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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동산 ‘핀 포인트’ 대책 기대

정부가 과열된 부동산시장에 대한 대책을 검토하겠다며 운을 띄운 지 열흘이 지났다. 이 처럼 정부가 머뭇거리는 동안에도 집값은 연일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분양하는 견본주택에는 주말마다 수 만명씩 몰리는 등 부동산시장의 열기는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강남3구 재건축아파트의 가격은 무서운 기세로 오르고 있다. 강남 3구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4000만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6년보다 377만원이나 높은 수치다. 이에 일각에선 강남을 중심으로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강도 높은 추가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작 규제는 엉뚱한 곳에서 이뤄졌다. 주택금융공사가 과열된 주택시장을 잡을 해법으로 '보금자리론 요건'을 대폭 제한한 것이다. 대책은 보금자리론 대상이 되는 주택가격이 9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내려갔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5억 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집을 사지 말라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물론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이 연간 공급 목표치인 10조원을 이미 훌쩍 넘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높이면서 해당 상품으로 쏠림현상이 발생해 보금자리론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대출규제' 정책의 불똥은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튀었다. 이 같은 대책은 강남 재건축보다는 서민의 내 집 마련 수요를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 정부가 뒤늦게라도 투기 성향을 보이고 있는 일부지역에 대책마련을 고심하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현재 부동산시장에는 강남 재건축 과열 투기 지역을 골라 타격할 수 있는 '핀 포인트' 대책이 사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가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대출규제'라면 이는 서민층을 옥죄는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지만 서민층 수요자가 피해를 보지 않는 정책이 더 중요하다. 지역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정부의 선별적인 규제정책을 기대해 본다.

2016-10-25 16:06:32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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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어려움'이 준 '아이디어', 면세점 입찰자들이 달라졌다

지난해 신규 서울 시내면세사업자로 선정된 기업들에게 올해는 꿈이 깨지는 한해였다. 8조원대 시내면세점을 낙찰 받을 때만 해도 이제 돈 버는 일만 남을 줄 알았다. 실제 많은 신규사업자들이 연간 1조원이상의 매출을 공약했었다. 지난해 7월 관세청이 신규 면세사업자를 발표하는 당일에는 유력기업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올해 12월 새롭게 선정하는 대기업 서울 시내면세사업자에 대한 기대는 예년만 못하다. 5000억도 힘든 매출에 상반기 100억 이상의 영업손실, 명품브랜드 유치 실패, 단체관광객 유치 부진 등의 이유로 기대이하의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면세사업자를 선정한다 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는 장담도 없다. 그럼에도 신세계, HDC신라 등은 올해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신규 면세사업자의 어려움을 몸소 겪음에도 관광객 유치가 더욱 어려운 강남권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어려움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한 것이다. MICE관광객 유치를 통한 높은 매출신장이 목표라기보다는 차별화된 '면세점'을 선보여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같이 무리한 매출 공약도 없다. 매일같이 업무협약(MOU) 보도자료를 내는 과열경쟁도 덜 하다. 한차례의 경쟁으로 인해 좀 더 성숙한 경쟁을 하고 있다. 과거 시내면세사업권을 두고 대기업의 전유물이라는 비난이 많았다. 골목상권 침해 등의 목소리도 컸다. 하지만 이제 기업들은 면세점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버스에 중국인 관광객을 싣고 와서 쇼핑하는 공간이 아닌 서울 찾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 차별화된 공간이다. 업계관계자는 "경험이 가져온 결과다. 매출로만 생각했던 면세점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됐다"며 "뛰어난 아이디어는 어려운 중에 나오는 것 같다. 신규면세사업의 부진은 기업들이 새로운 것을 생각하게 했다"고 말했다.

2016-10-20 17:51:21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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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책은행의 자구안 표류기

벌써 10월 중순이다.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고 금융사들은 올해를 마무리할 마지막 분기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계획했던 대로 금융권의 시간이 흘러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아직 제자리걸음인 곳이 있다. 바로 국책은행이다. 지난달까지 내놓기로 했던 국책은행의 자구안은 10월 중순이 지나서도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벌써 네 달째 표류하고 있는 셈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올 상반기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해운업 대규모 부실대출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관리 소홀과 부실 경영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두 은행은 지난 6월 23일 각각 자구안 방향을 발표하고 9월까지 완성된 내용을 내놓기로 했다. 두 은행이 혁신 방안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조직 축소다. 산은은 2021년까지 현 정원의 10%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2019년까지 지점 8개를 통합키로 했다. 수은도 2018년까지 본부 2개와 본부장 2명을 줄이고 2021년까지 정원 5%를 감축키로 했다. 고통분담 차원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산은과 수은은 고민이 많다. 특히 수은은 연말까지 본부 1곳과 본부장 1명을 줄이기로 한 바, 본부 통·폐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저마다의 기능을 가진 본부를 갑자기 없애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두 은행의 자구안 방향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인사를 축소해 조직을 슬림화하는 동시에 구조조정 역량을 강화해 조직 혁신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무리하게 조직을 축소하면서 역량 강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만난 국책은행 관계자는 "행내에서 통폐합 대상 본부는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으나, 없애도 될 만한 본부는 마땅치 않다"라며 "본부를 줄이자니 국책은행으로서의 기능이 사라지는 것 같고 그냥 두자니 약속을 어기는 꼴이라 난감하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산은은 구조조정 역량 제고, 출자회사 관리 강화, 여신심사 개선 등을 수은은 건전성 선제 관리, 책임경영 강화, 조직운영 효율화 등을 주요 혁신 과제로 내놨다. 경영 전반적인 부문을 손보는 만큼 당초 세 달 여 만에 내놓겠다는 약속 자체가 무리였다고 본다. 국책은행은 이미 국민들에게 한 번 실망을 안겼다. 또 다시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자구안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매만지기 위한 '이유 있는 연기(延期)'가 필요한 때다.

2016-10-16 15:55:07 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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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영화제 본연의 의미를 지킨 BIFF

영화 담당 기자로 여러 차례 영화제를 찾으면서 갖게 된 생각이 있다. 영화제는 관객 입장에서 즐길 때 가장 즐겁다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도 변함없이 그런 생각을 했다. 지난 7일 저녁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 부문 초청작인 영화 '신고질라'를 보기 위해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을 찾았다. 그동안 취재를 위해 영화의전당을 간 적은 많았지만 영화를 보기 위해 야외극장에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은 여느 때와 같은 들뜸과 설렘이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영화 상영까지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관객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즐거움을 안겨줬다. 가족, 연인, 친구, 그리고 혼자 온 관객까지 극장에 온 모두가 설렘을 가득 안고 영화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진짜 축제는 기자회견장이 아닌 바로 여기 극장에 있었다. 부산시와의 갈등과 영화인들의 보이콧 등 우여곡절 끝에 막을 올린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식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여느 해보다 초라한 레드카펫 때문에 화려함이 사라지고 영화제 분위기가 썰렁해졌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왔다. 전날 해운대를 강타한 태풍 차바로 야외 무대인 비프빌리지가 파손된 것도 영화제의 분위기를 더욱 침체되게 만들었다. 분명 개막식만 놓고 보면 영화제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제의 본질은 영화이지 스타가 아니다. 그런 면에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걱정했던 것에 비하면 행사를 순조롭게 이어가고 있다. 영화제 기간 동안 포럼 '갑론을박: BIFF 사태를 돌아본다'와 '특별대담1: 아시아영화의 연대를 말하다' 등의 행사들은 위기에 처한 영화제의 미래를 모색할 자리로 의미를 더했다. 영화제의 독립성을 지지해준 전 세계 영화인과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ISUPPORTBIFF 전시회'도 영화제 기간 동안 함께 열려 외부의 탄압에 맞서는 영화제의 의지를 보여줬다. 무엇보다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즐기고 싶은 관객들이 여전히 있었다.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영화를 보면 함께 놀라고 환호하는 관객들을 통해 영화제의 주인은 결국 관객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영화제는 이제 폐막을 향해 가고 있다. 예전 같은 화려함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영화제 본연의 의미를 지켰다는 점에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나름의 역할을 다했다.

2016-10-14 07:00:00 장병호 기자
[기자수첩]보험산업 低성장 전망…국민 신뢰로 일어서야

글로벌 금융환경과 제도 변화 속에 국내 보험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11일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5.5%에 달하던 성장률이 올해 3.2%로 2%포인트 이상 낮아지고 내년에는 2.2%로 '반토막'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생명보험의 경우 내년 1%대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신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으로 주력상품인 저축성보험과 연금보험을 판매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이날 보험연구원의 성장률 발표 직후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간 연금과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아 수입보험료가 늘었는데 회계기준 변경에 대비해 자본을 쌓으려면 금리 역마진 리스크가 큰 연금과 저축성보험 등을 무턱대고 판매할 순 없다"며 "매출을 늘리기 위한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손보업계 역시 2%대로 떨어진 내년 성장률에 근심이 가득하다. 갈수록 낮아지는 성장률을 극복하고자 보험사들은 최근 '마른 수건 쥐어짜기' 전략에 돌입했다. 가뜩이나 변변찮은 살림의 국민들의 안주머니에서 쌈짓돈을 챙기겠단 계획이다. 이달 생보사들은 속속들이 암보험·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낮춰 보험료를 인상했다. 손보사들도 내달 보장성보험료 인상을 위해 예정이율을 낮출 계획이다. 문제는 올 상반기에도 한 차례씩 보험료 인상을 단행했다는 데 있다. 한 해 두 번씩이나 보험료를 올린 것은 이례적이다. 보험사들의 불완전 판매 행각엔 헛웃음이 난다. 보험연구원의 성장률 발표가 있던 날 금융감독원은 그간 보험사들이 소비자들에 종신보험을 연금보험으로 가입시켜 피해를 불러 왔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사망보험금을 해지하고 연금으로 바꿀 수 있는 특약을 넣어 종신보험을 판매하고 있지만 이는 연금보험보다 받을 수 있는 돈이 적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지난달 경남 지역 지진 피해 당시에는 일부 손보사가 지진보험 특약 가입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를 위험을 대비해 차곡차곡 국민들을 대신해 돈을 모아 수익을 높여 피해 발생 시 보장을 업으로 삼는 보험사로선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국민들의 분노와 함께 보험업에 대한 신뢰를 잃은 후에야 각 사는 부랴부랴 지진 특약을 부활시켰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 행동으로, 당분간 국민들의 보험업에 대한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은 소비자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보험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론 산업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보험연구원도 이날 저성장 극복 방안으로 보험 계약자의 불만을 줄이는 각종 대책을 선보였다. 보험 가입자에 건강생활서비스까지 제공할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이나 영국, 일본과 같은 선진 보험시장에선 이미 몇 년 전부터 이루어지고 있는 사업이다. 보험산업의 성장률 제고를 위해선 소비자와의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 기업과 국민 사이 신뢰 관계 구축이야말로 그 어떤 환경적·제도적 변화에도 맞설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2016-10-12 16:35:14 이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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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석화 구조조정, 죽 쒀서 개 주나?

최근 정부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외부 업체의 컨설팅 보고서를 바탕으로 공급과잉 품목의 생산을 줄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대표 공급과잉 품목으로 꼽혀온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역시 설비 통폐합과 사업 재편을 요구받았다. PTA는 폴리에스테르 섬유와 페트(PET), 필름 등의 주 원료다. 하지만 컨설팅 업체들이 산업을 정확히 이해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는지,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구조조정 요구가 정당한지 의문을 감추기 어렵다. 석유화학산업을 담당한 베인앤컴퍼니는 수치에 기반을 둔 경영 컨설팅을 내놓는 회사다. 이들은 중국의 PTA 자급률 상승을 이유로 국내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산업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숫자만 본 컨설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국내 PTA 생산기업은 한화종합화학, 삼남석유화학, 태광산업, 롯데케미칼, 효성이 있다. 이들은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맞춰 지난해부터 자율 구조조정을 실행해왔다. 2011년만 하더라도 생산량의 84%가 중국에 수출됐지만 지금은 국내 수요가 주축이 됐다. 수직계열화를 이뤄 자체 소비량만 생산하는 기업도 있고 석유화학 설비 노후화가 심각한 유럽으로 수출되는 양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감산 노력도 그간 충분히 했다. 연산 200만 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한화종합화학은 4개 공장 가운데 한 곳을 가동 중단해 160만 톤 규모로 운영 중이다. 삼남석유화학도 일부 생산라인을 멈춰 당초 180만 톤에서 120만 톤으로 생산량을 줄였다. 롯데케미칼도 일부 설비를 전환해 PTA 생산량을 100만 톤에서 60만 톤으로 조정했다. 태광산업은 100만 톤 규모에서 10% 감축했고, SK유화는 2년 전부터 아예 PTA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세계 PTA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기업들의 어려운 상황도 우리 기업들에겐 긍정적이다. 공정 효율이 낮은데다 정부의 수도·전기 지원이 끊기며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대폭 떨어졌다. 경쟁력이 떨어지며 생산도 줄어 설비 가동률은 7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세계적으로 공급량이 줄며 PTA 가격도 과거에 비해 올랐다. 때문에 일부 국내 기업들은 가동 중단한 설비의 재가동도 고려하고 있다. 국내 생산량을 더 줄이면 늘어나는 유럽 수요와 국내 시장을 중국에 내주는 것 외의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일방적인 감산 요구보다 산업에 대한 이해와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6-10-12 07:05:00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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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발 없는 말에 잇단 곤혹 치른 삼성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속담이 잘 들어맞는 요즘이다.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리콜 사태에 편승해 허위신고가 난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갤럭시노트7 소손 이슈 이후 전 세계에서 접수된 허위신고만 60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고, 절반 이상의 허위신고는 미국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유럽도 각각 6건이나 나왔다. 이것도 단순 허위신고가 아닌, 당사자가 고의로 사고를 연출했거나 명백하게 허위인 것으로 검증된 경우만 해당한다. 미국에선 외부충격으로 액정을 깨뜨린 뒤 발화 탓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고, 파손된 갤럭시노트7을 외부 가열로 조작한 사례도 있었다. 일례로 최근 SNS에서 급히 퍼진 지프 차량 전소가 대표적이다. 사고차량 소유주는 스마트폰 발화에 따른 전소로 주장했지만 시 소방당국은 화재의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중국과 멕시코 등에서도 비슷한 허위 주장이 많았다. 리콜을 대부분 마무리하며 재판매에 돌입한 갤럭시노트7에 대한 뒷말은 지속되고 있다. 소손이 확인된 제품은 전량 리콜을 시행했지만, 이후 재판매 이후에도 발화문제가 있을 것이란 얘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확인되지 않은 얘기다. 사실관계를 판단하기 전 발 없는 말은 그렇게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앞서 6~7년 전 삼성전자는 비슷한 곤혹을 치른 적이 있다. 2010년의 일로 기억된다. 삼성전자 매직홀폰이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 사고로 파손됐다는 주장이 한 소비자의 입으로부터 나왔다. 당시 피해를 주장한 소비자는 휴대폰을 충전기에 꽂아놓고 새벽에 잠시 나갔다 들어오니 방에서 타는 냄새가 났다고 밝혔다. 그는 큰 화재로 이어질 뻔한 상황을 삼성 측에 얘기했지만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는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맞교환해주겠다는 얘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급히 소비자를 만나 제품을 수거했고, 배터리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휴대폰 폭발이라면 배터리가 불에 타야 하지만 해당 배터리는 문제가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주변 소비자와 관련 단체가 피해를 주장하는 소비자의 편에 섰다. 그리곤 여러 차례 공방전이 벌어졌지만 결국 해당 소비자는 사고 조작으로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 사례였다. 발 없는 말도 일단 사실 확인 후 귀에 담아야 한다는 얘기가 IT·전자 업계에선 보다 들어맞겠다.

2016-10-04 18:39:03 나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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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금 집 사도 될까

"지금 집을 사도 괜찮을까.", "어디에 청약을 하면 좋을까.", "가계부채 대책 나왔다는데 분위기 어떤지.", "집값은 안 떨어질까." 요즘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최근 부동산시장 호황과 정부의 저금리 기조 정책에 주변 많은 사람들이 지금이 내집마련 적기인 지를 고민하고 있다. 특히 전세주택의 실종, 비싼 전세가, 낮은 주택 대출 이자율에 가계부채 대책의 역효과까지 더해진 탓에 모든 기반 환경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더라도 이 기회에 내 집 마련을 하라'고 부채질하고 있다. 단지 이자가 싸고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마련한다면 지인들에게 내가 해준 대답은 '조금 기다려라'였다. 단지 거주를 위해 집을 구매한다면 시기에 상관없이 권하겠지만 최근 상황은 기다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인들에게 이렇게 말한 또 다른 이유는 최근 부동산시장 호황보다 이면에 나타난 여러 부동산지표 하락 때문이다. 우선 청약경쟁률은 점점 더 치열해 지는 반면 신규아파트 초기계약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올 들어 전국 평균청약률은 12.89대 1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보인 반면 2·4분기 전국 민간아파트의 평균 초기 계약률은 70.5%로 지난해 같은 기간 92.2%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초기 계약률은 신규 분양된 후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의 기간이 지난 30가구 이상 규모 단지의 분양률을 말한다. 또 최근 감소세라고 하나 여전히 전국에 6만여가구의 미분양도 남아있다. 연말까지 예정된 분양·입주 물량도 많아 미분양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부터 12월까지 예정된 아파트 분양물량은 13만5000여가구에 이른다. 입주 물량도 9만6000여 가구에 이를 정도로 많다. 더불어 지난 8월 발표한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의 후속 정책을 꺼내들려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가계부채 대책에서 내놓았던 부동산시장 과열 억제 대책의 역효과로 추가대책을 서둘러 적용할 수 있다. 보편적으로 우리나라는 내집마련을 삶의 가장 큰 목표 중에 하나로 삼는다. 하지만 요즘 처럼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떠돌아 다니는 말을 듣고 무턱대고 내집마련에 나서는 것은 위험성이 높다. 먼저 직접 현장을 보고 시장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2016-09-29 15:44:14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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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무뎌진 '문제의식'이 만들어낸 범죄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양심의 모양이 '세모'라고 말한다. 양심에 어긋날 일을 하면 양심이 모서리로 마음을 찔러 아프게 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양심이 '동그라미'가 된다고 한다. 너무 찔러 모서리가 닳아버리기 때문이다. 양심뿐 아니라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도 같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사고나 문제가 반복해서 일어나면 그에 대한 문제의식도 무뎌지기 마련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2000년대 초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수만에서 수백만에 달하는 기업과 기관은 물론 100명 미만의 병원 등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개인정보까지 유출됐을 정도다. 그럼 국민의 개인정보는 누구나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반복되는 유출 사건에 심각성은 점차 사라져 간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더 이상 개인정보는 개인의 것이 아니다"는 말이 돌아 다닐 정도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관련 기관의 처벌도 벌금 수준이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법원의 보상액도 미미하다. 더욱이 개인정보가 단순 마케팅에만 활용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며 '개인정보 유출 사건'='스팸문자 증가' 정도로 쉽게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개인정보를 활용한 사기, 보이스피싱 사건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상대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금융거래 내역, 채무내역, 신용상태까지 파악한 사기꾼에 피해를 입는 사람이 늘었다. 서울 관악경찰서 지능과 한 형사는 "한동안 잠잠한 듯한 보이스피싱 최근 들어 다시 급증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만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금융내역과 신용을 빠삭히 꿰고 접근해 오는 사기꾼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다"고 한숨을 내쉰다. 무뎌진 문제의식과 정부 기관의 대응이 국민들의 재산을 노리는 괴물을 탄생시켰다. 단순 경품 추첨에서 병원, 인터넷 사이트 사회의 거의 모든 부분이 개인정보를 요구하지만 보안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 심지어 개인정보를 팔아 수익을 올리는 것을 정당한 이윤추구 행위로 인식하고 있는 기업도 있을 정도다. 이미 쏟아진 개인정보를 다시 주워담기는 늦었다. 하지만 관련 기관이 다시 한번 문제의식을 갖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지금도 범인들은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사기를 시도하고 있다.

2016-09-29 04:00:00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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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멍난 금융권 취업박람회

교복과 군복. 지난 21일 은행연합회 주관으로 코엑스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창업·일자리 박람회에서 자주 만난 복장이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나 이직을 준비하는 구직자 등은 오히려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어린 10대와 군인까지도 취업 걱정에 일자리 박람회를 찾는 시대가 됐음에 마음이 저릿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박람회장 속 '빠진 이'가 드러났다. 점심시간이 지나자 군데군데 부스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채 텅 비어있는 곳이 눈에 띄었다.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부스가 한산한 편이었다. 30분여간 혼자 부스를 지키던 한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는 오후 2시가 되도록 열 명도 채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대졸자 경력직을 채용하고자 참여했으나, 대부분의 방문객이 모집 대상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부스에 오는 사람이 없으니까 담당자들도 굳이 자리에 있을 필요 없다고 생각하겠죠. 보통 대졸자나 경력직 뽑는데, 고등학생이랑 군인만 넘쳐나니까…" 발길이 뚝 끊긴 부스에서 구직자를 기다리던 그는 결국 스마트폰으로 눈길을 돌려버렸다. 방문객으로 북적이는 부스는 대기업이나 이벤트를 실시하는 곳 뿐. 이 외 부스에서는 드문드문 사람이 오갔다. 학생들과 군인들은 출석확인서와 면접응시권 등을 받기 위해 분주했다. 이에 더해 제대로 안내하는 이가 없어 박람회장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 구직자, 상품을 타기 위해 큰소리를 내는 노인까지. 금융당국과 협회 등 전 금융권이 주최하고 261곳의 기업들이 참여한 박람회 치고는 우스꽝스러운 풍경이었다. 다행히도 눈에 보이는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채용관, 창업관, 정보관 등의 행사를 통해 핀테크 관련 기업과 우수기업의 현장채용 등으로 주목을 끌었다. 아울러 창업 자금조달 방법 안내와 투자상담 등을 펼치면서 이날 박람회에는 총 5200명의 구직자가 몰렸다. 이 중 860명은 현장에서 1차 합격까지 했다. 하지만 박람회 참가 기업의 반응은 어쩐지 석연치 않다. 앞으로 다신 취업박람회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또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에 대해 "취업난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박람회"라며 "절박함과 간절함은 고사하고 진지함 마저 없었다"고 평했다. 축사를 통해 당국이 제시한 금융개혁, 기술금융, 우수 인재 등은 이날 모두 바람 빠진 풍선마냥 허공에 떠 있었다.

2016-09-22 17:20:51 채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