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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팬데믹이 부르고 엔데믹이 무른 와인

엔데믹(풍토화)에 술꾼들이 신났다. 날씨까지 좋다. 핫플레이스의 밤은 매일 흥청망청 즐겁다. 이 때를 기다렸다며 소주·맥주 제조사들은 마케팅을 재정비하고 시음회를 열고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모두가 신난 지금, 울상인 곳이 있다. 와인업계다. 고객의 마음은 갈대여라. 팬데믹 사태 동안 수많은 기업이 쓰러졌지만 와인업계는 몸을 일으킨 거인처럼 우뚝 섰다. 누구도 예상 못했지만, 홀로 집에서 마시는 술이 늘면서 와인이 주목 받았다. 이전에도 와인은 파티면 빠질 수 없는 '기분 내기 좋은 술'이었는데, 팬데믹 사태에 들어서는 수십 수백가지에 이르는 풍미와 와인이 주는 분위기에 와인을 찾는 마니아층이 생겨났다. 유통대기업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발빠르게 와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마트의 와인 전문숍 보틀벙커는 문을 열기 무섭게 오픈런이 서더니 와인의 성지가 됐고, 위기에 빠진 대형마트에 구원투수가 됐다. 신세계도 SSG닷컴에 신세계 와인하우스를 열고 예약 판매를 시작해 일 매출 300만원 이상을 기록했다. 편의점 업계도 앞다퉈 와인을 발굴하고 들여왔다. 영원할 것 같았던 와인의 인기였지만, 엔데믹이 시작되자 바로 경고등이 켜졌다. 이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 된 주요 와인 수입사들의 지난해 실적은 모두 전반적인 하락세를 기록했다. 신세계L&B는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5.28%, 순이익은 57.41% 줄었다. 금양인터내셔날도 매출은 5.2% 느는 데 그쳤는데 영업이익은 28.89%, 당기순이익은 28.12% 줄었다. 실적이 다함께 떨어진 이유는 '팬데믹' 탓이다. 팬데믹으로 떠오른 와인은 엔데믹에 홈술족이 줄자 바로 실적에 흔적이 남았다. 고물가 사태도 한몫하고 있다. 다소 가격대가 높으면서 뚜껑을 열면 최대한 빨리 소비해야 하다 보니 와인 대신 다른 술을 찾고 있다. 와인의 인기를 예상 못 했듯 위스키가 요즘은 인기다. 달은 보름달로 차고 그믐달로 진다. 영원한 보름달과 그믐달은 없다.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맞닿은 유통가의 풍경은 와인처럼 언제나 희비가 엇갈린다. 지금은 와인 소비량이 크게 줄었지만, 또 알 수 없다. 곧 갑자기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와인이 다시 떠오를지도 모른다. 고객의 마음을 읽는 게 이처럼 어렵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3-04-12 16:09:38 김서현 기자
[기자수첩] 집값 바닥론과 영끌족

최근 부동산 시장에선 '집값 바닥론'이 부상하고 있다.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늘고 가격 하락세는 주춤한 양상을 보이는 등 시장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량은 2만5941건으로 지난해 4분기(1만3650건)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난 3일 기준) 하락폭은 0.13%를 기록하면서 전주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2월 첫째 주(-0.31%) 이후 7주 연속 하락폭이 줄었지만, 이번 주에는 지난주 수준을 유지하면서 축소 행진이 멈췄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생애최초 주택구매자에 대해 규제지역과 무관하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허용했다. 국민주택기금에서 지원하는 생애최초·신혼 디딤돌 구입자금 대출 한도는 각각 2억5000만원에서 3억원, 2억7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상향했다. 소득과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연 4%대의 고정금리로 대출해주는 특례보금자리론(1년 한시)도 출시했다.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20·30세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의 아파트 매입이 다시 늘고 있다. 올해 2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 3만1337건 중 20·30세대가 매입한 거래가 1만14건으로, 전체의 31.96%를 차지했다. 지난 1월(29.85%)과 비교하면 2.11%포인트 높은 것으로 2021년 1월(33.0%) 이후 2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0·30세대가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해 생애 첫 주택 매수에 나서면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한 달 만에 2조원 넘게 반등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2조3000억원 늘었다. 지난 2월 주택담보대출은 2014년 1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를 기록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고 가격이 최저점일 때 집을 구매하는 영끌족의 선택은 나쁘지만은 않다. 다만,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자신의 투자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고, 막연히 정부가 구제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권리만 누리고 책임은 지지 않겠다'라는 젊은이들에게 미래는 없다.

2023-04-11 13:53:38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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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세사기' 대책이 없다

2030 청년들이 금융시장의 먹이사슬 '끝'에 매달려 있다. 최근 이들이 전세사기 사각지대에 내몰리고 있는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자는 금리인하요구권까지 없어 청년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지난 3월 경찰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수도권에서 120여 명의 임차인들로부터 약 270억 원의 보증금을 가로챈 전세사기 일당을 붙잡았다. 최근 기자는 대학 선배와 고향친구로부터 전세사기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은 이후 사태의 심각성을 몸소 느꼈다. 실제 정부의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설명회에 참석한 피해 임차인들은 대다수 2030 또래였다. 아직까지 '내집마련'을 할 여력이 없는 사회초년생이며 금융당국이 말하는 진짜 '서민'인 셈이다. 그러나 이들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보증금을 돌려받기까지 2개월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떼이고 HUG에서도 전세금을 못 받는 세입자들이 장기간 대출 이자를 떠안게 되거나, 반강제로 전세집을 낙찰 받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고향친구도 전셋집의 경매가 2차례 이상 유찰되면서 울며겨자먹기로 전셋집을 낙찰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이처럼 전세사기가 판치자 정부가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전세사기 보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세사기 보호법은 정보 제시의무의 경우 세입자는 계약을 체결할 때 집주인에게 ▲해당 주택의 선순위 확정일자 부여일, 차임 및 보증금 등 임대차 정보 ▲국제징수법·지방세징수법에 따른 납세 증명서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법으로는 전세사기를 방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세사기 담당 경찰 관계자는 "해당 법은 집주인이 몇 채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고 종합부동산세는 집주인이 부동산을 매입 후 다음 년도에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세입자가 계약 당시 집주인의 실질적인 체납여부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세대출자는 '금리인하요구권'이 없다는 점도 청년층 부담을 더하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의 경우 개인의 신용상태 변동이 금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책성 금융상품이기 대부분이기 때문에 금리인하요구권이 없다는 입장이다. 전세사기를 예방하고 피해 임차인을 구제하기 위해 제도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2023-04-10 17:07:00 구남영 기자
[기자수첩] 대학은 지금, 벚꽃 피는 순서대로 '폐교엔딩'

흔히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돌고는 한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대학들의 충원난이 심화되면서 봄마다 거론되던 지방대학의 '벚꽃엔딩'은 사실이 되고 있다. 대입에서 수도권 쏠림 현상이 극심해지자 지방대학들의 미등록 인원은 과를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미달사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새 학기가 시작됨에 따라 대학들은 일제히 개강을 했지만 일부 지방대학들의 캠퍼스는 여전히 한산하다. 대학가 주변 식당은 방학 시즌과 비슷하게 고요했으며, 강의실은 소수 과외나 다름없을 정도로 적은 규모를 유지하기도 했다. 수도권 대학이었다면 인원 미달로 인해 폐강됐을 수도 있는 수준이다. 입시 전문 업체인 종로학원이 전국 216개 대학의 2023학년도 수시 미등록 규모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권 소재 대학은 3.0%, 지방권 대학은 18.6% 정도의 수시모집 정원을 못 채웠다. 대학 한 곳당 인원을 살펴봤을 때, 서울 내 대학은 33명, 지방권 대학은 256명으로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 내 대학은 43명, 지방권 대학은 251명 정도의 수시 공석이 생겼다. 정시에서는 그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추가모집 마감일이었던 28일까지 원서접수 중인 60개 대학 중 48개 대학(80.0%)이 지방대학이었기 때문이다. 서울권은 사실상 27일 마감이 끝난 것과 다름없었지만 지방권 대학은 마감 당일에도 모집이 계속 진행됐다. 지역별로 살펴볼 때, 경기권 소재 학교가 8개교, 경북 7개교, 충북 5개교, 강원 5개교, 광주 5개교, 대전 5개교 등이었다. 상당 수의 지방대학들은 당일 지원에서 당일 합격자 발표로 연결돼 사실상 선착순이나 다름없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추가모집을 1차, 2차, 3차까지 이어가 추가모집에 추가모집을 더해야만 했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했을 때, 지방대학의 정원 채우기는 2023학년도에도 실패했다. 지방대학의 정원 미달 현상은 학령인구 감소와 동반된 난제이다. 수년 전부터 문제가 제기돼 왔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도 묘수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지방대학의 소멸은 지역소멸로 이어지는 사회 생태계 붕괴의 시발점이며, 지역별 격차는 교육부터 개인의 삶의 질까지 모든 부분에서 양극화를 발생시킨다. 평등한 교육을 위해서라도 지방대학과 지역 생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

2023-04-09 14:40:02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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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말로만 민생'은 이제 그만

요즘 여의도 정치권 화두는 '민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세계 공급망 위기가 지속하면서 한국 경제도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1년 사이 금리를 1%에서 거의 4배 이상 올렸는데 (한국 경제) 위기가 아니라고 생각할 정책 당국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경제 위기는 장바구니 물가로도 느낄 수 있다. 지난 3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2%로, 그나마 최근 1년 중에는 가장 낮았다. 하지만 국민이 실생활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채소·가공식품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채소류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3.8% 올랐다. 가공식품 물가도 9.1% 올랐다.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 위기에 4∼6월 주요 농축수산물 품목에 대한 170억원 규모의 할인 지원을 하고, 5월부터 최근 가격이 높아진 7개 품목(닭고기, 칩 제조용 감자, 대파, 무, 종오리 종란, 명태, 냉동 꽁치) 관세율도 조정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3월 29일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다양한 문화, 관광 상품과 또 골목상권, 지역시장 생산품, 특산품에 대한 소비와 판매가 원활히 연계되도록 해서 내수 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매진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위기에 여의도 정치권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입법 지원 활동이 대표적이다. 최근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은 '천원의 아침밥' 사업 확대에 한목소리를 냈다. 주호영 국민의힘·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대출금 일부 연체 시 전체가 아니라 연체 부분에 대해서만 연체이자를 부과하도록 하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 개정' 등 4월 임시국회 중 민생·개혁 법안 처리에 합의했다. 하지만 그 뿐이다. 다양한 민생 입법을 처리할 4월 임시국회는 ▲윤석열 정부 한일 정상회담과 근로시간 개편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특검(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대장동 50억 클럽) 등 정치적 이슈가 산적한 상황이다. 여야는 민생이 중요하다면서도 실제로는 정치적 이슈에 매몰돼 서로 다투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부디 4월에는 말로만 '민생'을 챙기지 않았으면 한다.

2023-04-06 14:09:56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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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찬바람' 韓경제, 게임·K콘텐츠에'의지'할때

"한국 수출 금액 감소...반도체 부진 요소 커", "한국 수출 주요 대상국 대부분 마이너스" 최근 접한 한국 수출과 관련된 기사 타이틀이다. 전년 대비 한국 수출은 전년 대비 13.6%하락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째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무역수지가 이렇게 장기간 이어진 건 1995년부터 1997년 이후 25년 만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 대표적인 수출입국(수출이 세운 나라)으로 수출주도형 산업화가 국가 경제를 크게 성장 시켰다.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한국의 수출 효자 분야인 반도체 시장이 위기를 맞이하면서 적자를 재촉했다.실제 한국 수출 10대 수출 주요 품목 중 승용자를 제외하면 모두 감소했다. 수출과 무역 수지가 큰 폭으로 반등하지 않으면 경상 수지와 고용률 악화 등으로 국내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 한파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이런 상황 속에도 한국경제에 큰 버팀목이 되고 있는 분야가 있다. K 콘텐츠와 게임이다. 2021년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124억 5천만 달러로 2020년 119억 2천만 달러 대비 4.4% 증가해 14조 3천 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137조 5천억으로 2020년 128조 3천억 대비 7% 이상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관련 사업체 수는 10만 9천개로 전년 대비 9.1%가 증가했다. 한국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K콘텐츠 수출이 1억 달러 증가할 때마다 화장품, 식품 등 소비재 수출도 1억 8천만 달러가 함께 증가한다고 밝힌바 있다. 또 같은 기간 게임산업 수출액은 86억7287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5.8%, 연평균 14.1%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게임은 K콘텐츠의 주역으로 콘텐츠 수출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공신이다. 여기에 게임업계는 블록체인, 메타버스, AI, VR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하며 수출 시장 저변 확대에 속력을 내고 있다. 해당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있다. 메타, 구글 등 글로벌 IT 대기업들은 한국의 콘텐츠와 게임분야가 글로벌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핵심적인 산업군이라고 전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K콘텐츠와 게임분야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한가. 케케묵은 게임 관련 규제도 이제서야 빗장이 풀렸고 콘텐츠 산업 지원도 그나마 소폭 상승했다. K콘텐츠와 게임은 코로나19 상황에도 유일하게 수혜를 입은 분야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온갖 정부 규제와 글로벌 탄압 속에도 힘들게 버텨 지금까지 온 기특한 분야다. 이제는 한국경제가 해당 분야에 의지해야 할 때다. 이에 우선 분야를 바라보는 시선부터 달리해야 한다. 또 이들의 더 큰 성장을 위해 보다 확실한 지원과 지속적인 관심을 보일때다. 가장 중요한 건 K콘텐츠와 게임분야가 한국 수출을 이끌어갈 첨병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2023-04-05 11:38:58 최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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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T '낙하산 방지 정관' 삭제해서는 안 돼

사외이사들이 줄줄이 사퇴의사를 밝힌 KT의 이사회는 결국 사외이사를 1명을 남겨두고 모두 퇴진했다. 사실상 이사회는 해체됐다. KT는 상법에 따라 최소한 사외이사 3인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1명만 남은 이사회는 후보직을 사퇴한 3명의 사외이사들이 당분간 그 역할을 유지하게 된다. KT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을 대표 직무대행으로 하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지배구조구축TF'를 꾸리고, 사외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등에 나서게 된다. 이 TF에서 신규 이사 후보를 추천하면 이사회를 열어 결의하고 임시주총을 개최해 이를 승인하게 된다. 새롭게 선정된 이사진이 CEO 후보와 사내이사 2인을 선출하면 다시 주총을 개최하게 된다. 문제는 이사회 멤버와 새 대표 후보로 여권의 '낙하산 인사'가 임명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여권에서는 하마평이 돈다. 대표 공모에서 패배한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 KT 전무 출신인 홍원표 전 삼성SDS 사장, 고건 전 국무총리의 아들인 고진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 등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KT의 정관에는 '낙하산 방지용' 조항이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32조 4항에는 CEO 후보 심사 근거로 '기업경영 경험'과 '경영실적'을 못 박아뒀다. 그러나 여권에서 낙하산 인사를 사외이사는 물론 대표 후보로 추대하기 위해 이 정관이 삭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도 KB금융그룹 주총에서 노조측이 제안한 낙하산 인사 방지 정관변경안에 대해 반대해 여권과 같은 입장이다. 하지만, KT의 낙하산 방지 조항은 절대 삭제되서는 안 된다. 오히려 KT 소액주주들의 모임에서는 추가적인 낙하산 방지 정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T는 대표이사 선임에만 상반기를 다 날리게 생겼다. 인사 및 조직개편이 안 되고 임원들은 1달씩 계약을 연장하고 있다. 신사업 추진과 사업 투자 분야는 대표이사의 승인이 필요해 아예 손을 놓고 있다. KT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새로 임명되는 KT 대표 만이라도 회사를 살릴 수 있는, 디지코 전략을 계승해 회사의 신사업을 확 띄울 수 있는 수장이 발탁돼야 한다. KT 대표에 낙하산이 임명되는 것을 막아야만, 하반기에라도 KT의 실적을 돌려놓을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2023-04-04 10:21:40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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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청년 MZ들 '부름'에, 이정식 고용장관 "응답하라"

1980년대 중반, 영국 북부 탄광촌에 사는 남학생들은 축구나 복싱을 하는 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빌리는 발레에 흥미를 느꼈다. 예상 밖이었고, 또래들은 빌리를 이상한 놈 취급했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스토리다. 이 영화는 영국 역사상 가장 긴 파업으로 기록된 '광부 대파업'이 배경이다. 영화의 각본가 리 홀은 탄광촌 출신이었다. 그는 마가렛대처의 석탄산업 민영화 정책으로 고향이 망가지는 과정을 지켜봤다. 노동자들이 고통 겪는 장면을 회상하면서도 그는 빌리가 발레리노로 성장해가는 휴먼 드라마로 그려냈다. "노조 동의 없이 영국을 통치할 수 없다"던 시절, 대처는 광산 노조의 파업을 불법 정치파업으로 규정했다. 광산 노조는 결국 손을 들고, 파업을 접었다. 대처가 노동운동의 고질적 '영국병'을 고치는 데 4년이 걸렸다. 노동계는 "윤석열 정권 5년, 투쟁의 5년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시절 "강성노조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해서다. 그런데, 노동계도, 정부도 예상치 못했던 빌리가 나타났으니 청년 MZ세대였다. 그들은 기성 노조에 반기를 들었다. 생산직 근로자가 주축인 기득권 노조의 불법 강경 투쟁에 반발하고, 공정 노사 관계를 위해 합리적 대화와 타협을 하는 노조를 결성했다. 얼마 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청년조합원들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정부가 MZ 노조들과 선택적, 편향적 간담회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최근 이 장관은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청년유니온' 등 MZ 노조를 만나 근로시간 개편안 관련 의견을 듣고 있다. 그런데, 양대노총 청년들은 빠져 있다. 정부로서는 부담스럽다. 대화에 응했을 때 이들이 주장할 '69시간=장시간 노동'이란 프레임 덫에 빠질까봐. 하지만, 정부가 근로시간 등 정책 방향을 미리 정해놓고, 이를 동조해 줄 청년들만 만난다는 인식을 줘서는 안 된다. MZ를 취사선택하는 동안 '청년문제'란 이름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일자리 문제는 지워지고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곱씹어야 한다. 이정식 장관은 양대노총 포함 플랫폼 종사자, 파견직 등 보다 다양한 청년들을 만나 근로시간뿐 아니라 세대 간 갈등, 인구감소, 기후변화 등 다양한 아젠다와 정책 관련 이야기를 나눠야한다. 마가렛 대처는 영국병을 고치기 위해 4년을 준비했다. 대한민국의 노동개혁을 이뤄내려면 보다 긴 호홉으로 미래 세대들과 적극 소통해야한다. 그래서, 청년 MZ와의 노사정 토크 콘서트를 제안한다.

2023-04-03 11:38:11 원승일 기자
[기자수첩] 코스닥 이상과열, 후폭풍 우려된다

최근 코스닥 상승 흐름이 이상하다. 특별한 상승 요인이 없는데도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 거래대금을 앞지른 역전 현상이 2개월째 지속되면서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글로벌 금융 불안,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지난달 30일 15조3255억원으로 코스피 거래대금(10조8466억원)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코스닥은 무려 25% 이상 오른 것이다. 이같은 코스닥의 이상 상승에는 이른바 에코프로 3형제(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에코프로에이치엔)로 불리는 2차전지 관련주들의 급상승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성장산업인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2차전지 관련주에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쏠리면서 코스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닥 시총 1~3위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엘앤에프에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의 10~20%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상과열 양상을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2차 전지 관련주가 주도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급등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코스닥시장에 이른바 '빚투'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코스닥 시장의 강세로 신용 잔액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증시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8조5838억원이다. 코스피는 9조730억원인데 반해 코스닥은 9조5108억원에 달한다. 코스닥 신용 잔액은 지난달 22일부터 코스피 신용잔액을 초과하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이는 코스닥 시장의 현 상황이 건전하지 않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데다 경기침체마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지금, 코스닥 시장이 실제 경기 상황과는 상관없이 과도하게 오른 만큼 향후 빠르게 조정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대내외적인 어려운 환경 속에서 코스닥 지수 하락 시 반대매매로 인한 신용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후폭풍이 불어닥치기 전에 개인투자자들은 비 오는 날을 대비해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2023-04-02 11:49:32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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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방심은 금물

개그프로그램에서 한때 유행했던 말이 있다. "6·25전쟁이 일어난 이유를 아세요? 바로 방심했기 때문이에요." 축구경기에서도 이기고 있던 팀이 역전패를 당하면 감독은 항상 말한다. '이기고 있어서 너무 방심했다'고. 이처럼 '방심'이란 단어는 어딘가에 허점이 들어나 취약한 부분을 파고든다. 현재 세계 금융권에서 일어나고 상황처럼 말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발생한 지 20일이 지나면서 그 여파는 스위스까지 확산됐다. SVB 파산 이후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유동성 위기에 빠져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에 넘어갔다. 원인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유동성이 불안해 지면서 결국 파산까지 간 것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당시에도 낙관적인 전망만 나왔을 뿐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문제는 국내 금융시장이다. 앞서 스위스 금융당국은 CS 정리 과정에서 170억 달러(22조1000억원) 규모의 CS 발행 코코본드 전액을 상각 처리하기로 했다. 투자자들은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CS와 같은 대규모 상각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15~16%라고 밝혔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2%까지 하락했다. 당국은 건전성 지표가 국제 규제비율과 비교했을 때 양호하다는 판단이지만 금리가 급격히 인상되는 상황에서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난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대내외 경제여건도 악화되고 있는 만큼 부실확대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금융권은 선제적 대응으로 코코본드의 조기상환을 서두르고 있지만 차환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통상적으로는 콜옵션을 통해 조기상환한 뒤 또 다른 신종자본증권으로 차환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하지만 높아진 금리 탓에 발행을 망설이는 것이다. 자본으로 평가되는 신종자본증권이 상환될 경우 은행의 자본 건전성은 악화된다. 즉, 차환이 미뤄질수록 건전성과 불확실성은 커지게 되면서 유동성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현재 상황은 괜찮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건의 전말은 괜찮다는 방심에서 나오기 때문에 위험에 항상 대비를 해야한다. 미국과 스위스 같은 상황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장담은 금물이다.

2023-03-30 14:52:05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