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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협치의 조건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마지막 퍼즐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명 43일만에 결국 자진사퇴했다. 앞서 마찬가지로 '아빠 찬스' 및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 심사 중 부적절한 장소에서 접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지난 3일 자진사퇴한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두 번째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자녀의 의대 편입, 병역 의혹 등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에 대해 일찌감치 '부적격' 판정과 함께 임명에 강하게 반대하며 정부여당과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갔다. 국민의힘도 지방선거를 의식한 듯 정 후보자 임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히며 우회적으로 사퇴를 압박했다. 결국 정 후보자는 23일 밤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하고, 여야 협치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아울러 정 후보자는 본인과 자녀들을 향해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법적으로 또는 도덕적·윤리적으로 부당한 행위가 전혀 없었고, 오직 국민의 눈높이가 부족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사퇴 시점과 사퇴의 변을 보자니 씁쓸하다. 민주당이 지난 20일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에 협조하면서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예견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재송부 시한이 지난 9일까지였던 것을 감안하면, 정 후보자는 결국 한 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위한 협상 카드로 쓰인 정치적 거래의 대상이 됐다고 보여진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출근길에 기자들과 여러 차례 만난 자리마다 정 후보자의 거취와 관련한 질문은 이어졌으나 유독 말을 아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협치에는 조건도, 거래도 없어야 한다.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도, 정치권도 코로나 팬데믹으로부터의 일상 회복과 물가 상승 등 민생 문제 해결을 비롯해 새롭게 재편되는 신냉전 시대의 국제질서에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최우선 과제로 비전 제시와 함께 조건 없는 협치에 나서야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야당에 보였던 협치의 모습을 이어가길 바란다. 더불어민주당도 야당답게 정부를 견제하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사안에는 건강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협치를 기대해본다.

2022-05-24 10:56:26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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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티큐, 속슬…서학개미 불패론?

"한국 투자자들이 맹신하는 것이 하나 있다. 미국 증시는 무조건 우상향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믿음을 기반으로 이른바 '티큐·속슬 무한매수법' 투자 열풍이 식을 줄 모른다. 티큐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PROSHARES ULTRAPRO QQQ ETF), 속슬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불 3X ETF(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를 말한다. 각각 나스닥100 지수의 수익률 3배,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3배를 추종한다. 단, 주가가 하락할 경우 역으로 3배의 손실이 발생하는 초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학개미의 순매수 1위 종목은 티큐(TQQQ)로 18억4833만달러(2조3449억원)가 유입됐다. 서학개미의 무한 사랑을 받아왔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2위로 밀려났다. 그 뒤를 이어 3위 자리 속슬(SOXL)에는 총 12억1899만달러(1조5465억원)가 몰렸다. TQQQ와 SOXL은 '라오어의 미국주식 무한매수법'을 통해 유명세를 탔다. 3배 레버리지라는 큰 변동성을 역이용해 저점에서 지속적으로 분할 매수하고, 상승 시 매도하는 방식이다. 해당 상품의 추종 지수가 10%만 올라도 수익률은 30%가 오르기 때문에 금방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이유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역사적으로 우상향했다. 분할 매수를 통해 평단가를 낮추고, 목표한 수익률에 도달했을 때 시세차익을 먹고 빠질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반박할 여지는 없다. 무한매수법을 실행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닷컴버블과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코로나19 팬데믹 후 엄청난 속도의 양적완화, 금융법의 변화로 이런 하락장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반면, 현재 나스닥지수는 올 1분기에만 20% 가까이 급락했다. 2008년 4분기와 비슷한 하락세다. 통상 지수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으로 본다. TQQQ의 주가도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20년 3월 수준으로 빠진 상태다. 주식 시장에서 당연한 상품은 없다. 레버리지 상품은 하락장에서 엄청난 낙폭을 보여준다. 닷컴버블 무렵 1999년에서 2018년까지 나스닥은 전고점을 돌파했으나 나스닥 X3은 아직까지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했다. 공든 탑이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2022-05-23 15:01:26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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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후상박은 개뿔··· 가난한 동네 아이들은 뛰놀 곳 없는 서울

서울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A씨는 올해를 끝으로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정원 미충족으로 인한 운영난을 겪고 있어서다. 가까운 거리에 있던 어린이집들은 5년 전부터 하나 둘씩 차례로 문을 닫았다. 22일 서울 열린데이터광장의 '서울시 보육시설 현황' 통계 자료에 따르면, 시내 보육시설은 2017년 6226개에서 지난해 5049개로 약 19% 줄었다. 서울 전 자치구에서 보육시설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노원구의 경우 2017년 478개였던 보육시설이 작년 332개로 5년새 30.5%나 급감했다. 이어 관악구(-27.5%), 도봉구(-26.3%), 광진구(-24.3%), 성북구(-24.2%), 강서구(-22.7%), 강북구(-22.4%) 순으로 보육시설 감소율이 높았다. 대체로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구에 있는 보육시설의 타격이 컸다. A씨는 "서울 집값이 올라도 너무 올라 젊은 부부들이 다 경기도나 외곽 쪽으로 빠지면서 아이들의 수가 급격히 줄었다"며 "또 서울은 어린이들을 위한 인프라도 부족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 아니어서 부모들이 애 데리고 떠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구원은 지난달 발행한 정책리포트 제348호에서 "서울의 인구구조는 출산율 감소와 노년인구 증가로 고령화가 심화되는 중"이라며 "20세 미만의 영유아, 청소년 인구는 2000년 260만명에서 2040명 98만명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 소멸의 위기가 남 얘기가 아니게 된 것이다. A씨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더불어 양육 친화적이지 않은 환경을 영유아 엑소더스(exodus·대탈출)의 원인으로 꼽았다. 하루는 어린이집 원생들과 함께 인근의 놀이터를 찾았는데 아파트 주민이 삿대질을 하면서 "왜 여기 살지도 않는 애들을 우리 놀이터에 데리고 오느냐"며 따졌다고. 서울연구원이 행정안전부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시스템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서울시의 놀이시설은 총 1만236개다. 이중 59%가 주택단지 내 주민공동시설로 공급된 놀이터에 해당되며, 놀이시설의 대부분이 개인 또는 단체 소유여서 실제로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시설은 전체의 16%(약 1600여개)에 불과했다. 놀이터 수의 지역별 편차도 심각했다. 관악구 신사동은 2010년 이후 출생한 인구 1000명당 놀이터수가 2.6개소에 그쳤다. 반면, 송파구 가락1동의 놀이터 개수는 440.7개, 중구 명동은 65.8개로 시설 수가 관악구 신사동의 약 25배~170배에 달했다. 하후상박은 개뿔. 어른들의 셈법으로 놀이터 수에서조차 차별받는 서울의 어린이들이 불쌍하다.

2022-05-22 14:32:4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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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모터스포츠 붐 올까

산업부 김재웅 기자 트랙 시승 행사는 차량을 극한까지 끌어내는 것뿐 아니라, 국내 최고의 모터스포츠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라 의미가 크다. 행사를 개최한 회사도 차량 성능을 최대한 많이 보여줄 수 있는 만큼 선수들을 초청하는데 망설이지 않는다. 참가자 입장에서는 큰 기회다. 눈 앞에서 선수들의 주행을 지켜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택시 드라이빙 기회와 함께 '원포인트 레슨'도 받을 수 있다. 다만 늘 가슴 한켠에 씁쓸함을 지우기는 어렵다. 인스트럭터 활동이 국내 모터스포츠 선수들에는 여전히 중요한 생계 활동이기 때문이다. 경기를 준비하고 출전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만으로는 정상적인 '벌이'가 안된다는 얘기다. 모터스포츠가 아직 비인기 종목인 탓이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 가장 큰 대회인 슈퍼레이스도 적지 않은 관중 몰이를 하고는 있지만, 이것만으로 대회를 유지하는데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알려져있다. CJ대한통운을 비롯해 모터스포츠에 관심을 가져주는 스폰서들이 오랫동안 큰 돈을 들여준 덕에 명맥을 이어가는 수준이다. 모터스포츠는 우리나라만 빼고 전세계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주변국들도 모터스포츠 팬들이 적지 않다. 인간의 본능인 달리기 경쟁임은 물론, 인공지능 알파고와 인간인 이세돌이 바둑 경기를 펼친 것처럼 인간이 환경과 문명 기술의 결정체인 자동차를 정복하는 과정도 볼 수 있다. 국내 모터스포츠 수준이 낮은 것도 아니다. 많은 국내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슈퍼레이스 6000클래스 역시 아시아 유일의 스톡카 레이스다. 아직 모터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이유가 클 테다. 심장을 울리는 배기음과 짜릿한 속도, 선수들의 현란한 테크닉과 위기 대처 능력 등 보는 재미도 그렇지만, 직접 내 차를 타고 실컷 달려본 사람은 많지 않아서 매력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짐작하고 있다. 시대가 바뀌었다. 한때 모터스포츠는 특이한 사람들이 중고차에 요란한 튜닝을 하고 즐기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현대차 N시리즈를 비롯해 순정 상태로도 일반 도로와 서킷까지 체험해볼 수 있는 저렴한 차들이 많이 나왔다. 어쩌면 지금이 국내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달려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국내에서도 모터스포츠 인기가 늘어나면 그들도 바빠질테니.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2-05-19 14:17:41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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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손님을 맞던 귀여운 캐릭터 풍선은 어디로 갈까

기자수첩 김서현 5월의 첫날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됐다. 유통가는 방역 규제가 해제된 지난달 18일부터 이번달 18일까지 한 달의 시간 동안 눈코뜰새 없이 분주했다. 눈이 즐거운 거대 조형물이 잇따라 들어섰고 점포마다 가득한 인기 캐릭터들이 고객들을 반겼다. 이어지는 갖가지 행사는 주말 나들이를 준비하는 이들이 어디를 갈지 고민에 빠지게 한다. 문득 궁금해진다. 고객을 맞기 위해 점포마다 가득한 장식은 어디로 갈까? 종이도 플라스틱도 아닌 장식들은 재활용을 할 수 있을까? 답은 생각보다 금방 얻었다. 모 기업에 다니는 대학 동기가 "태우지 뭘 어째?"란다. 지난해 한 백화점서 내놓은 상품을 보고 무척 놀란 일이 있다. 현대백화점이 ESG 활동을 펼치기 위해 만든 브랜드 '리.그린(Re.Green)'을 통해 소개한 가방이었다. 자사 백화점에서 사용한 현수막을 잘라 만든 가방과 필통, 지갑 등이었다. 외벽에 걸리는 현수막으로 만든 만큼 방수 등 오염에 강하고 업사이클링을 통해 제작한 만큼 모든 상품이 저마다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다. 백화점 외벽에 시시때때로 걸리는 현수막을 보고서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한 적은 있었지만 행사 후 내린 다음 어떻게 될지는 생각해본 적 없었다. 한해 100여 장 이상 사용하는 백화점 현수막은 폐기 소각 과정에서 2.3톤(t)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이같은 버려진 천막과 방수포 등을 모아 가방으로 만드는 업사이클링은 스위스 기업 '프라이탁'이 앞서 제작한 바 있다. 기후 위기가 대두되며 프라이탁은 큰 인기를 끌었다. 많은 유통기업들이 ESG 활동의 일환으로 폐 패트병을 수거해 상품을 제작한다거나 식의 다양한 활동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만약 결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한다면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어째선지 그렇지 않다. 숍스캄(Kopskam)이라는 말이 있다. '구매와 쇼핑을 부끄러워 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쓴다. 기후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모든 사람이 소비를 멈추고 기업이 상품 생산을 중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업의 활동과 상품은 사람들의 소비를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 방역해제를 맞아 나들이에 나선 이들을 맞은, 잠시 한철 공간을 꾸미고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모든 것들의 끝이 나은 방향으로 마무리됐으면 한다.

2022-05-18 16:03:52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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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윳값 고공행진,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할 때

"이렇게 힘들어서야 살겠나. 알뜰 주유소는 멀고 그나마 싼 곳에 들렀다." 파주의 한 주유소에서 만난 17톤 트럭 화물기사는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경윳값을 이야기하자 한숨을 쉬었다. 옥천과 경기 북부를 오가는 기사는 "전년 대비해서 너무 많이 올랐죠?"라는 기자의 말에 주유할 때마다 기록해 놓은 장부를 보여주겠다며 운전석으로 뛰어 올라갔다. 그가 내민 장부에는 2021년 5월 12일 180L(리터)를 주유할 때 22만 8천원이 들었다고 적혀있었다. 최근 180L를 주유한 날짜 옆에는 34만 1천원이라는 숫자가 기록돼 있어 1년 사이에 부쩍 올라버린 경윳값이 실감되는 순간이었다. 그나마도 주유소 영업자는 "파주는 경유과 휘발유 가격 차이가 안 나거나 경유 가격이 낮아 대형 화물차 기사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옆에서 거들었다. 정부는 유가보조금을 통해 경유가 L당 1850원 이상 오르면 그 이상분에 대해서 정부가 절반을 보전해주는 정책을 펼쳤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현장에서는 기준액인 1850원이 너무 높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정부는 이런 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경유 유가연동보조금'을 확대 지급하기로 했다. 운송·물류 업계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기준가격을 현행 L당 1850원에서 더 내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또한 실효성이 있으려면 정부가 기준을 얼마나 내릴지가 관건이다. 예를 들어 경유 가격이 리터당 1850원 이상 상승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최대한도는 리터당 183.21원으로 설정돼 있었다. 이때 경유 가격이 1950원이라면 고작 리터당 50원이 지원되는 꼴이라 현장에서 체감 가능한 수준의 보조가 되지 않은 셈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화물노동자는 월 200만 원 이상 소득감소를 겪고 있고, 유가연동보조금 한시 도입도 사실상 효과가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결국 서민의 유류비 부담을 줄여주려면 한시적으로나마 확대폭을 크게 잡을 필요가 있다. 정부도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공급 가격이 높아진 상황은 정부가 바란 상황도 아니고, 이런 가격 상승은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선을 벗어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정부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대응책을 실천해야 한다. 11%에 달하는 정부 관리 산하의 알뜰주유소의 마진 조정을 통해서라도 주유소 간 경유 가격 인하 경쟁을 유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2022-05-16 19:20:32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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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협치'에 조건은 없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국회 상황에서 떠오른 화두가 있다. 바로 '협치'다.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 감염병과 공급망 문제로 인한 경제 불황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문제를 잘 풀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일어난 이런저런 상황만 보면 여야가 다양하고 광범위한 문제를 잘 풀어나가기 위한 '협치' 의지는 드러냈다. 하지만 저마다 이유로 '협치' 조건을 제시하면서, 오히려 여야가 서로 대치하고 있다. 원하는 조건이 맞지 않으면 협치는 어려울 것이라는 메시지도 낸다. 조건이 맞지 않아 협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는 만큼, 이 같은 상황은 서로를 압박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전임인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도 여야 정치권은 '협치' 의지가 있었지만, 결국 서로가 제시한 조건이 맞지 않아 자주 다퉜다. 지금 상황도 과거와 그리 다르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협치 조건으로 '국무위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요구한다. 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안을 거부하자 국민의힘은 '국정 발목잡기'라며 반발하면서 내민 협치 조건이다. 정부가 감염병 위기 극복 등을 이유로 마련한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국회 처리 협조도 국민의힘이 사실상 협치 조건으로 내밀었다. 류성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는 지난 12일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로서 이번 추경을 통해 협치의 첫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잘못된 국무위원 인사를 바로 잡으라'며 협치 조건을 내밀었다.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협조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민주당이 반대하는 국무위원 임명은 철회하라'는 입장이다.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 극복과 더 발전하기 위해 정치권이 '협치'로 난제를 풀어가야 하는 상황임에도, 서로 조건만 내세우며 다투고 있다. 31년 정치 인생을 마친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지난 12일 이임사에서 "대화와 타협, 공존과 상생은 민주공화국의 기본 가치이자 지금 대한민국 공동체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정신"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전 총리 말대로 여야 정치권이 지금 한국 공동체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대화와 타협, 즉 조건 없는 협치를 하기 바라본다.

2022-05-15 12:09:37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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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웹젠 노사갈등, 기업 성장 위해 정부 뒷짐 져야 할 때

최빛나 산업부 기자 최근 게임업계 노사문제 잡음이 국내 동종 업계 전반으로까지 번질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 국회까지 개입하고 나서자 업계는 지나치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 5월 초 국내 중견 게임사 웹젠이 파업을 선언하고서다, 웹젠노조는 지난해 12월 임금을 일괄 1000만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평균 10%인상과 성과에 따른 차등 지급 방식을 고수하겠다고 전하면서 양측간 갈등이 고조된 바 있다. 이에 웹젠 노조측은 지난 5월 초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선언했다. 임금 협상에 따른 파업 선언은 국내 게임업계 최초 사례다. 이에 게임업계 뿐만 아니라 IT, 포털업계까지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동종업계다 보니 파업 불씨가 업계 전반으로 번질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까지 웹젠 노사문제에 개입하고 나섰다. 국회는 웹젠 노사 갈등이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직접 '웹젠 노사 상생을 위한 국회 간담회'를 오늘(12일) 개최했다. 해당 간담회에는 웹젠, 넥슨, 네이버 지회장을 비롯해 환경노동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을지로위원회 등 IT업계 관계자 뿐만 아니라 국회 위원장, 웹젠 인재문화실 담당자들까지 참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사 문제 관련해서 사회적 합의 이끄는 귀중한 자리"라며 "웹젠 노사간 소통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현승 웹젠 인재문화실장은 "사업적 리스크가 큰 게임 흥행산업의 특성과 업계 내 자사의 현황을 감안해 주시길 바란다"고 주장하며 앞서 노사 갈등에 대한 실마리는 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양측 간 팽팽한 줄다리기는 당분간은 지속 될 것이라는 업계 평이다. 이같은 노사문제에 국회가 개입했다는 사실 자체가 오히려 문제 갈등을 야기시키고 동종산업 제도자체를 무너트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노사갈등은 결국 경영진(회사)과 조직간(노동자)의 소통 부재로 생긴 문제다. 노동자에게 임금은 생활에 직접 관계가 되어 있고, 사측에게 인건비는 회사의 미래 방향이 딸린 문제다. 그 누구도 앞서 상황에 개입해서는 안된다. 앞서 문제로 노사간 갈등이 대립돼 파업 등의 상황이 연출된다해도 그 또한 첨예하게 대립할 수 밖에 없다. 실마리를 풀 수 있는 건 양측 밖에 없다. 아무리 국회가 개입을 한다 한들 장담할 수 있는 사실은 없다. 앞서 국회가 웹젠 노사 갈등에 어떤 이유로 개입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되려 개입 후 노사간 갈등이 원만히 풀렸다고 해도 이상 한건 매한가지다. 국회는 중용적인 시선으로 조력만 지원해야 한다. 정당하고 공정한 실마리를 찾아 기업이 성장하려면 국회는 뒷짐만 져야할 때다.

2022-05-12 15:47:07 최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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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글로벌 통상 이슈 우려로 지연되는 망 사용료 입법...넷플릭스 등에 망 사용료 부과해야

SK브로드밴드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공룡인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지급을 둘러싼 소송을 벌이는 가운데, '망 이용료 부가' 관련 법안들이 발의돼 있지만 당분간 국회의 문턱을 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는 글로벌 CP(콘텐츠제공사업자)들이 국내 ISP(인터넷서비스제공자)에게 망 사용료 지불을 강제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6건이 발의돼 있는데, 최근 진행된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도 의결이 보류돼 계류 중이다. 망 사용료 지급과 관련된 논란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망 사용료법에 대한 우려를 우리 정부에 전달하면서 한미 통상 이슈로 비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USTR은 최근 우리 정부에 "국회에 올라와있는 망 사용료법이 미국 특정 기업을 겨냥해 규제하고 있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항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우려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산업자원부도 "망 사용료 이슈가 한미 통상 현안 중 하나로 다뤄진 것은 맞다"고 밝혔다. USTR은 올해 초에도 '2022년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를 내놓고 망 사용료법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국회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는 향후 공청회를 개최해 망 사용료 법안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도 미국 정부의 압박 이후 망 사용료에 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청문회 과정에서 망 이용대가 관련 답변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참가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업계에서도 입장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통신업계는 국내 CP들은 통신사에 수백억원에 이르는 망 사용료를 내는 데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들도 같은 의무를 지는 게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내 콘텐츠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미국 CP를 겨냥해 법안을 내놓은 것처럼, 해외에서도 한국 CP를 타깃으로 한 새로운 규제가 생겨날 지 우려하며 망 사용료 부가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에 망 이용료를 부과하는 것이 마땅하다. 과기정통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2월 인터넷 관련 구글이 27%, 넷플릭스가 7%, 페이스북이 3%의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네이버 2%, 카카오 1%보다 더 많은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글로벌 CP가 트래픽 중 많은 양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이보다 적은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국내 CP에게만 망 사용료를 지불시키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다. 국회는 빠른 시간 내 공청회를 개최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망 이용료 법안을 빠르게 통과시켜야 한다.

2022-05-11 13:13:50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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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물가에 추경" 추경호팀 출범부터 딜레마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한국 경제의 키를 짊어진 추경호팀이 딜레마에 봉착했다. 물가상승률이 5%에 육박하는데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대량의 돈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는 돈을 풀어도 소득 지원이란 재정의 목적이 상쇄된다는 점이다. 정부 지원금을 받아 모처럼 외식도 하고, 빚도 상환하려 했는데 먹거리 가격에 기름값, 집세 등이 죄다 올랐고, 금리마저 올라 원금은커녕 이자도 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대규모 추경을 단행하면 시장에 풀린 돈이 다시 물가를 자극하고,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안정을 위해 거시적으로 금리로 대응해야 하고, 재정도 좀 더 긴축적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추경은 거시경제 안정 노력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조합을 만들어 보겠다"며 자가당착에 빠졌다. 민생 안정을 위해 돈을 풀면서 물가도 잡겠다는 의미인데 그런 정책의 조합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가 않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인사청문회 당시 "추경 편성 총량이 커 거시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주면 한국은행도 관여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당국이 돈을 풀어 물가를 부추기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인데,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이 엇박자가 나게 된다. 1000조원을 넘어선 국가채무도 추경호팀으로서는 부담이다. 돈줄을 죄어 재정 안정을 도모해야 하는데 출범부터 35조원 넘는 추경을 위해 곳간을 열어야 하는 상황이라서다. 추 장관은 예비비 등 기존 쓸 수 있는 예산을 최대한 활용하고,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으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추경 재원을 마련하려면 사실상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 하다. 적자국채 발행 규모가 늘어나면 재정 적자 폭이 커질 뿐 아니라 국채금리가 올라가고, 이는 다시 시중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새 경제팀 출범부터 통화·재정 정책 불확실성을 키우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전문가들의 경고성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 낮은 조합을 찾기보다 정책의 균형을 고민해야 한다. 한 번에 푸는 대규모 추경보다 분할 지급 등 정책의 테크닉이 필요할 때다.

2022-05-10 11:19:33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