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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면세사업 이제 '자율경쟁'에 맡겨야

국내 면세 정책을 총괄하는 관세청의 민낯이 드러났다. 국회의 요구로 이뤄진 감사원의 관세청 감사 결과 지난 2015~2016년 진행된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관세청이 평가 점수를 조작하고 필요 이상의 특허를 남발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한때 면세산업을 좌지우지하던 정부기관의 내부비리가 공개되니 사업 특허권을 쥐고 있어야 하는 주체가 과연 관세청이어야 할까 의문이 든다. 관세청이 면세사업에 깊이 개입할수록 문제가 더 꼬이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면세사업을 시장 자율경쟁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면세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때가 있었다. 2015년 K-pop, K-뷰티 등 한류산업이 활성화 되며 한국을 찾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넘쳐났을 때다. 당시 서울 시내면세점은 6개사에 불구했지만 현재는 10여개가 넘는다. 방한하는 외국인, 특히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급증하며 면세점도 늘어났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중국정부의 노골적인 사드보복으로 면세업계는 그야말로 울상이다. 특히 중국 단체 관광객을 놓치게 되니 매출 타격이 어마어마했다.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했던가. 면세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관세청 내부 심사 비리가 발표되니 면세업계가 더 흉흉해졌다. 앞서 업계에서는 관세청의 주도 하에 정해진 파이를 나눠서 갖는 것이 아닌 시장 자율경쟁에 면세 사업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업체만 살아남도록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변경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면세 사업 자체가 '박리다매'이기 때문에 대규모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업체만 살아남게 된다는 논리다. 소비자입장에서도 박리다매로 상품을 대거 소싱하는 규모있는 면세점의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가격측면에서 가장 현명할 수 있다. 관세청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현재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가 면세산업에서 더 현명한 방법으로 비쳐진다.

2017-07-13 13:19:43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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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막말·의혹에만 집중하고 일 안 하는 국회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1일로 63일째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며 1호 공약이었던 일자리 공약에 대통령 취임 다음 날 즉각 시동을 걸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부터 일자리 문제에 대해 '국가 재난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혀왔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 등 야당들은 문 대통령의 일자리 문제 인식에는 공감하면서도 일자리 해결의 방법론적 측면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이견을 보여왔다. 특히 첨예한 이견을 보이고 있는 부분은 국회에서 '표류' 중인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현재 야당들이 정부의 추경안에 대해 반대하는 핵심적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번째는 추경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한시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며, 특히 공무원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계획은 효과가 없는 정책이라는 것이 두 가지 이유다. 이들 이유들은 추경안 내용에 대한 반론으로,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 또한 갈리고 있는 문제이기에 충분히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추경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있어서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하고, 수정하고, 합의하는 작업을 거친다면 당초의 추경안보다 효과적인 새로운 추경안이 나올 수 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어쩌면 바로 이런 과정일 것이다. 하지만 세 번째 반대 이유는 조금은 '당황'스럽다. 문재인정부의 내각 인선이 바람직하지 못하는 것이 추경안 반대 이유이기 때문이다. 물론 야당들이 추경안과 인사문제를 연계시키는 것은 정당 정치행위의 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이 이유를 가장 큰 반대 논리로 삼는다는 것은 쉽사리 이해되지 못하는 부분이다.야당들은 인사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추경안 심사조차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며, 더 나아가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고 협조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 의혹·제보조작 사건·국민의당 이언주 의원 '막말' 논란 등에 대해서는 경쟁적으로 한 마디씩 거들고 있다. 기자는 한 국회의원과의 만찬 자리에서 "무조건 눈에 띄어야만 것이 대중 정치인의 숙명"이라는 말을 들었다.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자며 촛불을 들고 새 정부를 출범시킨 국민은 그렇게 우매하지 않기에 반드시 당신들을 심판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7-07-11 17:30:22 이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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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종구의 귀환, 활력 찾은 금융권

지난 3일 신임 금융위원장 후보에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내정됐다. 두 달이 넘도록 키잡이 없이 표류하던 금융권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정부가 고심 끝에 낙점한 최 후보자는 호평 일색이다. 금융권 일부에선 쌍수를 들고 반겼다. 최 후보자는 정통 금융인으로서 금융 업무에 해박하고 내외부적으로 소통능력이 뛰어나 업계에서 신망이 두텁다. 4년 만에 공직으로 귀환하게 된 이유다. 한국 경제를 뒤흔드는 금융 현안들을 맡겨볼 만한 인물이라는 평이다. 그러나 최 후보자 앞에 놓인 과제들이 '난제'라는 점이 걸린다. 가장 어려운 과제이자 최 후보자의 첫 성적표가 될 문제는 가계부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말 국내 가계부채 총액은 134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2년 말(964조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380조원이나 불어난 셈이다. 이에 각종 보고서에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등의 해외 사례와 비교하며 한국 경제의 심각성을 조명했다. 정부는 총량 규제 카드를 꺼냈다.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깐깐하게 심사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신 총부채상환비율(DTI)를 도입하며 일단 대출의 문턱을 높였다. 최 후보자 또한 임명 직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는 범정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가계부채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예고했다. 최 후보자는 가계부채 문제를 광범위하게 해석했다. 새 정부가 집중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을 가계부채와 연결지었다. 가계부문에 과하게 흐르고 있는 자금이 좀 더 생산적인 부분으로 옮겨간다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새로운 시각이다. 서민지원은 "더 각별히 신경쓰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정부의 최고금리 인하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도 주목된다. 정부가 29.7%의 현 법정 최고 금리를 연내 25%까지 인하할 방침을 내세운 가운데 이에 따른 서민의 사금융 이용 우려 등이 우려되고 있다.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을 위한 은산분리 완화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 업무에 밝은 최 후보자가 규제와 성장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 같은 금융권의 주요 현안에 대해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키잡이가 정해지자 금융권도 탄력을 받았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은 새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정책 등에 맞춰 하반기 경영 전략을 수정·보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시계제로가 걷히고 순항하길 기대해본다.

2017-07-06 16:44:00 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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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효과' 본 한미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3박5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도발 등 북핵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역대 한국 대통령 중 취임 후 가장 이른 시일인 51일 만에 동맹국인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 이후 더욱 돌발적이고 강경한 행보를 보였던 만큼 한국과 미국의 확실한 '공공의 적'이 되었기 때문일까. 대북 정책에 대한 합의는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방미 전 우려됐던 한미동맹 관계도 공고함을 이번 회담을 통해 재확인하게 됐다. 실제로 한미공동성명을 보면 한미동맹강화, 대북 정책 긴밀한 공조 지속, 자유공정무역 확대, 여타 경제분야 양자 협력 증진, 글로벌 파트너로서 적극적 협력, 동맹의 미래 등 총 6개 분야로 구성돼 있으며 청와대는 공동선언 발표 후 "향후 5년간 양국이 추구해나갈 한미 동맹 발전 방향을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 언론발표에서 주한미군 국방비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 등에 대한 '돌발' 발언을 하면서 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논의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밝혔지만, 보수 정당들은 이 부분에 대해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인터넷을 통한 '보수 시민'들의 비판도 거세다. 안보를 위해 절대로 미국의 손을 놓으면 안된다며 성조기를 들었으며, 일부는 주한미군 국방비의 '정상화(?)'도 주장해 온 이들의 반응이기에 당혹스럽긴 하다. 외교의 성과는 외교 결과에 영향을 받는 주변 국가들의 반응을 보면 대부분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다. 당장 북한은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으며, 한미정상회담 사흘 만인 4일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며 한미 양국에 불만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중국 시진핑 주석은 이날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한국의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데 의견 일치를 이루고, 지속적으로 공조하기로 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이렇듯 우리의 적국과 주변국이 이번 회담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는 것은 반대로 매우 효과적인 회담이었다는 '신호' 아닐까.

2017-07-04 17:24:25 이창원 기자
[기자수첩]韓경제의 민낯

"세계경제 성장세 강화에 따른 수출 확대가 우리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9%로 0.4%포인트 높이면서 이 같이 밝혔다. 실제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 이어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경제 회복세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소비가, 일본은 수출이 각각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고 신흥국 또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 이에 올 1분기 세계 교역량은 물량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 넘게 뛰었다. 지난 2015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증가율이 평균 2.0%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두 배가량 뛴 셈이다. 우리 경제의 상황이 이로 인해 호전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50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4% 증가했다.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다만 경제회복을 속단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산업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 회복세는 미약하기 그지 없기 때문이다. 올 들어 줄곧 한국경제의 성장을 받쳐 온 수출이 중극의 사드 보복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로 인해 언제든 꺾을 수 있는 상황이다. 북한 등 지정학적 긴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기간 미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언급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 역시 수출 상승세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른 산업 현장에서의 생산과 투자도 주춤하고 있다. 올 4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은 전달 1.3% 오르면 반등에 성공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 운송장비 투자가 줄며 전달 대비 4.0% 감소했다. 고용 부분 역시 경제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5월 전체 실업률은 전년 대비 0.1%포인트 하락했지만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은 23%에 육박하는 등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제 우리 청년실업률은 올 들어 4월까지 2.5%포인트 높아지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청년 실업 악화 속도가 가장 나빴다. 산업 현장의 불안감과 청년 실업 등으로 서민 경제의 삶은 여전히 고달픈 상황이다. 경제 연구기관들의 잇단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역시 이 같은 전망치 상향 조정과 관련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질적인 성장의 과실 등 내용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결국 한국경제의 성장세는 근본적인 구조 개혁 등의 작업을 통해 산업현장과 서민들로부터의 경제 활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17-07-02 16:26:20 이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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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하들의 민주주의

공화국에서 벌어진 전근대적 충성이 법의 심판을 받고 있다. 지난 28일 징역 1년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된 이영선 전 행정관은 2013년부터 3년 동안 자격 없는 사람들을 청와대에 들여보내, 박근혜 전 대통령 몸에 손 대도록 방조했다. 헌법재판소에서는 위증도 했다. 재판부는 그의 충성심이 국민이 아닌 대통령과 주변 사람의 일탈을 향했고, 그 결과가 국민에 대한 배신으로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현직 시절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밖에서도 충성을 강요했다. 그는 2015년 6월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의원이 국회에서 합의한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하며 "배신의 정치를 국민께서 심판해달라"고 말했다. 유 의원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지적한 지 두 달 만이었다. 민의를 받들어 행정부를 감시하는 공당의 원내대표가 신하로 전락하는 동안, 정부의 문화·예술계 지원 기준 역시 한 사람을 향하고 있었다. 이 전 행정관이 실형 선고받은 날, 블랙리스트 작성 주도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자신을 망한 왕조의 도승지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사약을 받으라 하면 깨끗이 마시겠다"고 말했다. 대중투표제 민주주의국가의 대통령을 왕으로 인식하는 신하적 발상이, 충성의 수준을 사약으로 끌어올린 순간이다. 뒤틀린 충성은 정권교체 과정에서도 일어났다.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 씨는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씨 취업 특혜 증거 조작을 인정해 검찰에 긴급체포됐다. 그는 개국공신이 되지 못했다. 시간은 왕조와 결별하고 시민으로 돌아온 우리에게 촛불 이후를 묻는다. 대답하는 목소리는 도처에 있고, 나는 무엇도 쉽게 가리키지 못한다. 다만 삼성동에 버려진 면류관에 드리운 보나파르트의 그림자를 보면서, 나는 카를 마르크스의 문장을 빌려 광화문의 경고를 기억하기로 했다. 망각 뒤에 숨어있던 황제의 망토가 대통령 어깨에 걸리는 순간, 5000만 주인의 벼락같은 함성이 청기와 꼭대기에 떨어질 것이다.

2017-06-29 17:04:21 이범종 기자
<기자수첩>부동산, 수요 vs 공급

1976년 압구정 현대아파트 1차의 분양가는 평당 44만원. 지난해 말 기준 실거래가는 평당 5028만원. 40년간 연평균 12.6%가 올랐다. 같은 기간 평균 물가 상승률은 5.6%, 평균 근로자 가구의 경상소득 증가율은 8.4%에 불과하다. 소득보다 아파트 가격의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 보니 40평대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사려면 가구 평균 경상소득을 기준으로 40년 전엔 6년 반만 꼬박 돈을 모으면 됐지만 지금은 하나도 안쓰고 30년을 모아야 가능한 일이 됐다. 그때나 지금이나 누가 봐도 '과도한' 집값에 언젠가는 내릴 것이라고 판단해 실행한 이들은 패자가 됐고, 달리는 말에 올라탄 이들만 승자가 됐다. 이 게임을 멈추게 하려면 달리는 말을 잡아야 할까, 말에 타려고 하는 이들을 끌어 내려야 할까. "서울을 비롯한 주요 지역에 신규 주택 공급량 자체가 부족하진 않다고 본다." 지난 19일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밝힌 국토교통부의 입장이다. 물량 자체만 놓고 보면 맞지만 최근 공급물량이 재건축·재개발에 집중되어 있음을 감안하면 틀린 말이기도 하다. 재건축·재개발을 하느라 없어지는 물량을 빼면 실제 입주 가능한 물량은 수도권의 경우 지난 2013년부터 급감했다. 최근 재건축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들썩거렸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서울 전역 분양권 전매 제한 소식에 "아파트 청약에 당첨이 안되면 이제 몇 년간 새 아파트는 구경도 못하는 거냐"는 불만이 터져나왔던 것도 그래서다.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판단에 따라 이번 대책은 물론 향후에도 공급보다는 투기 수요 잡기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즉 말에 타지 못하게 세제든 금융이든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이들이 노무현정부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닮았다고 한다. 노무현정부 당시 투기세력을 잡자고 규제를 강화화니 천정부지로 솟던 집값이 공공택지 확대 등 공급 부문에 집중했을 때 비로소 잡혔다.

2017-06-25 15:18:37 안상미 기자
[기자수첩] 왜 윤손하만?

[기자수첩] 왜 윤손하만? 산으로 간 학교 폭력 사태 최근 수련회에서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 네 명이 같은 반 아이를 집단 구타한 사건이 보도됐다. 피해자는 지난 20일 "학교 수련회에서 이불에 덮인 채 야구방망이로 맞았다. 그리고 물비누를 음료수로 속여 마시게 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학교 측은 "학교 폭력으로 보지 않는다. 아이들의 장난이었다"고 주장했다. 학교 폭력 사건은 비단 이번 일뿐만이 아니지만, 이번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온 이유는 가해자 학생 네명 중에는 배우 윤손하의 아들과 대기업 총수 자녀가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윤손하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출연하고 있던 드라마 '최고의 한방'에서 하차하게 됐다. 물론, 윤손하에게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일단 사건이 보도되자마자 부적절한 해명(스티로폼 방망이로 놀이를 하던 중 생긴 일)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마치 피해자가 입은 아픔을 별 것 아닌 것처럼 치부하는 태도는 여론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논란이 증폭되자 2차 사과문을 게재하고 초기 대처에 변명으로 일관한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있다고 죄송하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왜 이 사건이 '연예' 기사로만 노출이 되고 있는가다. 가장 문제시 되어야 할 것은 사건이 발발한 숭의초등학교의 조치와 태도다. 학교 측은 대기업 총수 자녀가 연루된 이번 학교 폭력 사태를 그저 무마하기에 급급했다. 특히 재벌 회장의 손자가 가해자 명단에서 빠졌다는 의혹은 중대한 사안이다. 이런 의혹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한데도 '연예인 윤손하의 자녀 폭력 행사'로만 사건이 확대된 것이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한다. 오히려 그 부분에 모든 것이 맞춰져 진짜 중요한 논점을 흐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21일 서울시교육청은 숭의초등학교가 피해 학생에 대해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으며 학교폭력 가해자를 고의적으로 누락시킨 의혹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학교의 학교폭력위원회 운영의 실태와 재벌 집안의 영향력 행사 여부가 빠른 시일 내에 밝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7-06-22 15:57:01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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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정위 무분별한 개입 삼가야

[기자수첩]공정위 무분별한 개입 삼가야 김상조호 공정거래위원회가 출범한지 일주일이 흘렀다. 김 위원장이 취임식에서 "기업의 담합과 일감몰아주기 등과 같은 대표적 불공정 관행에 대해 처벌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재벌 저격수'로 유명한 김 위원장은 그동안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감시하며 재벌 개혁을 주장해왔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에 대한 개혁 의지를 나타냈으며 기업의 담합과 일감몰아주기 등과 같은 대표적 불공정 관행에 대해 처벌 수위를 높이겠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재벌개혁 바람이 예상되면서 재계는 몸을 바짝 낮췄다. 튀는 행동을 자제하고 있다. 또한 대형 유통업체 관련 규제 역시 이전보다 강해질 전망이다. 백화점·대형마트 등에서 빈발하고 있는 입점업체 등에 대한 갑질에 대한 강력 제재도 준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내정자 시절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대형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제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과징금 고시 개정,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첫 행보는 대기업이 아니라 서민 물가와 밀접한 외식업계를 정조준했다. 그 중에서도 치킨업계다. 지난 3월부터 치킨업계는 가격 인산 논란이 있었다. 먼저 BBQ가 가격 인상을 시도 했지만 농링축산식품부의 반발에 가격 인상을 철회했다. 이후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모두 2차례에 걸쳐 치킨 가격을 인상했다. 이후 공정위가 실태조사에 착수하자 치킨 가격을 다시 원상복구 시켰다. 이달 말 인상을 계획했던 교촌치킨은 전면 철회했으며 bhc는 일부 치킨 가격을 한시적으로 내렸다. 이후 공정위는 BBQ의 불공정행위가 없었는지에 대해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치킨 업계 관계자는 "BBQ에 대한 공정위의 현자소식이 알려지면서 업계는 초긴장 모드"라며 "정부가 사기업의 가격 책정을 통제하는 것은 시장 질서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21일 기회재정부가 경제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공정한 시장질서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기업은 엄정히 처벌하되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부가 대기업과 프랜차이즈의 불공정 거래와 관련해 드라이브 거는 것도 좋지만 과도한 개입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2017-06-21 16:40:54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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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최근 물 마시기가 미안한 이유

기자는 매달 쿠팡에서 농심 백산수(2L 기준 6개입) 6묶음을 정기적으로 배송받고 있다. 무거운 물을 집까지 사오는 것이 버거워 저렴하고 편한 정기배송을 선택한 것이다. 매달 기자가 배송받는 물의 무게를 추산해보면 약 10kg이 훌쩍 넘는다. 하지만 최근 예년보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며 물을 마실 때마다 미안한 감정이 차오른다. 생수를 배달해주는 배송맨들의 곡소리를 들었을 때 부터다. 일반적으로 여름이면 온라인몰을 통해 생수를 배송받는 소비자들이 늘어난다. 실제로 오픈마켓 11번가에서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생수 매출이 전년보다 27%가 증가, 폭염을 앞두고 생수 매출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생수 배송 시스템 고도화'에 나섰다. 배송맨들의 곡소리는 한 기사를 통해 접했다. 무거운 생수배달이 힘들어 배달 개수를 제한하는 유통업체들이 늘고 있다는 내용이다. 배송맨들의 수고를 덜하기 위함이다.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서비스도 아닌 배송에 집중하다 배송맨들의 허리 디스크 병원비가 더 부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기자가 이용하는 쿠팡은 현재 상황이 더 안좋다. 한때 배송으로 감동서비스를 전달하겠다는 쿠팡은 최근 쿠팡맨의 인센티브가 줄어들고 비정규직이 해고되는 등의 혼란을 겪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쿠팡맨들이 급격하게 부족해진 것이다. 배송해야 하는 물량은 늘어나는데 배송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생수같이 무거운 물품이 늘어나면 쿠팡맨들의 곡소리는 더 높아져가지 않을까. 다가오는 7~8월 폭염에는 생수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전보다 생수 구매의 편의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더위로 인해 불쾌지수도 높아지고 갖은 짜증도 많이 나겠지만 소비자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때다. 유통업계에서도 배송맨들의 기력을 되찾을 수 있는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해 본다.

2017-06-20 17:32:34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