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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LCC에게 10년이라는 시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M&A)을 승인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두 기업의 결합승인에 LCC(저가항공사)들의 이목이 쏠린 건 당연한 일이다. 중장거리 노선 취항으로 새로운 활로를 마련하거나 국내선 슬롯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정위의 발표 후 LCC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공정위는 독과점 우려가 있는 미국과 유럽 등지로 날아가는 26개 국제선뿐 아니라 국내선 8개에 대한 조건도 내걸었다. 신규 항공사가 들어오거나 기존 항공사가 증편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가진 국내 공항(인천·김해·제주·김포공항) 슬롯을 의무적으로 공항 당국에 반납하도록 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호재' 같지만, 문제는 기간이다. 공정위는 해당 시정조치의 이행기간은 10년이며 해당 의무가 시작 시점은 기업결합일(주식취득 완료일)로 발표했다. 10년간 경쟁 항공사의 수요가 없으면 대한항공은 구조적 조치 대상인 슬롯·운수권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조치에 대해 LCC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으로 기대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치 이하라는 분위기다. 10년은 LCC들에게 어떤 시간일까. 한 LCC 관계자는 "국제선의 경우 다른 항공사들에게 노선에 취항 준비 시간을 주겠다는 뜻으로 설명될지 몰라도 당장 국내선은 6개월 안에도 취항이 가능한데 10년은 너무 길다"라고 말했다. 국내선은 슬롯과 운수권만 확보되면 적극 운항할 수 있다는 의지를 LCC들이 피력한 것이다. 기업결합일로부터 9년이 지난 뒤에 반납 슬롯을 공개해도 '조건'에 위반하는 사항이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공정위의 발표만으로 운수권이 나눠지는 것은 아니다. 최종 결정은 국토교통부의 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운수권 이전의 구체적인 내용도 실제 신규 항공사의 진입 신청 시점에 공정위가 국토부와 협의해 결정된다. 과거 2019년 2월에도 국제항공 몽골 노선을 비롯한 정기운수권 배분할 때 국토부는 "기존 독점 구조를 깨고 운항 항공사의 다변화와 경쟁을 통한 운임 인하 및 서비스 품질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LCC에게 더 많은 노선을 부여했다. 무엇보다 국토부의 역할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국토부가 항공 독과점 문제를 풀어 가고 조율하는데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항공업계의 향방은 10년 안에 결정될 것이다.

2022-03-22 15:21:13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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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건'에 가로막힌 만남, 괜찮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 첫 만남이 쉽지 않다. 여러 가지 조건들이 두 사람을 에워싸고 있기 때문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대통령과 당선인 간 첫 만남을 앞두고 인사권 조율부터 집무실 이전 등 다뤄야할 현안부터 논의되는 건 초유의 일로 꼽힌다. 당초 두 사람은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만날 예정이었다. 첫 만남에서 두 사람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 위해 배석자도 두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예정한 16일에 만나지 못했다.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 설명을 종합하면 '실무적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서였다. 단순하게 '실무적 협의'를 이유로 대통령과 당선인이 만나지 못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역대 정권을 돌아보면 대통령과 당선인 첫 만남은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이다. 역대 정부 사례를 보면, 정권 교체기마다 갈등이 있었지만 표면적으로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첫 만남도 대선 후 9일 만에 이뤄졌다. 만남을 이어갈수록 대통령 기록물 이관 문제와 관련한 갈등은 커졌지만, 적어도 처음은 그렇지 않았다. 이는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간 첫 만남부터 '조건'이 붙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첫 만남에서 덕담을 주고받고, 차기 정부에 당부도 하는 화기애애한 만남이 통상적인 모습이었다. 만남을 이어가면서 갈등이 생기긴 했지만, 시작부터 다투지 않은 것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첫 만남 또한 조건 없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다. 역대 정부가 그러하듯, 자연스럽게 대화할 것으로 보였다. 그렇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 임기 말 대통령 인사권 등 이런저런 조건이 붙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첫 만남에 앞서 '조건'부터 나온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생겼다. 조건이 맞지 않으면 만남도 성사되지 않을 것처럼 읽혔기 때문이다. 이런 만남은 과연 괜찮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공급망 위기, 북한을 포함한 외교 문제 등 차기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참 많다. 그런데도 조건을 이유로 대통령과 당선인 만남이 무산된 것은 너무 미숙한 행동으로 보인다. 국가를 책임지기 위한 만남인데, 조건부터 말하고, 반박하는 상황은 너무 어리석은 행동이 아닐까. 첫 만남부터 조건에 가로막힌 만큼, 향후 모범적인 정권 인수인계도 어렵지 않을까 우려된다.

2022-03-21 14:13:03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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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임산업 '규제 완화'위해...윤석열 '고집'필요하다

최빛나 산업부 기자 0.7% 차이라는 치열한 경합 끝에 윤석열 국민의 힘 당선자가 제20대 대통령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이 소식에 국민들뿐만 아니라 산업 재계는 앞서 윤 당선인을 축하하면서도 그의 행보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게임업계가 특히 그렇다. 윤 당선인이 2030 세대의 표심을 얻기 위해 내세운 게임정책 공략 때문이다. 특히 업계는 윤 당선인이 내세운 게임 산업 정책 중 'P2E' 게임 허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월 대선선거운동을 할 당시 윤 당선인은 게임산업 활성화를 위해 P2E 게임을 합법화 하겠다고 밝혔지만 바로 다음 날 무작정 허용은 아니다 라는 신중한 입장을 표했기 때문이다. 당초 국민의 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는 지난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정책 공약집인 '공정과 상식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발간했다. 해당 공약집에서 P2E 게임 허용을 제시했으나, 곧바로 해당 내용을 공약집 최종 인쇄본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후 국민의 힘 측은 "게임 이용자와 소비자 권익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P2E NFT 게임의 문제를 풀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당시 윤 당선인은 "지나친 사행성이 우려되는 부분 이외엔 게임에 대한 구시대적 규제는 신중해야 한다. 확률형 아이템 문제에 대해서는 유저들의 의견을 존중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윤석열 정권은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는 완화하겠지만 전적으로 이용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규제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네티즌들은 결국 당의 의견이냐는 등의 지적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포털에는 '모든 책임이 결국 국민들에게 있다는 거 아니냐', '갈피 못잡고 명확하지 않은 방향성을 제시할 것', '규제지만 규제 아닌 애매한 제시를 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반면 '제도적인 기반이 마련되는 만큼 기대감이 크다', '정책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쉽게 바꿀 수 있다는 것도 기대할 만 한 점' 등의 긍정적인 입장도 있다. 게임업계는 계륵인 상황이다. 현재 국내 게임업계는 P2E 게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위메이드의 글로벌 P2E 게임 성공 입증에 힘입어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컴투스 등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모두 P2E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는 국내보다 해외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에서는 P2E게임이 사행성을 이유로 불법게임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게임관련 이슈는 규제에 항상 발목이 잡혀왔다. 사행성 논란이 된 P2E게임, 네거티브 규제 등이 표류하고 있는 사실이 앞서 상황을 뒷받침 한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19에 수혜를 입은 게임 산업은 항공, 제조 산업 등의 국가 손실을 충분히 막아준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 속 국내 게임업계가 국내 시장은 포기하고 해외 시장에서 P2E 게임을 선보인다면 국가는 '오징어게임'때 처럼 눈뜨고 코 베이는 상황이 연출 될 수 있다. 0.7%차이라는 치열한 접점 속 윤 당선인이 20대 대통령이 된 것에 국민들은 그의 '고집'과 '전략'이 정권교체를 이뤘다고 말한다.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해도 이전의 정책, 방향성을 한순간에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코로나 속 방패막이가 되어 준 게임업계와 이용자들의 게임 자유성, 국가 경제 손실을 위해서라도 게임 관련법 개정을 조속히 살펴봐야 한다. 그 어느때보다 윤 당선인의 전략적 고집이 필요한 시기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규제보다 명확한 기준과 가이드라인의 방향성을 제시해 표류하는 게임 정책을 모두 수면 위로 올려주길 바란다. 그간의 게임 규제에 대해 들끓었던 잡음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새정부의 진취적인 태도를 기대해 본다.

2022-03-20 15:30:12 최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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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배달비 공시제, 명확한 기준 마련해 정확도 높여야

정부가 배달비가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한 '배달비 공시제' 시행 한 달 가량이 지났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정작 배달비 공시제를 아예 모르거나 알더라도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배달비 공시제는 주요 배달 앱 3사인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의 배달비를 조사해 공개하는 제도로, 지난달 25일부터 시작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소단협)가 조사하고 한국소비자원과 소단협 홈페이지에 공개해, 배달 플랫폼의 가격 인하를 유도할 것이라는 기대로 시작됐다. 비교 지역은 서울에, 품목은 치킨·떡볶이로 한정됐다. 하지만 첫번째 발표한 배달비에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소단협은 지난달 25일 배달비를 조사해 발표했는 데, 서울 중랑구에서 2~3㎞ 반경 내 분식을 주문할 때 배달의민족 배민1의 배달비가 7500원, 쿠팡이츠는 6000원, 요기요는 2000원이라고 공개했다. 배민측은 배달료가 5000원을 웃돈 사례는 이례적인 경우인데 조사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배민1의 배달비에는 '건당 5000원'이라는 프로모션 가격이 적용됐으며, 3km 내 주문에서는 거리 할증이 없어 배달비 총액이 5000원을 초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단건 배달인 배민1과 묶음 배송인 요기요를 비교한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며 요기요 익스프레스와 비교해야 정확한 비교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소단협은 업계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으며, 28일 별다른 설명 없이 자료를 수정한 데 대해 공표된 보도자료와 무관해 따로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시기간이 1달에 1번이라는 점도 소비자의 결정에 큰 도움을 주지 못 하는 실정이다. 관계자들은 월 1회 조사가 오히려 정보를 왜곡할 소지까지 있을 지 우려하고 있다. 소단협은 이번 사태가 배달업계에 대한 낮은 이해도로 뚜렷한 기준을 세우지 못해 벌어진 만큼 다음 조사에서부터는 묶음 배달과 단건 배달을 나눠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배달비 조사의 명확하고 신뢰할 만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배달 공시제 대신 배달라이드 확보에 투자를 더 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오는 만큼, 관계 부처·소단협은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실생활에서 쓸만한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

2022-03-17 10:00:56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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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축통화' 논쟁 전에 나라 곳간 들여다보자

원승일 정책사회부 기자 지난 대통령 선거 후보 TV토론에서 뜬금없이 원화의 기축통화 편입 발언이 나왔다. 우리나라의 적정 국채발행 규모를 묻는 질문에서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우리나라도 기축통화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 경제가 튼튼하다"는 오답을 냈다. 원화가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이 희박하기도 하지만 경제 이전에 재정건전성이 튼튼한지 봐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저출산 고령화에 복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겹치자 문재인 정부는 막대한 규모로 재정 지출을 늘렸다. 통상 국가의 재정 지출 재원은 정부가 국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다. 내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국가 보증 채권을 주고 돈을 빌리는 셈이다. 그런데 한국의 국가부채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국채 발행에 따른 이자율도 높아졌다. 그만큼 우리 정부의 원금 외 이자 지급 부담도 가중됐다. 올해 국가채무는 본예산 기준 1075조7000억원으로 1000조원 이상, 국가 채무 비율도 50%를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재정점검 보고서'에서 "오는 2026년 말 한국의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6.7%로 지금보다 15%포인트 이상 증가해 선진 35개국 중 가장 가파른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면 국가 신인도가 하락하게 된다. 우리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짊어져 갚아야 할 돈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유동성이 풍부하고 안정적인 기축통화 달러를 갖고 있어 대외 신인도가 높은 미국과 달리 비기축통화국인 우리나라가 직시해야 할 현실이다. 원화의 기축통화란 소모적 논쟁보다 원화 가치 안정을 위한 재정건전성 확보가 더 시급한 이유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20년 '한국형 재정준칙'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오는 2025년부터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60%,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재정건전화 방안을 냈다. 하지만, 재정준칙은 국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이 현재 방치돼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이 화폐 발권력을 가지지 못한 비기축통화국이어서 재정건전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재정준칙 법제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차기 윤석열 정부는 기축통화란 뜬구름 잡기 보다 나라 곳간을 든든히 할 재정준칙부터 확정해야 한다.

2022-03-16 08:58:34 원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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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통업계 부는 '일회성 마케팅' 유행을 우려한다

유통업계는 지난 2019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어려워진 영업 환경을 타개하고 실적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고심해왔다. 실적 하락세를 피하기 위해 택한 것은 주요 고객으로 자리 잡고 있는 MZ세대(현재 10대 후반에서 30대의 청년층)를 끌어모을 핫한 마케팅이다. 일례로 동심을 간직하고 있지만 구매력은 우수해진 '어른이'들인 Z세대를 겨냥한 식음료계 복고 마케팅이 있다. 19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포켓몬빵은 16년 만에 재출시돼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SPC삼립이 지난달 23일 판매를 시작한 이후 편의점 빵 매출 1위에 올랐으며, 출시 일주일 만에 150만개 이상 팔렸다. 첫 출시 당시 반응이 좋았던 포켓몬스터 캐릭터 띠부씰을 그대로 담아 당시 초등학교에 다녔던 20~30대의 향수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식품 쪽에서 MZ세대 복고 열풍으로 단종됐던 제품을 재출시하는 경우가 속속 나오고 있다. 오리온의 '와클',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 편의점 CU의 '최강 미니바둑 초코' 등이 그렇다. 문제는 이러한 복고풍 재출시 제품들이 획기적인 신제품의 개발과 론칭을 지연시킨다는 것이다. 기존 맛에 캐릭터, 향수를 자극한 패키지 등 겉포장지만 바꾸면서 맛은 그저 그런, 혁신성은 부족한 제품들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기획 상품들이 한정 판매됨으로써 일회성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공략하고 있다. 탄탄한 소비자층을 형성하는 것은 결국 고품질과 이를 위한 연구개발 및 끊임없는 투자다. 패션 뷰티 업계에 NFT 발행이 유행이 된 점도 같은 선상에서 바라볼 수 있다. LG생활건강은 국내 뷰티 기업 중 처음으로 NFT를 발행했고, 레깅스 브랜드 젝시믹스는 NFT 디지털 작품을 선보였다. 앞서 코오롱FnC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대표 상품인 안타티카를 판매하면서 오리진 레드 컬러에 NFT를 적용했다. 모두 희소가치를 가진 NFT로 디지털 및 재테크 관심도가 높아진 MZ세대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NFT를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삼기엔 아직 구체적 성장모델 없다고 지적한다. 일회성 마케팅 전략으로는 활용이 가능하지만 브랜드와 관련된 세계관, 스토리텔링 확실히 구축하지 않는 이상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찾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온라인 기반의 NFT가 기존 사업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정의내리는 것이 먼저다. NFT를 실물 상품과 연동하거나 가상의 재화를 만드는 등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원은미기자 silverbeauty@metroseoul.co.kr

2022-03-15 15:13:05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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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학교 '공간'에 아이들 미래 달렸다

이현진 기자 도서 '공간의 미래'에서 저자는 가까운 미래에 오프라인 공간은 대부분 이른바 '부자'가 점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술 발전에 따라 온라인은 접근 비용이 절감돼 대중에게 더 가까워지지만, 오프라인은 그 속에서 차별화를 이루며 더욱 고급화돼 소수 특정 계층의 산물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온라인의 성장이 되레 오프라인의 접근 장벽을 쌓는 '공간의 양극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교육에서도 이 양극화가 심화하긴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여파로 2년 넘게 등교 수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학생들의 학력 격차는 더욱 심화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전국 3000여개 초중고 학생 약 7만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1년 사교육비조사' 결과, 가구소득별로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9만3000원으로 '200만원 미만 가구'의 11만6000원과 약 5.1배 격차를 나타냈다. 가구 소득에 따라 사교육 참여율도 차이를 보였다.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86.0%로 가장 높았다. 반면, 200만원 미만 가구는 46.6%로 가장 낮았다. 사교육비 지출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 가정 학생은 등교수업 축소에 따른 학습 공백을 사교육으로 메우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은 이마저도 어려워 결국 온라인 수업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이런 교육 양극화는 '공간의 양극화'가 진행될수록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원격수업이 미래교육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공교육에서만큼은 대면 수업과 그 '공간'의 가치가 더욱 크다. 특히 학급당 학생 수는 교육 여건의 주요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같은 공간을 학생 몇 명이 나눠 쓰냐는 점에서 '공간'의 가치가 교육 불평등 지표로 여겨지는 셈이다. 일례로, 2020년 기준 학급당 학생 수는 일반고 24.2명, 과학고 16.4명으로, 과학고가 일반고보다 1.5배 좋은 환경이라는 '불평등' 문제가 왕왕 지적된다. 가정환경과 고교·대학 서열이 연결된 대한민국 사회에서 부모 영향력을 없애고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학교 공간과 환경에 대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교육부가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단체교섭을 통해 과밀학급 해소와 교원 확충을 위한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수립기로 한 만큼, 아이들의 '공간의 미래'를 지켜줄 수 있는 정책을 내놓길 기대한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

2022-03-14 09:30:26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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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기관 지방이전은 '도박'

균형 발전의 정의는 지역 경쟁력과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의미한다. 즉, 경쟁력과 삶의 질 향상이 최우선이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부산을 금융도시로 키우겠다는 공약에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당선인은 부산 유세 당시 대형은행, 국책은행, 외국계 은행 등을 부산으로 이전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이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자리 잡기 위해선 금융도시가 먼저 구축되어야 한다는 골자다. 금융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공약은 매 선거 때마다 거론됐다. 항상 균형 발전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과거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당시 부산 국제금융센터(BIFC)에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예탁결제원,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주요 금융공기업이 한 곳에 이전해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오히려 업무 효율성은 약화됐다, 윤 당선자의 공약으로 해당 은행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넘어 공약 철회를 외치고 있다. 금융노조원들은 "부산 이전은 그간 축적해온 엄청난 양의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일시에 무너져 금융산업은 물론 국가 경제 자체가 흔들리게 될 것"이라며 "윤 후보의 공약은 금융산업에 대한 무지를 스스로 드러낸 것으로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은행들의 지방이전은 도박에 가깝다. 금융이란 은행 창구에서 거래만 하는 것이 아닌 개인과 기업, 해외 기업까지 수많은 투자로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울이라는 전략적 요충지가 필요하다. 최근 금융회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여전히 서울을 중심으로 주요 업무들이 이뤄지고 있다. 지방이전으로 인해 투자활동 둔화와 핵심인력 유출이라는 부작용이 생길 경우 우리나라의 금융산업 발전은 오히려 퇴보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제금융 경쟁력 순위는 세계 30위권이다. 제조업 기준으로 세계 5위, GDP 기준 세계 9위와 비교하면 낮은 등수다. 금융산업의 미래를 두고 지방이전이라는 도박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차기 정부의 결정이 대한민국의 앞날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지금은 지역 균형 발전보다는 국가 발전이 필요할 때다.

2022-03-13 09:32:14 이승용 기자
[기자수첩] 청년 주거 안정을 바라며

서울에 온 지 한 달이 됐다. 이젠 빼곡한 아파트 숲도, 삐까번쩍한 마천루도, 드넓은 한강변도 익숙해졌다. 다만 아직도 적응되지 않은 게 있다. 서울 집값이다. 건설부동산부 기자로서 '서울 평균 집값 10억원 돌파' 기사를 쓰면서도 놀란다. 아니 서울 사람들은 다 부자란 말인가. 수요와 공급 원칙에 비례해 집값이 형성된다고는 하지만 너무 비싸다. 며칠 전 광화문에서 친구와 소주 한 잔 했다. 친구는 전셋집을 구하고 있었다. 퇴근 후 부동산에 들리는 게 하루 일과라고 한다. 그런데 매물이 없단다. 간혹 매물이 나와도 터무니없이 비싸 들어갈 엄두가 안 난다고 했다. 이 친구는 착실하다. 군대에서도 쥐꼬리만한 월급을 모아 해외여행 한 번 가본 적 없는 부모님을 데리고 일본에 갔다 왔다. 그런 친구라 더 안쓰럽다. 남의 일이 아니다. 고모 집에 얹혀사는 나도 계속 신세질 순 없는 노릇이다. LH 임대주택을 알아봤다. 서울은 공고가 없다. 경기도로 넘어갔다. 공고가 있다. 하지만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로 지역을 추리니 남양주 별내밖에 없다. 공고 내용을 확인했다. 7가구 모집에 청년층에 배정된 건 2가구뿐. 조회수는 2만이 넘는데 어찌 바늘구멍보다 더 좁은 것 같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서울에서 내 집 마련에 소요되는 기간은 25년이다. 지난해 서울 집값도 2017년 대비 5억7000만원(93%)이나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실질소득은 298만원(7%) 오르는 데 그쳤다. 소득 변화는 없는데 집값은 두 배가량 뛴 것. 청년이 감당할 수 있는 집값이 아니다. 그렇다고 빚을 내 사는 것도 어렵다.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까지만 가능해서다. 사실상 부모 도움 없이 집을 마련하기란 불가능한 상황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당선됐다. 윤 당선인은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한 공약을 내놨다. '청년 원가주택' 3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원가주택은 무주택 청년에게 건설원가로 주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분양가의 20%만 내고, 나머지 80%는 장기원리금상환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또 LTV 규제도 신혼부부와 청년층,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겐 최대 80%까지 상향하기로 했다. 부디 선거용 공약이 아닌 청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실천가능한 약속이길 바란다. /양희문기자 yhm@metroseoul.co.kr

2022-03-10 13:04:05 양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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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선업, 인력난 해결은…믿고 일할 수 있는 일터 약속해야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해부터 연일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인력난 심화 문제 등의 악재도 직면했다. 지금 당장 인력난은 없지만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공정에 돌입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만난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일감은 늘어나는데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올 하반기부터 현장에 인력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상반기 채용해 교육을 진행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량 확대를 위해서는 숙련공이 필요하지만 7~8년전 상처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조선업 종사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9만2809명으로 2015년 20만2000여명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조선업계가 제2의 호황기를 맞았지만 7~8년전 극심한 불황과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떠난 이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업 생산 인력은 협력사 표함해 약 9400여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조선업계는 인력 충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정규직 노동자 채용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채용 공고를 내고 제관, 배관, 기계, 전기 등 4개 직종 기술직을 모집했다. 정부 또한 올해 조선 인력 8000명을 양성하고 신규 인력 유입을 확대한다는 'K-조선 재도약' 전략을 발표했다. 신규 채용인력 인센티브를 신설하고 퇴직인력 채용 장려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기업은 조선업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정부는 인력 수급을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수주 물량 급증으로 지난 2017년 수주 악화로 가동을 중단했던 군산조선소의 재가동 계획을 발표했다. 군산조선소는 2023년 1월부터 재가동될 예정이다. 조선업계의 이같은 노력에도 인력 충원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전통 제조업이라는 편견이 깔려있는 것도 문제다"고 말했다. 또 건설 업종으로 옮긴 숙련공의 경우 노동 강도가 낮고 임금이 높아 조선소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건설현장에서 일당 20만원을 받는 노동자가 조선소에서 일을 하면 14만~16만원의 일당을 받는다. 처우 개선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조선업계로 돌아올 이유가 없다. 제 2의 호황기를 맞은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이 믿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약속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 채용 완화 등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2022-03-09 14:24:07 양성운 기자