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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터레그넘’ 이후 97그룹은 꽃피우나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8·28 전당대회의 화두는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 생) 당권 주자들이 내세우는 세대교체론이다. 97그룹 재선 출신인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은 당 대표에 나란히 출마하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며 호소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임기를 마쳤고, 이재명 의원도 대선과 지선에서 당에 패배를 안겼다. 당내 주류인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과 약진하는 젊은 정치인의 도전 사이 끼어버린 97그룹이 솔깃 할만한 권력의 공백기가 잠시나마 찾아온 모양새다. 정치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는 왕이 죽었는데 새로운 왕이 아직 등극하지 않은 권력공백기를 '인터레그넘(Interregnum·궐위)'으로 표현했다. 그람시는 "낡은 것은 죽어 가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탄생하지 않았다는 사실 속에 위기가 존재한다. 바로 이 공백 기간이야말로 다양한 병적 징후들이 출현하는 때"라며 격변기의 특징을 규정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서민과 민생을 챙기는 야당의 모습은 내로남불·징벌적 부동산 정책·조국 사건 등으로 빠르게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민의가 180석의 거대 여당을 만들어줬음에도 21대 국회 전반기에 국민들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권력에 오른 현 대통령이 이름 붙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소동이 아닌가. 이 과정 전후 자신과 다른 의견을 용인하지 않고 공격해버리는 극단적 팬덤 정치 세력이 득세해 문자 폭탄, 언어폭력 등을 행사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97그룹 당권 주자가 당내 권력공백기에 드러난 반성을 토대로 위기를 극복하고 민주화를 넘어선 대안적 질서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 이들이 민주당에 새로운 것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전당대회 구도가 친(親)이재명계와 비(非)이재명계로 단순히 나뉘는 것도 97그룹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딜레마적 상황에서 대안적 역할보다 주류에 편입되려고 했기 때문 아닐까. 97그룹의 집권 명분이 단순한 세대교체가 돼선 안 된다. 계파와 인물 정치를 배격하고 복합적 경제 위기 속 깊어지는 불평등·양극화에서 던지는 신선하고 현실 가능한 대안이 필요할 때다.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 당의 논의를 풍부하게 하는 97그룹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쏟아내야 세대교체론의 명분을 만들어줄 것이다.

2022-07-19 15:13:09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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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국제모터쇼 아쉬운 세가지

지난 2001년 시작된 부산국제모터쇼는 서울국제모터쇼와 격년으로 진행되며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 자동차 축제로 자리 잡는 듯했다.그러나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행사가 취소 된 이후 4년 만에 개최된 올해 부산국제모터쇼는 세계 자동차 축제라는 명성을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초라해졌다. 2018년 부산국제모터쇼는 제1전시관과 제2전시관으로 나눠 진행됐으며 국내외 19개 브랜드 총 203대가 전시됐다. 특히 모터쇼의 꽃으로 불리는 신차는 35대에 육박했다. 반면 이번 모터쇼는 전시관 1곳에서 진행됐으며 공개된 신차는 6대에 불과했다. 그것도 완성차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과 BMW그룹(BMW·MINI·롤스로이스)만 참가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와 한국지엠 등 행사에 참가하지 않은 완성차 업체들은 경기 침체에 따른 경영 악화와 코로나19 등의 부담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르노코리아는 2020년부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지엠은 2014년부터 8년째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8 부산국제모터쇼에 불참했던 쌍용차는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어 올해도 부스를 꾸릴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수입차 업계는 전멸에 가깝다. BMW그룹을 제외하고 모두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기업인 메르세데스-벤츠가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모터쇼는 단순히 새롭게 공개되는 신차를 만나는 자리를 넘어 국내외 완성차 업계 관계자들과 글로벌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나눌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지난 2018년 부산국제모터쇼 행사장에는 부스를 차리지 않은 타 브랜드 관계자들을 만나 경쟁 브랜드의 신차에 대한 의견도 나누고 현재 상황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타 브랜드 관계자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경기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의 부담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참가 비용을 감당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다른 문제는 부산국제모터쇼가 세계적인 변화에 맞춰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과거 대중의 관심이 차량의 디자인과 엔진 등에 집중됐다면 현재는 디자인을 넘어 차량의 기술과 부품 등 다양한 부분으로 확산되고 있다. CES와 같은 IT 전시회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참여가 높아진것도 이같은 영향이다. 다만 부산국제모터쇼가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지만 대중의 관심이 높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자동차 축제'를 즐겼다. 부산국제모터쇼 사무국에 따르면 개막일(15일) 3만8676명이 방문했으며, 토요일(16일)에는 5만8468명이 찾았다. 8만 여명이 방문한 일요일(17일) 관람객까지 포함하면 3일간 관람객 수는 17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부산국제모터쇼가 세계적인 자동차 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는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올해 행사에 불참한 3사가 노사간 협력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이뤄낸 뒤 2년 뒤 부산국제모터쇼의 주역으로 등장하길 기대해본다.또 서울국제모터쇼가 지난해 서울모빌리티쇼로 명칭을 바꾸고 체질개선에 나선것처럼 부산국제모터쇼도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2022-07-18 15:05:55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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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꼭 맞춘 보험상품 나오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 주요 생명·손해보험사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에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의료데이터센터(JDMC)는 보험회사에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보험사는 건강정보를 활용해 건강나이 기반의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은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를 시행하지만 공적보험이 단일화 되어 있지 않고, 수천개의 조합으로 구성됐다. 공적보험회사가 조합이나 보험회사에서 데이터를 판매하는 구조다. 공공데이터 활용이 국내에서도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일본 이외에도 호주, 캐나다 등에서 공공의료데이터를 사 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험회사가 지난 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가명 처리된 데이터를 받아 상품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다만 2021년 9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대대적으로 심의위원회를 열고 데이터 활용을 미승인했다. 지난해 12월 보험회사가 다시 신청했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병자의 보험가입을 거부할 수 있다는 주장에 따라서다. 문제는 이 경우 우리 국민들에 맞는 보험상품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것. 해외 데이터의 경우 외국인의 유전정보와 체형에 맞춘 데이터라는 점이 가장 큰 제약으로 꼽힌다. 실제 2014~2017년 보험회사는 심평원 데이터를 활용해 당뇨와 치매보험 등을 개발한 바 있다. 교통사고 발생자의 진료행위 분석을 통해 십자인대 수술비 등 다빈도 수술 치료에 대한 보장내역도 세분화하는 효과를 거뒀다. 다만 2017년 이후부터는 데이터 제공이 중단돼 모델개발에서 미국과 일본 데이터를 구매해서 쓰고 있다. 즉, 우리나라 국민에게 맞는 건강보장 모델을 개발하는 데 다시 한계에 부딪힌 것. 그 밖에도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건강위험의 분석 예측 정확성을 제고 ▲건강위험에 따른 맞춤형 보장 제공 및 보장공백 해소 ▲건강위험 비례한 보험료 부가로 가입자 간 형평성 제고 등을 위해서는 의료공공데이터의 민간 활용이 필요하지만 좀처럼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업계의 불만이다. 꼭 맞춘 보험상품과 서비스는 곧 소비자의 만족으로 이어진다.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구시대적인 발상에서 벗어날 때다.

2022-07-14 09:12:43 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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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신뢰가 생명인 금융권에서 잊힐만하면 '횡령사건'이 포털에 도배되고 있다. 올 들어 10건이 넘는 횡령사건이 발생했고 그 피해액만 수백억에 달한다. 절로 억 소리가 나는 상황이다. 우리은행 횡령사건을 시작으로 신한은행, KB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농협, 메리츠운용 등 이름만 들어도 굵직한 금융사에서 발생된 일이다.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고객을 기만하고 개개의 이익을 부당하게 챙기려 했다는 데 있다. 이익추구에만 눈이 먼 일부 몇몇의 '미꾸라지' 같은 직원들이 자신의 잇속을 챙기려다가 업계 전체의 물을 흐려놓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매번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금융사들이 개선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금융사들의 횡령사건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금융사는 사고가 터질 때마다 내부통제 강화를 외치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횡령 수법은 점점 고도·전자화되고 있지만 정작 금융사들은 주먹구구식 감시 시스템으로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횡령 사건의 위중함이나 횡령 금액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도 경각심을 갖지 못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5년(2017년부터)간 횡령사고를 살펴보면 은행·보험·카드·증권·저축은행 등 금융권에서 횡령한 임직원은 174명이다. 횡령액은 총 1091억8260만원으로 단위가 천억을 넘어간다. 5년 전 횡령사건이 일어났을 때 역시 내부통제 강화를 외쳤을 것이다. 금융사들의 주장 처럼 고도화된 내부통제를 실행했다면 오늘날 같은 횡령사건이 발생됐을지 의문이 남는다. 금융사들을 관리하는 금융당국 역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금융당국은 모든 사태가 터진 이후에야 사고 원인 및 경위 파악에 나선다.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보다는 수습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리감독 능력과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금융사는 신뢰를 먹고 사는 기업이다. 이제는 해당 직원과 금융사는 물론 경영진에게도 준엄한 책임을 물어야 할 때다. 그래야만 더 튼튼한 내부통제가 가능해 질 수 있다. 관리감독 능력을 상실한 금융당국과 신뢰를 잃은 금융사에게 무한정 애정을 쏟을 만큼 고객들은 순박하지 않다. /이승용기자 lsy2665@metroseoul.co.kr

2022-07-13 15:09:38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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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통령의 말과 행동, 그리고 지지율

대통령의 말과 행동은 중요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의 사소한 말 한마디, 손짓 하나까지도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취임 이후 시작된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은 새로웠다. 윤 대통령도 도어스테핑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다. 대통령과 기자들이 만나 스스럼없이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소통하는 모습은 시시각각 국민들에게 전달이 되며 신선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장관급 인사들의 연이은 논란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의 민간인 동행 등 비선 논란까지 이어지며 지지율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만나 국정 운영 평가에 대한 질문에 "저는 선거 때도,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 않았다. (지지율은) 별로 의미가 없다"며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니까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그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결국, 윤 대통령은 취임 두 달만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 지지율은 30%대로 떨어진 성적표를 받게 됐다. 취임 이후 가장 빠르게 진행된 한미정상회담과 더불어 6·1 지방선거에서의 여당 압승, 첫 해외 순방이었던 나토정상회의 등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크로스' 현상에 이어 부정 평가와 긍정 평가의 격차는 크게 벌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다. 대내외 경제 위기 여파에서 비롯된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 위기'와 민생경제 위기, 여당 내 권력투쟁, 인사 문제, 비선 논란 등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을 보좌하는 대통령실도 논란을 키운 점도 있다. 장관급 인사 논란과 이어진 자진사퇴, 나토정상회의에서의 민간인 동행, 윤 대통령 6촌 인척의 채용까지도 대통령실이 사전에 인지하고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윤 대통령의 말처럼 지지율은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 여론의 척도를 보여주는 것인 만큼 국정 운영 동력을 얻기 위해서라도 기조 변화는 필요해 보인다. 민심은 그야말로 파도와 같기 때문이다.

2022-07-12 14:29:57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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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개미 울리는 '무상증자'주의보

무상증자 이후 주가가 급등락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하락장 속 무상증자가 호재성 재료로 인식돼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셈이다. 심지어 무상증자를 '검토 중'이라는 기사만 나와도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려간다. 공구우먼, 노터스, 케이옥션 등이 대표적인 무상증자 테마주로 꼽힌다. 지난 6월 공구우먼은 구주 1주당 신주 5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했다. 무상증자 계획 발표 후 발표 당일과 다음날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어 권리락이 발생한 6월 29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주가는 빠르게 하락했다. 11일 기준 공구우먼의 주가는 지난 6일 장중 최고가 5만4500원 대비 50% 가까이 급락한 2만7000원대를 기록했다. 무상증자에 대한 권리락이 발생하면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착시효과가 생긴다. 권리락은 기업가치(시가총액)는 그대로이나 증자 등으로 주식수가 늘어나 주식의 가격을 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기업의 미래 전망이 밝은 경우 무상증자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발행 주식 수 증가로 유동성이 늘어 거래가 활발해지고, 주당 거래가격을 낮춰 꾸준한 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하지만 무상증자는 기업가치 상승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외부의 현금 유입 없이 기업 이익과 자본잉여금 중 일부를 자본금으로 옮기는 회계 이벤트에 불과하다. 회사 장부에 기록되는 자본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 즉 시가총액, 기업가치의 변화가 전혀 없다. 자금이 몰리며 무리하게 오른 주가는 차익실현 요구와 맞물리며 강하게 하락한다. 이른바 '무상증자 테마주'에 올라타 운 좋게 돈을 벌 수도 있지만, 단숨에 주가가 하락해 돈을 잃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증시가 침체될수록 단기 급등, 테마주 매매가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무상증자로 주가가 올라도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유혹에서 벗어나 기업의 실적과 숫자에 집중해야 할 때다. /박미경기자 mikyung96@metroseoul.co.kr

2022-07-11 15:29:54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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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시장이 쪽방촌 찾으면 뭐하나, 열악한 정주 여건 그대론데···"

필자가 견습기자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출내기일 때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고 박원순 씨가 강남·북 격차의 실태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개선책을 고민해보겠다며 '한 달 살이'를 위해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 들어갔다.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룰 거라는 기자의 예상과 달리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정치다, 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시 기자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뭐라도 하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에 고 박 전 시장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 이제는 그들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 사람들은 서울시장이 왔다갔다 한들 취약계층 주민들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던 것이다. 시장은 작년에도 왔고, 올해도 오고, 내년에도 또 올 것이다. 왜? 쪽방촌 사람들의 정주 여건이 개선되지 않아 더운 날에는 폭염에, 추울 때에는 한파에 대비한 주민 보호 대책을 세워 시행하라고 지시하는 '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헌정 역사상 첫 4선 서울시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오세훈 시장을 예로 들어 보자. 오 시장은 지난 2008년 9월에는 영등포 쪽방촌을, 작년 7월에는 중구 남대문 쪽방촌을, 올 6월에는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을, 이달 1일에는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을 찾았다. 배경만 달라졌다 뿐이지 쪽방촌에서 하는 말은 매번 비슷하다.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 복지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시장이라면 쪽방촌 첫 방문 당시 "21세기 서울에 사람이 살지 못할 이런 열악한 주거지가 있는 게 말이 되느냐"며 "공공주택 사업을 추진해 쪽방촌 주민들에게 '집다운 집'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지켰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2022년의 서울에는 여전히 인간의 존엄을 무너뜨리는 주거 공간, 쪽방이 3500개가 넘게 존재한다. 서울시의 지원이 시원찮은 탓에 취약계층 주민들의 삶은 고통의 연속이다. 민선8기 첫 민생 현장 방문으로 창신동 쪽방촌을 찾은 오 시장이 3대 지원 방안이라고 내놓은 대책은 공공급식을 기존 1일 1식에서 2식으로 늘리고, 에어컨을 150대 설치(금년 5월 기준 쪽방 거주자수 2453명)하는 게 고작이다. 에어컨도 집 주인 허락이 없으면 설치를 못 하는데다가, 전기료도 가구당 5만원 한도라 '그림의 떡'이다. 작년 7월 남대문로5가 양동 쪽방촌 방문 때 현장에서는 재개발을 앞둔 건물주들의 사전 퇴거 조치로 지난 1년 반 동안 250명이 쫓겨났고 현재 230세대밖에 남지 않았는데 임대주택은 180세대만 짓는다고 해 나머지 50명이 갈 곳이 없어졌다는 절규가 나왔다. 이달 1일 오 시장이 발표한 쪽방주민 3대 지원 방안에는 정작 중요한 이에 대한 내용은 없다.

2022-07-10 14:24:0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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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투자자 책임 낮추는 '가상화폐 특별대우'

최근 서울회생법원이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자에 대한 개인회생 절차 구제 방안을 내놓자 '빚투'를 조장한다는 논란이 뜨겁다. 개인회생이란 채무자가 최저 생계비를 제외한 자신의 소득으로 일정 기간 빚을 갚으면 나머지 채무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다만, 채무자 재산 총액이 전체 빚 규모보다 작을 때에만 개인회생이 허용된다. 이처럼 법원은 투자 실패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젊은층을 구제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오히려 투기를 조장한다는 분위기다. 투자란, 본인의 이익을 취하려 행하는 행위인 만큼, 모든 투자의 판단과 결정은 투자자의 몫이라는 뜻이다. 특히 가상화폐의 경우 발행처의 신뢰와 화폐 가치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다. 각국 중앙은행에서 가상화폐는 화폐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 역시 가상화폐를 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책임은 투자자의 판단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된다. 이러한 상황에 법원이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자에 대해 내놓은 구제정책은 자칫하면 특혜로 보일 수 있다. 차라리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자영업자의 회생 절차 벽을 낮춰주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의견과 함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가상화폐가 일종의 가치 저장 수단이 된 것은 확실하다. 이들의 내재 가치에 대한 논란은 암호화폐 시장이 형성된 이후에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차세대 대안 화폐 시스템이라는 의견과 반대로 아무런 내재가치도 없다는 주장이 맞선다. 이에 따라 당국은 가상화폐에 대한 구제 방안을 내놓기 전에, 디지털 자산에 대한 명확한 규제를 마련하고 가상화폐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은 '가상자산리스크 협의회'를 구성해 첫 회의를 개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위 회의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온다. 구체적인 실태파악을 살피거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심도 깊은 논의는 오가지 않고, 이미 나와 있는 문제점을 되짚는 형식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이처럼 가상자산 업계와 정부가 디지털 혁신이란 미명 아래 이들에 대한 구제방안만 골몰한다면 투자를 조장하는 모양새로 보일 수 밖에 없다. /구남영기자 koogija_tea@metroseoul.co.kr

2022-07-06 15:43:36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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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짜 '초격차'를 위해

삼성전자가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공식화하면서 약속을 지켰다. 계획을 미룰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삼성전자는 약속했던 마지막날인 6월 30일 양산을 선언했다. 이번 발표는 미세 공정보다는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를 처음 적용했다는 데에 의미가 더 크다. 미세 공정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반도체 업계가 새로운 방법을 찾는데 혈안이 된 상황, 삼성전자는 기술적으로 실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던 GAA를 성공적으로 적용하며 위기에 빠진 '무어의 법칙'에 다시 한 번 숨을 불어넣었다. 삼성전자가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선 공정을 현실화하면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 기대감도 높아진다. TSMC가 여전히 3나노와 GAA를 공정에 적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는 한편, 삼성전자는 오히려 관련 조직을 강화하며 기술적 차이를 넓히려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이번 양산을 발판으로 본격적으로 점유율 격차를 좁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개인적인 불안감은 여전하다. 반도체가 더 미세해질수록 공정 난이도가 올라가고 기술 격차도 결국은 좁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당장 7나노와 5나노, 4나노에서 만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성능 차이가 크게 줄었다. 팹리스들이 굳이 최선단 공정 비중을 높일 필요가 없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3나노 파운드리로 얼마나 수주를 따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래서 진짜 '초격차'가 기다려진다. 단순히 미세 공정을 적용하는 게 아닌, 반도체 업계 패러다임을 바꿔버릴 새로운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SDRAM을 개발한 덕분에 DDR 표준을 주도하는 등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최근 반도체 업계 난제는 '터널링' 현상. 삼성전자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 첨단 반도체 산업은 물리와 화학, 소재 등 모든 기초과학 위에서 만들어진다. 삼성이 다양한 분야 인재를 찾아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여건상 충분한 대학 기관은 물론이고 연구 시설이나 교육 인력까지 총체적으로 부족해보인다. 말은 많이 나온다. 정부 주요 인사들이 반도체 중요성을 강조하고 육성을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실제로 추진된 것은 많지 않은 듯 하다. 당장 이재용 부회장도 발에 족쇄를 찬 채로 글로벌 무대를 힘겹게 돌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 경쟁사가 한발 더 내밀지 알 수 없다. 행동이 빨라야 한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2-07-05 15:18:11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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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계파'가 아닌 민생 정치를 했으면 한다

최근 국회 상황을 보면, 여야 할 것 없이 '계파 정치'에 매몰돼 있다. 국민의힘은 친윤(親윤석열)과 이준석 대표가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친명(親이재명)과 비명(非이재명)이 당권 경쟁을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함께 국정운영을 책임져야 할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친윤계가 세력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공부모임인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대한민국미래혁신포럼 등은 대표적인 친윤계 조직으로 꼽힌다. 특히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 주도로 만든 미래혁신포럼에는 같은 날 오후 당 정책의원총회보다 더 많은 의원이 참여했다. 이준석 대표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끌어내리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세 결집을 목적으로 한 공부모임 출범, 친윤계로 꼽히는 박성민 의원이 당대표 비서실장에서 갑자기 물러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칠 것이라고 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징계가 내려지면 사퇴 압박이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역시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비명 다툼이 치열하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한 민주당은 계파 해체 선언을 했지만, 여전히 핵심은 남아있다. 해체한 계파 모임은 정세균 전 의원 '광화문 포럼', 이낙연 전 대표 '대산회' 등이 전부다. 갈등 중심에 있는 친명·비명은 여전히 당권 경쟁 중이다.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제각각 생각이 다른 만큼, 계파가 존재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계파는 비전과 노선, 정책 경쟁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순기능이 있다. 계파별 수장들이 대화와 타협으로 여러 가지 현안을 해결해 나가기도 한다. 문제는 민생을 뒤로한 채 계파에만 매몰된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위기에 문 닫는 기업도 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 위기가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여야가 힘을 모아 경제 위기를 대응해야 할 상황이다. 여야 중진도 한목소리로 "계파 정치가 문제"라고 한다. 민생 현안에 대응해야 할 여야가 계파 정치만 하는 게 옳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4일 오후 21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합의를 했다. 이제 계파가 아닌 민생 정치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2-07-04 14:18:57 최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