 '씁쓸한' 마침표…악순환 되풀이하지 않아야

올 한해 산업계를 돌아보면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한진해운의 청산이다. 한진해운이 정부의 추가 지원을 받지 못하고 끝내 청산 수순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우리나라 해운업의 위상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진해운 대신 살아남은 현대상선은 2M 해운동맹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라는 모호한 지위를 얻으며 사실상 가입에 실패했다. 글로벌 해운동맹인 '디(THE) 얼라이언스' 회원인 한진해운은 청산으로 사라지고, 남은 현대상선은 해운동맹 가입에 실패하면서 우리나라 해운사 가운데 글로벌 해운동맹에 가입한 곳은 한 곳도 없게 됐다. 문제는 한진해운의 몰락 배경에 대한 불신이 시간이 흐를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1위인 한진해운은 채권단이 3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거부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정부는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 거부의사를 밝힌 지 불과 두 달 만에 6조 5000억원을 들여 초대형 국적 선사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이같은 악순환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진해운이 제출한 자구안도 조 회장이 사재출연 시기를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아 반려했다. 결국 정부는 연간 7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해운선사를 좌초시켰다. 국내 1위, 세계 7위의 해운선사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미숙함 그 자체였다. 특히 정부가 해운산업을 제대로 모르는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산업 전반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금융의 잣대로 산업 구조조정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조 회장에 대한 비선실세의 '찍어내기'에 당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비선 실세에게 '미운털'이 박힌 조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한진해운 법정관리에도 그 여파가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마저 나온다. 한진해운 청산은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됐지만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한치의 의혹도 남겨선 안된다. 그리고 향후 해운업은 물론 조선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면 이같은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

2016-12-15 17:19:29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 시청자가 선택한 현실 도피는 판타지

[기자수첩] 시청자가 선택한 현실 도피는 판타지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시청자는 인어와 도깨비에 열광한다. 현실감 제로에 가까운 존재와 인간의 판타지 로맨스 열풍이 식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여름, MBC는 판타지 드라마 'W'를 편성해 시청률 가뭄이던 지상파에 단비를 내렸다. 이러한 판타지 로맨스의 계보를 현재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과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이하 도깨비)'가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6일 첫방송된 '푸른 바다의 전설'은 4회만에 시청률 20%를 넘겼고, 배우 브랜드 평반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다. 해당 드라마가 특히 더 시청자의 열광을 받는 이유는 판타지 로맨스물이면서도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내 왕따 문제, 병원 의료사고, 부조리하고 몰상식한 부유층의 갑질 등을 스토리에 잘 녹여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그 문제들을 통쾌하게 풀어가는 스토리는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반면, '도깨비'는 영생의 삶을 살고 있는 신들을 작품에 등장시킴으로써 삶과 죽음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 동시에 도깨비와 인간 소녀의 러브 스토리를 통해 경계를 초월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토리 전개도 막힘없지만, 이동욱과 공유, 김고은, 유인나, 육성재 등 만화 속에서만 존재할 것같은 비주얼의 주인공들이 펼치는 연기 역시 몰입도를 높인다. 그리고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판타지적인 요소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고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상황 역시 판타지 로맨스만의 매력이다. 시청자는 드라마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진정한 사랑도 이뤄지고, 부조리한 사회에 통쾌한 한방을 선사할 수도 있다. 다르게 말하면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이 팍팍하고 어지럽다는 것 아닐까. 현실의 도피처인 판타지 드라마의 인기 상승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6-12-15 10:21:02 신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